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Find Answers within Your Company

사내 지식시장에서 해답을 찾는 방법

79호 (2011년 4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1년 겨울호에 실린 몽펠리에 경영대학원 힌드 벤뱌 부교수와 보스턴대 경영대학원 마샬 밴 알스타인 부교수의 글 ‘How to Find Answers within Your Company’를 번역한 것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AECOM 테크놀로지는 문제에 부딪혔다. 아르헨티나에 있는 AECOM 공장 한 곳에서 바이오 연료 가공 과정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으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설탕 먼지가 만들어졌다. 문제는 공기 중의 설탕 먼지가 폭발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AECOM은 연료 가공 시설 부근에서 불덩이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런던에서 근무하는 AECOM 직원들이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몇 주 동안 이런저런 논쟁이 오가다 마침내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나왔다. 호주에서 일하는 AECOM 엔지니어 한 명이 AECOM의 사내 게시판을 통해 설탕 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AECOM이 직면한 문제(사내에서 전문적인 주제에 관한 지식을 찾아내는 것)는 여느 대형 조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직의 규모가 크고 조직이 세분화돼 있을수록 사내 직원들과 관련 문제를 연결하기가 힘들어진다.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의 전 CEO 루이스 플랫(Lewis Platt)은 “HP가 HP내에 어떤 지식이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만 했어도 생산성이 3배는 높아졌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규모가 큰 조직이 사내 정보 흐름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한 가지 방법은 사내 지식 시장(an internal knowledge market)을 활용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사내 지식 시장은 사용자들이 가격 메커니즘을 통해 지식을 거래하는 보호구역이다. 물론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다양한 형태의 사내 시장이 존재해 왔다.1  하지만 조직 내 지식 교환을 장려하는 용도로 사내 시장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포시스(Infosys), 지멘스(Siemens), 맥킨지(McKinsey & Co.), 일라이 릴리(Eli Lilly) 등 사내 시장 모델을 초기에 도입한 기업들은 사내 지식 시장이 전통적인 지식 관리 방안에 비해 정보 흐름에 한층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업체 SAP는 사내외에서 활동하는 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간의 질의응답을 장려하기 위해 지식 시장을 활용했다. SAP는 이런 형태의 질의응답 방식을 활용한 덕에 600만 달러 이상의 기술지원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 시간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시장을 도입하면 자원(resources)이 모습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시장은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재사용하고 필요한 순간에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며 사람들의 시간을 비롯한 각종 자원의 사용 현황을 효율적으로 규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장은 문제와 기회를 이어주는 큰 틀을 제시한다. 시장이 갖고 있는 이런 장점들을 원한다면 사내에 자유 시장 방식을 도입하면 된다. 하지만 사내 시장의 규칙, 보상체계, 관리 방식은 전통적인 조직 질서에서 채택하는 관련 요소들과는 차이가 있다. 다양한 유형의 사내 시장을 도입한 사례 50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및 사내 시장을 뒷받침하는 근본적인 경제 이론을 바탕으로, 필자들은 사내 지식 시장을 설계, 출범,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사내에 시장 도입
널리 알려져 있는 ‘대중의 지혜(wis-dom of crowds)’라는 개념은 기업이 모든 것을 상의하달 방식으로 계획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2  하지만 하의상달 방식으로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대중이 똑똑해지는 때가 언제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기업이 정보 시장을 가치있게 활용할 수 있는 4개의 용도는 다음과 같다. 1)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을 통한 전망 2)아이디어 시장(idea markets)을 통한 아이디어 창출 및 평가 3)R&D 문제와 연구 전문가를 이어주는 혁신 시장(innovation markets)을 통한 문제 해결 4)지식 시장(knowledge markets)을 통한 동료들 간의 협력 등이다. 오늘날, 기업들은 위와 같은 4개의 시장을 모두 활용하고 있다. 예측 시장, 아이디어 시장, 혁신 시장과 관련된 기업의 경험을 통해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었지만 본 논문에서는 사내 지식 시장(internal knowledge market)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사내 지식 시장은 지점과 본사, 혹은 신입사원과 전문가 등 지식을 구하는 사람과 지식을 제공하는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조직 내 포럼이다. 사내 지식 시장에서는 정보 공유를 장려하기 위해 물질적·사회적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사내 지식 시장은 대개 IT 기반 플랫폼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수가 늘어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사용자들과 사용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소셜 네트워크와는 달리 지식 시장은 사용자들을 전문가(그리고 사용자들이 알지 못할 가능성이 큰 전문지식)들과 연결시켜준다. 기업들은 사내 지식 시장을 활용해 분산돼 있는 조직 전반에서 정보 공유를 촉진하고 사내의 최고 관행을 파악하며 직원들이 갖고 있는 의문에 신속하게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사내 지식 시장을 운영하는 기업으로는 일라이 릴리, 맥킨지, 인포시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IBM, 세계은행(World Bank), 삼성생명(Samsung Life Insurance), 후지쓰(Fujitsu), NTT 소프트웨어(NTT Software) 등이 있다.
 
하지만 사내 지식 시장을 구축하려면 다양한 어려움과 문제에 직면한다. 사내에서 시장을 관리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시장 중심의 지식 관리 접근방법과 전통적인 지식 관리 접근방법의 비용 및 이점을 비교해 보았다. 연구 결과, 두 접근방법이 극명하게 대조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식 관리를 위한 전통적이며 1세대적인 시도는 주로 중앙집중적인 지식 관리 시스템에 의존했다. 이와 같은 상의하달 접근방식 하에서는 권한을 갖고 있는 중앙 부서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발과정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우선순위를 정할 때에는 ‘지식 요구는 예측 가능하다’는 가정과 ‘동료집단 간이 아니라 전문가가 지식을 도출하고 검증한다’는 2개의 가정을 근거로 삼는다. 하지만 2개의 가정 모두에는 나름대로 한계가 있다.
 
해답을 얻기 위해 사내 전문가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시스템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한 역량을 갖고 있을 때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질문의 양이 전문가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병목 현상이 생긴다. 동료로부터 얼마든지 충분한 답을 구할 수 있는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가 완벽한 해결방안을 제시할 때까지 아무런 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지식을 획득하려면 많은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조직들이 최고의 관행 중 일부만을 선별적으로 수집하게 된다. 이런 문제 해결 방식 탓에 많은 근로자들의 정보에 대한 요구 중 상당수가 응답 받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가 주기적으로 등장해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데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지식 관리 시스템 하에서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 집중화된 지식 관리 시스템은 당연히 복합적 결과를 낳는다. 필자들이 살펴본 한 회계감사업체는 최우수 업무 관행을 지식 관리 시스템에 저장할 목적으로 문서화 작업에 무려 2년을 투자했다. 하지만 1500명이 넘는 컨설턴트들에게 시스템을 제공한 후 질문을 던졌을 때 해당 시스템이 유용하다고 답한 사람은 130명에 불과했다. 반면 사내 시장에서는 마치 JIT(just-in-time) 방식으로 생산을 하듯 정보가 제공된다. 사내 시장 플랫폼이 있으면 필요할 때 원하는 정보를 찾고 필요한 사람과 접촉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상치 못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그동안 활용되지 않은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중앙 저장소가 아니라 다양한 지식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전통적인 지식 관리와 사내 지식 시장’ 참조)
 
 

 
도쿄에 위치한 NTT 소프트웨어에 몸담고 있는 한 경영자는 전통적인 지식 관리 방식이 직면한 문제를 정확하게 끄집어냈다. “직원들에게 지식 기여를 요구해 지식 관리를 장려하려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NTT 소프트웨어가 지식 시장을 도입한 지 18개월이 흐른 후, 질의응답 포럼에 질문이 올라오면 짧게는 5분 내로 답이 올라오게 됐다. 직원들은 한층 신속하게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영업사원들 사이에서 최우수 관행이 퍼져나갔다. 그 결과 중복 업무가 9000시간만큼 줄어들었다.
 
내부 지식 시장이 모든 기업에 어울리는 건 아니다. 특히, 조직의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을 때는 내부 지식 시장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필자들은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이아몬드 리스(Diamond Lease)라는 기업을 조사했었다. 이후 도쿄에 기반을 두고 있는 미쓰비시 UFJ 리스 & 파이낸스(Mitsubishi UFJ Lease & Finance)로 합병된 이 회사의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서로 친밀한 분위기에서 함께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보 공유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환경 하에서는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정보 공유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항상 조직 내의 업무 진행 상황을 꿰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업무 관련 지식이 여러 지점 및 사업부로 분산되고 정보 흐름이 정체된다.
 
 1단계 2사내 지식 시장 설계 및 출범
사내 시장을 운영할 계획이라면 전통적인 접근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설계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필자들은 본 논문에서 경영자들에게 효과적인 사내 지식 시장을 설계하고 유지하기 위한 큰 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사내 지식 시장 운영이 여전히 진화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필자들은 다양한 기업들의 경험을 토대로 최우수 관행을 수집하는 한편 기본이 되는 경제 원리를 고려해 새로운 틀을 개발했다. 그런 다음 사내 지식 시장 원형을 개발·시험했다.(‘연구 내용’ 참조)
 
1.물질적·사회적 인센티브를 활용하되 가격의 유동성을 허용하라
매사추세츠 월섬에 위치한 지식 시장 공급업체 이노센티브(InnoCentive)의 CTO 데이비드 리터(David Ritter)는 효과적인 사내 시장 구축 방법에 관한 조언을 들려주었다. 리터는 협력을 위한 인센티브가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인센티브를 제공할 때에는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화폐, 전문지식에 대한 인정,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 등 3개의 형태를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조언과 더불어 리터는 “3개의 요인을 모두 적절하게 조합하면 사내 지식 시장 참여 수준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회적 보상으로는 인정, 동료 평가, 전문성 등이 있다.3  지적인 보상에는 학습, 문제 제시, 자율성 등이 있다. 물질적인 보상으로는 마일리지, 현금, 가상 화폐 등이 있다.
 
하지만 사내 지식 시장에 인센티브를 접목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는 기업들조차 잘못된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활용한다. HP와 지멘스 사례를 살펴보자. HP는 원활한 지식 수급을 위해 마일리지 제도를 활용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사내 플랫폼에 유용한 자원을 제공하는 사람에게는 2000마일, 질문을 올리는 사람에게는 1000마일, 질문에 대한 답을 올리는 사람에게는 500마일을 제공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도입 후 90일이 지나도 목표 대상 중 위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마찬가지로 지멘스도 참가자들에게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주식(shares)’을 인센티브로 제공했다. 해결방안이나 성공 사례를 제시하는 참가 직원에게는 20주, 고객, 기술, 시장 개발에 도전하는 직원에게는 10주를 줬다. 프로그램 도입 후 직원들의 기여가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정보의 질은 개선되지 않았다.
 
HP와 지멘스의 사례를 통해 지식 관리와 관련된 전형적인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4  HP와 지멘스는 사내 지식 시장을 구축할 때 미리 정해둔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가격을 미리 정해두면 정해진 가격보다 높은 가치를 지닌 정보는 생성되지 않고 가격보다 낮은 가치를 지닌 정보만 생성된다. 전문가들은 시간 낭비를 꺼리는 반면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약한 근로자들이 보상을 노리고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지식 시장 내에서 고정 가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참조) 따라서 가격을 미리 정해둘 경우 연관성이 떨어지는 콘텐츠가 넘쳐나게 되거나 직원들이 과도하게 책정된 보상을 따내기 위해 좀 더 가치 있는 활동을 등한시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사내 지식 시장에 고정된 가격을 도입하는 것은 일종의 중앙집중 계획 방식(회사 내부의 특정 집단이 뜻하지 않게 계획 경제를 관리하는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역할을 맡아 조직 전반에서 이뤄져야 할 활동을 지시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관리자들이 인정해야 한다. 가격 이론5 에서는 효율성을 위해 가격의 유동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연구 내용
 
필자들은 지식 문제와 시장 설계를 연구하며 10년이 넘는 기간 단독, 혹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본 논문에 기록돼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
 
1단계에서는 지식 시장을 전통적인 지식 관리 접근방법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살펴 보았다. 여러 건의 1차 자료 및 2차 자료를 활용했다. 필자들은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여러 기업들이 지식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도전과제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자료 및 인터뷰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 과정에서 30개가 넘는 기업을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식 시장 서비스 업체 리얼컴(Realcom)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고, IBM, 시스코 시스템스(Cisco Systems), HP, 프로티비티(Protiviti), 지멘스 등 5개 조직을 심층 분석했다.
 
2단계에서는 내부 지식 시장이 실패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설계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내부 지식 시장 실패 사례를 검토해 보았다. 2단계에서는 양면 네트워크 이론, 가격 이론, 화폐수량설 등 3개의 경제 이론을 바탕으로 조직 내에 지식 시장을 도입하기 위한 설계 과정을 제시했다.
 
3단계에서는 기준점을 제시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20개의 지식 시장을 비롯해 현재 운영 중인 50개 이상의 정보 시장, 아이디어 시장, 예측 시장이 갖고 있는 설계적인 특징 및 특성을 분석했다. 또한, 사내 지식 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3개 기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4단계에서는 사내 지식 시장 원형을 개발하고 3개 업체에서 실험을 실시했다. 직원들이 제공한 피드백 및 경영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관리자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틀을 제시했다. 서로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다양한 설계 접근방법을 평가한 후에 본 논문에서 제시하는 청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고정된 보상이나 평가 시스템에만 의존하기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가상 화폐를 도입하는 방안을 활용할 수 있다. 인도 방갈로르에 위치해 있으며 직원 수가 1만7000명에 이르는 컨설팅·IT 업체 인포시스는 가상 화폐를 사용하는 K-숍(K-Shop)이라는 사내 지식 시장을 구축했다. 인포시스 직원들은 K-숍에 연구 논문, 프로젝트 경험, 기타 지식 상품을 등록할 수 있다. 인포시스는 K-숍에 글을 올리는 사람과 글을 읽는 사람 모두에게 현금 및 상품으로 교환 가능한 KCU(지식 화폐 단위· knowledge currency unit)라는 이름의 자체 발행 가상 화폐를 제공한다.6  K-숍 도입 후 1년 내에 인포시스 직원들은 2400건이 넘는 제안, 사례, 소프트웨어 목표, 검토서 등을 등록했다.
  
 
사내 시장을 운영할 때에는 실제 돈을 지불하는 방법보다 포인트 제도 등 가상 화폐를 활용하는 방법을 택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비용이 적게 들긴 하지만 참여를 독려하고 정확한 정보를 이끌어내는 데는 가상 화폐도 현금 못지 않게 효과적이다.7  가상 화폐는 직원 개개인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제한된 포인트 예산 내에서 일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 개개인이 우선순위에 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가상 화폐 예산이 제한돼 있으면 이미 해결방안이 나와 있는 문제를 무작정 사내 시장에 올리기 전에 자주 묻는 질문이 저장돼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먼저 확인하게 된다. 또한 가격 책정 메커니즘을 통해 중요도가 높은 문제가 등록되면 즉시 중요한 문제라는 표시가 뜬다.
 
물론 동기는 사람마다 다르며 문화적으로 적절한 인센티브를 사용해야 한다. 실생활에서 누군가로부터 서비스를 받으면 수수료, 호의, 팁, 감사의 말 중 어떤 것으로 보답을 해야 할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친밀할수록 호의에 대한 보답으로 상대에게 도움을 주거나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 상대와의 관계가 업무적이거나 멀수록 팁이나 수수료를 제공하는 것이 옳다. 규모가 작은 조직에서는 문화적인 규범이나 일반적인 호혜원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보가 공유된다. 하지만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가상 화폐를 통해 더 많은 정보 공유가 이뤄진다.
 
 
 
하지만 규모가 큰 조직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이 높게 평가하는 사회적 편익을 ‘가상 화폐’로 활용할 수 있다. SAP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블로그 활동을 하고, 서로의 질문에 답을 하는 개발자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에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혁신적인 포인트 제도를 개발했다. 처음 포인트 제도를 개발했을 당시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포인트를 적립한 개발자들에게 티셔츠와 기념품을 제공했다. 2008년이 되자 SAP의 개발자 커뮤니티는 사회적으로 좀 더 책임감 있는 활동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런 사실을 포착한 SAP는 개발자 커뮤니티의 누적 포인트가 250만 포인트에 다다르자 10만 유로를 기부했다. 개발자 커뮤니티가 다시 350만 포인트를 쌓자 SAP는 기부금을 2배로 늘려 아동을 위한 교육 및 보건 서비스의 형태로 유엔을 통해 20만 유로를 기부했다. SAP는 커뮤니티 전체의 포인트 누적 점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동시에 가장 높은 점수를 쌓은 개별 개발자와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문가의 공로를 인정했다. SAP는 가장 높은 포인트를 쌓은 담당자들과 정책 및 제품 개발을 논의한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 아닐 수 없다.
 
2.‘롱테일’의 양쪽 끝에 위치한 지식을 활용하라
시장은 임계질량을 요구한다. 사내 지식 시장 또한 자율적인 개별 기여자가 생산하며 자율적인 개별 사용자가 소비하는 특화된 콘텐츠를 요구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2개의 집단을 끌어들이고 연결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외부 시장에서는 이런 문제가 최근 양면 네트워크(two-sided networks) 이론으로 정리됐다.8  시장에서는 서로 다른 사용자 네트워크가 서로에게 상호 이득을 제공한다. 양면 네트워크는 이런 시장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베이(eBay)의 구매자와 판매자, 몬스터닷컴(Monster.com)의 구직자와 고용주, 아이튠스(iTunes)의 음악 청취자와 음악가가 대표적이다.
 
양면 네트워크를 성공리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씨앗(seed)’과 ‘보조금(subsidize)’ 등 2개의 중요한 전략을 잘 활용해야 한다. 롱테일의 개념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9  어떤 플랫폼에서건 인기를 기준으로 활용 가능한 콘텐츠를 분류하면 도표의 좌측에 위치한 분포곡선의 머리 쪽에는 소수의 인기 있는 콘텐츠가 위치하게 되는 반면 긴 꼬리 부분에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엄청난 수의 콘텐츠가 위치하게 된다.(‘롱테일과 사내 지식 시장’ 참조) ‘씨앗’은 플랫폼 후원자가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콘텐츠를 뜻한다. 예를 들어, 애플(Apple)은 아이폰(iPhone)에 e메일, 달력, 음악, 인터넷 검색에 핵심적인 응용 프로그램을 씨앗(seed)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애플이 예상하지 못한 각종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애플이 아니라 애플 커뮤니티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수천 개의 응용 프로그램을 애플이 모두 직접 개발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대신, 애플은 커뮤니티가 사용자들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업자들에게 플랫폼 도구 및 지원 서비스를 지원(subsidize)한다. 구글(Google)은 최고의 응용 프로그램에 100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상금으로 지원하는 방법을 통해 안드로이드(Android) 기반 스마트폰을 위한 운영 체계의 롱테일 형성을 지원한다. 지식 시장을 ‘중요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해결책을 씨앗으로 뿌려놓되 커뮤니티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식’에 비유할 수 있다. 씨앗은 사용자들의 지식시장 활용을 장려하는 핵심적인 가치라고 볼 수 있다. 보조금은 참신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용자들 간의 협력을 장려하기 위해 사회적 보상 혹은 물질적 보상을 제공하는 형태를 띤다.
 
실제로 이런 과정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사례를 살펴보자. 지식 시장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도쿄 은행(Bank of Tokyo) 직원들은 9만 개의 로터스 노츠(Lotus Notes) 문서 중 6000개를 엄선한 다음 직원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지식 시장 시스템에 공개했다. 지식 시장이 도입되자 참여율이 급증했고 악성부채가 줄어들었으며 고객 응대 실적이 높아졌다. 직원들이 지식 시장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심지어 e메일도 줄어들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은행 내부 지식 시장의 롱테일 부분을 위해 콘텐츠를 확보해야 했다. 플랫폼 후원자는 일반적으로 자원이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노하우를 갖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사내 지식 시장에 도입될 가치 있는 콘텐츠를 생성하는 직원들에게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3.정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
직원들이 정확하지 않거나 용도가 제한적인 답을 올리면 어떻게 될까? 지식 시장을 적절하게 설계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유명 포털 사이트 네이버(Naver)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질의응답 시장을 설계했다. 응답의 유용성 수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콘텐츠에 따로 표시를 하고, 흩어져 있는 콘텐츠를 정리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모순되는 답변을 찾아내 비평·통합·이해하기도 한다. 결국, 많은 참가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집합적인 응답에는 한 사람이 제공한 답변보다 더 많은 내용이 들어 있다.
 
 
4.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안전 지대를 제공하라
정보를 필요로 하긴 하지만 수줍음이 많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기를 주저하는 마음 때문에 사내 지식 시장 참여를 꺼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연구 결과, 상호 비교, 자아 위협, 자아 확인 등의 심리가 동료들로부터 지식을 얻거나 동료들이 제시한 지식을 활용하는 행위에 대한 지식 근로자들의 평가, 그리고 조직 내에서 정보가 흘러가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10  아시아에서 사내 지식 시장을 출범시키려던 화이자(Pfizer)는 수줍음의 문제에 부딪혔다. 수줍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첫 번째 방안은 사내 지식 시장 내에 규모가 작고 비공개적인 특수 시장을 별도로 구축해 직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의문과 우려사항을 표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 자유로운 브레인스토밍을 활성화시켜 많은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있다. 둘째, 시장을 설계할 때 개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익명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익명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하며, 답변을 제시하는 사람은 익명으로 답을 제공하거나, 질문자만이 답을 볼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방식이 도입되면 공개적인 지식 교환 과정 하에서는 결코 공유하지 않았을 지식과 무지를 드러낼 수 있다.
 
5.지식 축적 현상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경쟁과 협력 간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동료들과 협력과 동시에 경쟁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보를 축적하게 될 수 있다. 다이아몬드 리스는 사내 정보 공유 활성화를 위해 지식 시장을 도입했다. 하지만 영업직원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지식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한 관리자의 얘기처럼 동료들이 어떤 면에서는 경쟁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조직 내의 경쟁적인 분위기를 바로잡자 영업팀이 250건이 넘는 제안을 서로 공유하게 됐고 그 결과 생산성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개인의 정보 축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상대적인 보상이 아닌 절대적인 보상을 활용하는 것이다.11  영업 경쟁을 벌여 1등을 한 영업사원에게만 보상을 제공한다면 상대적인 입지만을 중요시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런 환경 하에서는 누군가가 우승한다는 것은 곧 다른 사람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회사 차원에서 사내 지식 시장을 도입하더라도 판매사원들은 최고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지 않게 된다. 반면 절대적인 보상을 제공하면 정해진 기준을 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보 공유가 활성화된다. 동료들은 모두 다 함께 승리할 수 있도록 서로 돕게 된다. 따라서 공동 지식 거래는 팀원 모두가 다 함께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절대적 인센티브는 공유에 도움이 되지만 근로자들이 개별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팀원들의 노력에 묻어가려 하게 될 수 있다. 상대적인 인센티브가 도입되면 공유는 줄어들지만 직원 개개인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신속한 속도와 다양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며 해결방안이 상호 대체적인 성질을 갖고 있을 때는 좀 더 상대적인 보상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이노센티브가 운영하는 외부 경쟁 시장에서는 전 세계의 다양한 문제 해결사들이 R&D 과제 해결을 위한 최고의 방안을 찾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이노센티브는 여러 사람들이 내놓은 해답을 엄격한 기준에 따라 순위를 매기며, 상금도 엄격하게 제한한다. 뿐만 아니라, 경쟁에 참가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대답을 볼 수 없다. 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조화가 필요하며 해결방안이 상호 보완적인 특성을 갖고 있을 때는 절대적인 보상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이노센티브는 클라이언트 사이트 내부에서 협력을 위한 내부 시장을 별도로 운영하며 온라인 팀 공간을 제공한다. 토론 게시판에 불완전한 답변이 올라오면 개개인의 순위를 매기지 않고 각기 다른 수준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개인들로 구성된 팀 전체에 상금을 준다.
 
6.전략 정보를 보호하라
시장에서 아이디어가 너무 쉽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보가 유출될 위험도 있다. 일부 업계에서는 비록 답변이 비공개라 하더라도 경쟁업체가 질문을 올렸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정보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느 회사가 전략적 인수의 장점을 정확하게 기술하고 전략적 인수의 가치를 예측하기 위해 사내 시장을 활용했다고 생각해 보자. 이런 사실이 회사 밖으로 새어나가면 피인수 회사의 가격은 상승한다. 12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꺼리는 직원들의 참여 유도를 위해 사용한 방법이 이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경영자들은 전략 정보 보호를 위해 가입이 제한되는 비공개 특수 시장을 운영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테러 선물(terrorism futures)’ 시장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방법을 활용했다. 테러 선물 시장의 경우 잠재적인 테러 목표를 공개적으로 예측할 경우 실제 테러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테러 선물 시장은 결국 참가자들을 신뢰할 수 있는 정보기관 내부로 옮겨졌다. 개방성과 폭넓은 참여를 중요시하면 다양한 지식원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폐쇄와 제외를 중요시하면 전략적으로 중요한 정보가 확산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2단계  시장 개발
1.성장을 위해 유입되는 지식을 관리하라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Friedrich von Hayek)는 1945년 시장 경제의 중요성을 옹호한 중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하이에크는 논문에서 사회 전반에서 지식이 균등하지 않게 분배된다는 점과 분산된 지식을 모으고 정확한 자원 가격을 매기는 역량이 결여된 탓에 중앙집중 방식의 경제 계획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필자들은 이 원칙이 사내 지식 시장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영진은 사내 지식 시장을 구축할 때 중앙 정책부서처럼 굴기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유사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곧 사내 지식 시장 경제 내의 성장 부문에 어울리는 정책을 수립하고 기업 자원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국지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상의하달 방식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13  전문가들을 활용하되 직원들이 병목현상을 피하기 위해 서로를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얘기해 주기보다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한마디로, 경영진은 정책 수립, 탄력성 증진, 유동성 확보 등을 담당해야 한다.
 
사내 지식 시장을 시장처럼 관리하면 거시경제에서 유입된 새로운 통제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14  예를 들어, 거시경제에서 반세기 동안 활용해 온 화폐수량설을 차용할 수 있다. 화폐수량설이란 확장 정책이나 긴축 정책 중 적절한 것을 선택해 경제적인 가치를 확보하고 성장을 이루어내기 위해 가치(돈, 신용, 포인트) 공급을 관리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경제 이론을 뜻한다. 사내 지식 시장에서 시장 참가자들에게 추가적으로 포인트를 발급하는 확장 정책을 도입하면 지식 기반이 성장한다. 확장 정책을 도입할 경우, 직종, 급여, 프로젝트의 강도에 따라 포인트를 추가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참가자들이 조직에 기여한 가치의 비율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전체 유입량은 새로운 정보 창출을 통해 기업이 얻는 이익과 비례해야 한다. 목표는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포인트 공급을 점차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안정적인 ‘가격’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내부 지식 시장이 제대로 설계됐다면 응답이 뒤따르는 질문의 수, 교환되는 정보원의 수, 공급되는 플랫폼 서비스의 수가 증가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사내 지식 시장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정책을 활용할 수도 있다. SAP는 자사의 신규 고객관계관리(CRM) 상품과 연관성이 있는 지식 시장 활동을 하는 개발자들에게 일시적으로 2배의 포인트(예산 보조금)를 지급하는 방법을 도입해 사실상 가상의 재정 정책을 실행했다. SAP는 보조금을 지급해 반드시 자사에서 직접 공급할 필요가 없는 CRM 콘텐츠 개발 활동을 장려했다.
 
2.안정성을 위해 유출되는 지식을 관리하라
하지만 이처럼 강력한 성장 도구 및 정책 도구가 남용될 수 있다. 경영진이 끝없는 생산성 확장을 위해 사내 지식 시장에 많은 양의 포인트를 쏟아 붓고 싶은 욕구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안은 현명하지 않다. 사내 지식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시장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 가격이 높아지면 포인트의 가치가 내려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실행하듯이 지식 시장을 운영하는 조직도 지나치게 많은 양의 포인트가 공급돼 있을 경우 서비스를 제공해 포인트를 회수하거나 포인트를 사들일 수 있다. 가상 세계 서비스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를 제공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린든 리서치(Linden Research)는 포인트 유입-배출 시스템을 이용해 세컨드 라이프 가상 경제로 포인트를 유입시키기도 하고 유입돼 있는 포인트를 회수하기도 한다. 심지어 가상 화폐인 린든 달러를 사고 팔기도 한다.15  가상 경제에 포인트를 유입시키면 포인트 공급이 늘어나며 가입, 가치 있는 콘텐츠 제공, 프리미엄 서비스로의 업그레이드 등 바람직한 활동을 하는 세컨드 라이프 참가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 반면, 포인트 배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지 임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가상 화폐를 실제 화폐로 전환하는 행위 등에 수수료를 부과해 포인트 공급을 줄인다.
 
사내 지식 시장이 시장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기를 바란다면 포인트가 시장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사내 지식 시장으로 유입되는 포인트의 양이 유출되는 포인트의 양을 약간 초과해 내부 경제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포인트가 거의 일정한 가치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사내 지식 시장에서 참가자들이 그동안 모아놓은 포인트를 교환하면 포인트가 시장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참가자들이 모은 포인트는 서비스, 상품권, 새로운 답변, 회사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 등으로 교환될 수 있다. 참가자들에게 즉각적으로 포인트를 소비할 것인지, 포인트를 누적해 차후에 사용하거나 다른 것으로 교환할지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
 
3.협동을 장려하라
물질적인 보상을 제공한 결과 사내의 자발적인 정보 제공자들이 정보 판매자로 바뀌어 정보 공유 자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16  자발적인 사회적 상호교류가 계산된 교환으로 변질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포시스 경영진은 KCU가 예전 같았으면 무료로 제공했을 지식을 판매하도록 직원들을 부추기는 게 아닐까 우려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사회적 행동을 장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내 지식 시장을 설계할 수 있다. 즉, 사내 지식 시장을 구축할 때는 시장 참가자들이 서로 돕고 공유하고 협력하도록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들을 배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포시스는 사회적인 인정을 강화하고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생성한 가치를 강조할 수 있는 방향으로 KCU 매장을 재단장했다. 다른 참가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나눠주는 사람들을 특별히 인정할 수 있도록 지식 시장을 설계할 수 있다. 남달리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질문자가 해답을 제시한 사람에게 직접 ‘감사’의 포인트를 제공하거나 해답자가 선호하는 자선단체에 포인트를 줄 수 있도록 사내 지식 시장을 설계해야 한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커뮤니티, 혹은 ‘정체성 기반’의 집단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친사회적인 행동을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시 말해, 동일한 기술, 욕구, 목적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팀을 꾸리도록 도와 줘야 한다. 이와 같이 자발적으로 형성된 집단은 정보 공유, 이직률 관리, 정체성을 기반으로 하는 목표 달성 등의 역할을 특히 잘 해낸다. 집단을 형성할 때 사회 심리학을 접목하면17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지식 기여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시장 조작을 경계하라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목적에 부합하게 시장을 조작할 때도 문제가 발생한다. 일리노이 샤움부르크에 위치한 마이너리그 야구팀 샤움부르크 플라이어스(Schaumburg Flyers)는 훈련과 관련된 결정을 투표에 부쳤다. 하지만 투표 결과를 따른 샤움부르크 플라이어는 팬들을 실망시키고 말았다. 샤움부르크 플라이어의 경쟁팀을 응원하는 팬들도 투표에 참여한 게 문제였다.18  하지만 외부 시장에 비해 내부 시장에서는 시장 조작 현상이 나타날 위험이 적은 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내 시장은 한층 명확한 목표를 세운다. 나쁜 조언을 한 결과가 사람들을 호도하는 아이디어를 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훨씬 능가한다. 둘째, 사내 시장을 조작하면 법정 다툼으로 갈 것도 없이 논란이 벌어져 고위 경영진이 금세 알아차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필요한 경우 누가 터무니없는 지식을 제공했는지 얼마든지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명성을 한층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따라서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질의자와 응답자의 신원을 명확하게 밝히는 한편 투표와 조언 등의 방법을 활용하지 않는 게 좋다.
 
 
  
 
 3단계  발전
1.직접 설계를 돕기 위한 설계
지식 시장이 현재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은 바뀌게 마련이다. 사용자들이 지식 시장을 한층 능숙하게 사용하게 되면 새로운 기회를 보게 되며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을 생각하게 된다. 새로운 기능을 요구하는 사용자들에게 그 대가로 포인트를 사용하게 만들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면, 기존의 시스템이 지원하지 않는 기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다.19
 
경쟁과 협력 간의 적절한 균형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노센티브가 맨 처음 선보인 사내 지식 시장은 협력의 요소는 배제된 채 오직 경쟁 요소만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시장을 활용해 본 이노센티브의 경영진은 사용자들에게 상호보완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게 이노센티브@워크(InnoCentive@Work)다. 이노센티브@워크는 토론 포럼, 전문가 탐색 도구, 그룹 협력 도구, 소셜 네트워킹 도구 등을 지원한다. 이노센티브 경영진은 사실상 새로운 기능을 구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노센티브@워크라는 새로운 시스템 덕에 불완전한 해결방안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며 대중의 인지도도 높아졌다.
 
시장은 개인의 두뇌에 저장돼 있는 정보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있는 정보 간의 불일치 문제 등 융통성 없는 분류 방법으로 빚어지는 문제도 해결한다. 시스템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이 잘못된 검색어를 입력한 탓에 아무런 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일 때, 시장이 질문자와 과거의 답을 연결시켜주거나 새로운 답변을 제시할 수 있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차후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손쉽게 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2.시장 가치 측정을 위해 시장 데이터를 사용하라
사내 지식 시장은 경영자들과 학자들에게 지식 가치 측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2개의 도구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우선, 지식 시장 내의 가격은 관리자들이 특정 유형의 정보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상대적인 가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보가 실제로 조직에 제공하는 가치는 지식 시장 내 가격보다 높게 마련이다. 지식 시장 내의 정보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재사용될 수 있으며, 가치 있는 정보를 재사용하게 되면 생산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MIT 정보 시스템 연구센터(MIT Center for Information Systems Research)는 2009년 한 해 동안 정보 사용 수준이 평균 이상인 기업이 정보 사용 수준이 평균 이하인 기업에 비해 4% 높은 이윤, 12%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20
 
둘째, 사내 지식 시장은 새로운 정보에 접근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관찰할 수 있는 도구도 제공한다. 대부분의 IT 시스템은 좀 더 새롭고 정확한 정보에 접근하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운영 가설을 바탕으로 한다. 판매, 코딩(coding), 법률, 컨설팅을 비롯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프로젝트 업무 등 결과를 수량화할 수 있는 업무를 진행하는 지식 근로자들의 경우에 정보 접근성이 생산성에 미치는 간접적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 경영진 채용 전문가들을 상대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들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1일 2150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정보 시스템의 사용이 경영진 채용 전문가들의 생산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21
 
새로운 정보에의 접근성이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해 보면 새로운 통찰력을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소식, 새롭게 얻은 교훈, 계약서 모형, 좀 더 다양한 지식 상품 등에 접근할 수 있을 때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질까? 지식 시장 거래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면 지식에 가격을 부과할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사내 지식 시장이 갖고 있는 관리 문제
사내 지식 시장을 제대로 설계하면 대기업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정보와 인재에 접근하고자 할 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강력한 도구를 얻을 수 있다.(‘효과적인 사내 지식 시장 설계 방법’ 참조) 하지만 사내 지식 시장이 도입되면 새로운 형태의 지배 구조가 등장하며 전문 지식 관리를 맡고 있는 사람들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다. 사내 지식 시장이 도입되면 IT 부서는 더 이상 시장의 중앙 정책부서처럼 행동할 수 없다. 대신, 투자 기관이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처럼 행동해야 한다. 투자 기관으로서의 IT 부서는 시장 참가자들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상대를 찾지 못하거나, 정보 부족을 겪거나, 너무 바빠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 때 시장에 개입해 유동성을 공급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로서의 IT 부서는 최적의 성장을 위해 내부 경제를 관리한다. 거의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이런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회사 내에 시장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이런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곧 경영자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도구와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 방식을 변화시켜야 할 뿐 아니라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이 비단 중요하지 않은 문제를 다룰 때뿐 아니라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사내 지식 시장을 활용하기 시작했는지가 진정으로 내부 시장을 도입했는지를 보여주는 잣대라고 볼 수 있다. 사내 지식 시장에 직원들이 제시한 질문과 답이 있으며 그 내용이 본사에서 얻을 수 있는 기존의 지혜보다 낫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 그 지식이 회사 차원의 선택에 영향을 미쳐도 되는 걸까?
 
경영자들은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주체의 변화에 따른 권력의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 필자들이 연구한 환태평양 지역의 한 은행에서는 은행 내부의 전통적인 지식 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질문의 90% 이상이 현장 사무실을 거쳐 본사로 전달되며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반대 방향으로 전달돼 내려온다. 전문성이 오직 수직 방향으로만 이동하면 개방성의 이점을 전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진정한 지식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직원들이 숙고하고, 주장을 펼치고, 경쟁을 벌이고, 전문 분야에서 수평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개방적인 환경이 필요하다.
 
감사의 말씀 본 연구에 많은 조언을 해 주신 신시아 비드(Cynthia Beath), 크리스 델러로카스(Chris Dellarocas), 앨런 데니스(Alan Dennis), 매널 디아(Manal Dia), 페이먼 패러틴(Peyman Faratin), 레슬리 파인(Leslie Fine), 레이 가르시아(Ray Garcia), 데이비드 하우스(David House), 매튜 매키보이(Matthew McEvoy), 제임스 매킨(James McKeen), 소이치로 무라타(Soichiro Murata), 제프리 파커(Geoffrey Parker), 래리 프루작(Larry Prusak), 에릭 로스(Erik Ross), 앨런 웹(Allen Webb), 마크 욜튼(Mark Yolton)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리얼컴은 지식 시장 출범 및 배치에 관한 통찰력을 제시해 주었다. 훌륭한 조언을 해 주신 편집진과 연구 내용을 검토해 주신 익명의 검토자 세 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넉넉한 연구 자금을 지원해 주신 시스코시스템스와 국립과학재단에도 감사의 말씀 드린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힌드 벤뱌 • 마샬 밴 알스타인
 
힌드 벤뱌(Hind Benbya)는 프랑스 몽펠리에 소재 몽펠리에 경영대학원(Montpellier Business School)의 IT관리 부교수다. 마샬 밴 알스타인(Marshall Van Alstyne)은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위치한 보스턴대 경영대학원(Boston University School of Management)의 정보 경제학 부교수며 MIT 디지털 비즈니스 센터(MIT Center for Digital Business)의 연구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2212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 주시면 된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