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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gan Management Review

‘짠∼’ 눈앞에 나타난 절호의 기회? 덥석 잡지 말고, 기회 포트폴리오를 만들라

크리스토퍼 B. 빙엄((Christopher B. Bingham) ,네이선 퍼(Nathan Furr) | 168호 (2015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질문

새로운 사업기회를 가장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관리자와 기업가는 기회추구자(opportunists) 아니면 전략가(strategists)로 나눠지는 경향이 있다.

- 대부분의 관리자는 기회의 실행(execution)을 중시하고 있지만 기회의 선택(selection)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다.

- 비즈니스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하나의 기회를 포착하는 것 외에도 여러 기회를 함께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4년 가을 호에 실린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키넌플래글러 경영대학원 크리스토퍼 B. 빙햄(Christopher B. Bingham) 교수, 브리검영대 매리어트 경영대학원 네이선 R. (Nathan R. Furr) 교수, 스탠퍼드대 캐슬린 M. 아이젠하트(Kathleen M. Eisenhardt) 교수의 글 ‘The Opportunity Paradox’를 번역한 것입니다.

 

 새로운 성장기회를 포착하는 것은 전략, 혁신, 기업가정신의 근간이다. 그렇다면 관리자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하는가, 아니면 일관성 있게 초점을 유지해야 하는가? 위 질문에 대한 답은 기존에 생각했던 것만큼 단순하지 않고 회사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성숙 기업, 성장 중인 기업, 신생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를 통해 초점(focus) 유지와 유연성(flexibility) 발휘 사이에는 역설적인 긴장감(paradoxical tension)이 존재하며 어떤 방식을 취하느냐에 따라 사업 성격이 분명해지기도 하고 또는 사업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연구에서는 초점 및 규율을 중시해야 할 때는 언제이고, 반대로 유연하면서 기회를 추구해야 할 때는 언제인지를 밝히고자 했다.

 

실험은 혁신을 위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수단 중 하나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역동적인 환경 속에서는 처음 계획대로 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계획을 중시하기보다는 빠른 주기로 실험하고 방향을 전환할 것(pivoting)을 주장한다.1  기회는 빠르게 흘러 예측하기 어렵고 시장의 경계는 계속 변하며 경쟁자도 끊임없이 바뀌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그러한 접근법은 직관적이면서 동시에 합리적이라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변화와 유연성을 요구하는 새로운 경쟁 상황 속에서 기존 초점 중시 전략은 부적절한 것일까? 필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관리자들과의 면접을 통해 유연성 못지 않게 초점 유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우리의 직관과는 다르게 초점 유지는 유연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내용참조.)

 

기회는 복합적이다

기회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합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사업기획의 포착은 기회의 선택(selection) 및 기회의 실행(execution)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관리자는 별로 없다. 기회의 선택이란 어떤 고객 문제를 해소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말하며, 기회의 실행이란 선택된 특정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2 기회에 대해 연구한 대부분의 문헌이나 선도적 학자는 고객을 위한 솔루션 개발을 통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라는 기회의 실행 측면에 편중돼 있다. 연구에 따르면 그러한 솔루션을 찾기 위한 혁신 노력의 대부분은 너무 빠르게 진행돼 정작 우리가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찾고 있는지도 망각할 정도다.3 이처럼 많은 회사들이 기회의 실행에 시간을 쏟고 있지만 필자들은 이 연구를 통해 기회의 실행 못지 않게 기회의 선택도 중요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더 중요한 것은 기회를 선택할 때 유연성을 중시하느냐, 아니면 초점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기회 실행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이다.

 

기회추구자 vs. 전략가

기업가 및 관리자는 기회추구자(opportunists) 아니면 전략가(strategists)로 나눠지는 경향이 있다. 기회추구자는 정해진 방식에 의존하기보다 유연하게 기회를 선택한다. , 어떤 기회를 선택할지 미리 계획하고 그 계획에 따라 다음 행동을 하기보다는 고객의 긴급한 요청에 맞춰 기회를 선택하는 유형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어떤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는 독일의 한 고객이 자사의 보안 모니터링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다는 이유로 독일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또한 스위스 시장에 진출할 때에도 치밀한 사전 계획이 아니라 뜻밖의 고객 수요가 생겨서 뛰어들었다. 이런 결정에 대해 이 회사의 한 중역은의도한 것이 아니라 마치 휘말리는 것처럼 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외견상으로 보면 이러한 성향의 관리자나 기업가들은 기회가 사라지거나 경쟁사가 그 기회를 가져가기 전에 순간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고 그들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만을 골라 가졌을 뿐이다. 또한 세부 계획은 결함을 내포하고 있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새롭게 부상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유연한 기회 선택방식은 폭넓은 전략 선택 및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는 기존 저술들과 대체로 맥을 같이하고 있다. , 많은 회사를 둘러싼 시장의 역동성 때문에 선행적인 심사숙고의 장점이 많이 희석됐으며, 또한 애매모호함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는 주장과 일치한다. 실제로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은 초점을 맞춘 계획에 따라 미리미리 의사결정할 때보다 일을 진행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한다.4

 

반면 전략가는 다른 접근방식을 보였다. 이들은 회사가 다양한 시장의 니즈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로 돌발적인 기회를 임의로 선택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사업의 초점이 결여되는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고 생각했다.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특정 시장을 위한 기회만을 선택하고 전사적 채널을 그 시장에 집중했다. 이처럼 전략가는 예상치 못한 돌발 기회를 이용하기보다는 엄격한 규율을 중시했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시장에서 기회의 포착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학습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최상의 기회(가장 쉬운 기회가 아닌)에 관심을 집중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춘 계획을 수립했다. 그 계획은 한 번의 기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일련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판매시점 재고관리 솔루션을 판매하는 한 핀란드 회사는 첫 번째 해외시장으로 스웨덴을 선택했다. 선택 배경은 스웨덴에 당장 판매하는 게 가능해서가 아니라 해외 비즈니스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 스웨덴은 비록 큰 시장은 아니어도 문화적으로 핀란드와 유사하고 지리적으로도 가깝기 때문에 핀란드 경영진이 지역 차이로 고전할 위험은 적은 반면 해외 비즈니스를 배울 가능성은 더 높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회사 CEO는 당시 상황에 대해우리는 해외 비즈니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그래서 스웨덴부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그 회사는 스웨덴에 이어 노르웨이, 프랑스, 독일, 영국을 선택했고, 그 다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 회사는 점진적으로 점점 큰 시장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그 경험으로부터 축적된 지식을 최대한 활용할 수도 있었다. 종합하자면, 좀 더 초점을 맞춰 기회를 선택하면 상대적으로 쉬운 기회 또는 시작단계에서 추진하기에 적합한 기회를 활용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초기의 기회는 이어지는 후속 기회를 제공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다리를 건설하거나 컴퓨터를 조립할 때 조립 순서가 핵심이듯이 기회를 효과적으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경험의 순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유연한 선택 및 단호한 실행

그렇다면 이처럼 상이한 기회 선택 방식, 즉 유연성 중시 또는 초점 중시 방식은 실제로 어떻게 전개돼 갈까? 비록 유연성이 매우 유용할 수 있지만 필자들은 이 연구를 통해 기회 선택 단계에서 가장 유연한 기회추구자들이 실행 단계에서는 오히려 가장 완고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돌발 기회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능숙한 관리자 중 상당수는 일단 기회 실행 단계에 접어들면 놀랍게도 융통성 없게 변했다. 미국의 의료 영상 소프트웨어 회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 경영진은 기회의 선택 단계에서 매우 탄력적이었다. 회사의 공동 창업자 중 한 사람은회사는 유럽시장 진출 기회를 탐색했고 그중에서 입맛에 맞는 것을 선별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회사는 그 당시 스웨덴 어느 지방의 의사들이 자사 소프트웨어에 약간의 관심을 보이자 스웨덴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그런데 그 회사의 소프트웨어가 기존 유방촬영술보다 뛰어난 신기술이라고 평가했던 스웨덴 지방 의사들은 막상 회사가 스웨덴에 진출하자 그 소프트웨어 구매를 주저했다. 회사가 스웨덴 시장 진출 기회를 유연하게 실행했어야 했고, 또한 지역 시장의 니즈에 맞게 솔루션을 수정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식 제품을 전 세계 어디에나 똑같이 판매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스웨덴에 이어 회사 경영진은 노르웨이를 두 번째 해외시장으로 선택했는데 이 또한 스웨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유연한 방식을 통한 결정이었다. 노르웨이에서의 매출도 기대에 못 미쳤는데, 이에 대해 회사 경영진은 타깃 고객이 자사 제품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치부했다. 회사는 노르웨이 시장에 맞게 접근 방식을 조정하지 않고 기존 소프트웨어 솔루션 판매를 밀어붙임으로써 스웨덴에서의 실패를 반복했다. 이처럼 기회 선택은 유연하지만 기회 실행이 융통성 없을 경우 종종 나쁜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을 이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스웨덴 시장 진출 실패에 대한 회사 경영진의 코멘트를 들어보자. “스웨덴에 우리 제품을 판매할 수가 없었다. (중략) 우리는 벼랑 끝에서 추락했고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 물론 후속 시장에서의 이 회사 실적도 스웨덴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은 초점을 맞춘 계획에 따라 미리미리 의사결정할 때보다 일을 진행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한다.

 

 

연구 내용

상이한 시장에서 기업들의 기회 포착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필자들은 3개 대륙(북미, 아시아, 유럽) 30개 회사에서 150명이 넘는 경영자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은 45∼90분 동안 진행됐으며 개방형 질문과 폐쇄형 질문을 동시에 사용했다. 면접 대상에는 최고경영진(CEO, 회장, 부사장, 사업부문장 등)뿐 아니라 하위 직급 관리자도 포함됐다. 또한 각기 다른 기회 포착 상황에 있는 여러 회사들을신생 회사(nascent businesses)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인 젊은 기업(young companies)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있는 기성 회사(established companies) 3개 그룹으로 구분해 연구했다. 더 나아가 전략적 경영 및 기업가정신에 관련된 주요 학술 저널 및 전문 저널에 실린 지난 20여 년간의 연구 자료를 검토했다. 본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와 현존하는 문헌 검토를 통해 기회 포착에는 반직관적(counterintuitive)이지만 예측 가능한 패턴이 있음을 발견했다. 

 

초점이 맞춰진 선택 및 유연한 실행

반면 초점을 맞춰 기회를 선택하는 회사들은 오히려 기회 실행 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더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필자는 이 회사들이 기회 탐색 단계에서 엄격한 규율에 기초해 일관성 있게 초점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 실행 단계에서는 상당히 유연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싱가포르의 한 무선인터넷 콘텐츠 개발회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의 창업자들은 어느 시장에 진출할 것인지에 대해 오랫동안 심사숙고했다. 고객 면접을 하고 시장을 관찰한 후 경영진은 복수의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도출했다. 즉 소비자 트렌드가 일본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일본 시장을 우선 공략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시장 진출 후 이 회사는 일본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게 자사의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시장에서 이미 기술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확고하게 자리잡은 일본 콘텐츠 사업자와의 정면 충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회사 경영진은 이 같은 도전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하고 자사 콘텐츠를 일본 시장에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중단했다. 대신 일본 콘텐츠 사업자와 제휴해 일본 제휴사의 콘텐츠를 아시아 시장에 판매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 회사의 회장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일본 콘텐츠 사업자와 경쟁하는 대신 그들과 제휴해 그들의 제품을 홍콩, 중국 및 일본에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그에 맞춰 기존 전략을 수정했다.” 이 싱가포르 회사는 일본에서의 기회를 융통성 있게 실행한 결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 회사 경영진 중 한 사람은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일본 회사와 제휴해 그들의 제품을 다른 나라에 판매하기로 결정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상당히 많은 유명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계약이 성사됐다.” 필자들은 다른 회사들에서도 이와 유사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기회 선택 단계에서 초점을 높인다는 것은 기회 실행 단계에서 유연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기회 포착에 관한 교훈들

새로운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회 포착이 꼭 필요하다. 이 연구는 기회 포착에 관한 두 가지 교훈을 알려준다. (1) 기회추구자는 기회 선택 단계에서는 유연하지만 기회 실행 단계에서 점점 유연성을 상실해 간다. (2) 회사의 장기적 성공 여부는 학습을 위해 기회를 순차적으로 배열(sequencing opportunities)하는 데 어느 정도 달려 있다.

 

인지적 잠김(Cognitive Lock-in)이 연구를 통해 기회추구자는 기회를 일단 실행하기 시작하면 종종 융통성을 잃어버린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기회추구적인 관리자는 소위 말하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함정에 빠진다. 인지부조화란 어떤 개인이 이전의 신념들과 상반되는 의사결정을 할 경우 불편함을 느끼면서 자신의 신념 및 인식을 조화롭지 못한 의사결정에 맞춰 바꾸는 심리학적 패턴을 말한다.5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기회추구자는 전략가들처럼 스스로를 신중한 의사결정자라고 믿고 있다. 또한 기회추구자는 기회를 유연하고 급박하게 선택한 후 선택한 기회의 긍정적인 면만을 강조하고 부정적인 면을 무시함으로써 자신의 선택을 사후 합리화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들은 좋지 않은 사건이 터질 경우 그 기회를 선택했던 방식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되묻기보다는 통제 불가능한 외부 상황 탓으로 돌렸다.

 

유연하게 기회를 선택했던 핀란드의 한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첫 해외 시장으로 스웨덴을 선택했는데 이는 사전에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 이에 대해 최고재무책임자(CFO)스웨덴은 임시방편적인 성격이 컸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관리자들은 CFO의 시각과는 반대로 종업원들이 쉽게 해외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가 스웨덴이었기 때문에 스웨덴 선택은 다분히 의도적인 면이 있었다며 다르게 해석했다. 스웨덴에서의 매출이 감소하자 회사 경영진은 잘못된 전략을 수립했던 회사 내부의 문제라기보다는 스웨덴 고객사의 재무상태 악화 같은 외부 요인 때문이라고 탓했다. 이처럼 판매부진의 원인을 외적 요인 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경영진은 기존 기회 실행 방식을 계속 고수했다. 고위급 경영자 중 한 사람은 회사가 표준 템플릿을 만들기 위해 외부 변호사와 함께 어떻게 일했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그저 표준 템플릿을 고수하고자 노력했을 뿐이다.” 이후에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했을 때에도 이처럼 제한적인 정책으로 인해 몇몇 주요 고객사와의 합의 도출이 쉽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는 기회 포착의 역설을 잘 보여주고 있다. , 기회의 실행을 통제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통제가 더 안 될 수 있다. 이처럼 통제가 쉽지 않은 부분적인 이유는 기회란 본래 각기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해결책을 표준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회추구적인 회사들의 경우 회사가 성숙할수록, 또한 경영진이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수록 유연한 기회 실행의 가능성은 오히려 저하되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과거에 성공을 거뒀던 기회 실행 방식들이 회사 관행 및 경영진 행동에 점차 뿌리를 내리고 제도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전략가는 확실하게 다른 방식을 보였다. 더 폭넓은 가능성들을 사전에 꼼꼼히 검토한 후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생각되는 특정 기회들을 선택했다. 가장 매력적인 기회들만을 신중하게 선택했기 때문에 그 선택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할 필요성은 감소됐다. 그 결과 기회를 보다 유연하게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기회 실행 단계에서 오히려 즉흥적이고 실험적인 경향을 보였으며 때로는 제품 또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변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또 다른 IT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여러 기회들을 신중하게 검토한 후 중국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중국 고객들은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돈 주고 사는 것을 주저했다. 그에 따라 사업 추진팀은 곧바로 전략을 수정하고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 솔루션을 개발했다.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이 회사 CEO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중국 고객은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에 대해서만 돈을 지불하고자 한다. 회사는 소프트웨어를 전자기기로 탈바꿈시켰는데 (중략) 그것은 일종의 PC라고 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중국 고객에게 판매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전략 실행 단계에서 전략가는 기회추구자보다 방향 전환을 더 잘하고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 전략가는 기회 실행을 위해 만든 기존 제품 및 회사 관행을 과감히 포기할 줄 알았고, 그 결과 새롭고 더 적합한 제품 및 관행을 채택할 수 있었다.

 

가장 매력적인 기회들만을 신중하게 선택했기 때문에 그 선택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할 필요성은 줄어들었다.

 

기회의 순차적 배열(Sequencing Opportunities)피상적으로 보면 더 유연할수록 더 쉽게 배우고 더 잘 적응할 것 같다. 그러나 가장 유연한 경영자 및 기업가의 상당수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교훈을 몸소 체험했다. , 끊임없이 궤도를 수정하면 어떤 것을 배우기 힘들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하나의 기회 포착이 아닌 여러 기회를 함께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장기적인 성공은 비즈니스 기회들을 순차적으로 배열(sequencing)하는 것에 달려 있다. 경영진 및 조직이 하나의 기회를 포착하는 법을 알게 되면 또 다른 기회를 포착할 준비가 이미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기회추구자는 일련의 여러 가능성 중 가장 당면한 기회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그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이를 토대로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스스로 매우 어렵게 느낀다. 기성 회사의 관리자들을 분석해본 결과 자사가 추구하고 있는 상이한 기회들 사이의 연관성을 잘 알지 못하고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교훈들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종종 발견했다. 한편 신생 회사의 관리자들은 회사가 여러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이유를 회사 비전의 결여 때문이라고 불평했다. 이러한 기회추구자들은 고객 니즈, 피드백, 제품 속성 같은 데이터의 늪에 빠져 갈팡질팡했다. 그 결과, 무엇이 성공에 가장 중요한 일인가를 파악해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예를 들어, 핀란드의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CEO는 체득한 교훈을 실무에 적용하지 못하는 자사 경영진의 애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탄식했다. “우리는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했다. 또한 모든 해외 지사를 동시다발적으로 무차별하게 관리하지 말고 국가별 별도 계획을 수립했어야 했다.” 전문가용 툴(tool)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미국의 어떤 사업가의 경우도 위와 유사한 사례에 해당된다. 그 사업가는 회사의 애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잡다한 툴과 퀴즈 포맷을 개발하느라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어서 무엇을 통해 어떤 것을 배우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없었다. 그 결과 한 가지를 바꿀 때마다 너무도 많은 것을 바꿔야 했고, 결국에는 무엇이 무엇을 야기했는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

 

반면 엄격한 규율에 따라 기회를 선택하는 전략가는 그 기회들을 어떻게 순차적으로 배열할 것인지에 관심을 집중했다. 이들은 종종 더 작거나 더 어려운 시장을 선택했고, 그러한 기회를 통해 학습했다. 예를 들어 학습 툴을 개발하는 미국의 한 사업가는 이미 개발했던 거의 모든 솔루션을 포기하고, 대신 교육 시장에 퀴즈를 제공하는 사업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그 사업가는 그렇게 한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단일 시장에서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함으로써 고객 문제 해결방법에 대한 진정한 학습을 비로소 시작할 수 있었다. (중략) 그것은 내가 했던 결정 중에서 최고였다. 우리는 교육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무엇이 회사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 사업가는 이처럼 초점을 좁힘으로써 다음 년도 매출을 400% 신장시킬 수 있었다. 그런 다음 일반 기업체를 겨냥한 테스트 마켓을 실시했다. 그 결과는 더 성공적이었다.

 

또한 다른 사례들에서는 전략가형 관리자들이 시장에서의 정통성(legitimacy) 및 신뢰성(credibility)을 제고할 목적으로 기회를 순차적으로 배열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아직 시장 기반을 갖추지 못한 회사의 관리자들이 3등급(third-tier) 고객을 우선 공략한 다음, 2등급(second-tier) 고객을 공략하고, 궁극적으로 1등급(first-tier) 고객시장으로 진출한 사례도 일부 있었다. 무선 장치에 필요한 반도체 솔루션 판매회사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미국 시장 진출을 열망하고 있었지만 미국 시장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판매 실적이 먼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 회사는 판매 실적을 만들기 위해 대만 고객에게 솔루션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대만에서의 실적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고객을 확보했으며, 궁극적으로 미국, 독일, 일본시장에서도 여러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상황에 따라 최고급(high end) 시장을 먼저 공략한 후 점차 그 아래 넓은 시장으로 확장시켜가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사례로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 있는 전기자동차 디자인 및 생산회사인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 Inc.)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고급 전기자동차 시장을 우선 공략하면 하위 시장에 대한 판매도 자연스럽게 촉진될 것으로 보고 최고급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결론적으로, 경영자가 기회 포착을 순차적으로 배열한다면 현재와 미래를 통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팀의 일체감(alignment)을 높임과 동시에 지리적으로 분산돼 있는 관리자와 종업원들의 에너지 및 관심을 한데 모을 수 있다. 또한 회사는 리듬감을 갖고 동기화된(synchronized) 방식으로 전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회를 순차적으로 배열한다는 건 말 그대로 기회 선택의 순서를 정하는 데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우리는 현재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와 같은 단계를 고려해 기회 선택의 순서를 정할 수 있다. 이는 고객의 우발적 요청에 따라 임의적으로 기회를 선택하는 방식과 대조를 이룬다. 좀 더 큰 그림으로 보면 기회를 순차적으로 배열한다는 것은 곧 인지적 성숙도(cognitive sophistication)의 향상을 의미한다. 우리가 기회를 순차적으로 배열하는 방법에 대해 통찰력을 갖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오래된 회사일수록, 또는 설립자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수록 기회의 순차적 배열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도 아마 이런 이유에서다.

 

 

 

 

기회의 역설 관리하기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기회 선택 단계(어떤 문제에 도전해야 하는가?)에서 더 유연성을 보였던 경영자는 기회 실행 단계(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잃어버리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기회 선택 단계에서 초점을 더 중시한 경영자는 오히려 기회 실행 단계에서 융통성을 더 나타냈다. 초점을 맞춰 기회를 선택하되 유연하게 실행하는 방식이 반대의 경우보다 더 좋은 성과를 가져다준다. 기회 선택은 유연하게 했지만 성과도 낮고 융통성도 떨어지는 기회 실행으로 이어지는 패턴은 성장 및 수익성을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회사들에게 또 하나의 역설을 제시한다., 긴급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개방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즉각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로 그 개방성으로 인해 오히려 보상의 실현이 어려울 수도 있다.6 연구 결과, 기업가 및 관리자를 위한 핵심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 기회의 성격 및 기회들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고자 엄격하게 노력해야 하고 현재에서 미래의 목표까지 순서화가 가능한 기회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회의 성격 및 기회들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고자 엄격하게 노력해야 하고 현재에서 미래의 목표까지 순서화가 가능한 기회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기회를 선택하는 방법 기회의 선택에는 몇 가지 대략적인 규칙이 있다. 첫째 규칙은, 첫 번째 잠재 기회 또는 첫 번째 잠재 고객을 무턱대고 선택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금이 별로 없고 그 기회가 합리적으로 보일 경우 기회 선택을 자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단기적인 것보다는 장기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올바른 기회란 어떠한 것인지, 그리고 그 기회로 인해 미래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 자문해 보자. 순차적 배열이 주는 교훈을 상기하자. 일련의 기회로 연결되는 내적인 시퀀스(sequence)를 가지고 있는 기회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하나의 기회로 말미암아 또 다른 기회를 가질 수 있는가? 이 기회는 다른 기회에 대한 학습에 도움이 되는가? 이 기회는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가? 어느 디지털 게임회사 사례를 살펴보자. 그 회사 창업자들은 아시아 시장에서의 고객층 확보를 위해 앞에서 말한 기준을 가지고 여러 기회들을 평가했다. 그 결과, 우선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 그 다음에 대만, 홍콩시장을 거친 후, 기타 다른 나라에 진출하기로 했다. 회사 창업자 중 한 사람은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디지털 콘텐츠 사업이야말로 진정한 소비자 사업이다. 패션이든, 전자기기든 종류에 상관 없이 아시아에서의 소비자 사업 부문의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항상 일본에서 트렌드가 먼저 시작된 다음 점차 대만, 홍콩으로 확산되고 그 후에 다른 시장으로 전파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50년 동안 한결같이 계속됐다. 우리 제품은 소비자에 기초한, 소비자를 지향하는 디지털 제품이기 때문에 우리도 그러한 추세에 맞춰 결정을 내렸다. ,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한 후 뒤 이어 가장 확실한 시장인 대만을 공략했다. 그런 다음 더 적극적으로 다른 시장도 개척해 나갔다.”

 

두 번째 규칙은 기회의 크기(시간을 투입할 가치가 있을 만큼 충분히 큰 시장인가?)를 감안해 기회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 회사는 그 시장을 공략할 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그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도달 가능성(reachability)도 점검해 봐야 한다. 그 시장의 경쟁 정도는 어떠한지도 고려해야 한다. 많은 관리자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는 시간을 투입할 가치가 없는 작은 기회를 좇거나, 큰 기회이지만 자사가 도달할 수 없는 기회를 좇거나, 또는 적당한 규모의 기회이지만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한 시장을 노린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생 기업일수록 가장 적합한 기회를 찾아내는 전략적 사고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각 기회가 갖고 있는 독특한 성격과 함께 다른 기회들과의 연계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고 부족하나마 과거의 경험을 응집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신생 기업이 안고 있는 자원 및 실적 부족과 같은 문제를 쉽고 빠르게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 신뢰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7

 

기회를 실행하는 방법선택한 기회를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유연하고 빠르면서 반복적인 학습 주기(iter-

ative learning cycle)를 갖는 게 필요하다. 비록 효율성을 위해서는 범용 제품 및 일반적 관행이 중요하지만 틀에 박힌 행동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자칫 상황에 대한 적응력을 저하시키거나 미래의 실패를 사전에 방지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회사의 리더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일련의 실험을 기획한 다음 고객의 니즈에 맞춰 제공물(offerings)을 신속하게 조정해야 한다. 필자들이 연구한 회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제품 및 사업 모델을 완전히 바꾸기까지 했다. 이미 사례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소프트웨어 판매업에서 하드웨어 판매업으로, 또는 콘텐츠 제공업자에서 콘텐츠 재판매업체로의 변경이 좋은 예다. 가장 성공적인 회사들 중 일부는 초기 실험에서 매력적으로 보였던 기회를 과감히 포기하기도 했다. 기회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정기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하며 부정적인 결과를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거나 영업사원을 해고하기보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받아들이고 그에 대응해 나가는 개방성이 중요하다는 것도 많은 사례를 통해 확인했다.

 

기회에 대한 감사(監査) 만일 당신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택함에 있어 지나치게 기회주의적이지는 않았는지, 또는 그 프로젝트를 너무 고지식하게 실행하지는 않았는지 의심이 들면 어떻게 업무를 계속 추진할 수 있겠는가? 그러한 상황에 처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필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기회에 대한 감사(opportunity audit)를 수행하기를 제안한다.

 

● 내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기회들을 어떻게 선택했는가?

● 만일 다시 할 수 있다면 어떤 기회들을 선택하겠는가? 강력한 시퀀스(sequence)를 만들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어떤 기회들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가?

● 현재 하고 있는 노력의 결과는 무엇인가? 어떠한 변명을 통해 부정적인 결과를 외부 탓으로 돌렸는가? 외부 탓을 함으로써 혹 간과한 것은 없는가?

● 만일 오늘 당장 회사가 파산 위기에 몰려 있다고 가정할 때, 그래도 내가 고수하고 싶은 단 하나의 기회는 무엇이고, 포기하고자 하는 기회들은 무엇인가?

 

위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한 후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과감하게 대폭 수정해야 한다. 이미 돈을 낭비한 일에 돈을 더 쓰는 것은 우리가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자기 책임이라고 느끼는 실패에 더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지나간 과오를 훌훌 털어 버리고 앞으로의 기회 선택을 위해 더 엄격한 프로세스를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비록 직관에 어긋나 보이지만 기회 선택 시 엄격한 프로세스를 적용한다면 기회 실행 단계에서는 더 많은 유연성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요즘 회사들은 기회를 융통성 있게 포착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기회 포착은 기회의 선택과 기회의 실행이라는 두 단계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순차적 배열을 통한 기회 선택 과정에서 초점 및 규율을 더 중시한다면 오히려 기회 실행 단계에서는 더 효과적으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기회 선택 과정에서 규율이 부족할 경우 학습 및 대응력이 약해져 결과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종합하면, 예기치 않은 기회를 신속하게 포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예상한 기회를 계획적으로 포착하는 것이야 말로 성공적인 기회 포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전자가 더 즉흥적이고, 행동 지향적이며, 상향식 접근방법(bottom-up)이라면, 후자는 더 통제되고, 미래 지향적이며, 하향식 접근방법(top-down)이다. 결론적으로 회사가 초점과 유연성을 적절히 활용해 기회를 포착한다면 변화의 여지를 가짐과 동시에 효율성도 추구할 수 있다.

 

크리스토퍼 B. 빙햄(Christopher B. Bingham)

크리스토퍼 B. 빙햄(Christopher B. Bingham)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채플힐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키넌플래글러 경영대학원(Kenan-Flagler Business School at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의 전략 및 기업가정신 담당 부교수이자 필립 헤틀먼 스칼라(Philip Hettleman Scholar).

 

네이서선 R. (Nathan R. Furr)

네이서선 R. (Nathan R. Furr)는 유타 주 프로보에 있는 브링검영대 매리어트경영대학원(the Marriot School of Management at Brigham Young University)의 기업가정신 담당 부교수다.

 

캐슬린 M. 아이젠하트(Kathleen M. Eisenhardt)

캐슬린 M. 아이젠하트(Kathleen M. Eisenhardt)는 캘리포니아 주 스탠퍼드대의 S.W. 애셔먼 M.D. 교수(the S.W. Ascherman M.D. Professor)이며 스탠퍼드 기술벤처 프로그램(STVP)의 공동 디렉터(do-director). 이 글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e/x/56114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번역 |한성열 slhan@mclay.co.kr

  • 크리스토퍼 B. 빙엄((Christopher B. Bingham) 크리스토퍼 B. 빙엄((Christopher B. Bingham) | 노스캐롤라이나대 (University of North Carolinal) 키넌플래글러 경영대학원(Kenan-Flagler Business School) 부교수
    필립 해틀먼(Phillip Hettleman) 전략•기업가 정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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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선 퍼(Nathan Furr) 네이선 퍼(Nathan Furr) |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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