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4000개의 사내 스타트업을 동시에 운영 중입니다. 직원 한 명 한 명이 고객 니즈에 맞춰 스스로 팀을 만들고,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설계합니다. 이들이 따르는 원칙은 단 하나, ‘런단허이(人单合一)’입니다. 개인과 고객, 그리고 조직의 목표를 하나로 묶는 경영 철학입니다. 조직을 작고 민첩한 스타트업 단위로 쪼개 운영하면서도, 전사적인 전략 방향성과 고객 중심 가치는 일관되게 유지하는 방식이죠. 직원 개개인이 단순한 수행자가 아니라 경영 주체가 돼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며, 시장에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입니다.
하이얼의 이런 경영 방식은 ‘조화관리이론’이라는 중국 고유의 이론에서 비롯됐습니다. 시안교통대 시유민 교수가 제안한 이 이론은 ‘사람과 조직,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 함께 진화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합니다. 서구 경영이론의 한계였던 ‘성과 중심’ ‘이익 중심’ 사고를 넘어, 인간의 자율성과 창의성,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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