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ring to the Costco Mindset: Finding the Sweet Spot in Quantity Discounts

대량 구매 할인을 반영한 가격 책정의 수수께끼

72호 (2011년 1월 Issue 1)

1990년대 인기 시트콤 ‘사인펠드’의 한 에피소드. 주인공 제리의 괴짜 이웃 크레이머는 프라이스클럽에서 구매한 식품을 아파트로 힘들게 운반하다가 제리에게 도움을 청한다. 제리는 크레이머가 사 온 어마어마한 물품들을 훑어보다가 무려 4.5kg짜리 칵테일 파티용 미트볼을 담은 대형 포장 제품을 발견한다. 그리고 놀라서 묻는다. “이게 뭐야, 정신 나갔어? 이걸 어떻게 다 먹으려고?” 그러자 크레이머가 답한다.“17.50달러 밖에 안 하잖아. 어떻게 안 사고 지나쳐.”
 
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의 등장으로 다량 구매를 하면 할인을 해주는 ‘수량 할인(quantity discounts)’이 유행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소비자들은 동일한 상품을 2개 이상씩 구매하면 할인을 받아서 원래 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할인을 제공하려는 기업들은 먼저 까다로운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한다.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이전에 할인을 제공한 적이 없다면 도대체 얼마나 할인을 해야 적절한 걸까? 고객이 1개 이상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적정 가격 선이 있을까?
 
라구람 이옌거(Raghran Iyengar) 와튼 경영대학원 마케팅 교수와 카멜 제디디(Kamel Jedidi) 컬럼비아 대학 마케팅 교수의 공동 논문인 ‘수량 할인의 컨조인트 모델 분석(A Conjoint Model of Quantity Discounts)’은 기업이 골머리를 앓는 할인 가격 설정을 집중 연구했다. 이들은 제품과 서비스의 사양이 소비자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또 이 과정에서 기존 컨조인트 모델을 수정, 수량이 미치는 영향까지 변수로 포함한 모델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기업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거나 잘못된 할인을 제공하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최적의 할인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적절한 할인 가격을 결정하려면 소비자가 어느 정도의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먼저 알아내야 한다”고 이옌거는 말했다.
 
대량 구매 할인율의 결정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같은 상품을 다시 구매했을 때 고객이 느끼는 즐거움은 줄어들게 돼 있다. 따라서 연속 구매 시 고객이 지불하려는 금액이 어느 정도로 감소하는지 알아내면 된다. 예를 들어 디즈니 놀이공원의 1일 자유이용권은 성인의 경우 79달러다. 그러나 10일 자유이용권은 790달러가 아닌 단돈 243달러다. 10일 연속 놀이공원을 이용하려는 고객에게 무려 69%의 할인을 제공하는 셈이다.
 
왜 그럴까? 놀이공원에 오래 머물수록 즐거움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디즈니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찻잔 속에 앉으면 처음 3번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그 이후에는 지겨워지게 마련이다. 사람들이 놀이공원에 오래 있을수록 많은 돈을 버는 디즈니는 장기 이용객에게 엄청난 할인을 제공하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10일 이용 티켓 가격을 243달러로 책정한 원리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도대체 어떤 이유로 디즈니는 243달러가 수익을 극대화해 준다고 믿은 걸까? 450달러나 650달러로 책정해도 원래 가격인 790달러보다 많이 할인된 게 아닌가? 연구진은 디즈니가 경쟁 및 다른 요소를 감안해서 가족 전체가 놀이공원을 오래 이용하면서 회사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243달러가 적절한 가격 선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한다. “하루 더 머물기 위해 사람들이 어느 정도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정확히 가격에 반영해야 디즈니 수익이 극대화한다”고 이옌거 교수는 말했다.

이들의 공동 연구는 기업이 최적 할인 가격을 알아내도록 돕기 위해 설계됐다. 자신들의 수학적 분석 모델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이옌거와 제디디는 분석 모델을 온라인 DVD 대여 산업에 먼저 적용해 봤다. 상품 자체가 소비자와 친숙하고, DVD 대여업계 양대 산맥인 넷플릭스와 블록버스터의 요금 상품도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무비메일’이라는 가상 기업을 만들고, 이 신생 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요금제를 기획하고 있다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이들은 경쟁 기업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서로 다른 2개의 상황을 설정해서 요금제를 구축했다.
 
연구진은 우선 소비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자료를 수집했다. 이들은 설문 참가자들에게 무비메일과 넷플릭스, 블록버스터의 요금제를 제시했다. 또 각각의 요금제에서의 가격을 한 번에 대여 가능한 DVD 수와 고화질인 블루레이 영화 대여 가능 여부에 따라 각각 다르게 설정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무비메일이 넷플릭스나 블록버스터 온라인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신생 기업이며, 보유 영화나 검색 기능, 배송 시간 또한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설문에는 다양한 요금제가 결합된 상품들이 포함됐고, 참가자들은 이 중 하나를 고르거나 아예 하나도 고르지 않을 수 있었다. 소비자가 지불할 용의가 있는 최적의 가격 선을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다량 구매에 따른 할인율 또한 다르게 설정됐다. 참가자들은 1.무비메일에서 한 번에 DVD 2개를 표준 혹은 블루레이 포맷으로 대여(월 15.99달러) 2.넷플릭스에서 한 번에 DVD 3개를 블루레이가 아닌 표준 포맷으로만 대여(월 17.99달러) 3.블록버스터에서 한 번에 DVD 6개를 블루레이로 대여(월 33.99달러) 4.모두 선택하지 않음 중에서 하나를 선택했다.
 
연구진은 설문 실시 결과 소비자가 DVD 2개를 한꺼번에 대여할 때 두 번째 DVD에 대해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이 첫 번째 DVD보다 크게 낮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고객의 한계 지불액(the exact values of a customer’s marginal willingness to pay)을 정확히 계산해 이를 자신들의 분석 모델에 적용한 뒤 최적의 가격을 산정했다. “수량 할인을 위한 분석 모델을 설계할 때에는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연속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의지를 파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블록버스터, 무비메일은 한 번에 2개 이상의 DVD를 대여하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해야 했다. 할인율이 크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은 구매를 선택하지 않았다. 제디디는 “소비자의 지불 용의는 구매와 비구매를 결정짓는 최고 가격의 가치와 같다”고 강조했다.
 
설문을 통해 브랜드가치 또한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의 브랜드 가치가 높았던 반면 블록버스터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아 무비메일과 브랜드가치가 거의 비슷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넷플릭스 상품이라면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지를 보였다. 블루레이 DVD 보유 여부 역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를 모두 종합해보면 소비자들이 넷플릭스의 월간 상품에는 블록버스터나 무비메일보다 평균 1달러를 더 지불할 용의가 있고, 특히 블루레이 DVD에는 평균 65센트를 추가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다시 말해 한 번에 블루레이 DVD 1개를 대여하는 상품의 경우, 설문에 참여한 소비자들은 넷플릭스에 월 평균 12.47달러를 지불할 용의가 있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와 무비메일의 경우 이 금액이 각각 평균 11.35달러, 11.37달러로 낮아졌다. 블루레이 DVD가 아닌 경우, 소비자가 지불할 가격은 넷플릭스는 11.78달러, 블록버스터는 10.73달러, 무비메일은 10.74달러였다.
 
넷플릭스는 고객이 한 번에 DVD 1개를 대여할 때 블루레이로만 대여하는 경우 월 2달러를 추가로 청구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는 블루레이 대여에 대해 추가 요금을 매기지 않았다. 이는 낮은 브랜드 가치를 보완하려는 블록버스터의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가격의 힘
다음으로 연구진은 소비자 수요 점검에 나섰다. 이들은 지불 여력과 용의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가 가지는 가치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지불 용의에 따라 실험 참여자를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옌거와 제디디는 소비자들이 어느 하나의 요금 상품을 선택하거나 모두 거부하기 전, 각 상품의 가격을 비교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매월 68.99달러의 수익을 창출해 주는 ‘고수익 고객’이 전체의 10.7%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DVD 대여 상품에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할 용의가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고객군이었다. DVD 대여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한 번 대여를 할 때마다 더 많은 비용을 감당할 용의가 있는 고객은 전체의 19.1%로, 이들이 매월 창출해주는 수익은 27.81달러였다. 또 다른 30%의 고객은 DVD를 자주 대여하지만, 한꺼번에 여러 DVD를 대여할 때 두 번째, 세 번째 DVD에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이 낮았다. 이들의 경우 매월 27.81달러를 DVD 대여에 지출했다. 마지막으로 수익 창출이 가장 낮은 그룹은 36.9%로, 전체 고객군 중 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들이 지불하려는 금액은 월 평균 16.93달러로, 세 번째 그룹보다도 훨씬 낮았다. 이런 식으로 고객의 가치를 분석해 세부적으로 분류해 놓으면 고객의 특징을 감안한 맞춤 요금제 설계에 도움이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소비자 수요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넷플릭스가 한 번에 DVD 1개씩만 대여하는 상품의 요금을 1% 인상할 경우, 해당 상품에 대한 수요가 1.15% 하락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블록버스터가 같은 폭의 가격 인상을 할 경우 수요는 더욱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를 통해 블록버스터의 고객들이 넷플릭스 고객보다 가격에 더 민감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량을 분석하면 수량 할인의 폭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다양한 상황에 대한 수치를 얻은 이옌거와 제디디는 가상 기업 무비메일의 요금제를 설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기준 가격을 설정하기 위해 이들은 시장에 다른 경쟁기업이 없다고 가정했다. 그리고 기준 가격 설정 후 경쟁의 효과를 변수로 적용해 다시 가격을 조정했다. 한계비용은 넷플릭스와 동일하게 DVD 1개당 포장, 운송, 저작권 비용을 포함해 총 1.22달러였다. 한 번에 DVD 1개를 대여하는 요금제에서 고객은 월 평균 4.9개의 DVD를 대여했고, 한 번에 DVD 4개까지 대여 가능한 요금제에서 월 평균 대여 DVD는 13.8개였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통계 자료와 한계비용을 바탕으로 이옌거와 제디디는 무비메일의 DVD 유통 비용을 계산했다. 또 경쟁이 없는 상황에서 최대 수익 창출을 위해 무비메일 고객이 감당할 용의가 있는 최고 가격을 산출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들은 한 번에 DVD 1개를 대여하는 요금제의 경우 월 13달러를 청구하면 무비메일의 수익이 극대화되고, 잠재 고객 250명 중 91명이 해당 요금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시장 침투율은 36.4%였다. 다시 말해, 3분의 1을 조금 넘는 고객이 DVD 대여 요금제에 가입한다는 뜻이다. 무비메일이 91명의 고객으로부터 창출하는 수익은 한계비용을 제외하고 638.82달러였다. 한 번에 DVD 2개를 대여하는 요금제의 적정 가격은 월 23달러였고, 3개까지 대여 가능한 요금제는 31달러에 수익이 극대화됐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넷플릭스와 블록버스터를 경쟁자로 반영한 요금제를 만들었다. 이 경우 무비메일에 대한 인지도가 있고 DVD 대여가 손쉽게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을 것, 무비메일로 DVD 대여 업체를 바꾸면서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추가 비용이 없을 것, 넷플릭스나 블록버스터가 무비메일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이벤트 상품을 도입하거나 판매 촉진 행사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현재 넷플릭스와 블록버스터에서 한 번에 DVD 1개를 빌리려면 월간 8.99달러를 지불해야 하며 2개는 13.99달러, 3개는 16.99달러다. 넷플릭스의 경우 한 달 23.99달러를 내면 DVD를 한 번에 4개까지 빌리는 요금제도 있다. 설문 응답자 가운데 넷플릭스의 시장 점유율은 73.2%였던 반면 블록버스터는 25.2%, 기타 업체는 1.6%였다.
 
연구진이 컨조인트 모델을 이용해 계산한 결과, 무비메일은 넷플릭스나 블록버스터보다 저렴한 가격의 요금제를 도입해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이들의 분석 공식에 따라 한 번에 DVD 1개를 대여하는 요금제는 월간 8.22달러, 2개인 경우 12.69달러, 3개와 4개인 경우 각각 16.40달러, 21.82달러가 최적의 가격이었다. 이 가격들을 적용했을 때 무비메일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점유율은 33%였다.
 
이렇게 되면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49%로, 블록버스터의 점유율은 18%로 하락했다. 시험 가격으로 시장에 진출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도 연구진은 무비메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요금제를 설계했다. 연구진은 수학적 공식을 활용하면 기업들이 비용 낭비 없이 수량 할인에 대한 적절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 조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연구진이 만들어낸 모델에 적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가격을 설정하면 된다. “기업들은 가격 모델을 시험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나갈 수도 있다”고 제디디는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신규 상품을 대량 판매할 때 할인을 어느 정도 제공할지 정확히 계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것이야말로 이번 연구가 지니는 중요한 가치다.”
 
편집자주 이 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MBA스쿨의 온라인 매거진 <Knowledge @ Wharton>에 실린 ‘Catering to the Costco Mindset: Finding the ‘Sweet Spot’ in Quantity Discount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