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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o Monticelli가 재구성한 아킬레스의 방패 (대략 1820년)

281호 (2019년 9월 Issue 2)

안동섭
인문학자
연세대학교 철학과 전공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동양학 박사
Angelo Monticelli가 재구성한 아킬레스의 방패 (대략 1820년)

꼬깃꼬깃 용돈을 모아 문방구에서 2000원을 주고 부메랑 미니카를 살 기회를 잡았을 때 필자가 가장 먼저 구매했던 건 주인공 미니카인 ‘부메랑’이 아니라 보조역인 ‘캐논볼’이었다. 기체 디자인이 멋지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만화 속에서 ‘캐논볼’을 운용하던 친구의 독특한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평소의 그는 자신감이라곤 한 방울도 없는 소심한 학우로 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하지만 헤비메탈 기타리스트처럼 짙은 얼굴 화장을 하고 나면 대단히 열성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투사 ‘카멜레온’으로 변한다. 방사능 거미에게 물린 것도 아니요, 약을 먹은 것도 아니요, 그저 화장을 조금 했다고 사람이 180도 변하다니, 이 얼마나 멋진 설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