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채용 시즌이 마무리되고 있다. 과거 HR을 담당한 경험이 있어선지 어려운 채용 절차를 통과한 열정 넘치는 신입사원들을 지켜보면 이들이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DBR 237호는 인적자원개발(HRD) 전문가로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 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에 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선 조직 내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HRD 패러다임을 전환해 ‘doing과 sharing에 집중된 학습 환경’을 조성하자는 이찬 교수의 주장은 기존 형식적 연수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비정형적인 학습(informal learning)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지식관리시스템(KMS)의 발달로 지식을 주입하는 것은 상당히 쉬워졌다. 앞으로는 구성원들이 습득한 지식을 조직의 비전과 목표에 부합하는 성과로 구현할 수 있는 역량 강화에 비정형적인 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그동안 고성과자의 역량을 분석하고 그들의 공통점을 학습 과정으로 만들어 일반 직원들에게 주입하는 식의 교육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고성과자와의 직접적인 상호 소통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조직 내 다양한 스타일의 리더십이 존재할 수 있는데 직원별로 유사한 스타일의 리더와 매칭해 코칭, 멘토링, 학습공동체(CoP) 같은 자발적인 참여에 기반한 소통의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 4.0 이론을 통해 디지털 시대가 가속화될수록 오히려 인간이 직접 서비스하는 하이터치 상호작용이 차별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케팅뿐 아니라 기업 교육에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다.
현대 기업에서도 ‘장인’처럼 일하고 배우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장원섭 교수의 의견, 조직 구성원이 현장에서 스스로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이상화 교수의 의견도 시사점이 컸다. 김성완 대표가 소개한 AR과 VR 기술을 활용한 기업교육 방식은 협업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은 궁극적으로 학습하는 조직(learning organization)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구성원 스스로가 역량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으로 나날이 발전하는 지식과 기술은 이제 더 이상 인재 채용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조직과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의 방향성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개인의 태도를 더 중요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에서 개인의 지속적인 역량개발은 구성원 개개인의 자발적인 학습 의지를 토대로 가속화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