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호 (2020년 11월 Issue 1)
2018년 3월 현대모비스를 그룹 지주사로 만들려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모비스를 두 사업부로 분할한 뒤, 이 중 하나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겠다는 계획에 모비스 주주들이 반발한 것이다. 이 계획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 왜 분할을 해야 하는지, 어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둘째, 분할 후 글로비스와 합병 예정이던 사업부의 적정 가치가 낮게 평가돼 기존 모비스 주주들이 손해를 입을 위험이 있었다.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합병 비율이 산정되면 글로비스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 일가에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전환의 기회를 놓친 것은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안건을 발표하면서 분할 효과나 분할 비율 산정의 당위성을 제대로 납득시키지 않고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