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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ies for Learning from Failure

실패사용설명서 : 줄기찬 실험이 성공 낳는다

에이미 C. 에드먼슨 | 95호 (2011년 12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년 4월 호에 실린 에이미 C. 에드몬슨의 글 ‘Strategies for Learning from Failur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실패를 거울 삼아 발전하는 기업은 놀랄 정도로 드물다. 배우려는 의지가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지난 20년간 제약, 금융서비스, 제품 디자인, 통신, 건설업종의 기업과 병원이나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왕복선 프로그램 책임자와 인터뷰를 했다. 이들 모두는 실패를 통한 성장과 개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일부는 사후 조치나 원인 분석 등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실패를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했던 경영진의 대부분은 ‘실패는 나쁘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이들의 실패 활용법은 간단했다. 뭐가 잘못됐는지를 점검하고 앞으로는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식이다. 더 열심히 한다고 해도 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보고서로 작성해서 조직 전체에 배포하는 전담팀을 두는 게 고작이었다.
 
안타깝지만 이들은 실패에 대해 잘못된 고정 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실패가 항상 나쁜 건 아니다. 실패는 나쁠 때도 있지만 불가피할 때도 있다. 심지어는 바람직할 때도 있다. 둘째, 실패를 통해 발전하는 길이 쉽지 않다. 효과적으로 실패를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조직은 결코 흔하지 않다. 실패를 통해 발전하려면 상황별로 적절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들에겐 거의 없었다. 피상적인 결론(‘절차를 지키지 않아서 실패했다’)이나 변명(‘제품은 훌륭한데 시장이 준비가 안 됐다’)을 뛰어넘는 학습이 필요했다. 다시 말해 기존의 낡은 문화적 관념과 성공에 대한 전형적 사고를 벗어던지고 실패가 선사하는 교훈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먼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는 문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실패 원인 분류
 
고의적 규정 무시 조직원이 정해진 절차와 관행에 어긋나는 행동을 선택
부주의 조직원이 의도치 않게 세부 규칙을 지키지 못함
능력 부족 조직원이 해당 작업을 수행할 기술, 조건을 알지 못하거나 필요한 훈련을 받지 못했음
부적절한 절차 역량 있는 조직원이 정해진 규정을 준수했지만 절차에 문제가 있었음
어려운 과업 업무가 너무 어려워서 매번 안정된 결과를 내기 어려움
복잡한 절차 수많은 요소 및 단계로 구성된 절차가 새로운 환경 속에서 문제를 일으킴
불확실성 미래의 일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당시에는 합리적으로 보였던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옴
가설 입증 실험 새로운 아이디어와 디자인의 성공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 실패로 돌아감
모험적 실험 지식을 확장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실험이 실패로 돌아감
 
 
 
네 탓이야!
 
실패는 누군가의 잘못으로 일어난다. 실패와 잘못을 구분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다른 가정, 조직, 문화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는 어렸을 때부터 실패를 인정하면 책임도 함께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실패를 통해 발전한 사람을 칭찬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조직 문화가 흔치 않은 이유다.
 
병원, 투자은행 등 다양한 조직의 경영진과 인터뷰를 한 결과 이들은 모두 실패를 통한 발전과 무조건적인 용인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무책임하지 않으면서도 실패에 건설적으로 대응할 방법은 무엇일까? 실패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게 이들의 고민이었다.
 
이런 우려는 잘못된 이분법적 시각에서 비롯된다.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사실대로 보고하도록 하는 문화에는 높은 성과를 요구하는 엄격한 기준이 함께 따른다. 일부 조직에서는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고의적 규정 무시나 신중한 실험 등의 다양한 실패 원인을 소개한 ‘실패 원인 분류’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실패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이 중 정말 책임을 물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 ‘실패 원인 분류’에서 첫 번째로 설명한 ‘고의적 규정 무시’는 책임져야 마땅한 행동이다. 그러나 부주의로 인한 실수는 반드시 처벌해야 하는 건 아니다. 다른 가능성도 생각해보자. 노력이 부족해 실패했다면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오래 근무를 하다가 피곤해서 어쩔 수 없이 실수를 저질렀다면 근무 시간을 길게 배정한 관리자에게 더 책임이 있다. 실패 원인 목록을 짚어가다 보면 잘못을 따지기 어려운 때도 있다. 신중히 계획한 실험의 경우 실패가 소중한 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에 오히려 칭찬해야 마땅하다.
 
기업 최고경영진에게 ‘실패 원인 분류’를 보여주고 징계 대상이 돼야 하는 실패가 전체의 몇 % 정도인지를 물었다. 그랬더니 2∼5%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실제로 잘못을 추궁하는 경우는 어느 정도냐고 물었더니 이들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곤 70∼90%라고 답했다. 이렇게 실패의 책임자를 추궁하는 조직 문화에서는 실패를 아예 보고하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을 기회도 사라진다.
 
 
 
 Focus on Failure
 
M&A
기업 인수를 위한 과다 비용 지출은 되풀이되는 경영 실패 중 하나다.
8억5000만 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비보(Bebo)를 2008년 AOL이 인수한 가격
1000만 달러: AOL이 비보를 2010년에 매각한 가격
 
 
모든 실패가 같진 않다.
실패 원인과 맥락을 좀 더 세심히 이해하면 문책 대상을 찾는 소모적 일을 피하고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는 효과적 전략을 정착시킬 수 있다. 실패를 유발하는 경우의 수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실수는 대개 △예방 가능한 실패 △복잡성으로 인한 실패 △똑똑한 실패의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예상 가능한 환경에서 벌어지는 예방 가능한 실패.
여기에 속하는 실수는 ‘나쁜’ 실수일 가능성이 높다. 생산 및 서비스 분야에서 대량의 제품을 다루거나 일상적 업무를 소화할 때 규정된 절차를 지키지 못해 생기는 실패기 때문이다. 적절한 연수와 지원만 받으면 이런 업무는 일관성 있게 수행할 수 있다. 일상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을 때는 대개 규정 무시와 부주의, 무능력이 원인이다. 이 경우 원인이나 해결책을 찾는 일이 쉽다. 하버드의대 외과의 아툴 가완디(Atul Gawande)가 베스트셀러 <체크리스트 매니페스토(The Checklist Manifesto)>에서 설명한 ‘점검 목록 확인’이 좋은 방법이다.
 
도요타가 자랑하는 도요타 생산시스템(TPS·Toyota Production System)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TPS는 절차와 조금씩 어긋나는 작은 실수를 꼼꼼히 점검하고 이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을 제도화한 것이다. 생산·운영 관리를 전공한 학생이라면 잘 알겠지만 도요타의 생산 라인 직원들은 문제를 발견하거나 문제가 될 소지를 발견했을 때 ‘안돈 코드(andon cord)’라고 불리는 줄을 잡아당긴다. ‘안돈 코드’가 잡아당겨지는 즉시 생산 공장은 문제 진단·해결 모드에 돌입한다. 문제가 1분 내에 해결되면 생산은 재개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모든 생산공장의 생산이 멈춘다. 기업의 수익이 아무리 떨어져도 실패를 완전히 파악하고 해결하기 전까지 생산은 재개되지 않는다.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벌어지는 피치 못할 실패.
조직이 경험하는 실패의 대다수는 업무의 불확실성 때문에 생긴다. 다시 말해 특정한 수요와 사람, 문제가 맞물려 전에는 결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종류의 상황이 벌어진다. 환자 상태의 경중에 따라 응급실 환자를 분류할 때, 전장에서 적에 대한 대응 방식을 결정할 때, 급성장 중인 신생 기업을 경영할 때는 모두 불확실성과 맞서 싸워야 한다. 항공모함이나 원자력 발전소와 같이 복잡한 시스템을 갖춘 조직에서 시스템 실패는 항상 존재하는 위험이다.
 
안전 및 위험 관리를 위한 모범 관행을 충실히 따르고 실패를 철저히 분석한다면 심각한 실패는 피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작은 절차상의 실패는 피하기 어렵다. 어쩔 수 없는 절차상의 실수를 나쁘게만 생각한다면 복잡한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실패를 막으려면 작은 실패를 재빠르게 파악하고 수정해 가야 한다. 병원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사고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연이은 작은 실수들이 어느 순간 나쁜 방향으로 조합되면서 일어난다.
 
시장을 앞서가는 똑똑한 실패.
바람직한’ 실패의 범주다. 조직이 경쟁에서 승리하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귀중한 지식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심 시트킨(Sim Sitkin) 듀크대 교수(경영학)는 이를 ‘똑똑한 실패’라고 부른다. 똑똑한 실패는 실험의 결과로 생긴다. 실험은 전무후무한 상황과 마주쳤는데 적절한 답을 모를 때 실행된다. 신약 개발, 신사업 출범, 혁신제품 설계, 미개척 시장의 고객 반응 시험이 그 좋은 예다. 이런 실험을 우리는 ‘시행착오’라 부른다. 그러나 이 말에는 어폐가 있다. 우선, 착오(error)라는 말은 어딘가에 착오가 없는 ‘옳은’ 결과가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미개척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한다면 유용한 실패를 빨리 해야 한다. 실험으로 올바른 실패를 한 경영자는 필요 이상의 규모로 실험을 실시하는 ‘미련함’을 피할 수 있다.
 
디자인 컨설팅업체 아이디오(IDEO)의 지도자들은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아이디오는 고객사의 기존 라인 내에서 개발된 제품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해당 분야에서 아이디오의 역량은 아주 높았다. 그러나 아이디오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바로 혁신 전략 컨설팅이었다. 고객이 새로운 제품 라인을 만들도록 돕기 위한 서비스다. 아이디오는 신규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매트리스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먼저 작은 컨설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새로운 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외부에 알리지도 않았다.
 
매트리스 회사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고객사는 아이디오의 서비스를 받은 후에도 제품 전략을 변경하지 않았다. 아이디오는 경험을 통해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이후 아이디오는 MBA 학위를 가진 컨설턴트를 채용해 고객사들이 더 효과적으로 신규 사업을 개척하도록 도왔다. 고객사의 경영진 일부도 팀에 넣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전략 혁신 서비스는 현재 아이디오 사업 수입의 3분의1을 차지한다.
 
복잡한 시스템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절차상의 실패나 시장 개발을 위한 똑똑한 실패를 용인한다고 해서 기업의 성과가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건 아니다.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고 싶다면 먼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물론, 실패 그 자체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실패를 겪으면 이성적인 사람도 감정적으로 변한다. 따라서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지도자의 결단과 노력이 필요하다.
 
 
 
  실패를 편안히 받아들이는 문화
 
직원들이 현재와 미래의 실패를 포착하고 이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실패를 편하게 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줄리 모라스(Julie Morath)는 1999년부터 2009년까지 미네소타 아동병원 및 임상센터의 최고운영책임자로 재직하면서 실패를 자유롭게 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의료 사고를 대폭 줄였다.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발견한 5개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모라스가 사용한 방법도 포함돼 있다.
 
업무 범위를 정확히 정의한다.
직원들은 주어진 업무 환경(일상적 업무, 복잡한 업무, 혁신 업무) 속에서 어떤 실패 유형이 발생하는지, 실패를 감지하고 교훈을 얻기 위해서 공개적 논의와 협업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명확한 정의는 실패가 가진 독성을 완화시켜준다.
병원처럼 복잡한 업무 환경 속에서는 일련의 작은 사고가 겹쳐 중대 사건이 발생한다. 병원 체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직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모라스는 미국 의료사고율에 관한 자료를 보여주고 토의그룹을 조직한 후 조직원에게 영향력이 큰 사람들을 모아 팀을 만들었다. 이들은 의료 사고의 심각성에 관한 정보를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과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실패를 보고하는 사람을 치하한다.
안 좋은 소식이나 질문, 우려 사항을 전달하고 실수를 지적하는 사람은 처벌하기보다 치하해야 한다. 먼저 뉴스 가치에 감사를 전한다. 이어 문제를 고치고 그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얻을 방법을 연구한다.
모라스는 누구 잘못인지 따지지 않는 보고 방식을 도입했다. 의료 사고와 사고로 번질 뻔한 실수는 익명으로 보고할 수 있었다. 모라스가 이끄는 팀은 새로운 형식의 환자 안전 보고서를 만들고 의료진이 직접 설명한 사고 내용과 원인을 보고서에 포함시켰다. 모라스가 구상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자 사고 보고율은 즉시 급증했다. 모라스는 사고 자료를 통해 실패를 극복할 수 있으므로 자료가 들어오면 이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라고 직원들을 교육시켰다. 그리고 모든 사고를 철저히 조사하도록 했다.
 
한계를 인정한다.
자신이 모르는 일, 했던 실수,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솔직히 인정하면 다른 사람들 또한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모라스는 미네소타 아동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하자마자 환자 안전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자신이 새로 합류했기 때문에 아동병동의 업무 처리 방식에 관해 제한적 지식만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 후 의료진과 그룹 회의나 1대1 대화를 가지면서 모라스는 의료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참여를 독려한다.
직원의 의견이나 생각을 묻고 이들이 실패를 감지·분석한 후 유용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조직원의 참여가 확대되면 변화에 대한 저항과 방어적 태도 또한 약해질 수 있다.
모라스는 각 부서 전문가가 참여하는 팀을 구성해 이들에게 실패 분석을 맡겼다. 이후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전 부서 직원들을 불러 필요한 질문을 했다. 초기에는 환자 치료와 관련해서 직원들이 바라는 만큼 모든 상황이 안전하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물었다. 직원들은 대답을 생각하면서 치료 환경에서 개선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자 너나 할 것 없이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범위를 설정하고 자신의 업무는 자신이 책임지도록 한다.
역설적으로 들리긴 하지만 사람들은 어떤 잘못에 대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알고 있을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징계를 내리거나 해고할 때에는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사고로 입은 피해와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말해준다.
누구 잘못인지 따지지 않는 보고 방식을 도입하면서 모리스는 실패를 보고하는 행동 자체는 처벌받지 않지만 특정 행동(무모한 행동, 의도적 규정 위반, 자신의 역량 범위를 넘어서는 일을 무리하게 처리)은 처벌받는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같은 실수를 3번 해서 정리 해고된 사람이 있었다. 이때 직원들은 동료의 처지에 대해 슬퍼하고 걱정하긴 했지만 안도감을 가장 크게 느꼈다. 해당 직원의 잘못으로 환자가 위험에 처했으며 다른 사람들이 그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했다는 점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학습 문화 구축
 
오직 리더들만이 실패했을 때 서로를 책망하지 않고 실수에 대해 편안하게 얘기하며 이를 통해 배우는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실패를 편안히 받아들이는 문화’ 참조) 실패가 발생했을 때 ‘누구 때문이야’보다 ‘무슨 일이 있었나’로 초점을 옮기는 게 중요하다. 조직도 이런 초점의 변화를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실패의 규모가 크든 작든 일관성 있게 보고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새로운 이론을 실험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경영자는 직원이 수행하는 작업의 성격에 맞게 메시지를 조정한다. 연구개발(R&D) 업무를 수행하는 연구원에게는 “우리의 목표는 새로운 발견이다. 빨리 실패하면 그만큼 빨리 성공한다”고 말해준다. 그런데 이렇게 미묘하며 중요한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간과하는 경영자가 의외로 많다. 이들은 실패를 다룰 때에도 조직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자료 분석을 통해 결함을 평가하는 통계적 공정관리는 소프트웨어 에러처럼 특정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무작위로 발생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함을 수정하는 데에 맞지 않다. 독창적 신제품 개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위대한 과학자라면 본능적으로 받아들일 아이디오의 슬로건, ‘빠르게 성공하려면 자주 실패하라’는 말은 생산공장에는 맞지 않다.
 
특정 분위기나 업무가 기업 문화를 장악하면 기업이 실패를 대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자동차 업체의 경우 예측 가능한 대량 생산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실패를 예방하는 일이 가능하며,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 및 조직에서는 앞서 말한 일상 업무와 복잡한 업무, 신시장 개척을 위한 업무 등의 3가지 작업이 동시에 수행된다. 따라서 리더는 각 분야에 맞는 방식으로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조직은 감지, 분석, 실험이라는 3가지 활동을 통해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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