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dging the world toward smarter public policy: an Interview with Richard Thaler

“갈수록 투명해지는 세상… 정보 공개하고 소비자 선택권 넓혀라”

85호 (2011년 7월 Issue 2)

편집자주글은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2011봄호에실린뱁슨대 IT 경영

교수토마스 H. 대븐포트, SAP AG 의 공동 CEO 하게만스나베의How Fast And Flexible Do You Want Your Information, Really?’ 를번역한것입니다.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학자로는 드물게 아이디어를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영국 정부가 수립한 넛지 유닛(Nudge Unit)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관은 시민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지원함으로써 공공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넛지 유닛이라는 이름은 탈러 교수가 카스 선스테인(Cass Sunstein)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와 공저한 <넛지: 보건, 자산, 행복에 관한 의사결정 개선(Nudge : Improving Decisions about Health, Wealth, and Happiness, Yale University Press, 2008년 4월)>에서 따왔다. 이 책은 행동 경제학의 개념을 공공 정책에 적용하고 있다. 탈러와 선스테인은 정책 당국이 국민들에게 개입(nudge)해 국민들의 저축을 늘리고, 더 좋은 곳에 투자하고, 현명하게 소비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호주 시드니대의 댄 로발로(Dan Lovallo) 교수와 맥킨지의 앨런 웹(Allen Webb)과 가진 이번 인터뷰에서 탈러 교수는 넛지 유닛이 창립 초기에 장기 기증률을 높이고 정부와 기업이 개인들과 공유하는 정보의 양을 늘리고자 기울인 몇 가지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탈러 교수가 구상하는 더욱 투명한 정보 환경이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탈러 교수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방해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기업에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넛지 유닛의 창립 배경은?
우연한 기회에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영국 총리와 조지 오스본(George Osborne) 영국 재무장관1 을 알게 됐다. 그들의 보좌관 가운데 한 명이 넛지를 읽고 그들에게 읽어보라고 전달했다고 들었다. 캐머런 총리가 책이 마음에 들었는지 보수당 의원들이 여름에 꼭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올렸다.
 
다행히 이들은 선거 때만 공약을 남발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취임 일성으로 “이제 무언가를 해봅시다”라고 말하고 넛지 유닛을 만들었다.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의 사람들은 이를 넛지 유닛이라 불렀지만 공식 명칭은 행동 인사이트팀(Behavioral Insight Team)이다. 이 팀에 속한 똑똑한 공무원들이 나서서 각 부처의 업무 과정에 넛지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유독 내게만 공손했던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사람들이 나와 대화하려는 그 개방성과 적극성에 매우 놀랐고 기분이 좋았다. 물론 회의론자들도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회의론을 품고 있는 사람들도 적어도 처음에는 그걸 속으로만 품고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당신이 전달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는?
넛지라는 개념을 통해 내가 주장하는 핵심은 ‘모든 것을 쉽게 만들라’다. 누군가에게 어떤 일을 시킬 때 그 사람이 그 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건강식을 먹도록 만들려면 일단 구내식당에 건강식을 구비해야 한다. 또 그 건강식이 사람들 눈에 더 자주 들어오도록 하고, 더 맛있게 만들어야 한다. 회의 때마다 나는 “모든 것을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너무 명백하지만 매우 놓치기 쉬운 사안이다.
 
당신의 아이디어 중 어떤 아이디어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나?
두 가지다. 첫째, 이미 넛지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은 디폴트(default, 옵션을 지정하지 않았을 때 자동적으로 선택되는 옵션. 별다른 대안이 뚜렷하지 않을 때 자동적으로 결정을 이끌어주는 ‘디폴트 옵션’은 최상의 선택은 아니더라도 차선의 선택은 하도록 도와준다)를 더욱 발전시키자는 아이디어다. 아데어 터너 영국 금융감독청장(FSA)2 이 내놓은 대대적인 연기금 개혁에도 이 내용이 들어 있다. 즉 사람들이 자동으로 연금에 등록하도록 만드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넛지 유닛에는 자문위원회가 있다. 자문위원회와의 첫 회의에서 “장기 기증에 관해 무언가를 해보자”는 말이 나왔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활용하는 ‘선택 권유(prompted choice)’라는 방식을 밀어붙이자고 말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는 사람들에게 장기 기증을 하겠냐고 물어본다. 그 후 일리노이주의 장기기증 희망자 수는 두 배로 늘었다.
 
우리는 자동차 등록은 물론이고 국민 보건 서비스(NHS) 시스템에 등록된 모든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하자는 데 동의했다. 모든 사람이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NHS에는 거의 모든 영국 국민이 등록돼 있으니 말이다.
 
두 번째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정보 공개에 관한 아이디어다. 우선 정부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정보를 컴퓨터로 읽을 수 있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 포맷으로 공개한다면 많은 일이 수월해진다. 좋은 예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4년 전부터 모든 버스와 열차에 GPS 위치 확인 장치를 장착해 시민들의 편의를 높였다. 오늘날에는 시민들이 본인의 위치를 확인하고 다음 버스가 언제 오는지를 알려주는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이 만들어졌다.
 
기업들이 스스로 정보를 공개하도록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 작업의 목적은 완벽한 가격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소비자의 제품 활용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기업이 그 정보를 해당 소비자와 공유하도록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내가 스마트폰의 요금제를 갱신할 때를 맞이했다고 치자. 내가 나의 전화기 사용 패턴 파일을 웹사이트에 올리면 어떤 기능이 내게 필요한지를 검색 엔진에서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과거 나의 휴대폰 사용 패턴에 기초할 때 내가 새로운 모델의 전화기로 갈아탄다면 데이터 사용량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정보 공개 정책이 기업에 주는 시사점은?
나는 과당 경쟁의 폐해를 개선할 수 있는 규제가 있다고 굳게 믿는다. 어떤 기업들은 이 규제를 두려워하지만 어떤 기업들은 이를 환영한다. 노골적으로 정보 은폐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런 기업의 목표는 ‘모든 일을 쉽게 만들자’가 아니라 ‘모든 일을 어렵게 만들자’는 데 있다. 이들은 가격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고,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해서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오늘날 시카고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가는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알아보는 일은 매우 쉽다. 그러나 들고 가는 수하물이 클 때 추가 비용이 얼마인지를 알아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신용카드 회사들이 주로 연체 이자로 돈을 번다는 점도 문제다. 많은 신용카드 회사는 사용 한도를 초과한 고객들을 상대로 돈을 번다. 하지만 그 고객들에게 사용 한도가 초과됐다고 자세히 알려주는 회사는 많지 않다. 이를 잘 모르는 고객들은 고작 커피 1잔을 사면서 25달러의 돈을 내야만 한다. 이런 점을 개선해야 한다.
 
나는 소비자들이 손쉽고 스마트한 쇼핑을 할 수 있는 세계를 꿈꾼다. 소비자들이 엑셀 스프레드와 씨름하느라 하루 종일을 보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 다음과 같은 정보, 즉 ‘고객님의 신용카드회사는 수백 달러 상당의 과도한 수수료를 고객님에게 부과하고 있으며, 고객님이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을 때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는 회사를 택하시면 많은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라는 정보를 손쉽게 알 수 있기를 바란다.
 
일부 기업들은 정보 공개를 두려워하고 이를 꺼린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고 고객을 공정하게 대우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야비한 자들이 고객을 속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기업은 정보 공개에 관한 나의 구상을 환영할 것이다. 반면 반대의 기업이라면 나와 죽기살기로 싸우려 들 것이다.
 


더욱 투명한 환경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빠른 시일 내에 그 꿈이 이뤄질 분야는 어디일까?
미국 소비자 제품 안전위원회는 사람들이 유아용 침대와 같은 제품에 대한 불만사항을 말할 수 있는 전국 규모의 웹사이트3 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나와 매우 친한 부부에게 18개월짜리 아들이 있었다. 그 아이는 보육센터에서 유아용 침대 사고로 죽었다. 사용하던 침대는 리콜 대상이 됐지만 그 사실을 널리 알려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그런 정보를 모르고 해당 침대를 사는 사람이 있을 것 아닌가.
 
어떤 기업들은 웹사이트에 악의적인 정보가 올라올 수 있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에 저항한다. 일부 사람들이 제품에 대한 악의적인 사용 후기를 올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제품이라도 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정말 좋은 제품이라면 소셜미디어의 악평쯤은 충분히 이겨내고도 남는다. 자사의 제품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모든 사람들의 견해를 완전히 공개하는 일쯤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유아의 목을 조르기 위해 일부러 유아용 침대를 만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유아용 침대는 누가 조립하더라도 절대 잘못 조립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또 누군가 어린이들에게 큰 위험을 초래하는, 잘못 조립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냈다면 제조회사와 고객들은 당연히 이를 알아야 한다.
 
자식을 잃은 운이 없는 소비자와 비공개를 조건으로 소송에서 합의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선 안 된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방해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절대 좋은 전략이 될 수 없다.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는 기업들에 ‘장기적으로 생각해라. 모든 것이 투명하고 명백한 세상에서 과연 당신들이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라고 충고하고 싶다.
  
댄 로발로·앨런 웹
 
댄 로발로(Dan Lovallo)는 호주 시드니대 교수, 미국 UC버클리대 경영 혁신 연구소 수석 연구원, 맥킨지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앨런 웹(Allen Webb)은 맥킨지 시애틀 사무소에 근무한다.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는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행동과학 및 경제학과 교수다. 미국 경제 조사국 행동 경제학 프로젝트의 연구원이자 공동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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