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공감을 만났다, 변화가 시작됐다

119호 (2012년 12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2012년 가을 호에 실린 메릴랜드대 로버트 H. 스미스 경영대학원 교수 리투 아가왈(Ritu Agarwal) MIT 슬론 경영대학원 정보 시스템 연구센터장 피터 웨일(Peter Weill)의 글 ‘The Benefits of Combining Data With Empathy’를 번역한 것입니다.

 

 

ARS(전화 자동응답 시스템)의 지시에 따라 몇 차례 음성 명령을 반복한 후 간신히 서비스 담당 직원과의 대화를 요청할 기회를 얻게 되는 불만스러운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및 시스템 최적화에 과도하게 많은 관심을 쏟은 탓에 정작 고객과의 정서적인 유대감 구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리는 대기업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전 세계의 비즈니스 환경을 예측하기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포착하고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려면 고객의 요구에 좀 더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접근방법(비즈니스 프로세스와 기술을 최적화하는 능력, 정서적인 관계를 육성하는 능력, 공감을 토대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 등 3개의 역량을 결합하는 접근방법)을 찾아낸 기업도 있다. 필자들은 이런 접근방법을소프트스케일링(softscaling)’이라 부른다.

 

고객에게 공감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면 사실상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는 이성적인 영역(좌측)과 정서적인 영역(우측) 간의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교량 역할을 한다. 이런 접근방법이 인도 뉴델리에 기반을 두고 있는 오토바이/스쿠터 제조업체 히어로 모토코프(Hero MotoCorp)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생각해 보자. (2010년까지 혼다자동차(Honda Motor Company)가 히어로 모토코프의 지분을 일부 소유했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히어로 모토코프 역시 판매, 서비스 방문, 추가 부품 수요, 기타 고객 경험 관련 요인 등 중요한 활동을 추적하는 고객 관계 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CRM)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토코프의 기존 CRM 시스템은 기초 데이터를 관찰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시장의 전반적 인구 통계가 얼마나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지 보여주지 못했다. 인도의 노동시장에 대량 유입되고 있는 젊은 여성들은 모터 스쿠터를 구입할 때 상당한 불편을 느꼈다. 심지어 겁을 내는 여성도 있었다. 스쿠터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하는 여성도 있었다. 이 같은 여성 고객의 우려를 파악한 모토코프는 여성 고객을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하고저스트 포 허(Just 4 Her)’라는 신규 프로그램을 도입해 전용 전시실에 여성 직원을 배치했다. 여성들은 커튼이 드리워진 전시실에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스쿠터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직접 확인해볼 수 있었다.히어로 모토코프는 기술을 활용해 현지의 결정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 방식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좀 더 효과적으로 최적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모토코프는 현재 세계 최대 이륜자동차 생산업체다.

 

요즘은 경제 주기, 환경 상황, 비즈니스 모델, 고객의 요구 등이 좀 더 빠르고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변화를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융통성 있는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는 새로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전통적인 고객층 및 자국 시장을 벗어나 확장을 시도하는 기업이라면 특히 이런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진출하려는 시장 환경의 변동성이 크다면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본 논문의 토대가 된 연구가 진행된 장소는 인도지만 이 전략의 핵심 원칙들은 다른 개도국 시장뿐 아니라 고객의 요구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선진국 시장 내 일부 부문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연구 내용참조.)

 

연구 내용

인도에서 2년 이상 집중적인 현장 연구를 실시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본 논문을 작성했다. 본 논문에 언급된 5개 기업은 연구진이 고위급 경영진, 주요 고객, 비즈니스 파트너 등에게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사례 연구 데이터 수집을 위해 65명의 경영진 및 비즈니스 파트너와 1∼2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인터뷰 진행 시에는 연구진이 개발한 구조화 인터뷰 방식을 활용했다. CEO/회장, 마케팅, 금융, IT, 운영, 인사 관리 등을 담당하는 부사장들이 인터뷰에 참가했다. 필자들은 히어로 모토코프 사례 연구를 위해 생산 공장을 방문, 오토바이 생산 프로세스를 관찰했다. 또 여러 곳의 대리점을 방문해 소매 유통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파악했다. 맥스 헬스케어(Max Healthcare)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병원 시설을 둘러봤다. 또한, 바티 에어텔(Bharti Airtel)이 비즈니스 파트너와 고객들의 눈에 어떻게 비춰지는지 파악하기 위해 바티 에어텔의 기관/개인 고객 및 파트너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했다. 조사 대상 기업에 대한 1차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업 성과, 뉴스 보도, 기타 공개적으로 활용 가능한 정보와 관련된 좀 더 구체적인 2차 데이터를 수집했다. 인터뷰를 진행할 때 내용을 녹음했으며 녹음 내용을 문서로 전환해 차후에 정성적인 방법을 활용해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유효성 점검을 위해 연구 대상 기업 경영자들과 분석 자료를 공유했으며 변동성이 높은 환경하에서 기업을 경영해 본 경험이 있는 전 세계 경영자들이 참석한 여러 워크숍에서 분석 자료에 관한 조언을 구했다.

 

  

가파른 성장을 위한 소프트스케일링

1991년 이후, 인도는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민영화 등을 초래한 일련의 경제 개혁을 경험했다. 이와 같은 성장 정책은 인도의 중산층을 확대하고 오토바이, 자동차, 통신, 주택 담보 대출, 의료 등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필자들은 운송, 통신 등 일부 산업의 불확실한 인프라, 정치적 변화, 규제 변화, 고객의 요구 변화 등 불확실성이 높고 변화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필자들은 기업 경영진, 고객, 공급망 파트너 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런 활동을 묘사하기 위해 기업들이 활용하는 다양한 용어를 분석한 결과 한 가지 명확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활동 중인 산업도 다르고 사용하는 용어도 달랐지만 필자들이 살펴본 성공적인 기업 중 상당수가 매우 유사한 성장 전략을 활용하고 있었다.

 

소프트스케일링은 최적화가 갖고 있는 우수한 특징들(: 6시그마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을 한데 모으고 열정, 참여, 관심을 통해 고객과 정서적 유대감을 구축한다. 히어로 모토코프, 바티에어텔(Bharti Airtel), 타타자동차(Tata Motors), 주택개발 금융공사(Housing Development Finance Corp.), 맥스헬스케어(Max Healthcare) 등 필자들이 살펴본 5개 기업은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하는 근거 기반 공감 방식(evidence-based empathy grounded in data analytics)을 활용해 최적화와 정서를 통합했다. (그림1) 이 전략은 매우 불안정하고 자원이 제한돼 있는 환경하에서 기업이 시장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회를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자들이 연구한 기업들은 지난 5년 동안 연간 35∼40%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매우 높은 수준의 이윤을 달성한 경우도 많았다. 뿐만 아니라 이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기회를 포착했다. 예를 들어, 지난 5년 동안 타타자동차는 꾸준한 매출 상승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매우 높은 수준의 이윤 증가를 경험했다. 손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재규어(Jaguar)와 랜드로버(Land Rover)를 매수하고 두 브랜드를 정상화시킨 전략 역시 타타자동차가 뛰어난 실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인도에서만 16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 최대 통신기업 에어텔은 재인 아프리카(Zain Africa)를 인수해 아프리카에 위치한 15개 국 이상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에 박차를 가했다.

 

 

소프트스케일링을 구성하는 요소

성공적인 소프트스케일링은 3개의 핵심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한다. 첫 번째 활동은 직원과 고객, 공급업체, 기타 비즈니스 파트너로부터 충성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서적 유대감을 키우는 것이다. 두 번째 활동은 적은 비용을 들여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 측면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공감을 토대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데이터(최적화된 프로세스 및 기술을 통해 습득)와 현지 상황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결합하는 것이다. 한 가지 활동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소프트스케일링을 위해서는 세 가지 모두가 필요하다.

 

 

정서적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

서구의 기업들은 정서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필자들이 연구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서가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1 열정은 공식적인 계약으로는 이뤄낼 수 없는 방식으로 관계를 다지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예컨대, 뉴델리 근처에서 11개의 병원을 운영하며 1500명 이상의 의사를 거느리고 있는 맥스헬스케어는 고객과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전반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소비자 고문단을 구성했다. 소비자 고문단에게는 맥스헬스케어의 모든 시설에 전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맥스헬스케어 소비자 고문단은 이런 권리를 바탕으로 시스템의 모든 측면을 검토해 어떤 부분이 원활하게 돌아가며 어떤 부분이 개선을 필요로 하는지 면밀히 조사한다. 정서는 기업과 고객 간의 관계, 기업과 직원 간의 관계, 기업과 가치사슬 파트너(: 중개인, 공급업체, 판매업체, 대리인)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고객과의 관계.타타자동차의 공장 직원들과 제품 엔지니어들은 주기적으로 트럭 운전사, 택시 운전사, 승용차 기사 등을 만난다. 타타 경영진은 이런 만남을나카 방문(naka visits)’이라고 칭한다. (‘나카(naka)’는 힌두어로길모퉁이혹은검문소를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운전기사들과의 만남은 제품 엔지니어들이 고객 피드백을 수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타타자동차 직원들은 운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움푹 패인 도로에서 차축이 망가진 이야기, 엔진이 과열된 이야기, 자동차가 소 떼와 충돌한 이야기 등을 전해 듣는다. 이 과정에서 제품 개발 실험실에서는 결코 재현될 수 없는 공감 어린 마음과 친밀함을 갖고 고객의 기대치와 제품의 실제 성능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실험실, 생산 라인, 사무실 등으로 돌아온 타타 직원들은 고객들과 좀 더 강력한 정서적 관계를 갖게 된다.

 

기술도 타타자동차가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어디서나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타타자동차가 필요로 하는 인프라를 제공한다.2 타타자동차는 매달 고객 및 중개인과 400만 건이 넘는 문자메시지를 교환한다.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제품에 대한 불만에서부터 서비스 약속을 일깨워주기 위한 내용, 신모델 출시 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공감을 바탕으로 한 고객과의 관계는 타타자동차의 브랜드를 강화할 뿐 아니라 고객과 타타자동차와의 관계를개인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직원과의 관계.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직원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타타자동차의 경우, 직원들과의 유대 강화를 위한 노력이 입사와 동시에 모든 직원이 서명하는 행동 수칙에서 출발한다. 행동 수칙에 최신 정보를 반영하고 행동 수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타타자동차 이사회 소속 감사 위원회가 정기적으로 행동 수칙 내용을 검토한다.

 

일부 인도 기업들이 온정주의적(paternalistic)이라고 비난을 받고 있긴 하지만 온정주의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필자들과 인터뷰한 관리자들은가족으로서의 성공을 강조하는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가족 구성원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기업을 대하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과 동일시한다.

 

타타자동차의 어느 고위급 임원은 1990년대 초 열세 살이 되던 해에 당시 타타자동차의 임원이었던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타타자동차는 이 임원의 어머니에게 교사 자리를 마련해 줬으며 이 임원의 형제들이 일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교육비를 지원해 줬다. 이 임원이 인도에서 경영대학원을 졸업하자 타타자동차는 채용 제의를 했다. 현재 이 임원은 소수의 고위급 임원들과 함께 타타자동차의 중요한 인수 건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스케일링 기업들은 단순히 윤리 경영을 추구하고 직원들을 지지하는 차원을 넘어설 정도로 깊이 있는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3 필자들이 연구한 기업들은 토론과 논쟁을 좋아하는 인도의 문화를 존중하는 법도 익혔다.4 관리자들은 공개 토론과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장려하는 메커니즘과 구조, 프로세스를 개발할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계 질서가 중요시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공개 토론과 논쟁은 직원들에게 권한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직원들 간의 풍부한 상호 작용은 기업의 혁신 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최적화 프로세스만을 추진했더라면 숨겨지거나 적어도 파악되지 못했을 법한 문제와 기회가 공개 토론 및 논쟁을 통해서 노출되기도 한다. 개방적인 환경을 조성하면(겉으로만 개방적인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되고 실제로 개방적이어야 한다) 직원들이 현 상황에 적극 도전하도록 장려할 수 있다.

 

정서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또 다른 메커니즘은 스킵 레벨 미팅(skip-level meeting·직원들이 직속 상사를 거치지 않고 상사의 상사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이런 회의는 새로운 소통망을 구축하고 투명성, 인사 결정의 문서화 등 바람직한 행동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계 질서가 매우 엄격한 조직에서는 이런 회의가 특히 중요하다.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문화를 구축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타타자동차 경영진은 총 5개에 달하는 자사의 모든 생산 시설에서 6개월마다 수백 명의 직원들을 모아 놓고직접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최근의 활동, 성공,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직접 대화 시간 중 마지막 1시간은 자유 질의응답 시간으로 활용되며 이 시간에는 직원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다. 관리자들은 직원들이야말로 혁신을 위한 중요한 원천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기술이 기업 내 정보 흐름을 대폭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보가 효과적인 의사소통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타타자동차는 e메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태도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휴대전화를 지급하고 휴대전화 사용을 강력하게 권장했다. 타타의 인사 담당 부사장 S.J. 탐베(S.J. Tambe)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는 항상 수화기를 집어 드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수화기를 들고 상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혹은 직접 찾아가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상대방의 눈에서 감정을 읽고 반응을 보아야 최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타타자동차는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상호 작용하는 환경과 최대한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화상회의를 적극 활용한다.

 

공급망 파트너와의 관계.공급업체 및 유통업체와도 탄탄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경쟁업체와도 관계를 맺고 있는 공급업체 및 중개인들로부터 충성심을 이끌어내고 이들과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타타자동차는 공급업체 및 중개인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판매업체 협의회와 중개인 콘퍼런스를 활용한다. 푸네 공장 책임자인 S.N. 암바르데카르(S.N. Ambardekar)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공급업체들은 불만을 털어놓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필요로 한다. 타타자동차는 공급업체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판매업체 협의회를 설립했다.” 중개인 콘퍼런스는 소매 유통업체와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토론의 장이 된다. 타타 경영진은 중개인 콘퍼런스에서 형식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하지 않는다. 대신 타타는 중개인 콘퍼런스를 통해 자사 제품 및 자사 제품이 제조되는 방식과 관련해 좀 더 확신에 찬 관점을 제시한다. 공장 근로자들은 소집단 토의에 참여해 어떤 식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고객 피드백을 통합하고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인지 설명한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중개인들이 타타자동차의 생산 프로세스와 좀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듯한 느낌을 바탕으로 타타자동차의 제품에 대해 좀 더 우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타타자동차의 CRM 시스템은 대리점에서 발생하는 고객 거래를 포착할 뿐 아니라 소매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중개인들은 타타자동차의 차량을 운전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직접 경험한다. 이는 효과적인 판매를 위해 더없이 중요하다. 히어로 모터코프는 중개인들에게 제품 및 부품 배송 스케줄에 관한 최신 데이터를 제공하는 정교한 CRM 시스템을 활용하는 동시에 중개인들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기술 수준은 낮지만 매우 효과적인 접근 방법(: 중개인과 히어로 모터코프 회장 간의 관계에 투자)을 활용 중이다. 히어로 모토코프 회장 브리즈모한 문잘(Brijmohan Munjal)전체 중개인 중 70%가 넘는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히어로 모토코프가 인도 전역에 500개가 넘는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는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문잘은 뉴델리에서 매년 중개인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정문 앞에 서서 히어로 모토코프의 모든 파트너와 악수를 한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최적화

비즈니스 프로세스 최적화를 성장 전략으로 여기는 기업이 많다.5 이런 기업들은 가장 효율적인 운영 모델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투자 수준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며 원하는 것을 찾아낸 다음에는 주요 성과 지표, 인센티브, 기타 지표 등을 활용해 조직을 관리한다. 안타깝게도 최적화를 위해 기술 및 자동화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 응답 시스템)를 필요 이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어떤 상황하에서건 기술과 자동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철칙으로 삼으며 이를 포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많은 기업의 관리자들이 최적화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스케일링 기업의 관리자들은 최적화가 좀 더 통합적이고 전체론적인(integrated and holistic) 경영 접근방법을 구성하는 한 가지 요소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타타자동차는 생산 활동과 관련된 비용을 낮추고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프로세스 우수성과 6시그마 원칙을 활용한다. 하지만 타타자동차 경영진은 프로세스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프로세스는 업무를 완수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 타타는 표준화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수한 프로세스(최적화)와 고객과의 직접 대면(고객에 대한 정서적 애착) 및 현지의 의사결정권을 바탕으로 하는 개인의 판단을 결합해 고객의 요구에 융통성 있게 대처한다.일례로, 제품 엔지니어와 영업사원들은 정기적으로 상용 자동차 고객과 소통하며 필요한 경우 특별 융자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이처럼 프로세스, 인프라, 뛰어난 기술 활용 등을 모두 더하면 정보를 토대로 하는 공감(informed empathy, 기업이 특수한 기회, 위험, 관리 방식에 융통성 있게 반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이 가능해진다.

 

비단 타타만 그런 게 아니다. 주택개발 금융공사는 1977년에 뭄바이에서 설립된 주택 담보대출 회사다. 주택개발 금융공사 설립 당시 모든 사람들이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인도에는 주택금융이 사실상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사람들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려고 할까라는 강한 의혹이 제기됐다. 주택개발 금융공사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을 뿐 아니라 그 시장을 발전시키고 확장시켰다. 현재 주택개발 금융공사의 연체율은 1% 이하로 전 세계의 어떤 정부나 은행의 연체율과 비교하더라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6 주택개발 금융공사는 어떻게 이처럼 뛰어난 결과를 낼 수 있었을까? 인도 전역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금융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주택개발 금융공사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최적화했다. 예컨대 대출 신청은 각 지방에서 진행되지만 평가는 중앙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관리자들을 3년마다 재배치하는 다른 은행들과 달리(한 지역에 머무르는 기간이 짧으면 현지 고객 및 클라이언트와 친숙해지기 힘들다) 주택개발 금융공사는 관리자들이 가능한 오랫동안 한곳에 머무를 수 있도록(20년이 넘게 한곳에 머무르는 경우도 많다) 배려한다. 주택개발 금융공사 회장 디팍 파렉(Deepak Parekh)의 설명처럼 돈을 빌려주는 것뿐 아니라 회수하는 것 역시 관리자의 역할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접근방법을 활용하는 게 좋다. 돈을 빌린 사람이 상환일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현지 관리자가 상환이 지연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딸의 결혼식, 아들의 의대 진학) 직권으로 대출 상환 일자를 연기해줄 수 있다. 주택개발 금융공사의 이 같은 접근방법에 한층 커다란 만족감을 느낀 고객들은 제때 돈을 상환하기 위해 좀 더 열심히 일하고 대출 조건을 존중한다.

 

핵심 프로세스를 최적화한 후 디지털화 및 자동화를 도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 세계의 성장 기업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7 소프트스케일링 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소프트스케일링 기업들은 신속한 비즈니스 확장의 기초가 되는 물리적 인프라로 인해 발생한 격차를 메우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다. 하지만 소프트스케일링 기업들은 라인 관리자들에게 기술 투자의 책임을 맡기는 대신 절약의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색다른 투자 접근방법을 활용한다. 2009년에 전 세계 1221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8 에서 인도 기업들의 IT 지출이 해외의 평균적인 기업들에 비해 23%가량 낮은 반면 가치 창출 수준은 10%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치를 매우 중시하는 성향은 인도 기업들의 기술 투자 시기 및 규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디지털화(: 모기지 처리)에 투자한 기업들은 어느 곳에서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재사용할 수 있다. 재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미래의 IT 투자를 결정할 권한을 라인 비즈니스 책임자에게서 비즈니스 영향 및 재사용을 책임지는 CIO에게 넘겨주는 경우도 많다.

 

타타자동차에서도 이런 현상이 관찰됐다. 최근 인수한 재규어 랜드로버 사업부가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타타자동차 경영진은 기술 대체가 아니라 재사용을 통해 재규어 랜드로버 사업부의 기술을 최신화했다. 타타자동차의 CIO는 타타의 기존 SAP 템플릿을 도입하는 데서부터 출발해 고위급 IT 임원들로 구성된 팀을 영국에 있는 재규어 생산 시설에 파견했으며 오래된 데이터를 모두 삭제하고 각 조직의 프로세스 및 보고 체계를 통합하기 시작했다. 타타자동차는 공급망 내에서 디지털화를 가능케 하는 시스템을 통합했다. 타타자동차가 IT에 투자하는 비용은 매출의 1.2%로 업계 최저 수준이지만 타타자동차의 모든 거래는 자동화 방식으로 처리되고 ERP(enterprise resources 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 CRM 시스템으로 연결된다.

 

 

최적화와 정서를 연결하기 위한 노력

 

업무가 점차 디지털화되면서 데이터를 잘 이해하는 관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리더가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는 점차 조직 운영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돼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는 최적화와 정서 간의 중요한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 다량의 데이터를 폭넓게 분산시키지 않으면 기업이 가파른 성장과 변동성을 관리하기가 힘들다. 심지어 관리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관리자들은 고객, 성과, 제품 등 3개의 주요 데이터 영역을 반복적으로 언급한다. 중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실 중요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기업은 수없이 많다. 전후 사정에 대한 이해를 곁들여 공감을 토대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신업체 에어텔의 고위급 임원들은 3개의 성과 지표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활용한다. 이들은 홍수, 파업, 통신 두절, 선거, 축제 등 각종 사건이 표시돼 있는 성과 지표 그래프를 사실상 매일 추적 관찰한다. 관리자들은 그래프에 내포돼 있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e메일, 문자메시지, 사전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대화 및 회의, 보고서, 구전 등을 통해 확보한 상황 데이터(contextual data)를 활용한다.

 

에어텔은 통신망 관리, 콜센터 운영, 소매 유통 등 핵심 비즈니스 프로세스 중 상당 부분을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맡기고 있지만 고객 데이터 및 제품 활용 데이터는 직접 관리한다. 이런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시장 및 고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에어텔은 데이터 관리를 사내에서 직접 담당해야 할 핵심 역량으로 분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에어텔은 규제 관리 역시 공감을 토대로 하는 데이터 활용을 필요로 하는 핵심 역량이라고 여긴다. 이 문제에 충분한 관심을 쏟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010 4, 에어텔은 광대역 무선 스펙트럼을 이용한 대가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타타자동차가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기 위해 비즈니스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을 보면 부가가치 창출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했을 때 어떤 이익을 얻을지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우수하면 완전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타타자동차가 CRM 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는 곧바로 분석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가령, 승용차 서비스를 담당하는 관리자는 CRM 시스템이 수집한 고객 불만 데이터를 관찰한다. 이 방식이 처음 도입됐을 당시 고객 만족도는 72%에 불과했다. 하지만 타타자동차 경영진이 고객의 관심사에 공감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자 9개월 만에 만족도가 90%로 껑충 뛰어올랐다. 고객과 중개인이 주고받는 문자 수는 연간 400만 건을 넘는다. 메시지의 내용은 서비스 약속을 일깨워주기 위한 내용에서부터 고객 만족 설문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모든 문자메시지는 CRM을 통해 자동으로 관리된다. 타타자동차의 CIO 재그디시 벨왈(Jagdish Bealwal)타타자동차는 정보 민주주의를 도입했다분석 자료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사람 중 하나가 관리이사라고 덧붙였다.9

 

고객에게 공감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면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는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좌뇌와 우뇌가 합의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통의 기반이 된다. 주택개발 금융공사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 중 하나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평가 부문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주택개발 금융공사 현장 요원들은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부동산 개발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한다. 현장 요원들은 건축 프로젝트에 담보 대출을 승인해주기 전에 건축 허가, 자금 조달, 설계, 건축 현장의 준비 상황, 도로, 인근 건물 등 다양한 요소들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현장 요원의 확인 작업이 끝나면 엔지니어가 현장을 방문해 모든 세부 항목이 정확한지 직접 확인한다. 주택개발 금융공사는 최근 모든 정보를 기록하고 본사로 전달하기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하지만 필요한 데이터를 완전히 수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장 요원으로부터 적절한 건축 현장 정보를 전달받지 못하면 그 어떤 프로젝트도 승인받을 수 없다.

 

비즈니스 환경의 혼란과 변동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프로세스 최적화만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우면 지나치게 융통성이 떨어지는 조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월마트(Wal-Mart)를 비롯해 수많은 서구 기성업체들이 익숙하지 않은 시장에 자사의 최적화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10 뿐만 아니라 신생업체와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역사가 길지 않은 기업들이 여러 시장에서 활동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필자들은 대부분의 예측 불가능한 비즈니스 환경하에서 성공적으로 성장하려면 최적화, 정서, 공감을 토대로 한 데이터 활용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감사의 말씀

저자들은 본 논문에 관한 통찰력을 나눠주신 경영진과 유용한 의견을 제시해 주신 MIT 정보 시스템 연구소 이사 잔느 로스(Jeanne Ross)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리투 아가왈·피터 웨일

리투 아가왈(Ritu Agarwal)은 메릴랜드대(University of Maryland) 로버트 H. 스미스 경영대학원(Robert H. Smith School of Business) 정보 시스템 교수 겸 학장이다. 피터 웨일(Peter Weill) MIT 슬론 경영대학원 정보 시스템 연구소(Center for Information Systems Research)의 선임 연구원 겸 소장이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4119에 접속하여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6호 The Rise of Resale 2021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