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호 (2008년 11월 Issue 1)
이 과장님 지시로 사업계획서를 다시 한 번 작성하게 되었다. 신제품 아이디어 제안부터 제품개발 계획서까지 이미 다 보고해 임원진에서 통과가 되었기에 제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또다시 사업계획서라니. 뭔가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에는 과장님께 따지지 않고 그냥 작성하기로 했다.
임원 분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미래지향형 첨단 디자인을 사업계획서의 맨 앞부분에 배치하고 그 뒤에 제품의 성능, 장점을 나열하고 보니 정말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자부심까지 들 정도다.
이렇게 완성된 사업계획서를 이 과장님께 보고 드렸는데 “강 대리, 너 지금 학예회 발표하니”라는 말씀을 듣기까지 채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사업계획서의 기본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이 과장님의 말씀. 대체 이번엔 뭐가 문제인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