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2026.01.06. [세종=뉴시스]
지난해 한국의 해외직접투자가 700억 달러를 넘기며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글로벌 증시 회복으로 해외 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세금 절감 목적의 자금 이동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5년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직접투자는 718억8000만 달러(약 108조6000억 원)로 전년(661억3000만 달러) 대비 8.7% 증가했다. 2022년 역대 최대 연간 투자액(834억8000만 달러)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하던 수치가 3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조와 세계 증시 호조 등 국제금융시장 흐름 변화와 함께 글로벌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미국(252억7000만 달러)이 가장 큰 투자처였다. 전년 대비 12.9% 증가하면서 전체 투자액의 35.2%에 달했다. 제조업 투자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금융·보험업 투자가 늘면서 2022년 이후 처음 증가세로 전환됐다.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로 꼽히는 케이만군도와 룩셈부르크로의 투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케이만군도 투자는 84억4000만 달러, 룩셈부르크는 63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3.5%, 2.9% 증가했다. 두 지역 합산 투자액은 147억8000만 달러로 전년(129억9000만 달러)보다 13.8% 늘었다. 전체 해외투자 증가율 대비 5.1%포인트 높은 수치다.
케이만군도는 법인세와 증여·상속세를 면제하는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글로벌 자금이 경유하는 금융 허브 역할을 한다. 룩셈부르크 역시 다국적 기업에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며 유럽 내 투자 거점으로 활용된다. 이들 지역으로의 투자 확대는 실물 투자보다는 세금 부담을 줄이고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자금 이동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및 국제통상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직접투자의 추세와 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해외로 진출하는 우리 기업이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애로사항을 지속 점검하고, 주요 투자 대상 국가·기관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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