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마이크로마켓으로 쪼개 핫스폿 찾자

매니시 고열,매리언 Q 핸콕 | 124호 (2013년 3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7∼8월 호에 실린 맥킨지 댈러스 사무소 파트너 매니시 고열(Manish Goyal), 애틀랜타 사무소 파트너 매리언 Q 핸콕(Maryanne Q. Hancock), 파리 사무소 파트너 호마요운 하타미(Homayoun Hatami)의 글 ‘Selling into Micromarket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2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굴지의 화학 서비스 업체 A사의 영업사원들은 오랜 세월 뛰어난 실적을 자랑했다. 하지만 시장을 파고드는 경쟁업체와 시장의 수요 변화로 지난 몇 달간 판매량이 정체됐다. 글로벌 기업 A사는 새롭게 확보한 분석 역량을 동원해 자사의 비즈니스를 좀 더 세부적으로 뜯어보았다. A사는 미국 내 7개 영업 지역을 70개의마이크로마켓(micromarket)’으로 나눈 다음 가장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시장에 관심을 집중했다. 그후 A사는 필요 이상으로 공을 들이고 있었던 영역에서 영업사원들을 철수시키고, 새롭게 확인한 핫스폿(hot spot)을 공략하기 위해 영업시나리오를 작성해 영업 인력을 재배치했다. 그 결과, 마케팅 비용이나 영업 비용이 전혀 증가하지 않고도 단 1년 만에 판매 성장률이 2배로 껑충 뛰었다.

 

A사가 획기적으로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걸러내고 분류해 매우 효율적인 영업 전략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B2C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상에서 상호작용을 하면서 생성한 페타바이트(petabyte: 100GB) 수준의 거래 데이터 및 각종 구매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점차 능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B2B 조직들은 최근에 들어서야 전반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각 고객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영업 홍보 방안을 실시간으로 내놓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는 엄청난 이익을 안겨줄 수도 있다. A사의 영업 부문 임원은 필자들에게더 이상 직관과 추측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이야기했다.

 

필자들은 영업 조직이 어떤 식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시작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활동 중이고 매출 및 수익성의 측면에서 경쟁업체들을 상당 수준 능가했으며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서 근무하는 120명의 영업 부문 임원을 인터뷰했다. 심층 인터뷰 결과 B2B 영업 부문에서 사용 중인 빅데이터 분석기법 가운데 마이크로마켓 전략이 가장 효과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통 마이크로마켓은 물리적인 지역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항공 화물이 이동하는 노선도 얼마든지 마이크로마켓이 될 수 있다. 신성장을 주도할 핫스폿을 찾아내고 적극 활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3단계를 밟아 나가야 한다. 먼저, 자사의 마이크로마켓을 정의하고 마이크로마켓이 갖고 있는 성장 잠재력을 확인해야 한다. 둘째,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자원을 분배하고 영업팀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셋째, 빅데이터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을 실질적인 운영 및 조직 문화에 반영해야 한다.

지금부터 하나씩 차례로 살펴보자.

 

 

새롭게 성장을 주도할 지역을 찾아내라

많은 기업들이 자사가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이나 영역이 어느 정도의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영업 부문 리더들이 시장을 수십 개, 혹은 수백 개의 마이크로마켓으로 나누기 전에는 어떤 카운티, 어떤 우편번호, 어떤 제한된 지역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못한지, 어떤 곳의 성장 가능성이 적은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자사의 영업 인력 배치 방식이 최대의 효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

 

마이크로마켓 전략을 실시하기 위한 첫 단계는 커다란 수익을 안겨줄 가능성이 큰 핫스폿을 보여주는기회지도(opportunity map)’를 만드는 것이다. (‘성장 지역을 찾아내기 위한 5단계참조.) 기회지도는 다양한 출처를 통해 확보한 내외부의 데이터 세트와 정교한 분석 기법을 활용해 앞으로 어떤 기회가 있을지 한눈에 보여주는(이미 지나간 과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제시한다. 영업팀의 성공적인 활약을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곳에서 기회를 발견할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내려면 먼저 자사의 목표와 자원을 바탕으로 마이크로마켓의 이상적인 크기 및 위치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관리자들은 각 시장에서 어떤 요소가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는지 검토하고, 각 시장에서 자사가 현재 어느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시장별로 점유율에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기업은 이 같은 분석 내용을 토대로 어떤 시장에 최대의 성장 기회가 있는지 확인한다.

 

위와 같은 일을 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다양한 기능 부문에서 흩어져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각각 데이터를 수집한 다음 모든 데이터를 더해 하나의 일관성 있는 그림을 만들어낼 것을 요구하는 것보다 영업 부문과 마케팅 부문 인력을 한데 모아 마이크로마켓 지도를 만들어내는 방법이 훨씬 효율적이다.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의 목표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떤 방법을 활용할 것인지, 분석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어떤 식으로 영업팀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전환시킬지(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정의한다.

 

 

 

영업팀을 돕기 위한 방법

마이크로마켓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경영진이 분석을 통해 찾아낸 통찰력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용기와 상상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영업 부문에서 활동하는 대다수의 리더들은 특정 영업 지역의 현재 성과나 과거 성과를 바탕으로 자원을 배치한다. 필자들은 마이크로마켓 차원에서 미래 기회를 추구하는 것이 위험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시장에 대한 과거 관점과 과거 성과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한층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경영진이 마이크로마켓 전략 실행에 동참했다면 영업팀이 마이크로마켓 전략을 도입한 근본적인 이유를 이해하고 전략 실행에 도움이 되는 도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기회의 크기에 맞춰 영업 범위를 조절하고 각각의 기회 유형에 맞춰 간단한 영업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기회의 크기에 맞춰 영업 범위를 조절하라.

관리자들은 연간 영업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자원을 어떤 식으로 투자할지 결정한다. 첫 단계는 전반적인 잠재력을 기준으로 다양한 시장에 개괄적으로 자원을 할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원을 할당할 때 고객의 유형을 막론하고 모든 시장에 동일한 방식으로 영업사원을 배치해서는 안 된다. 대신, 관리자들은 성장 기회에 대한 통찰력과 다양한 시장 유형에 적합한 권장 영업 범위 모형에 대한 통찰력을 활용해 영업사원을 분산 배치하기 위한 방안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

 

영업 범위가 넓지 않고 경쟁 강도가 낮지만 성장 속도가 빠른 도심 시장에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사냥꾼(hunter)’ 역량을 배치해야 한다. 고객 밀도에 따라 사냥꾼의 성향을 가진 몇몇 영업사원(특정한 고객 집단을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전문적인 영업사원)을 배치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상당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성장 속도가 느린 시장에서는방어적인 농작(defensive farming)’ 방식, 즉 뛰어난 고객 관리 역량을 갖춘 소수의 영업사원을 배치하는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영업 관리자들은 기회지도에 반영돼 있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관리하에 있는 영업사원들이 어떤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각 시장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화학기업 A사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A사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지역별로 현재의 영업 현황을 분석하는 대신 미국의 특정 카운티 내 여러 고객 산업 부문에서 자사가 얼마만큼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A사는 마이크로마켓 분석을 통해 자사의 전반적인 시장점유율은 20%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최대 6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반면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몇몇 시장을 비롯한 일부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이 10%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사는 성장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마이크로마켓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사의 영업 인력을 재배치했다.

 

분석 결과, A사의 영업사원 B가 사무실에서 200마일이나 떨어져 있고 담당 지역에 내재돼 있는 전체 기회 비중의 4분의 1에 불과한 시장에서 업무 시간 중 절반 이상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성장 전망이 아니라 과거의 성과를 바탕으로 영업 구역을 나눈 탓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다. 마이크로마켓 전략이 도입되자 B는 전체 기회 중 75%가 내재돼 있으며 사무실과의 거리가 50마일을 넘지 않는 시장에 업무 시간의 75%를 할애하게 됐다. 이 같은 변화 덕에 단 1년 만에 A사의 신규 고객 성장률이 15%에서 25%로 증가했다.

 

각각의 기회 유형에 걸맞은 영업 시나리오를 작성하라.

마이크로마켓 분석을 실시하면 무수히 많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 기업은 마이크로마켓 분석 전략을 활용할 때 다방면에 대해 두루 알고 있는 영업사원들이 각각의 기회를 고려해 메시지 전달 방식 및 자료를 효과적으로 조정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여러 마이크로마켓(혹은동류 집단’)을 찾아내야 한다. 경쟁 강도가 제한적이며 성장 속도가 빠른 여러 마이크로마켓을 하나의 동류 집단으로 묶을 수 있다. 혹은 운영비 구조가 유사한 마이크로마켓을 하나의 동류 집단으로 묶을 수도 있다. 동류 집단은 구조적으로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으며 동류 집단에 내재돼 있는 영업 기회도 서로 비슷하다. 동류 집단의 숫자가 4∼10개 정도면 원활한 관리가 가능하다.

 

마케팅 관리자들은 각 동류 집단에 걸맞은 전략과시나리오(해당 고객이나 시장을 상대로 영업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를 개발한다. 가령, A사는 70개의 마이크로마켓을 4개의 동류 집단으로 분류한 다음투자(높은 성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시장)’ ‘유지(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기존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시장)’ 등 각 집단에 적용할 전략을 수립했다. 시나리오는 제안, 가격 책정,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지침을 아우르며 각 전략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맞춤형 보조 자료가 포함될 수도 있다.

 

기업은 대개 유사한 환경에서 성공적이었던 접근방법을 수정하거나 시범 시장에서 새로운 시나리오를 시험하는 방법을 동원해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완벽하게 다듬는다. 필자들이 살펴본 통신기업 C사는 다양한 시장에서 어떤 가격 수준에서, 어떤 유형의 서비스를, 어떻게 제안했을 때 가장 성공적이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세분화된 여러 고객 집단을 상대로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시험했다.

 

마지막으로 영업 관리자는 현장에서 활약하는 영업사원들에게 각 동류 집단에 특정 시장이나 고객을 할당한 근거, 각 동류 집단에 적용할 전략 및 시나리오를 알려야 한다. 영업사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이들이 성과에 대한 기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면 이와 같은 투명성이 중요하다.

 

화물 항공사 D사는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마이크로마켓 전략을 활용해 대성공을 거뒀다. D사는 혁신적으로 지리적 위치를 기반으로 한 지역이 아니라 비행 경로(각 노선을 하나의 마이크로마켓으로 간주)를 따라 마이크로마켓을 나누었다. 그런 다음, D사는 각 시장의 수요를 측정하고(운송량, 시기 등과 같은 변수를 기준으로) 고객을 동류 집단으로 분류했다. 예컨대,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농어가 주말 동안 뉴욕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매주 수요일마다 이탈리아에서 뉴욕으로 농어를 배송하는 고객이 있었다. 상업용 온실을 운영하는 또 다른 고객의 경우에는 밸런타인데이가 있기 직전 한 주 동안 수요가 절정에 달했다.

 

D사는 이 같은 분석을 근거로 각 동류 집단을 위해 각기 다른 협상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예컨대, 수요가 많은 시기나 수요가 많은 노선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고 수요가 낮은 노선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적용하는 운송량 규정을 완화했다. 뿐만 아니라 특정 항공편이나 노선의 수용력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까다로운 마이크로마켓 내에서 어떤 고객이 좀 더 많은 도움이 되는지 알아내고 분석 결과에 따라 그 고객을 목표로 삼고 보상을 제공할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영업 인력을 지원하라.

마이크로마켓 전략이 성공하려면 영업사원들에게 경험 중심의 영업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 영업사원들에게 특정 지역 내에서 어떤 마이크로마켓이 뜨고 있고 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기회지도를 활용해 탄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의 직관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영업사원들이 데이터 분석 방식이 단순히 일화를 전해 듣는 방식보다 우수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영업사원들을 훈련시킬 때는 이들이 권장하는 영업 시나리오에 따라 행동하고 시나리오를 좀 더 정교하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직접적인 참여를 장려하면 영업사원들의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직접적인 참여 방식은 강연이나 설명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영업사원들은 상호적인 훈련 외에도 구체적인 영업 문구에 대한 직접적인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와 같은 목적을 위해 우수한 기업들은 사내에승리 실험실(win lab)’을 만들어 영업사원들이 영업/마케팅 부문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영업용 홍보 문구를 고안하도록 도와준다. (마이크로마켓 분석 초기 단계에 고안된 기회지도는 수요를 발생시키는 동인(특정 구매자가 구매를 하도록 만드는 요인)을 알려주는 등 매우 귀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런 기업들은 영업사원들에게 영업 홍보 계획을 승리 실험실에 제출할 것을 (대개 가상으로) 요구한다. 영업사원들이 계획안을 제출하면 실험실 연구진은 영업사원들이 특정한 고객에게 걸맞은 영업 시나리오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당 시장, 혹은 유사한 고객에 관한 데이터와 통찰력, 가치 제안 등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했던 화학 기업 A사는 자사가 진출한 각 산업을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영업 홍보 문구를 수록한 자료집을 개발했다. 심지어 한 걸음 더 나아가 영업사원들이 상대하는 의사 결정권자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홍보 문구 자료집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A사의 한 영업사원은 호소력 짙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예전에 내가 작성한 문서들은 모두 형편없어 보였다. 이제 나도 공장 관리자를 상대할 때 사용할 4쪽짜리 개요에서부터 R&D 관리자를 상대할 때 사용할 좀 더 심층적인 기술 문서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된 맞춤형 자료를 갖게 됐다.”

 

영업팀의 마이크로마켓 전략 실행을 돕기 위한 노력이 단 한번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경영진은 지속적인 지원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가령, 화물 항공사 D사의 경영진은 영업사원들이 노선, 시간, 수용력, 경쟁력에 따라 대형 고객을 상대로 가격 및 운송량에 대한 협상을 적절히 진행할 수 있도록 단순한 형태의 성과 알림판을 개발했다. D사의 성과 알림판에는 자사 및 경쟁업체의 주간 운항 일정표 정보를 비롯해 특정 항공편의 초과 예약 여부 등 중요한 실시간 정보가 포함돼 있다. D사의 영업 관리자는 각 영업사원이 협상을 통해 최고의 거래를 이끌어내기에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도록 매주 각 영업사원과 영업 전략에 대해 논의한다. 이런 노력 덕에 평균 20% 수준이었던 주요 고객 지갑 점유율이 50%로 증가했다.

 

 

영업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데이터

마이크로마켓 전략이 가져다준 초기의 성공세를 유지하려면 영업 인력을 관리하기 위한 접근방법을 세 가지 방식으로 수정해야 한다. 먼저 성과 관리 자체를 재고하고, 영업과 마케팅 간의 새로운 경로를 확보하며, 인재 계발에 투자해야 한다.

 

성과 관리.

 계속해서 구태의연한 행동에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진취적인 계획을 단기간 내에 망가뜨리는 최악의 경영 행태 중 하나다. 먼저, 관리자들은 전체 영업 인력과 비교해 각 영업사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내의 기회를 기준으로 영업사원의 성과를 판단해야 한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영업사원들이 동료보다 뛰어난 실적을 올리려고 애를 써야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각 영업사원이 자신이 영업해야 할 마이크로마켓과 동류 집단을 근거로 경영자가 정해놓은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영업 환경 내에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가 한층 풍부해져서 성과 관리 시 그 어느 때보다 영업 인력의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훌륭한 영업사원이라면 쇠퇴기에 접어든 시장에서 기적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과거의 데이터나 성장 중인 시장에서 활동하는 영업사원의 실적과 비교해 보면 실적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는 영업사원들에게 좌절감을 심어주고 잘못된 인상으로 자리잡혀 있다. 각 마이크로마켓이나 고객 집단의 미래 영업 기회를 기준으로 마이크로마켓이나 고객 집단을 동류 집단으로 분류하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영업 계획을 수립하고 영업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동류 집단을 공략하는 영업사원들의 영업 성과를 분석해 임의로 정해놓은 성장 수치가 아니라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정해놓은 목표를 기준으로 삼아 영업사원을 평가하는 방식을 통해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영업사원들을 정확하게 비교한다.

 

부문 간 협력.

마이크로마켓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에서는 마케팅 부문이 지나치게 큰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영업 부문에 데이터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특정한 마이크로마켓이나 고객 동류 집단을 공략하기 위한 영업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시험하는 과정에서 마케팅 부문의 역할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통신업체 E사는 마이크로마켓 분석을 통해 전체 마케팅 예산 중 20%가 고객생애가치(lifetime customer value)가 가장 낮은 시장에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E사는 그동안 이 시장에 할당돼 있었던 마케팅 예산을 자사가 거머쥘 수 있는 기회 중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은 시장으로 이동시켰다. 이후, 마케팅 부서는 영업 부서와 협력해 각 마이크로마켓의 잠재력을 기준으로 마이크로마켓 차원의 고객 확보 목표를 수정했다. (과거에는 모든 시장에 동일한 목표를 적용했다.) 마케팅 부서가 불투명하게 목표를 정한 다음 일방적으로 영업 부서에 목표를 제시하던 시절에는 영업 부서가 영업 목표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목표치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마이크로마켓 전략을 새롭게 도입한 이후부터는 마케팅 부서가 영업 부서와 협력해 투명하게 목표를 결정했다.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자 영업 부서는 목표를 등한시하기는커녕 목표 할당량을 전년 동기 대비 10% 높였다. (또한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마케팅 부서와 영업 부서 간에는 줄곧 갈등이 존재해 온 만큼 경영진은 연결 지점에 적용할 명확하고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데이터 핸드오프(data handoffs)와 피드백 고리(feedback loops, 마케팅 부서가 제공한 통찰력을 영업 부서가 현장에서 검증한 다음 마케팅 부서가 추가적으로 연구 및 분석을 진행할 수 있도록 그 결과를 마케팅 부서에 알려주는 방식) 등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처럼 약간의 거리를 유지한 채 적정한 수준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는 진정한 협력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없다. 가장 진보적인 일부 조직들이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궁극적으로 필요한 것은 마케팅 인력과 영업 인력의 운명을 엮어 놓아 이들이 하나의 팀으로 기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승리 실험실의 경우에서 보듯 일부 업무와 관련해 마케팅 부서와 영업 부서를 공식적으로(그리고 물리적으로) 통합시키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또한 마케팅 부서에 판매 성장을 책임지게 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인재 개발.

마이크로마켓 전략에 내재돼 있는 기회를 적극 활용하려면 마케팅팀과 영업팀 모두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분석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역량을 강화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맥킨지 산하 연구 조직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cKinsey Global Institute·MGI) 2018년이 되면 미국 기업들이 심각한 분석 관련 인력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MGI의 발표에 의하면 오로지 미국 기업의 인력 수급 현황만 따져보더라도 2018년이 되면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해 훌륭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알고 있는 관리자 및 분석 전문가가 150만 명, 심층적인 분석 기술을 갖고 있는 전문 인력이 최대 19만 명 부족하다. 또한 데이터 분석을 전반적인 전략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영업 조직이 가장 효과적인 영업 조직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인재 방정식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는 분석과 실질적인 행동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다. 물론 분석 전문 인재가 중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최고의 영업 리더는 분석 전문가가 제시한 통찰력을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지시 사항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 역시 똑같이 강조한다. 뛰어난 성과를 자랑하는 기업들은 경험이 많고 존경받는 영업 관리자를 분석팀에 투입한다. 분석팀에 투입된 영업 관리자들은 분석과 현장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분석팀이 내놓은 통찰력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전환해 영업사원들이 현장에서 활용하고 모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시장에 전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탁월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유한 소수의 뛰어난 영업사원을 찾아낸 후 이들에게 데이터 활용 방안 연구를 맡겨 빅데이터의 장점을 충분히 반영한 혁신적인 시나리오를 생각해낼 것을 요구하는 기업도 있다. 이런 기업들은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우수한 영업사원들이 아이디어를 시범적으로 실행해볼 수 있도록 자금을 제공한다. 마이크로마켓 전략을 성공적으로 활용하려면 이런 방식으로 현장에서 활동하는 영업 인력의 재능과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노력을 기울이면 성공적인 마이크로마켓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은 단순히 새로운 전략을 하나 추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전략은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며 경영진에서부터 일선 직원에 이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고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한다. 필자들은 본 연구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활동 중인 수많은 영업 부문 임원들과 대화를 나눴으며 그때마다 모두가 한결같이 이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듀폰(DuPont) 소유의 농산물 기업 파이어니어 하이-브레드(Pioneer Hi-Bred)의 미주대륙/글로벌 생산 담당 부사장 알레한드로 무뇨스(Alejandro Munoz)는 자사에서 진행된 이 같은 대대적인 변화를 언급하면서 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이처럼 세부적으로 접근하는 관점은 정말 새로운 사고방식이다. 이런 관점이 기업 DNA의 일부가 되려면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몇 년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접근방법이 우리 회사의 상업적인 운영 방식, 기회를 고려해 투자하는 방식, 영업 및 마케팅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식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마이크로마켓 전략을 활용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영업 부문에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안겨줄 수 있다. 영업 리더들은 자사가 과연 빅데이터를 받아들이지 않고도 버틸 수 있을 만한 여유를 갖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매니시 고열·매리언 Q. 핸콕·호마요운 하타미

매니시 고열(Manish Goyal)은 댈러스에서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의 파트너로 재직 중이다. 매리언 Q 핸콕(Maryanne Q. Hancock)은 애틀랜타에서 맥킨지의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호마요운 하타미(Homayoun Hatami)는 파리에서 맥킨지 파트너로 활동 중이며 <영업 성장: 세계의 영업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5개의 검증된 전략>(Sales Growth: Five Proven Strategies from the World’s Sales Leaders, 와일리, 2012)의 공동 저자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