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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맞추고 열정을 나누는 팀 빌딩의 과학

알렉스 샌디 펜틀랜드 | 119호 (2012년 12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4월 호에 실린 알렉스샌디펜틀랜드(Alex ‘Sandy’ Pentland)의 글 ‘The New Science of Building Great Team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2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팀이 도약해서 성공하도록 만들고 싶다면 콜센터가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콜센터 업무에 필요한 기량은 쉽게 식별할 수 있으며 관련된 스킬을 가진 사람을 고용하기도 쉽다. 업무는 명료하고 관찰하기도 쉽다. 해결한 문제건수, 고객 만족도, 평균처리시간(AHT, 콜센터 업무효율성의 기준) 등 다방면에서 팀의 성과를 측정하기 쉽다.

 

그렇다면 어느 메이저 은행의 콜센터 관리자에게 비슷해 보이는 팀들 사이에 성과 편차가 생기는 원인을 알아내는 것은 왜 그리 힘들게 느껴졌을까? 여러 지표를 투입해 봤지만 성과 차이를 설명해 줄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수수께끼 같은 현상 때문에 그는 팀 구성이 과학이 아니라 예술의 영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은 그 반대다. MIT Human Dynamics Laboratory에서는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의 동력을 찾아냈다. 이들은 다른 팀을 훨씬 능가하는 에너지, 창조성, 공동의 헌신 등을 갖추고 있었다. 이런 동력은 관찰 가능하고 수치화 및 계량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동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결정적 요인(It Factor)은 어디에

손발이 잘 맞는 팀의 행동양식을 정리하면서 우리는 팀 구성원 사이에 존재하는 일종의 웅성거림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이는 팀이 어떤 내용을 논의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지가 높은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 연구는 거의 없다. 이것이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리는 좀 더 심도 있게 연구하기로 했다.

 

연구를 위해 우리는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팀들 사이에 성과 편차가 있는 기업을 다양한 산업에서 찾아봤다. 그 결과 혁신 팀과 병원의 수술 후 회복 담당 팀, 은행의 고객 대면 팀, 후방 오퍼레이션 팀, 콜센터 팀이 연구에 포함됐다.

 

우리는 이 팀들의 모든 팀원에게 전자 배지를 달게 했다. 그리고 목소리의 톤, 보디랭귀지 및 누구에게 얼마나 말했는지 등 개인별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데이터는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을 보이며 커뮤니케이션이 성공적인 팀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커뮤니케이션 패턴이 팀의 성공을 예측하는 데 가장 큰 변수일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지능, 성격, 기량, 논의의 요지 등 다른 모든 요소들을 합친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커뮤니케이션의 패턴은 비슷해 보이는 은행 콜센터 내 팀들이 성과에서 왜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 설명해줬다. 그곳의 팀들은 우리가 준 배지를 6주간 착용했다. 동료 연구자들(태미 킴, 대니얼 올귄, 벤 웨버)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팀의 에너지와 공식 회의 외의 활동이 생산성을 예측하는 데 가장 좋은 요인임을 깨달았다. 이 두 가지 요소로 팀 간 생산성 편차의 3분의 1이 설명됐다.

 

이러한 통찰에 의거해서 우리는 콜센터 관리자에게 직원들의 휴식시간을 바꿔 팀원들이 모두 동시에 쉬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 팀원들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벗어나 팀 동료들과 더 많은 친교 시간을 갖게 된다. 이러한 제안이 기존 효율성 관행과는 배치되는 것이었지만 황망하고 절망적이었던 관리자는 조언대로 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우선 평균 처리시간이 짧아졌는데 평소 성과가 낮던 팀에서는 20% 이상 줄었고 콜센터 전체로는 8% 감소했다. 콜센터 관리자는 이제 은행의 10개 콜센터, 25000여 명 직원들의 휴식시간을 모두 바꾸는 중이며 연간 1500만 달러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콜센터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10% 이상 오른 경우도 있었다.

 

덩치와 상관없이 어떤 회사라도 이런 변화를 성취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요즘 기업들은 성과를 정확히 분석하고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도구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훌륭한 팀을 구성하는 것은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이제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자.

 

커뮤니케이션 패턴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커뮤니케이션하는 내용보다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이 성공을 좌우한다는 주장은 얼토당토않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진화의 역사를 살펴보면 언어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발달한 것이며 사람들 사이의 지배력, 관심, 감정 등을 전달하는 수단이었던 오래된 신호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렇게 케케묵은 커뮤니케이션 패턴이 결정을 내리고 업무를 조정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초기 인류가 어떻게 문제의 해결책에 접근했을지 생각해보자. 사람들이 팀을 이뤄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고개를 끄떡이고, 손짓을 하고, 목소리로 신호를 내며, 제안을 하고, 관찰한 것을 얘기하고, 관심이나 동의를 표시하는 것을 상상해볼 수 있다. 일부가 이 과정에 기여하지 못하거나 관심의 정도 또는 동의를 표하지 못한다면 그룹 구성원들이 얻는 정보가 부족해서 그릇된 판단을 내려 배고픔을 겪을 확률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관찰의 한계를 넘어

우리가 단결심을 감지할 때 이런 느낌은 뜬금없이 받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주고받는 수백 개의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신호들을 처리하는 선천적인 능력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이런 신호들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기록해서 어떤 팀의 손발이 잘 맞는 이유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단순한 관찰만으로는 팀 전체 모든 인간 행동의 뉘앙스를 잡아낼 수 없었다. 단지 좋은 리더십과 팔로어십, 뚜렷한 공동의 헌신, 환상적인 브레인스토밍 등 팀 전체를 부분의 총합보다 큰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들을 인지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무선통신과 센서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이런 한계를 넘어 말로 표현할 수 없던잇 팩터(It factor)’, 즉 팀의 손발을 잘 맞게 하는 결정적 요인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MIT대 우리 연구실에서 개발한 배지는 현재까지 일곱 번 개량됐다. 이 배지는 1분에 100개 이상의 데이터를 모은다. 조심스럽게 작동하기 때문에 피험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수집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배지에 적응하는 기간을 기록해 봤는데 초기에는 배지를 의식해서 부자연스럽게 행동하지만 대개 한 시간 내 그런 효과는 사라진다.) 우리는 지난 7년간 21개 조직에 배지를 착용하게 해서 길게는 6주에 걸쳐 약 2500명의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측정했다.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일상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전례 없이 상세하게 그릴 수 있었다. 배지는 사람들이 어떤 톤으로 말하는지, 서로 대면은 하는지, 손동작은 얼마나 취하는지, 얼마나 많이 얘기하고 듣고 끼어드는지, 심지어는 얼마나 외향적이고 감정이입을 하는지 등 그들의 상호작용을 측정한다. 모든 팀원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팀의 성과 데이터와 비교하면 성공적인 팀워크를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밝혀낼 수 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콜센터 팀이든,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를 찾고 있는 제약회사의 혁신 팀이든, 리더십을 향상시키고 싶은 상위 관리자 팀이든, 팀의 종류와 목적에 상관없이 성공 커뮤니케이션의 패턴에는 차이가 별로 없다. 생산적인 팀에는 특정한 데이터 신호가 있으며 이는 매우 일관성이 있다. 때문에 우리는 팀원들을 만나지 않고 단지 데이터만 보고도 팀의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칵테일 리셉션에 온 팀원들이 착용하고 있던 배지에서 수집한 데이터만으로도 어떤 팀이 사업계획서 콘테스트에서 우승할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2010 1∼2월 호 ‘Defend Your Research: We Can Measure the Power of Charisma’ 참조). 우리는 팀이 투자를 통해 얻을 금전적 결과도 단지 그 팀의 투자협상 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예측했다.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팀원들이 언제생산적’이고창조적인 하루를 보냈다고 보고할지도 알 수 있다.

 

또한 데이터를 통해 성공적인 팀들이 몇 가지 결정적인 특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팀원 모두가 거의 비슷한 정도로 말을 하고 들으며 간결하고 기분 좋게 말한다.

2. 팀원들이 서로 마주보며 대화와 제스처에 활기가 있다.

3. 팀원들이 팀장뿐 아니라 서로 간 직접 대화한다.

4. 팀원들이 팀 내 비공식 채널이나 업무 외적 대화를 유지한다.

5. 팀원들이 주기적으로 흩어져서 팀 외부에 나가 정보를 알아온다.

 

데이터를 통해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구성원 개개인의 이성이나 재능은 팀의 성공에 있어서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기여도가 작다. 훌륭한 팀을 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개인의 명석함이나 성과를 기준으로 팀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팀이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따르도록 조정하고 이끄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요소

우리는 연구에서 팀의 성공에 영향을 주는 커뮤니케이션을 세 가지 측면에서 찾았다. 첫 번째는 에너지다. 이는 팀원들 간 의사소통의 횟수나 특징을 통해 측정한다. 의사소통은 한 사람의 코멘트와 이에 대한 상대방의 화답, 이를테면하는 대답이라든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구성된다. 보통의 대화는 종종 이러한 의사소통 여러 개가 모여 이뤄진다. 팀 내에서 두 개 이상의 의사소통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을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는 대면(face-to-face)이다. 다음으로 좋은 것은 전화나 화상회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이런 형태는 참여하는 사람 수가 많아질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가장 효율이 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형태는 e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것이다. (이런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데이터는 배지 사용 없이 수집한다. 하지만 대면 의사소통의 횟수만으로도 에너지를 대략 측정할 수 있다.) 팀원들이 참여한 의사소통 횟수에 커뮤니케이션 유형에 따라 가중치를 주면 각 팀원들의 에너지를 점수화할 수 있다. 모든 팀원들의 에너지 점수를 평균 내면 팀 점수를 구할 수 있다.

 

팀의 에너지 수준은 가변적이다. 예를 들어 MIT 우리 연구실에서는 앞으로의 행사나 규정의 변화, 다른 행정적 세부사항을 알려주기 위해 모이는 때가 있다. 이런 모임은 언제나 에너지가 낮다. 하지만 같은 모임이라도 누군가가 새로운 발견을 발표하기라도 하면 모든 구성원들이 동시에 서로서로 얘기하느라 흥분과 에너지가 치솟는다.

 

두 번째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은 참여다. 이는 팀원들 간 에너지 분배를 반영한다. 세 명으로 구성된 작은 팀의 예를 들자면 참여란 A B, A C, 그리고 B C 사이의 평균 에너지량의 함수다. 만약 모든 팀원들이 각각 다른 팀원들과 상대적으로 비슷하고 적당히 높은 에너지를 주고받는다면 참여지수가 매우 높아진다. 몇몇 팀원들이 높은 에너지를 내는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더라도 다른 팀원들이 참여하지 않는 형태의 팀이라면 그만큼 성과가 좋지 않다. 예를 들어 우리가 관찰한 투자결정을 내리는 팀들의 경우 팀원의 일부만 참여했던 팀들은 전부가 참여한 팀에 비해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특히 주로 전화로만 대화하고 팀원들이 서로 멀리 떨어진 팀들이 그랬다.

 

커뮤니케이션의 측면 중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외부지향이다. 이는 팀원들이 팀 밖에서 참여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 외부지향은 팀과 그 팀이 상호 작용하는 다른 팀들과의 사이에 존재하는 에너지다. 우리는 성과가 좋은 팀들은 외부와의 연결을 더 많이 추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혁신 업무를 담당하는 등 새로운 관점을 필요로 하는 창조적인 팀들이 외부지향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외부지향을 측정하기 위해 배지를 조직 내에서 좀 더 넓게 퍼뜨려야 했다. 우리는 MIT 미디어랩과 각각 다른 기능을 하는 여러 개의 팀으로 구성된 어느 다국적 기업의 마케팅 부서를 포함한 여러 곳에서 시도했다.

 

외부지향과 참여가 둘 다 좋은 것이긴 하지만 공존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다. 팀원들의 에너지가 다른 두 가지에 사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유한한 자원이다. 팀원들이 팀에 헌신할수록(참여) 팀 밖에서 쓸 에너지(외부지향)가 줄어든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팀원들은 둘 다 해야 한다. 성공적인 팀, 특히 창조적인 팀은 발견을 위한 외부지향과 외부에서 모아온 아이디어를 통합하기 위한 참여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한다. MIT 미디어랩에서는 팀 사이에 창조적 성과가 차이 나는 이유의 절반을 이런 패턴을 통해 설명할 수 있었다. 우리가 연구한 어느 산업연구실에서는 성과가 좋은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을 90%에 가까운 확률로 맞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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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렉스 샌디 펜틀랜드

    - MIT Human Dynamics Laboratory와 Media Lab Entrepreneurship Program 디렉터
    - Sociometric Solutions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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