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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장에서 답안지를 작성하는 응시자들

288호 (2020년 1월 Issue 1)

안동섭
인문학자
연세대학교 철학과 전공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동양학 박사
시험장에서 답안지를 작성하는 응시자들

실제 역사 속의 송나라 조정은 북중국 사람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주지 못했을뿐더러 ‘단검’을 드느니 차라리 ‘물거품’이 돼 산화하는 쪽을 택한 양산박의 영웅들도 없었다. 정치인 선발 시험을 강남 출신이 점차 장악해가는 상황에서 강북 각 지역의 지배 세력은 조정에 ‘목소리’를 전달할 인적 통로를 잃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조정에 대한 애착과 소속감을 갖기란 어렵다. 12세기 초, 여진족이 침입해 북중국을 비교적 손쉽게 장악하고 금나라(金, 1115-1234)를 세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지역에 대한 송나라의 인적-정서적 지배력이 약했다는 현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