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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페이스북의 플랫폼 전략, 기술·고객 다 잡다

페르난도F. 수아레즈 | 110호 (2012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2년 여름 호에 실린 보스턴대 경영대학원 전략 혁신 학과장 페르난도 F. 수아레즈(Fernando F. Suarez) 와 동 대학원 박사 과정 학생 재클린 커틀리(Jacqueline Kirtley)의 글 ‘Dethroning an Established Platform’을 번역한 것입니다.

 

플랫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시장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정보화 시대를 플랫폼 시대(Age of Platforms)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하드웨어 기기,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클라우드용 소프트웨어 등을 판매하는 크고 작은 기업 중 플랫폼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숫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제품을 개발하거나 상호 보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선보인다. 플랫폼 경쟁이 수많은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업계에서 각기 다른 규모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 신용카드, 전화와 같이 거의 전 세계적인 플랫폼에서부터 페이스북(Facebook), 스카이프(Skype), 구글 맵스(Google Maps), 페이팔(PayPal) 등 새로운 인터넷 기반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플랫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지난 10년 동안플랫폼 이론(platform theory)’을 구성하는 여러 핵심 요인들이 등장했다.1 지금은 경영대학원에서 플랫폼 이론 구성 요소들을 가르칠 뿐 아니라 전 세계의 기술 관리자들이 플랫폼 이론 구성 요소에 대해 논의한다. 하지만 기존의 이론만으로는 애플(Apple)의 아이폰(iPhone)과 같이 상대적으로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막강한 힘을 자랑하던 플랫폼을 무너뜨린 몇몇 주요 플랫폼의 뛰어난 성적을 설명하기에 충분치 않다. 아이폰과 같이 기존의 플랫폼을 밀어내고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선플랫폼 찬탈자(platform dethroner)’의 경험은 플랫폼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거나 현재 이런 시장에서 경쟁 중인 기업에 중요한 교훈을 안겨준다. (‘연구 내용참조.)

 

 

플랫폼 이론을 구성하는 몇 가지 핵심 요인

플랫폼이란 다양한 사용자 및 상호 보완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보완 세력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음)들이 상호 유대관계를 맺고 해당 플랫폼의 기본적인 기능으로부터 이익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 아키텍처를 제공하는 제품이나 시스템을 뜻한다. 예를 들어, 게임기는 사용자들이 수많은 기업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게임)를 이용해 서로 어울리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 시장 진출을 꾀하는 새로운 게임기는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게임을 구입할 게임기 소유주의 숫자가 충분치 않으면 해당 게임기에서 운영되는 게임을 만들려 들지 않는다. 반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특정한 게임기를 이용해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숫자가 충분히 많지 않으면 게임기를 구매하려 들지 않는다. 선구적인 플랫폼이건, 기존 시장에 도전하는 플랫폼이건 가장 기본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플랫폼 이론이라는 것은 결국 이와 같은 진퇴양난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사용자 확보.
플랫폼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건 네트워크 외부성, 혹은기존 고객층(해당 플랫폼을 사용하는 소비자)’이 느끼는 플랫폼의 매력도다.2 소셜 네트워크를 생각해 보면 현재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그 네트워크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의 숫자도 증가한다. 기존 고객층의 규모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수요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기존 고객층의 규모가 가격이나 품질보다 한층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많다. 새롭게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많은 수의 고객층을 확보하는 게 넘을 수 없는 장애물처럼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플랫폼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은 가능한 신속하게 충분한 숫자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플랫폼 이론은 플랫폼 기업이 사용자의 가입을 장려하기 위해 보조금을 활용하고 기술적인 특성을 활용해 차별화를 시도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에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초기에 업계에 진출하는 방법 등을 제안한다.

보완 세력 확보.플랫폼 이론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제품의 플랫폼(: 자동차 플랫폼)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한 다음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제품의 플랫폼에 관한 연구로 옮겨갔다. 이와 같은 초기 연구들은 보완 세력(플랫폼에서 사용될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외부의 기업 혹은 기업가를 뜻하는 것으로 이런 과정을 통해 플랫폼의 매력도가 높아진다)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은 보완 세력의 중요성을 이해하며 처음부터 보완 네트워크를 지지하는 데 상당한 자원을 할애한다. 가령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출시된 유명 게임기에는 모두 전미 미식축구연맹(National Football League)의 정식 허가를 받은 게임이 깔려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가 제작한 최신판 매든 NFL(Madden NFL)이 장착돼 있었다. 특정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층의 규모는 곧 상호보완적인 제품의 잠재 시장 규모를 정의한다. 따라서 보완 세력은 당연하게도 최대 규모의 고객층을 보유한 플랫폼에 매력을 느낀다. 플랫폼 기업은 소프트웨어 도구, 기술 훈련 및 서류, 기술 지원, 콘퍼런스 등의 형태로 보완 네트워크에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3

경쟁 관계에 있는 플랫폼을 앞서가라.플랫폼 이론은 경쟁 플랫폼을 능가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몇 개의 전략을 제시한다. 그중 한 가지인 기술적 우위는 경쟁 플랫폼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특징이나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경쟁업체보다 더 나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인터넷 전화 사업에 뛰어들 당시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던세션 개시 통신 규약(session initiation protocol)’을 채택하지 않고 자사가 직접 개발한 인터넷 전화 통신 규약을 활용한 스카이프를 생각해 보자. 스카이프는 기술업계 내에서스카이프 통신 규약(Skype protocol)’으로 알려져 있는 독자적인 기술을 활용한 덕에 사업 초기에 경쟁 인터넷 전화 업체에 비해 뛰어난 통화 품질을 자랑했다.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일 때 또 다른 기존 플랫폼이 갖고 있는 기능을 포함시켜 해당 플랫폼의 시장 가치를 소멸시키는 방법도 사용 가능하다. 해당 플랫폼의 규모 자체가 작고 운영 기업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 이 방법이 흔히 사용된다. 플랫폼 이론에서는 이런 전략을플랫폼 포위(platform envelopment)’라고 표현한다.4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공격에 설 자리를 잃은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Netscape Navigator)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운영 시스템에 무료로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프로그램을 추가하자 윈도 사용자들이 더 이상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됐다. 인터넷 서핑을 위해 더 이상 내비게이터를 다운받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플랫폼 찬탈 사례가 주는 4개의 교훈

포위 전법은 후발주자들이 기존 플랫폼을 밀어내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방법도 있다. 애플, 구글 같은 플랫폼 후발주자들이 사용한 방법을 근거로 정리한 4개의 추가적인 전략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사용자 중 독특한 성질을 갖고 있으며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고객층을 찾아내라.플랫폼 사용자들은 네트워크 효과의 위력 때문에 기존 사용자 수가 많은 플랫폼에 매력을 느낀다. 그렇다면 고객층이 매우 적거나 고객층 자체가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들고 시장에 진출할 때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사용자들을 설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넓은 고객층이라는 표현 뒤에 숨어 있는 핵심적인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눈치 빠르게 대처하는 경우도 있다. 네트워크 효과 이론은 대체로 기존 고객층에 속하는 모든 사용자가 동등하다고 가정한다. 새로운 사용자가 누구건, 그 사용자의 위치가 어디건 사용자가 1명 늘어나기만 하면 네트워크 내의 나머지 사용자에게 똑같은 가치를 안겨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저 네트워크의 규모를 키우는 데만 관심을 쏟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 사용자의 숫자가 유사한 욕구와 관심사를 지닌 사용자의 숫자만큼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노인층은 플랫폼 내 전체 사용자의 숫자보다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는 노인의 숫자에 좀 더 많은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 해당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십대의 숫자가 많다고 한들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전통적인 시장 세분화 방식과 유사하다. 하지만 플랫폼 시장 내 사용자들은 공통된 기술을 활용해 서로 관계를 맺고 그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게 된다는 데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따라서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 특정한 사용자 집단에 집중할 경우 네트워크 효과의 위력을 활용해 전체 사용자 가운데 일부의 관심을 자사의 신규 플랫폼으로 돌릴 수 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전체 사용자 숫자와 비교했을 때 신규 플랫폼 사용자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상태가 지속될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한 가지 교훈은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기업이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으며 지배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부터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용자 집단에 집중하면 사용자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략을 활용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자사가 공략하기로 결정한 고객층의 요구가 적극 반영돼 있으며 스스로 생존 및 성장 가능하고 사용자를 위한 긴밀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을 제시해야 한다.

애플은 맨 처음 아이폰을 출시할 때 비즈니스 시장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 시장에 주력했다. 스마트폰은 정교하고 값비싼 고가품이었기에 초기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스마트폰을 설계하고 판매할 때 비즈니스 고객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애플은 비즈니스 고객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을 겨냥한 고가의 기기를 내놓았다. 당시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통신과 생산성을 위한 기기로 묘사하지 않고애플이 내놓은 최고의 아이팟(iPod)’이라고 홍보했다.5 애플이 최초로 내놓은 아이폰에는 푸시 e메일, 일정표, 연락처 동기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 서버(Microsoft Exchange Server) 등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들어 있지 않았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AT&T는 기업 고객의 아이폰 계약을 허용조차 하지 않았다.

 

 

 

소비자 시장에 주력함으로써 애플은 오랫동안 비즈니스 도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온 블랙베리(BlackBerry, 당시 기업에서 구매하는 스마트폰 중 블랙베리 단말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르렀다)6 , 윈도 모바일(Windows Mobile), 심비안(Symbian) 등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있었다. 애플이 처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애플의 전체 고객층은 그 숫자가 매우 적었다. 하지만 애플은 당시 충분히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시장 영역(스마트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 소비자)을 적극 활용해 자사의 고객층을 빠른 속도로 확대할 수 있었다.

애플이 이 방법을 시도하기 전 페이스북도 당시 소셜 네트워크 부문의 강자였던 마이스페이스(MySpace)와 프렌드스터(Friendster)를 왕좌에서 몰아내기 위해 비슷한 방법을 활용했다. 2004 2월에 등장한 페이스북은 오로지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 학생들만을 목표로 삼았다. 당시 2개의 지배적인 플랫폼(각각 100만 명, 그리고 200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었던 마이스페이스와 프렌드스터)이 소셜 네트워킹 영역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페이스북은 유대가 긴밀한 대학 커뮤니티에 주목한 덕에 한 달 만에 하버드대 중 절반을 가입시킬 수 있었다. 점점 많은 학교의 학생들에게 페이스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 간의 긴밀한 관계를 적극 활용한 결과 페이스북은 초기의 놀라운 확장세를 지속해나갈 수 있었다. 페이스북 서비스는 고등학교로, 다시 해외 학교로 확대됐고 그 결과 페이스북이 등장한 지 2년이 채 되기도 전에 55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은 학교에 주력하는 전략을 기반으로 충분히 관심을 모으고 사용자층을 늘린 다음 2006 9월이 돼서야 누구든지 가입할 수 있도록 등록 시스템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2007 5월에는 보완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페이스북 개발 플랫폼(Facebook Development Platform)을 선보였다.7

2.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라.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기존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밀어낸 일부 플랫폼은 필자들이 플랫폼 활용(platform leveraging)이라 칭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플랫폼 활용이란 현대 기업들이 동시에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기도 한다는 점에 착안한 전략이다. 자사가 보유한 특이한 플랫폼을 활용해 자사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관심을 유도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플랫폼 활용 전략이라고 해서 다른 플랫폼에 포함돼 있는 모든 특징을 새로운 플랫폼에 몽땅 집어넣어 해당 플랫폼을 무가치하게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다. 대신 새로운 플랫폼의 인터페이스와 기능성을 신중하게 설계해 기존 고객층을 적극 활용하고 두 플랫폼 모두의 매력도를 높이고 수요 또한 증진시키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새로운 플랫폼 A에 플랫폼 B가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기능을 모두 집어넣어 플랫폼 A가 플랫폼 B를 삼키고 무가치하게 만드는 플랫폼 포위 전략과는 다르다. 플랫폼 활용 전략은 플랫폼 보완 세력과 돈독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과도 다르다. 플랫폼 활용 전략에서 주목해야 할 2개의 플랫폼은 한 회사가 소유한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현재 미국에서 최고의 소매 음원 판매량을 자랑하는 아이폰을 출시할 때 당시 이미 가동 중이던 자사의 플랫폼 아이튠즈(iTunes)의 기존 고객층을 적극 활용해 아이폰의 매력을 높였다. 소비자들은 컴퓨터를 통해 아이폰을 관리하고 음원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하기 위해 아이튠즈 계정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아이폰 화면에 들어가는 아이콘과 그래픽, 아이폰의 외형 등을 개발할 때 디자인 부문 수상 경력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자사의 미적 능력을 십분 활용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디자인 일관성을 유지했으며 사용자들에게 아이팟을 비롯한 자사 다른 제품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애플이 비단 외적인 일관성만 고려한 것은 아니다. 아이폰 소프트웨어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처럼 행동하고 접속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비주얼 보이스메일(Visual Voicemail) 인터페이스는 옛날 방식의 음성 사서함이 아니라 e메일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했다. 아이폰 사용자는 순차적으로 음성 메시지를 재생하는 대신 e메일 계정의받은 편지함처럼 생긴 목록을 보고 누가 언제 전화를 걸어 어느 정도 길이의 메시지를 남겼는지 확인한 후 전화가 걸려 온 순서와 관계없이 원하는 순서대로 메시지를 확인하고 삭제, 응답할 수 있다.

애플의 오랜 경쟁자 마이크로소프트도 2010년에 엑스박스 360(Xbox 360)용 키넥트(Kinect)라는 이름의 운동 감지 센서 장치를 선보일 때 자사의 엑스박스 게임기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애플과 유사한 전략을 택했다. 키넥트는 출시 후 단 60일 만에 무려 800만 대가 판매돼 기네스북에판매 속도가 가장 빠른 가전제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키넥트를 엑스박스의 특성 중 하나로 홍보하기보다 키넥트라는 제품 자체에 별도의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부여, 향후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키넥트를 엑스박스와 분리시킨 전략 덕에 키넥트는 조종 장치 없이 게임을 하기 위한 도구로 인정받는 동시에 조종 장치 없이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몇 달이 흐른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엄청난 숫자의 윈도 사용자와 보완 세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윈도 소프트웨어 개발용 무료 키넥트를 선보였다. 그 덕에 윈도 개발자들은 마우스나 키보드 대신 키넥트를 입력 기기로 활용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3. 새롭게 떠오르는 욕구를 겨냥해 차별화하라.경쟁업체의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뛰어난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아 차별화를 추구하는 방법은 오랫동안 경쟁 전략의 초석으로 여겨졌다. ‘블루오션 전략8 지지자들은 차별화된 제품이 모든 측면에서 우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목표 고객이 높이 평가하는 몇 가지 특성을 강조하되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나머지 특성을 덜 강조하는 전략으로도 얼마든지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플랫폼 이론 또한 기술을 기반으로 플랫폼의 경쟁력을 차별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배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기성 플랫폼을 몰아내고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서기 위해 지금 현재 고객이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아니라 자사가 경쟁업체보다 뛰어날 뿐 아니라 향후에 수요를 진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에 집중해 차별화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기성 플랫폼을 밀어낼 생각이라면 기존 플랫폼 기업이 보유한 역량 중 겹치는 부분에 집중하고 목표 사용자의 추세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점점 많은 숫자의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고 경쟁업체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참신한 플랫폼을 무기 삼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시 당시 아이폰의 차별화 전략은 스마트폰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차별화 변수(커다란 쿼티 키보드, 주파대와 주파수, 성능이 우수한 안테나/통화 품질 등)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다. 대신 애플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브랜딩 등 자사가 특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한편 자사의 강점에 속하지 않는 변수에는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애플은 멀티터치 디스플레이, 가속도계, 근접각 센서, 광센서 등을 활용해 기존 스마트폰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선보이는 한편 능률적인 원-버튼 디자인 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하지만 아이폰은 기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무선 기능 관련 부문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는 기성 기술을 활용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최초의 아이폰 모델에 일반적인 안테나 부품을 장착했다. 하지만 너무 평범한 부품을 사용한 탓에 아이폰의 세련된 철제 케이스를 통과하고 나면 신호 강도가 너무 약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곧 최초의 아이폰 모델이 전화기로서는 그리 훌륭한 제품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컴퓨터 전문 잡지 매거진(PC Magazine)>은 아이폰을디자인은 훌륭하지만 전화기로서의 기능은 엉망인 제품으로 묘사하는 기사를 발표하기도 했다.9

구글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기반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2004 41, 구글은 초대받은 사람에게만 가입을 허락하는 전략을 앞세워 웹 메일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웹 메일 시장에서는 이미 몇 개의 기업이 지배적인 위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시장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갖고 있었던 핫메일(Hotmail)과 야후(Yahoo!)는 훌륭한 웹 기반 e메일 프로그램에 요구되는 중요한 특성 중 대부분을 완벽하게 발전시켜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은 어떻게 지메일(Gmail)을 차별화시킬 수 있었을까? 차별화를 위해 구글이 택한 전략은 야후나 핫메일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 지구상에서 가장 광범위한 서버 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글은 자사의 뛰어난 서버 역량을 활용했다. 신규 지메일 가입자에게 1기가바이트(당시 활동 중이던 e메일 업체 중 가장 많은 저장능력을 제공했던 핫메일과 비교했을 때 500배에 달하는 양)의 저장능력을 제공해 e메일 저장 부문에서 경쟁업체들을 완전히 박살내버렸다.사용자들이 요구하는 디지털 저장능력이 점차 늘어나면서 구글은 웹 메일 시장에 뛰어든 초기에 경쟁업체들보다 훨씬 막강한 경쟁우위를 얻을 수 있었다.




4.
보완 세력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간소화하라. 플랫폼 이론에 의하면 보완 세력의 충성심을 얻기 위해서는 플랫폼 아키텍처의 기술적인 측면 및 해당 인터페이스가 중요하다. 플랫폼 기업은 보완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보완 세력과 협력해 표준을 정의하고 명료하게 정리하며,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플랫폼 기술에 남들보다 앞서 투자를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2002, 마이클 쿠수마노(Michael Cusumano)와 애너벨 고어(Annabelle Gawer)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플랫폼 리더십을 구성하는 요인(The Elements of Platform Leadership)’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쿠수마노와 고어는 인텔과 같은 플랫폼 리더들이 보완 세력을 어떻게 지지하고 이들과 어떻게 협력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10 인텔(Intel)은 자사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장래가 유망한 보완 기업에 자사 엔지니어를 파견해 해당 기업의 R&D 전문가와 협력하도록 했다.11

보완 기업을 위한 기술 지원은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플랫폼을 밀어내고 자사의 플랫폼을 시장의 선두 자리로 밀어 올리기 위해 단순히 기술을 지원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도 많다.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성공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손쉽게 매출을 올려 이윤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을 채택하면 보완 세력의 숫자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보완 세력이 플랫폼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보완 세력이 해당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 내에서 매출을 올리고 이윤을 얻을 가능성이 있음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경우 애플이 목표로 삼은 네트워크에는 앱 개발자(혹은 보완 세력)들이 과거에는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부류의 소비자가 포함돼 있었다. 출시 몇 달 전부터 아이폰에 많은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당시 스마트폰의 상당 부분을 소비하고 있던 기업 구매고객도 아니었고 최신 기술에 열광하는 그런 사람들도 아니었다. 아이폰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필자들이 인터뷰한 어느 앱 개발자가창의적이고, 성공했으나, 반드시 젊은 것은 아니며, 언제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태도를 갖고 있는 얼리 어답터라고 표현한 그런 사람들이었다. 아이폰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밤을 지샐 사람들은 와인을 고르는 데 도움을 주는 앱에 기꺼이 돈을 쓰고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접속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일반 소비자를 아이폰의 목표 고객으로 삼겠다는 애플의 결정은 과거 기업 사용자들이 지불하지 않았던, 혹은 지불할 수 없었던 새로운 앱 콘텐츠에 새로운 가능성을 불어넣었다. 수많은 스마트폰, 특히 블랙베리 단말기를 실제 사용자에게 공급하고 통신비를 납부하는 것은 해당 사용자를 고용하는 기업이었다. 회사 회계부서에 와인 관련 앱 드링크(Drync)를 다운로드 받은 이유를 해명하거나 운동 관련 앱 런키퍼(RunKeeper)를 다운받은 비용을 어떤 고객에게 청구해야 할지 설명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애플은 기업 고객에게서 관심을 돌려 일반 소비자를 공략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사적인 앱, 심지어 사소하기까지 한 앱이 개발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물론 소비자 시장은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특정한 앱이 있을 경우 기꺼이 많은 돈을 내놓는 기업 시장과 비교하면 덜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사소한 것들을 향한 욕구는 소비자 시장이 훨씬 큰 편이다. 많은 자본이나 자원이 없어도 개발 가능한 단순한 앱은 저렴한 가격에 판매 가능하다. 혹은 단순히 재미를 위해 앱을 개발할 수도 있다. 앱스토어가 문을 연 지 6개월이 흐른 2008 12, 앱스토어 운영 기간 동안 등록된 총 9961개의 앱 중 개인 개발자가 개발한 앱이 63%를 차지했으며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한 앱이 전체 앱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12

 

 

 

애플은 규모가 작은 기업이나 개인 개발자(보완 세력)에게 기회를 주는 동시에 이들이 가능한 쉽게 앱 개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아이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앱을 좀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 장벽 및 재무 장벽을 낮췄던 것이다. 애플은 개인 개발자가 연간 99달러만 내면 아이폰 개발자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앱 개발을 위해 필요한 모든 소프트웨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른 스마트폰 플랫폼은 개발자들에게 값비싼 소프트웨어 개발 패키지를 구매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윈도 모바일용 앱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판매하는 보편적인 개발 도구 비주얼 스튜디오(Visual Studio) 복제본을 구입해야만 했다. 당시 전문가용 비주얼 스튜디오 구입 가격은 일인당 무려 1000달러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별도의 윈도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Windows Mobile Software Development Kit)와 개발자 도구(Developers’ Toolkit)를 다운로드받아야만 했다. 아이폰 출시 초기에 활동한 어느 앱 개발자는 필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컴퓨터 전문가 입장에서 아이폰용 앱을 개발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 물론 매킨토시 컴퓨터를 구입하는 일은 조금 어려운 부분에 속했다. 하지만 윈도 모바일용 앱을 개발하는 건 조금 골치 아픈 일처럼 느껴진다.”

아이폰 플랫폼을 사용하는 단말기 모델이 하나뿐이라는 점과 매력적인 아이폰의 인터페이스 역시 보완 세력에게는 훨씬 매력적인 조건이었다. 아이폰용 앱을 개발하는 보완 세력은 단 하나의 앱을 개발하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하나뿐인데다 다른 단말기의 키보드 방식이 다를지도 모른다거나 다른 휴대전화 모델이 채택하는 마이크 기술이나 카메라 기술이 다를지도 모른다는 우려(개발자의 입장에서는 후자가 좀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음성을 문자로 전환하는 앱을 개발 중이던 어느 앱 개발자는 필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아이폰이 아닌 다른 모바일 플랫폼에서 선보일 앱을 개발하다 보면 불만이 커지고 시간이 낭비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가령,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노키아 N95 N96이 거의 똑같아 보였다. 하지만 두 모델에 적용된 기술 차이가 상당해 두 모델을 모두 지원하는 앱을 개발하려면 많은 돈이 들었다. 앱을 개발할 때는 기계에 따라 수천 개의 명령 행을 달리 지정해야 한다. 따라서 2개의 모델이거의 똑같다는 것은 곧 각 스마트폰 모델의 특성에 따라 명령 행을 수정하기 위해 개발자가 몇 주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뜻이다.

앱에 들어갈 명령 행을 작성하는 건 시작에 불과하다. 이 과정이 모두 끝난 후에는 실제로 기계에서 모든 게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을 해 봐야 한다. 애플은 개발자가 직접 개발한 앱을 자신의 아이폰에서 곧바로 시험해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시험 과정을 간소화했다. 2007년 당시에는 심비안과 블랙베리, 윈도 모바일 플랫폼에서 사용할 앱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이 자신의 컴퓨터에 있는 시뮬레이션용 전화를 통해서만 시험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용 전화기는 실제 휴대전화 환경을 100% 재현해내지 못했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든 고객의 기기에서 앱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점검하기 위해 확인 가능한 모든 휴대전화 모델에서 소프트웨어를 직접 시험해봐야만 했다. 반면 애플용 앱 개발자들은 자신의 손에 있는 아이폰으로 곧바로 앱을 다운받아 소프트웨어를 직접 시험해볼 수 있었다. 휴대전화에서뿐 아니라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상에서도 실시간으로 시험 가능했다.

기존의 플랫폼을 밀어내고 새롭게 시장을 장악하는 플랫폼이 보완 세력을 끌어들이고 지원하기 위해 기술적인 측면을 넘어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경우도 많다. 2007년에 자사의 플랫폼을 개발자들에게 공개한 페이스북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페이스북은 업계 최초로 개발자들이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와 페이스북 조회 언어(Facebook Query Language)를 통해 자사가 보유한 풍부한 소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페이스북은 개발자들이 자사 플랫폼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했다. 즉 페이스북이 자사 인터페이스를 개발자들에게 무료로 공개한 덕에 개발자들이 고객에게 직접 비용을 청구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페이스북의 결정에 개발자들은 열광했다. 3개월 만에 페이스북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제3자 앱의 숫자가 3000개에 이르렀으며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후에는 이 앱들이 페이스북의 총 트래픽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13

애플은 개발자들을 아이폰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앱 스토어를 이용해 유사한 전략을 펼쳤다. 물론 애플은 개발자들에게 비용을 청구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개인 스마트폰 앱 개발자들은 대개 앱 공급망이나 유통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통신업체 문제까지 생각해보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앱 개발자들은 고객의 입장에서 아이튠즈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애플은 특정한 앱이 앱스토어에 등록될 수 있도록 허용한 후에는 모든 걸 직접 관리했다. 개발자들은 실제 다운로드가 이뤄지는 웹사이트의 가동 시간이나 대역폭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고객들이 애플 웹사이트에서 직접 앱을 다운로드받았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앱을 다운로드받을 사용자들이 사용자 계정을 적절히 만들고 관리하는지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애플이 이미 모든 아이폰 사용자에게 아이튠즈 계정을 만들 것을 요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이 사용자로부터 돈을 받아 개발자들에게 사전에 합의한 비율에 따라 개발료를 지급했기 때문에 돈 관리나 신용카드 회사에 관한 문제를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앱 스토어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무료 마케팅 기능도 제공했다. ‘신규목록 및최고 인기목록을 제공해 개발자가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앱이 사람들의 눈에 띄고 구매될 수 있도록 지원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스마트폰 플랫폼에서 사용될 앱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플랫폼을 소유한 기업뿐 아니라 통신업체의 승인도 직접 받아내고 유통 경로도 직접 찾아내야만 했다. 다른 스마트폰 플랫폼의 경우 한단고닷컴(Handango.com) 같은 제3의 앱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앱 판매망은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있다 하더라도 개발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새로운 강자가 되기 위해 택해야 할 다음 전략

후발주자로 뒤늦게 시장에 진출한 후에 성공을 거두고 막강한 점유율을 자랑하던 기성 플랫폼을 몰아낸 플랫폼 기업의 최근 사례를 통해 플랫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껏 살펴본 사례들을 생각해 보면 플랫폼 기업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시장에서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필자들은 그동안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후발주자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세력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하지만 일단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성공을 유지하고 자사를 몰아내려고 혈안이 돼 있는 새로운 도전자를 막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지배적인 입지를 유지하려면 사용자 및 보완 세력이 의욕을 잃지 않고 자사 플랫폼에 대한 신의를 지킬 수 있도록 사용자와 보완 세력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끊임없이 주시해야 한다.

후발주자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존 플랫폼을 밀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을 똑같이 적용할 수도 있다. 애플은 이를 위해 아이튠즈의 위력을 적극 활용했다. 이미 엄청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었던 아이튠즈 덕에 2007년에 출시된 아이폰은 출시 초기 상당히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플랫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아이튠즈는 계속해서 육성하고 성장시켜야 할 별도의 플랫폼이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것이건, 이미 존재하는 것이건 아이폰이 아닌 다른 스마트폰 플랫폼과 아이튠즈를 연계시키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 (구글의 스마트폰 플랫폼이자 스마트폰 플랫폼 영역에서 애플의 최대 경쟁 상대인 안드로이드(Android)가 바로 이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지배적인 힘을 갖고 있는 플랫폼을 최고의 자리에서 밀어내기란 힘들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했을 때 성장 추진력을 유지하는 것 또한 그 못지 않게 힘들다. 강자를 밀어내고 새롭게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을 또다시 밀어내기 위해 또 다른 후발주자가 이미 모습을 드러냈을 수도 있고 나름대로의 전략을 펼쳐 보일 작정으로 숨죽이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스마트폰 업계에 관해 상당한 데이터(기업 및 기기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스마트폰 업계의 발전 현황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던 중 플랫폼 지배에 내포돼 있는 역학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필자들은 아이폰 초기 개발에 참여한 여러 소프트웨어 업체를 찾아 반구조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폰이라는 플랫폼이 등장한 초창기에 아이폰의 가파른 확산에 기여한 요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필자들은 앱스토어(App Store)가 출시된 직후 6개월을 초창기로 정의했다. 회사를 직접 창립한 기업가 혹은 CEO, 크로스 플랫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애플에서 개발자로 일하다가 앱 설계자로 변신한 사람, /앱 개발 컨설턴트 등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인터뷰를 통해서 확인한 내용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존의 플랫폼 이론과 일치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기존의 플랫폼 이론과 비교해 중요한 차이점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후 필자들은 기성 경쟁업체를 성공적으로 왕좌에서 밀어낸 플랫폼 기업의 구체적인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플랫폼 경쟁에 관한 기존 연구 자료를 파헤쳤다. 이 과정을 통해 필자들은 매우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했다. 향후 또 다른 연구를 통해 확실성이 추가적으로 입증된다면 이 패턴들이 플랫폼 리더들을 왕좌에서 몰아내기 위한 성공적인 전략을 구성하는 요인들로 연결될 수 있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페르난도 F. 수아레즈

페르난도 F. 수아레즈(Fernando F. Suarez)는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위치한 보스턴대 경영대학원(Boston University School of Management) 전략 혁신학과(Strategy and Innovation Department) 학과장 겸 경영 부교수다.

 

재클린 커틀리

재클린 커틀리(Jacqueline Kirtley)는 보스턴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 페르난도F. 수아레즈 |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위치한 보스턴대 경영대학원(Boston University School of Management) 전략 혁신학과(Strategy and Innovation Department) 학과장 겸 경영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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