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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반도체

AI 훈풍에 반도체 질주… 삼성 시총 600조, 하이닉스 300조 돌파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5.10.11
[코스피 첫 3600 돌파] 엔비디아 연휴기간 신고가 경신
모건스탠리 “메모리 부활” 보고서
증권사들, 목표주가 줄줄이 상향
AI 거품론-치솟은 환율은 부담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주식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 3,610.60이 표시돼 있다. 추석 연휴 직전인 2일 사상 처음으로 3,500 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하며 1거래일 만에 3,600 선도 뚫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반도체 투톱’이 무섭게 질주하며 코스피를 전인미답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올해 코스피는 조선, 방산, 미용, 금융, 지주사 등이 바통을 이어받듯 끌어올렸는데, 이달 들어 인공지능(AI)을 등에 업은 반도체의 힘으로 3,600 돌파에 성공했다.

천문학적 투자가 이어지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메모리 반도체 부족이 예고되자 본격적인 상승 국면이 이제 시작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77.4%,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46.1%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시가총액 600조 원(우선주 포함), SK하이닉스는 시총 300조 원을 넘겼다. 두 기업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3%에 달한다.


● 글로벌 AI 훈풍의 영향

한국 반도체 기업의 질주는 글로벌 AI 투자 광풍의 영향이다. 추석 황금연휴 휴장기간 동안 AI 반도체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는 신고가(192.57달러)를 경신하며 시총이 4조6794억 달러(약 6651조 원)까지 성장했다.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보안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수출을 허가하며 AI 투자 전쟁에 중동의 큰손도 참전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도 4거래일 동안 41.4%가 급등하기도 했다.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가 AMD로부터 AI 반도체를 공급받는 등의 계약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AMD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등 협력 관계다.

막대한 AI 투자가 이어지며 HBM 등 첨단 반도체뿐만 아니라 D램과 낸드플래시 범용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진 점도 반도체 몸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 1일 한국을 찾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의 D램 공급을 요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 능력의 약 75%로 추산된다. 메모리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 대규모 투자가 결합해 상승 국면이 예고된 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8일 ‘메모리 부활(Resurgence)’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도 각각 11만1000원, 48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가 ‘겨울이 곧 닥친다’(지난해 9월), ‘빙산이 온다’(올 4월)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하락세를 경고해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렸던 것과 확연히 다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하고 나섰다. 10일 기준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놓은 한국투자증권은 ‘12만 전자’와 ‘56만 닉스’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 AI 거품론 지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쏠림은 우려

다만 글로벌 AI 랠리에도 ‘거품론’이 제기되는 상황은 부담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9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심각한 조정 가능성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우려한다”며 “AI는 진짜이며 총량적으로 보면 성과를 내겠지만 모든 기업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영국은행(BOE)도 증시 고평가에 대한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반도체로의 쏠림 현상과 높은 환율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증시에서 테슬라의 신차 발표에 대한 실망감으로 LG에너지솔루션(―9.9%) 등 배터리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고, 중동 휴전 소식에 방산주들의 주가도 약세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20원을 넘은 것이 변수다. 원화가 강세로 전환됐을 때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면 상승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며 “기업들도 기대에 걸맞은 실적을 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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