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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스위스 종자기업 신젠타의 ‘열린 혁신’ 노동집약형 프로세스 개선해 생산성 3배 ↑

알피어스 빙엄(Alph Bingham),조셉 바이럼(Joseph Byrum) | 208호 (2016년 9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질문

기업은 혁신을 위해 어떤 식으로 내부 자원을 보강할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신젠타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R&D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일련의 신규 분석 도구들을 개발했다.

- 신젠타는 목표에 따라 각각 다른 온라인 크라우스소싱 플랫폼을 활용했다.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6년 여름 호에 실린 ‘Improving Analytics Capabilities Through Crowdsourcing’을 번역한 것입니다.

 

 

주요 기술 인력들이 부족한 지역에 있는 회사가, 가장 혁신적인 데이터 과학자들을 돈으로 사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데이터 분석을 위한 적임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없다면 당신이 원하는 지식과 창의력을 갖춘 외부 전문가들과 계약을 통해 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2008년 신젠타는 바로 이런 고민에 빠져 있었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두고 농화학 제품 및 종자를 판매하는 기업인 신젠타는 지난 2000년 노바티스(Novatis)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농업 부문 합병으로 설립됐다. 28000명이 넘는 신젠타의 전 직원 중 5000명 이상은 생물학·유전공학·유기화학 쪽에서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로, 이 중 다수가 관련 분야의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신젠타의 기업 미션은 혁신적 작물 솔루션들을 개발해 증가하는 전 세계 인구를 위해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콩과 옥수수, 밀 같은 기초 식량 작물들을 농부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재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유전공학의 한계를 넘어서야 함을 의미한다.

 

수세기 동안 식물 재배는 주로 시행착오를 통해 개선되는 노동집약적인 프로세스로 존재해왔다. 농부들은 가장 생산효율이 높으면서 이상적인 특성을 가진 식물을 찾고자 다양한 종자들과 경작 기법들을 실험해왔다. 재배자들은 어떤 종자들을 교배할지 결정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직감과 추측에 크게 의지했기 때문에 운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가장 우수한 옥수수 품종을 찾기 위해 재배자는 수백, 혹은 수천 가지 종자들을 교배한 후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식이었다.

 

신젠타 또한 매년 전 세계 150여 개 지역에서 수십만 개 식물들에 대한 현장 실험을 수행함으로써 대규모 시행착오식 연구개발(R&D)에 관여해왔다. 하지만 실험 결과가 종종 우연과 특이한 변수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운 때가 많았다. 어떤 종자가 다른 종자들보다 더 잘 자란 원인이 유전적 특성 때문일까, 아니면 더 많은 햇빛과 물을 공급받았기 때문일까? 전통적 연구 방법을 통해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추가 실험을 엄청나게 많이 하는 수밖에 없고, 결국 이는 값비싼 작업방식이 된다. 실제로도 새로운 식물 종자를 초기 실험 단계를 거쳐 완전히 상업화하는 데까지 평균 7년이 걸린다. 당신이 종자와 작물 보호를 위한 R&D 활동에 매년 수억 달러를 투입한다고 치면(신젠타의 2015 R&D 예산은 약 140억 달러였다), 그중 극히 일부만 큰 성과를 내게 된다.

 

필자들은1 데이터 분석기법들을 활용해 수없이 많은 식물과 품종들을 연구하면 가장 바람직한 종자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모든 자원(자금과 노동력, 토지, 그리고 시간 등)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재배 프로세스의 각 단계마다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재배 프로세스는 성공 가능성이 가장 큰 모본(parent plants)들을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이들을 교배하고 그 종자를 평가한 다음 기존 작물보다 품질과 생산성이 우수한 것으로 입증된 품종을 상업화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식물 재배에는 꾸준한 실험과 재실험이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만약 상품성이 떨어지는 품종들을 실험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을 조기에 없애고, 최종 선택 확률이 높은 종자들을 더 일찍 판별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필자들의 목표는 거듭되는 실험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는 대신에 신젠타가 더 견고한 데이터와 과학을 통해 식물 포트폴리오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이었다.

 

신젠타의 제품 R&D센터는 아이오와의 주도(州都)인 디모인(Des Moines)보다 조금 더 떨어진 슬레이터(Slater)에 있었는데, 이곳은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분석 전문가 대다수가 선호하는 지역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신젠타 스스로도 최고 수준의 분석 교육을 받은 인재들을 채용하기에는 구글이나 미국국가안전국(the U.S. National Security Agency)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창의력이란 결론을 냈다. , 생물학이나 농업과 무관한 분야의 컨설턴트들이나 학자들과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내부 자원을 보강하는 방법이었다.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활용하기

오픈 이노베이션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비즈니스 문제들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된다. 조직 내 전문가 부족이 장애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우에는 비용도 문제가 된다. 하지만 외부 전문가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부 직원들과 이들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내부 직원들은 외부 전문가들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고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느껴야 한다. 직원들 간의 협력은 문제를 규정하고 후보 솔루션들을 평가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필자들은 회사의 R&D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인재들을 찾기 위해 다양한 온라인 크라우드소싱 플랫폼들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필자들은 외부로 눈을 돌리기 전에 먼저 내부부터 살펴봤다. 회사가 갖고 있는 모든 문제들과 도전 과제들을 사내에 공지함으로써 직원들이 먼저 이에 대한 솔루션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했다. 회사 내부 인력들은 복잡한 수학적 문제들을 다룰 만한 특수한 기술이 부족했지만 식물 재배에 대한 실무 경험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신젠타 직원들은 조직의 이런 변화를 위협으로 간주하는 대신에 외부 전문가들의 역량과 아이디어를 통해 혁신 프로젝트를 진척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필자들은 크라우드소싱 플랫폼들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고, 더 우수한 식물 종자들을 개발하기 위해 수준 높은 수학 기법들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연구했다. 크라우드소싱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었지만 신젠타란 조직 환경 안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필자들은 인터넷상에서 크라우드소싱 사이트들을 조사하면서 플랫폼들이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신젠타는 여러 플랫폼들을 활용했다. 그중 일부는 정태적인 형태(static)에 가까웠다. 즉 문제를 해당 온라인 사이트에 게시하면 개인들이 자신의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플랫폼들은 가령 순수 수학을 통해 해결 가능한 식물 재배 이슈들을 다루는 통계적 기법들을 판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정태적 플랫폼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좀 더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는 데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들은 좀 더 조직적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들을 통해 진행하는 게 더 효과적이었다. 이런 경우 참여자들이 문제를 반복적이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서나 잘 자랄 수 있는 식물의 능력은 미묘한 생물학적 차이로 결정되는데, 개인이 수학적 방법으로만 혼자서 개발한 솔루션으로는 이런 미묘한 차이를 파악하기 힘들다.

 

 

 

필자들은 신젠타에서 데이터 분석의 힘을 활용하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최고의 생산수율처럼 대두과(大豆科) 식물들에 내재된 바람직한 특성들을 발생시키는 유전적 결합을 찾고자 했다. 모든 조건이 완벽한 대두 종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각각의 기후와 재배 환경에 특징적으로 적합한 다양한 종자들이 있을 뿐이다. 대두 종자 하나에만 잠재적 특성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46000개 존재하며, 이들을 통해 만들 수 있는 유전자 조합은 거의 무한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가장 우수한 식물들을 파악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도전과제다. 기능적으로 가장 우수한 대두 종자를 찾기 위해서는 전 세계 다양한 지역과 다양한 조건하에서 자란 종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한 종자가 다른 종자들 대비 어떤 결과를 내는지 일일이 실험하고 비교해야 한다.

 

신젠타의 비전은 식물 재배에 있어 직감 대신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을 활용하는 일련의 소프트웨어 도구들을 개발하는 것이었다.2 첫 번째 도구로는 재배자들이 특정 지역에서 얻은 데이터를 보고 즉각적으로 그 결과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했다. 이런 목표를 가지고 매사추세츠 월섬에 있는 이노센티브의 플랫폼을 통해 콘테스트를 실시했다. 이노센티브는 자신의 문제 해결 능력으로 도전과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로 똘똘 뭉친 수학자, 물리학자, 컴퓨터 과학자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었다. 콘테스트는 이노센티브에 가입된 375000명의 회원 모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재배 현장에서 얻은 원()데이터를 가지고 현장 실험 결과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했다. 특히 신젠타는 이상 데이터(anomalies)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가능하도록 부각시켜 줄 것을 지시했다.

 

신젠타는잔차분석(residual analysis)’을 수행할 소프트웨어 도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는 어떤 유전적 특성의 관측 가치와 다수 지역들을 아우르는 통계 모델에 기초한 해당 특성의 기대 가치 사이의 차이로 계산된다. 신젠타는 방법론을 원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가능한 폭넓은 청중들을 대상으로 콘테스트를 진행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능한 많이 발굴해 실험하고 싶었기 때문에 도전과제를 가능한 많은 네트워크에 보냈다. 신젠타가 진행한 콘테스트는 이노센티브 커뮤니티 안에서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3개월 동안 200명 이상의 문제 해결자들이 과제에 대한 세부 내용들과 관련 데이터를 다운로드한 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에 착수했다. 각 참가자들은 콘테스트에 참여하기 위해 온라인 기밀 유지 계약서에 서명했고 콘테스트의 기본 규칙들을 준수하기로 동의했다. 1라운드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방식을 요약 기술한 백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신젠타의 내부 직원들은 온라인으로 접수된 아이디어들을 검토했고, 데이터 품질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한 2가지 응모작들을 발견했다. 신젠타는 이 중 실무적으로 더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접근법을 선정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해당 아이디어를 낸 참가자는 상금을 받게 됐다.

 

신젠타 입장에서 이런 오픈 이노베이션은 저렴한 비용으로 조직에 강력한 분석 역량을 구축하는 역할을 해줬다. 여러 콘테스트를 진행한다고 해도 수학과 교수를 회사에 고용해 일을 시키는 것보다 더 적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었다. 각 플랫폼들은 문제 해결 비용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견본 계약서들을 갖고 있었다. , 고객은 올바른 해답이나 활용 가능한 방법론, 그리고 실행 가능한 분석도구가 도출된 경우에만 비용을 지불하게 돼 있었다. 신젠타 팀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콘테스트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밝혔고, 참가자들도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제출했을 때에만 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첫 번째 도전과제에서 우승한 방법론을 확보한 상태에서 신젠타는 이노센티브에 두 번째 도전과제를 올렸다. 두 번째 과제는 분석 도구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는 가능한 많은 단계들을 자동화해서 데이터를 가능한 더 빨리, 쉽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입력할 수 있기를 바랐다. 신젠타는 현장에서 실제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식물 재배자들을 위해 분석 결과도 가능한 이해하기 쉬웠으면 했다. 이번 콘테스트 참가자들은 실제로 각 현장에서 실험한 결과로 얻은 생산량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생산량이 적은 지역들과 높은 지역들은 각기 다른 색상으로 표시됐다. 과학자들은 컴퓨터 화면에서 숫자들을 쭉 훑어보는 것보다 이 기법을 통해 문제가 된 지역들을 더 쉽게 판별할 수 있었다.

 

 

다음 사례는 데이터 시각화 도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강조한다. 필자들은 한 지역에서 받은 데이터 결과가 실험에 사용된 다양한 종자들에 대해 기대했던 성장 패턴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종자의 성장이 품종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재배한 밭의 어디에 심어졌는지에 좌우되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한쪽 열에 심어진 종자들은 제대로 자라지 않았지만, 또 다른 열에 심어진 종자들은 기대만큼 잘 자랐다. 필자들은 그 원인이 궁금했다. 현장 실험 담당자는 데이터 시각화 도구 덕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할지 알았고 이상 현상에 대한 이유도 발견했다. 다름 아니라 문제가 된 밭에서 사용된 콤바인(곡식을 베고 탈곡하는 기능이 결합된 농기구-역주)이 공장 결함으로 인해 제대로 보정되지 않았고, 그 결과 측정 결과가 한쪽으로만 편향돼 나타났던 것이다. 바로 이 시각화 분석 도구 덕분에 장비 제조사는 이전까지 해결할 수 없었던 공장 결함을 고칠 수 있었다.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이 콤바인 장비를 사용한 사람들은 누구든 한쪽으로 치우친 실험결과 탓에 수년간 비용과 시간을 낭비했을 것이다.

 

문제 해결자들을 위해 문제 정의하기

식물 재배 효율을 향상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과 분석기법을 사용하기로 한 회사의 원래 노력에 고무돼 필자들은 문제 해결자들을 위한 세 번째 과제를 규정함으로써 성공적이었던 1, 2차 프로젝트들을 더욱 발전시켜 나갔다. 즉 식물 생산량을 감정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실험을 기획하는 수학적 접근법을 찾는 과제였다. 식물 재배에 있어 생산량을 예측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3가지 주요 결정을 해야 한다. 첫째, 얼마나 많은 종자를 실험할 것인지, 둘째, 얼마나 많은 지역에서 실험할 것인지, 셋째, 그 실험을 얼마나 많이 반복할 것인지다. 3가지 요인들은 각각 명확히 구분되는 3가지 실험 단계에서 결정된다. 이런 변수들을 조합할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신젠타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1조 개 이상의 조합이 가능했다), 재배자들은 종종 자신의 실험 규모를 크게 키움으로써 복잡함을 회피했다. 이는 실험을 더 큰 규모로 여러 번 수행하면 자연스럽게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추측에 기인했다. 하지만 필자들은 이전 경험을 통해더 많은실험이 늘더 좋은결과를 이끄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대부분은 시간과 비용을 더 많이 소모할 뿐이었다.

 

필자들은 세 번째 과제가 많은 경우 본질적으로 데이터 품질 문제보다 더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데이터 퀄리티는 대부분 완전히 수학적 문제로 처리될 수 있었다. 그래서 문제 해결자들이 경쟁을 위해 생물학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없었다. 반면에 생산량 예측 과제는 수준 높은 수학적 재능과 생물학 지식을 모두 겸비한 사람들만 설계할 수 있었다. 따라서 신젠타는 세 번째 콘테스트의 경우 이전과 달리 팀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별개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활용하기로 했다.

 

팀 중심의 접근법은 자연스럽게 과제 참여자 숫자를 축소했다. 문제를 해결할 만큼 관련 분야에 정통한 사람들이 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실험 관리에 대한 수학적 솔루션을 도출하는 과제에 대해 처음 제출된 제안들은 신젠타가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쳤다. 필자들은 자신들이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가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제를 모호함 없이 명확하게 규정하려 했던 신젠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과제를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했고, 묻지도 않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었으며, 그 결과 신젠타 관점에서는 중요도가 떨어지는 요소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는 양쪽 모두를 힘 빠지게 만들었다. 문제 해결자들은 신젠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자 애썼고, 신젠타는 참가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규정하느라 힘겨워 했기 때문이다.

 

 

 

필자들의 경험에 의하면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진 최대의 난점은 당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잠재적 문제 해결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규정하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신젠타는 문제를 광범위하게 제시하기보다는 작은 덩어리들로 쪼개는 것이 낫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림 1) 생산량 예측 방법을 설계하는 과제에서 필자들은 이런 큰 그림(생산량 예측 실험마다 1조 개 이상의 조합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필요)에 부합되는 접근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몇 주가 걸리고 컴퓨터에도 부담이 너무 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필자들은 문제 해결자들에게 더 적은 자원으로 해결 가능한 솔루션을 도출하라고 요청하고 문제를 재정의했다. 문제에 가능한 생물학적 요인들은 제거했고 수학적 요소에 집중하기로 했다.

 

검증은 매우 중요한 단계다. 필자들은 농업에서 모델로 나타난 효과가 식물의 유전적 결과인지 아니면 환경적 요인인지를 판단하려 한다. 잘못된 상관관계로 인해 오도되기가 너무나 쉽기 때문이다. 모델 검증은 문제의 일부가 해결됐으며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되는지를 확실히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한 문제해결팀은 꽤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2단계 통계 기법을 개발했다. 신젠타는 이 통계 모델을 오랜 기간에 걸쳐 내부적으로 축적한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실험해봤다. 검증된 결과는 이 수학 모델의 실효성을 증명했고 마침내 3차 콘테스트의 우승팀이 가려졌다.

 

생산량 실험 설계 최적화 모델은 이를 구축하기 위한 실험과 개발에만 2년 이상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신젠타는 4가지 주요 단계를 반복적으로 수행했고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통해 도출된 원래 최적화 모델에 몇 가지 소소한 수정 작업들을 수행했다. 그 결과 신젠타는 완벽한 검증을 통해 상용화 가능한 첫 번째 버전의 최적화 모델을 갖게 됐다.

 

이 시점이 되자 필자들은 회사가 뭔가 큰 궤도에 올라섰음을 알았다. 내부 인재들에만 오롯이 의지했다면 불가능한 게임을 했던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은 신젠타 스스로는 절대 상상하지 못했을 유형의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인력들을 활용하게 해줬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필자들은 최고의 해답은 종종 의외의 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팀은 사업가와 엔지니어들뿐 아니라 수학자와 통계학자들과도 협업했다. 이들 중 일부는 유럽이나 호주처럼 아이오와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조직에 새로운 역량 구축하기

외부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관리하는 방법에 익숙해지면서 신젠타는 매우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외부 문제 해결자들을 활용하는 방법들을 알게 됐다. 그중 하나로, 재배 과정에서 식물의 유전적 요인들을 관리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데도 외부 전문가를 활용했다. , 어떤 대두 종자들을 서로 교배해야 하고, 또 어떤 재배 기법이 가장 효과적인지 알아내는 것이었다. 신젠타는 또한 외부 인재들을 활용해 재배자들이 택할 수 있는 모든 운영상의 옵션들, 즉 어디서 재배하고 또 대두의 어떤 특징이 가장 중요한지 등을 시뮬레이션 하는 분석 도구를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 8년간 신젠타는 12개 이상의 데이터 분석 도구들을 개발하는 데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활용했고, 이를 통해 식물 재배 방식에 꾸준한 혁신을 이뤄왔다. 추측을 과학으로 대신함으로써 신젠타는 더 적은 자원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고, 이는 꾸준히 증가하는 전 세계 인구를 위해 꼭 수행돼야 할 작업이었다.

 

신젠타는 조직 내부의 분석 역량을 강화하는 선택 대신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하는 데 여러 가지 이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첫째, 신젠타는 조직과의 부합 정도에 대한 고려 없이 단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학적 능력이나 분석 역량을 가진 전문가를 찾는 데 집중함으로써 전통적인 채용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피할 수 있었다. 신젠타는 이 중 꾸준히 성과를 낸 사람들과는 회사와 직접 일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이들은 회사의정규직직원이 됐다.

 

그렇다면 문제 해결자들에게는 이런 일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은 게임 자체를 즐기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콘테스트에 참여한다. 그들이 몇 주간 밤을 지새우며 도출한 솔루션이 결국 효과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승하지 못한 참가자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신젠타가 선택한 우수작 중 하나는 콘크리트 공장을 소유한 한 성공한 기업가가 제출한 아이디어였다. 그는 돈을 위해 콘테스트에 참여한 게 아니었다. 그는 복잡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자체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에는 엄청난 노력이 따른다. 온라인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만큼 쉬울 것이라 예상했던 관리자들은 실망감과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콘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양식에 있는 몇 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 이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필자들은 각 단계별 콘테스트를 위해 내부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해 출품 아이디어들을 검토하고 참가자들과 교류하게 했다. 팀원들은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적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해 모두 최선을 다해 매진했다. 신젠타가 구축하고자 한 도구들을 통해 그들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겠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세스는 담당자들의 부지런함을 요한다. 콘테스트 참가자들과 자주 긴밀히 교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출품된 솔루션들이 기대보다 복잡한 경우에 필자들은 아이디어들을 다시 분류했다. 생물학자들이라면 쉽게 솔루션을 도출했을 법한 문제가 왜 데이터 과학자들의 관점으로는 더 복잡해지는지 확실히 이해하고자 문제 해결자들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미팅을 갖곤 했다. 필자들이 매번 체감할 수 있었던 사실은 아이디어를 제출하기 위해 열정을 쏟는 콘테스트 참가자들은 회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재정의하기 위해 기꺼이 협업에 동참한다는 것이었다.

 

기업으로서 신젠타는 글로벌 식량 확보라는 문제를 다루는 데 헌신해왔다. 급증하는 전 세계 인구에게는 식량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식량을 경작해야 했다. 이런 중요성을 감안해 신젠타 경영진은 회사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다. 다른 무엇보다 이런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농업에서 한번도 시도해본 적 없는 방식으로 데이터 분석 기법의 힘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했다.

 

일련의 새로운 기법들을 개발하기 이전에 신젠타가 보유한 제품들의 평균 생산성 향상률은 매년 1에이커당 0.8부셸(bushel, 곡물의 중량 단위로 0.8부셸은 약 25리터-역주) 정도였다. 그러나 8년 후에는 생산성 향상률이 기존의 3배로 뛰어 매년 1에이커당 2.5부셸에 달했다. 대두 제품군에 대한 분석을 기초로 했을 때 새로운 기법을 통해 달성한 유전적 개량효과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전통적 현장 실험으로는 27800만 달러의 비용이 더 필요하다는 예측이 나왔다. 신젠타는 대두 종자들을 통해 배운 경험을 요리용 옥수수, 사료용 옥수수, 해바라기, 수박 등 전 작물에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2015 4, 운영연구(operations research, 시스템이나 조직 운영상의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개발하는 과학적 방법이나 기법에 대한 연구-역주) 분야의 학자들과 기업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 심사위원단이 신젠타가 개발한 분석 기법들과 그 활용도를 농업 이외의 분야까지 망라해 평가했다. 그 결과 신젠타는 2015년 운영연구와 경영과학 분야에서 프란츠 에델만 상(Franz Edelman Award)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3 심사위원단은 어떤 점 때문에 신젠타를 수상자로 선정했을까? 결국엔 종자 개발과 재배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더 나은 의사결정과 더 정확한 측정 모두를 수행하고자 했던 신젠타의 노력에 성과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생산량의 증가가 측정 가능했기 때문이다.

 

모든 산업에는 혁신의 여지가 있다. 혁신에 필요한 새로운 역량을 조직 밖에서 찾아야 할지라도 말이다. 신젠타는 그 과정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방법론을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이런 시도가 내부 직무들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도전 과제를 규정하고 출품된 솔루션들을 평가하는 데 직원들의 의견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신젠타의 목적은 늘 성과에 집중해 있었고, 그게 어디든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있었다.

 



 

번역 |김성아dazzlingkim@gmail.com

조셉 바이럼(Joseph Byrum)은 아이오와주 웨스트 디모인(West Des Moines)에 위치한 신젠타(Syngenta AG) 미국 법인의 대두(大豆) 연구소 소장이다. 알피어스 빙엄(Alpheus Bingham)은 매사추세츠주 월섬(Waltham)에 있는 크라우드소싱 회사인 이노센티브(InnoCentive Inc.)의 공동 창업자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7411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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