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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mini box II: 성공 요인 및 시사점

제품을 넘어 ‘난다다움’이라는 감성-문화 브랜드로

박정은 | 363호 (2023년 02월 Issue 2)
한국의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로레알에 인수되며 성공 신화를 쓴 3CE 스타일난다가 지속적으로 업계 선두 지위를 지키고 있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둘째,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전달하기 위한 3CE 스타일난다만의 가치사슬을 확고히 했다. 셋째, 디지털 세대에 맞춰 발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이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업계의 큰 시장인 중국 시장을 선점했다.

1. 타깃 고객의 CNK(Customer Needs Knowledge)를 활용해 소비자 공감에 초점을 맞추다.

3CE 스타일난다의 주된 성공 요인은 소비자와의 공감에 초점을 맞춰 왔다는 데 있다. 사실 이 브랜드는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해 왔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때는 상권과 주요 연령층에 맞춰 각기 다른 테마로 변주를 줬고, 중국, 싱가포르, 태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는 로컬 마켓의 특수성을 고려해 다른 색상과 채널을 선택해 왔다. 하지만 소비자의 니즈에 귀 기울인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회사 성장 과정을 보더라도 브랜드가 숱한 변화를 거듭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 동대문 의류 업체로 시작했지만 3CE(쓰리컨셉아이즈)를 론칭하며 화장품 업체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마진이 적은 보세 의류를 유통하다 보니 매출이 늘어도 큰 영업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한계를 인지하고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한 것이다. 하지만 이때도 전혀 새로운 아이템을 채택한 게 아니라 스타일난다의 타깃 고객층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 화장품 등으로 품목을 확장하며 시너지를 도모했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고객의 니즈를 중심에 둔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가장 기본인 제품 품질 측면에서도 소비자 니즈를 면밀히 조사하고, 이 지식을 잘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는 CNK 과정에 집중했다. 3CE 스타일난다는 지금도 CNK를 토대로 생산팀에서 직접 임상 실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신제품을 짧은 주기로 출시하면서 고객의 의견을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한편 3CE 스타일난다가 창업 초기부터 소비자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창업자인 김소희 전 대표 본인이 주요 고객층과 같은 세대였다는 점도 작용했다. 김 전 대표가 특유의 감각과 소녀 같은 감성을 살려 고른 색채감과 이미지가 브랜드 핵심 고객층의 취향에 적중한 것이다. 이에 3CE 스타일난다는 창업자와의 결별 이후에도 이 같은 브랜드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MZ세대 직원들을 주축으로 브랜드 고유의 색채감과 이미지를 구현한 콘텐츠를 제작, 유통하면서 동 세대의 공감을 사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비슷한 연령대의, 비슷한 감성과 취향을 가진 여성들의 스타일을 큐레이션해주는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구축한 게 회사의 차별적 가치임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고객층의 페르소나인 전속 모델, 소위 ‘난다걸’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잘 교체하지 않는 것도 고객이 동일시할 수 있는 브랜드의 얼굴을 일관성 있게 가져가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2. K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공급망 가치사슬(Value Chain)을 완성하다.

2009년 시장에 첫선을 보인 3CE 화장품은 출시 5일 만에 ‘완판’을 거두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초기 3CE 스타일난다의 성공을 주도하고 지금까지도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이처럼 빠른 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왕훙을 활용한 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마케팅을 주도하는 왕훙과 적극 제휴하면서 입소문 효과를 노렸고 한국에서 유행하는 화장품을 발 빠르게 옮겼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K브랜드로서 인지도를 쌓고 K뷰티 시장을 선점했다.

이렇게 회사가 K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한국에서의 국내 생산만을 고집하면서 생산자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는 점도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3CE 스타일난다는 국내 화장품 최고의 전문 생산 업체인 코스맥스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그 관계를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100% 한국산 제품이라는 점은 단지 마케팅 측면에서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제품 품질 관리와 생산 측면에서도 소비자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공급망 가치사슬 구축에 기여했다.

처음 3CE 스타일난다가 화장품 시장에 진입할 때 이미 시장 진입 장벽은 낮아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본사와 매장, 물류 창고만 있고 자체 공장이 없던 의류회사가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서는 생산 역량을 보유한 ODM 업체와 우호적인 파트너십을 맺는 게 필수적이었다. 이에 회사는 본사의 크리에이티브한 상품 기획 및 디자인 역량을 생산 역량으로 연결해줄 공급망 가치사슬의 구축을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만한 회사를 물색했다. 이렇게 찾은 코스맥스와 한 팀처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이후 여러 ODM 업체와의 생산 네트워크를 확장한 것은 회사가 최상의 글로벌 공급망 가치사슬을 완성해 전 세계 유통 물량을 조달하고 빠르고 트렌디한 K뷰티 브랜드의 정체성을 세우는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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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외시장에서 적응적 행동을 보이다.

시장의 초기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코로나19로 유통 채널의 온라인화, 언택트화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화장품 시장에서의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고 설비를 갖춘 ODM 업체의 힘을 빌리면 막대한 자본을 갖추지 않아도 제조에 뛰어들 수 있고, SNS를 통한 저비용 고효율의 마케팅 수단이 많아 고비용의 오프라인 매장을 굳이 낼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3CE 스타일난다는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 머물지 않고 화장품 매출 80%가 온라인에서 나올 정도로 디지털화된 중국 등 인접 시장에 진출해 재빨리 적응했다. 그리고 해외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유행에 앞선 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퍼뜨리기 위해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SNS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왔다.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의 팔로워가 160만 명이 넘고 로컬 계정까지 합계 누적 팔로워 수가 500만 명에 육박하는 것도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SNS 마케팅을 일찌감치 실시해왔기 때문에 거둔 성과다. 특히 중국에서의 성공은 현지 소비자의 채널 이용과 소비 패턴에 민감하게 반응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회사는 중국의 인플루언서 ‘왕훙’을 적재적소에 이용한 것은 물론이고 라이브커머스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자 결제에 대한 중국 소비자 선호를 반영해 위챗페이, 알리페이, 텐페이, 페이팔 등 디지털 결제 수단을 일찍부터 늘린 것도 신의 한 수였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콘텐츠 제작 역량도 브랜드의 차별적 이미지 구축에 기여했다. 3CE 스타일난다의 공식 홈페이지나 SNS 계정은 모두 종합 패션 화보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꾸며져 있다. 일반적인 화장품 구매 사이트가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온라인에서 구매 결정을 내리는 세대가 이 스타일링 화보를 보는 것만으로 단골이 되고 구매욕을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화보의 얼굴로는 타깃 고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모델과 연예인을 신중하게 선정해 소비자들이 이들 페르소나의 성장과 변화에 맞춰 스스로도 성장과 변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중요성에 일찍 눈을 뜨고 해외시장에서 적응적 행동을 보인 것이 3CE 스타일난다가 전 세계 디지털 네이티브를 팬덤으로 끌어들인 배경이다. 고유의 브랜드 DNA인 ‘난다다움’을 잃지 않는 선에서 시장에 끊임없이 적응하고 변화를 추구해 왔다. 단기적인 매출이나 매장 수 등 외형적인 지표보다 빠른 신제품 출시, 한정된 플래그십 매장 운영 등을 통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쓴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 결과 3CE 스타일난다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브랜드가 아니라 스타일을 기반으로 감성과 문화를 파는 브랜드로서 글로벌 소비자들의 마음에 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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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과제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메이크업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3CE 스타일난다에 분명 기회다. 하지만 온라인에서의 매출이 줄고 오프라인에서의 매출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엔 또 다른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한국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화장품 소매 판매액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시 낮아지는 추세다. 2021년 화장품 소매 판매에서 온라인 비중이 연평균 39.4%를 기록한 데 반해 2022년에는 30%를 간신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일수록 온·오프라인 연계 캠페인 등 다양한 시도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어떻게 계속해서 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K뷰티 브랜드로서 해외에서 누리던 이점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없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동안 3CE 스타일난다 같은 K뷰티 브랜드는 한류 열풍에 힘입은 트렌디한 이미지를 내세워 고속 성장해 왔다. 하지만 고도의 피부과학 기술을 갖춘 제품이 아니라면 중국을 비롯한 후발 국가 경쟁사와 현지 브랜드에 금세 따라 잡힐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지고, 이런 자부심이 현지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과 애국 소비로 이어지는 경향이 발견되고 있다. 결국 C뷰티 업체 등 후발 국가의 신생 기업과의 경쟁에서 생존하려면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미 도전자들의 성장과 추격은 K브랜드에 거품이 꼈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주고 있다. ‘가성비’에 있어서는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을 넘어설 수 없고, ‘트렌디함’마저 중국 기업이 많이 쫓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브랜드 마케팅만으로 승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품질에서 절대적인 격차를 벌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크리에이티비티를 마케팅이나 디자인뿐 아니라 성능을 높이는 데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때 글로벌 기업인 로레알의 연구개발 노하우와 까다로운 품질 관리 기준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ESG 트렌드에 맞게 환경, 기능성, 안정성 등을 강화하는 노력도 더욱 필요해지는 시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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