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205호를 읽고
DBR 205호의 스페셜 리포트는 휴가철에 맞춰 ‘인생론(人生論)’을 주제로 다뤘다. 표지 디자인부터 획기적이다. 꽃잎인 듯 혹은 깃털인 듯 그 자체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꿈틀거림을 표현한 작품에서 ‘받아들이기는 각자의 몫’이라 하며 ‘인생’이라는 주제를 ‘인생경영’이라는 DBR의 화법으로 풀어낸다.
첫 번째 아티클부터 획기적인 인사이트가 가득하다. 인문학자 이어령과 공학자 진대제의 대담을 통해 알파고가 산업과 인류에 미칠 영향을 뜨거우면서도 차갑게 다뤘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AI(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가장 인간답고 철학적인 질문을 끄집어냈고 두 석학은 이에 가장 인간적으로 답했다. 특히 생명은 죽음과 동의어인데 AI는 사람과 달리 죽지 않기 때문에 이에 따른 윤리적, 철학적 문제가 제기된다는 이어령 이사장의 주장이 흥미로웠다. 진대제 대표는 탈산업사회에서 AI가 가져올 윤리적 문제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 나아가 한국의 AI 선도 전망 등을 과감한 식견으로 설명했다. 이어 스페셜 리포트는 인생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철학, 성리학, 종교학으로 흘러간다. 잔잔하게 흐르다가도 파도가 치는 듯 인생과 경영에 대한 지혜와 통찰력이 넘실거린다. 먼저, 96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인터뷰에서는 치열한 경쟁시대에서 좋은 삶과 경영의 조건인 ‘사랑의 경쟁’이 제시된다. 이치억 교수의 글에서는 퇴계 선생이 제시한 ‘리(理)’를 통해 우주의 원리와 사람다운 삶을 그려냈다. 필자의 이름 중 한 글자의 의미이기도 한 ‘理’가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히 있고, 모든 사물의 운용법칙이자 존재의 근원이므로 이를 깨닫고 본성을 따라 충만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조언은 무릎을 탁 칠 만큼 반갑기도 했다. 김상근 교수의 ‘종교에서 배우는 삶과 경영에 대한 혜안’ 역시 신선한 아이디어를 불러일으킬 만했다. 종교 역시 기업과 마찬가지로 궁극적인 관심을 추구하고, 소속감을 제공하며 항상 개혁을 통해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점에서 경영과 닮은 점이 많았다. 궁극적으로는 둘 다 지속성장을 위해서 세상에 기여한다는 공통점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어진 김형철 교수의 칼럼에서는 다시 철학을 통해 리더십과 조직의 속성을 삶에 비추며 마무리를 했다.
DBR 205호에서 인생과 경영이라는 거대하면서도 섬세한 두 주제를 엮어 만들어낸 물결을 통해 휴가지에서 내면이 일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경영에 있어 가장 인간다움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얻어낸 참신한 혜안과 해법을 이제 현장에서 실천해나가며 연마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제대로 경영하는 방법은 ‘철학 하기’를 통해 배울 수 있고, ‘수익률’과 ‘매출액’에 매몰돼 있던 기업인들이 잠시나마 ‘삶’과 ‘인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경영의 소실점 역시 사회, 그리고 ‘인간’이기 때문이다.
정유리
DBR 제11기 독자패널(LG CNS)
What’s Next?
DBR 다음 호(208호, 2016년 9월 1호, 8월 다섯째 주 발간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Organizing Breakthrough R&D’를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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