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vard Management Update

팀원들이 당신에게 등을 돌릴때 外

71호 (2010년 12월 Issue 2)

 

가장 유능한 리더에게도 얼마든지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팀원들이 팀 활동에 참여하지 않거나 회의 참석을 거부한다. 팀원들이 여러분의 지시를 거부하거나 여러분이 지시한 내용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 팀원들이 여러분을 빼놓고 회의를 진행한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바로 팀원들이 여러분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는 신호다. 리더에게 이런 일은 절망스럽고 두려운 경험이다. 하지만 회복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에 열린 태도를 취하고, 팀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직설적인 태도를 취하면, 팀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효과적으로 팀을 지휘할 수 있다.
 
전문가의 의견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교수이자 <X팀: 리드하고 성공하고 혁신하는 팀을 만드는 방법(X-Teams: How To Build Teams That Lead, Innovate, and Succeed)>의 저자인 데보라 앤코나(Deborah Ancona)는 “애초에 강력하고 훌륭한 팀을 구축하는 게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안타깝게도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애초에 팀원들이 등을 돌리지 않도록 막는 것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팀원들이 리더에 대한 존경심을 잃는 이유는 다양하다. 팀원을 중요한 결정에 참여시키지 않았던 게 이유일 수도 있고 직원들이 한 일을 두고 지나치게 많은 공로를 주장한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의 ‘여성 리더를 위한 임원 프로그램(Executive Program For Women Leaders)’의 공동 책임자를 맡고 있는 데보라 H. 그루엔필드(Deborah H. Gruenfeld) 교수는 “팀원들은 자신이 리더로부터 존경 받는다고 느끼지 못하면 리더에게도 같은 감정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뉴욕 시에 자리를 잡고 있는 임원 대상 교육 기업 한델(Handell)의 교육 사업부 사장이자 MIT를 통해 제공되는 강좌 <인생 설계(Designing Your Life)>의 공동 저자인 가브리엘라 조던(Gabriella Jordan)의 얘기를 들어보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에 상대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불공정하다고 여겨지는 일이 벌어질 때 무언가를 시작한다.” 불만의 원인이 무엇이건 다음 방법을 활용하면 팀원의 신뢰와 노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상황을 받아들여라
대부분의 문제에 대처할 때와 마찬가지로 팀원이 등을 돌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황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닥친 일을 인정하는 것이 늘 쉽지만은 않다. 그루엔필드는 “팀원들이 적대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는 신호를 식별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갈등의 신호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루엔필드 교수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리더로부터 등을 돌렸지만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팀원들이 표면적으로 즐거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에게 등을 돌린 팀원들은 자신의 감정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 참여 자체를 꺼리거나 리더와 시간을 보내는 걸 피한다. 리더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팀원들이 공공연하게 적대감을 드러내기보다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할 때가 많다. 한때 리더의 목표와 계획을 지지하는 쪽으로 흘러갔던 에너지가 리더에 대한 험담, 팀에 할당된 과제 회피,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한 구직 활동, 빈둥거림 등 좀 더 개인적인 만족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활동으로 변한다.”
 
일단 문제를 파악했다면 팀원들에게 문제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 누구도 공공연하게 드러내지 않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앤코나는 “리더는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행동하지만 팀원들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근본 원인을 이해하라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불만이 생겨난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한 사람이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팀원 모두가 부정적인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가. 팀원들이 리더의 리더십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다른 팀원들과의 문제로 인해 리더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가. 이에 관해서는 직설적이고 개방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 제3자를 통해 불만이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전해 들었다면 얘기를 전달한 사람에게 불만을 품고 있는 당사자가 직접 찾아와 얘기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해야 한다.

자신에게도 문제 발생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건 자신이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팀 분위기가 악화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자신이 문제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 설명해야 한다. 조던은 이런 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위험에 처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한 모습을 보이면 한층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앤코나도 같은 생각이다. “위대한 리더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다. ‘피드백을 줘서 고맙네. 내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취할 거라네. 진척 상황에 대해 피드백을 준다면 고맙겠네.’” 솔직하게 행동하고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도움을 구해보자.
 
경청하고 팀원들의 솔직한 태도를 이끌어내라
조던은 조직 전체에서 ‘험담 금지’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던 사장은 “험담은 파괴적”이라고 설명한다. 팀원들에게 팀의 리더인 여러분을 포함해 팀원 중 누군가와 문제가 있다면 그 사람을 찾아가 직접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력하게 얘기하기 바란다. 팀원들에게 얼마든지 들을 준비가 돼 있으며 어떤 문제든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전달하자. 조던은 팀 전체와 관련된 문제라면 팀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밝힐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고 얘기한다. 공개 포럼을 진행해도 좋다.
 
만일 팀원들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얘기하기를 꺼린다면 일대일 회의를 진행해도 된다. 설문조사를 진행하거나 여러분을 대표해 정보를 수집해 줄 외부 인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방법보다는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 자체가 더욱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팀원들에게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차후에 팀원들이 등을 돌리는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열린 의사소통 통로를 만들 수 있다.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때
팀원들이 특히 반항적이거나 화가 났을 때 혼자서 문제를 풀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럴 때에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끌어내 해결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는 중재자를 찾아야 한다. 이때, 중재자는 조직 외부에서 초빙한 코치일 수도 있고 당면한 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조직 내 다른 부서 사람일 수도 있다. 코치의 도움을 받으면 자신의 스타일이나 접근방법이 팀원들에게 먹혀 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일, 이 방법이 실패한다면 리더의 자리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앤코나의 얘기처럼, “리더가 팀이 당면한 문제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팀을 해체해야 할 수도 있다.” 조던은 “팀원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그건 팀원들이 소속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억해야 할 원칙
해야 할 일
- 팀원들의 불만과 피드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험담을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도입해 문제 발생 시 팀원들이 상대와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데 자신이 원인을 제공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일
- 모든 사람들이 상황을 눈치채고 있을 테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
- 약점을 드러내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 부정적 감정이 악화되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된다. 팀원들에게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필자는 최근 포춘에서 선정한 100대 기업 4개사와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필자가 만나 본 4개 업체는 매출을 모두 더하면 3000억 달러가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큰 회사였다. 4개 기업의 직원들과 토론을 하던 중 공통적으로 나온 주제는 ‘혁신 지원을 위한 최고의 데이터 사용 방법’이었다. 토론 중 필자를 가장 놀라게 한 질문 중 하나는 바로 ‘너무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으며 조사를 멈춰야 하는 순간이 언제인지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것이었다.
 
답은 간단하다. 만일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면 이미 너무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조사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는 상황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회사의 벤처 투자 부서가 잠재력이 큰 기회를 포착하고 안내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흥미진진한 성장 비즈니스를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인큐베이션 팀과 협력하는 등 혁신 응용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대규모로 구체적인 양적 연구를 진행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 종류의 분석을 통해 통찰력을 얻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건 아니다. 대부분 자원이 제한적이었으며 철저한 데이터 확보보다는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원형을 개발하며, 고객과 원형을 공유하고, 중요한 지도부 공백을 메우는 활동을 통해 한층 더 커다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지휘하는 팀은 특정한 아이디어에 대한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 현재의 고객 및 잠재 고객들과 질적 토론을 나누고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하는 등 엄청난 양의 연구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런 연구는 집중적으로 진행되며 연구 결과는 즉각 전략 계획에 반영됐다.
 
필자가 만나보았던 기업들을 포함한 대기업들은 우리 회사와 같은 신생업체가 꿈도 꾸지 못할 여유를 갖고 있다. 핵심 운영부서에서 흘러나오는 현금을 탐색적인 기회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적절하게 실행하면 이런 활동을 통해 기존 시장을 최적화하거나 탐색을 위한 노력이 없었더라면 숨겨졌을지도 모를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살펴본 많은 기업들은 이런 식으로 연구를 활용하지 않는다. 사실, 많은 기업들이 안도감을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끊임없이 양적 연구를 반복한다. 추운 겨울 밤에 온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한 양의 서류를 포함할 때가 대부분이다. 이런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 남긴 유명한 말이 생각난다. ‘통계는 가로등을 붙들고 있는 술 취한 사람과도 같다. 술 취한 사람이 가로등을 붙들고 있는 이유는 빛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다.’
 
필자가 데이터를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필자는 사실 데이터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MBA 학위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석론을 활용해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토머스 데이븐포트와 같은 교수들이 옳다고 생각한다. 현명하게 데이터를 사용하면 진정한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구체적인 데이터와 진실을 혼동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고심 끝에 돈을 지불해 물건을 구매하기 전까지는 실제 시장 기회가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그 소비자가 그 물건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재구매를 하기 전까지는 완전히 확신할 수 없다.
 
데이터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기업들에 가장 최근에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한 10번의 경험을 돌아보라는 조언을 해 주고 싶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실제 성능과 출시 전 예상치를 비교해 보기 바란다. 기껏해야 실제 성능과 출시 전 예상이 아주 약간의 유사치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특히 혁신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둘 간의 격차가 클 가능성이 많다. 이 근거를 바탕으로 양적 연구가 아닌 다른 종류의 학습에 자원을 투입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주장해 보기 바란다.
 
분석-마비 주기를 끊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마지막 조언은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연구를 진행하는 이유, 연구를 통해 찾아내고자 하는 것,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으로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라’는 것이다. 무작정 연구에 돌입하기 전에 조금만 생각을 해 보면 좀 더 맑은 정신으로 데이터라는 가로등에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대한 사람과 단순히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구별 짓는 요소가 무엇일까? 사람들은 지능, 열정, 지식, 교육 등이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능이나 열정 등은 그 위대함을 예측하는 정확한 지표가 아니다. 지능(혹은 지능과 유사한 지표인 IQ)과 위대해질 가능성 사이의 관계를 입증해 보이는 신뢰할 만한 데이터는 없다. 아인슈타인(Einstein)을 제외하고, 역사적으로 매우 위대하다고 여겨졌던 수많은 인물들의 IQ는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 불타오르는 열정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열정 때문에 잘못된 확신을 갖고 남들과 달리 외로운 길을 걷기도 한다. 열정으로 일시적 피신처를 찾는 사례도 많다.
 
물론 지식과 교육이 여러 가지 성공의 지표와 긍정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위대함을 예측할 수 없다. 단순히 좋은 정도를 넘어서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미래를 고민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강박적으로 걱정을 하거나 우려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초능력적인 예측, 예보, 점괘 등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필자가 주장하는 건 바로 사전 숙고(Forethought)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다. 아주 먼 옛날 인간은 직접 사냥감을 눈으로 보지 않고도 사냥 중인 동물이 근처에 있는지 판단할 수 있었다. 발자국과 배설물을 통해 사냥감이 어느 곳으로 향할지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눈 앞에 닥친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없었더라면 인간은 납작하게 엎드린 채 수풀에 숨어 있는 맹수에게 모두 잡혀 먹히고 말았을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사전 숙고의 신(프로메테우스, Prometheus)’도 있다. 전설에 의하면 프로메테우스는 진흙으로 인류를 만들어내고 인간에게 불을 선물했다.
 
사전 숙고를 직관과 혼동하면 안 된다. 직관도 위대함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직관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직관이 없었더라면 인류는 오래 전에 멸망했을 것이다. 직관은 패턴을 읽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두뇌의 역량을 바탕으로 한다. 눈 앞에 똬리를 틀고 있는 물체가 보이면 사람은 그 물체를 비켜 지나간다. 눈 앞에 있는 사물에 관한 수백 개의 자세한 정보를 수집할 필요도 없이 두뇌가 똬리를 틀고 있는 사물이 뱀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눈 앞의 물체가 뱀이 아니라 휘감긴 줄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 때 뱀을 피하기 위해 공중으로 점프를 한 것이 헛수고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는 신속하게 대응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보를 모두 수집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재빨리 눈 앞의 물체가 뱀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피해 가라는 명령을 내린다.

직관과 달리 사전 숙고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를 수집해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미래는 셀 수 없이 많은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다. 실제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정확하게 설명하려면 스탠퍼드대 경제학자 토머스 소웰(Thomas Sowell)이 주장하는 ‘장거리 사고(long-range thinking)’가 필요하다. 미리 생각하는 것, 즉 사전 숙고는 불확실성의 모서리를 조금씩 잘라내고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기 위해 인간의 두뇌가 활용하는 방법이다.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은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사전 숙고를 기계적인 연습과 혼동해서도 안 된다. 위대해지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앞날을 생각하고 또 다른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 맬컴 글래드웰(Malcolm Galdwell)은 자신의 저서 <아웃라이어스(Outliers: The Story Of Success)>에서 전문성을 얻기 위해서는 1만 시간 동안 연습을 해야 하지만 연습만으로는 위대해질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어떤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긴 하지만 위대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빌 게이츠(Bill Gates)와 존 레논(John Lennon)은 세상에 한 명뿐이다. 하지만 이들 못지 않게 열심히 연습을 하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열심히 연습하는 모든 사람이 빌 게이츠나 존 레논이 될 수는 없다.
 
훌륭한 체스 선수는 한 수 한 수 둘 때마다 열심히 연구한다. 하지만 위대한 체스의 대가는 게임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여러 개의 전략을 고심한다. 이것이 바로 땅볼을 잡는 연습만을 하는 유격수와 각 타자의 특성을 고려해 어느 지점에 서야 할지를 연구하는 유격수와의 차이다.
 
훌륭한 사람이 위대해지도록 만들고, 위대한 사람이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게 바로 사전 숙고다.

요즘 직장은 예전과 다르다. 직장 내에서 일하는 근로자도 과거와 다르기는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직장 내에 사다리가 존재했다. 하지만 경제, 인구, 기술의 변화로 사다리에 변화가 생겼다. 20세기의 산업 세계는 이제 구식이 돼버렸으며 새로운 규칙의 등장으로 적응력이 더 우수한 모형, 즉 기업 격자(corporate lattice) 모형이 필요하게 됐다. 격자란 격자 구조물처럼 어떤 방향으로든 무한정 뻗어나가는 다차원적인 구조를 가리킨다. 격자는 끊임없는 선택으로 가득 차 있으며 적응력이 뛰어난 구조물이다.
 
사람들은 업무 측면에서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예전에 통용됐던 규칙 중 상당수가 속담책에는 등장하지만 이제 현장에서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기업들은 그 동안 과거의 규칙과 오늘날의 현실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각 상황에 맞는 해결책 및 제2의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을 하는 시간, 장소, 방법에 관한 새로운 가능성으로 인해 이런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전체 근로자 중 전통적인 사무공간으로 매일 출근하지 않는 근로자가 20%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이제 더 이상 근무 시간을 9부터 5까지로 엄격하게 못박아두지 않는다. 기술은 이런 변화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기술로 인해 업무 내외적으로 상호 교류하는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반복적인 업무는 점차 줄어들었으며 창의적이며 프로젝트 중심적인 업무는 40배 증가했다.
 
직장 내 계층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정보의 흐름과 관리의 범위가 증가함에 따라 조직의 수평도가 25% 증가했다. 계층의 수가 줄어들자 직장 내에 사다리가 존재했을 때처럼 수직 상승할 수 있는 기회가 대폭 제한됐다.
 
동시에 많은 근로자들이 성공의 의미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모든 의미에서 성공의 의미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버지는 직장에서 일하고 어머니는 가정에서 살림을 꾸려나가는 ‘전통적인’ 가족 구조에 맞춰 생활하는 가구가 극히 드물다. 오늘날 여성은 미국 내 전체 근로자의 절반을 차지하며 중등 과정 후의 졸업자를 살펴봤을 때 여성의 비중이 남성의 비중보다 더 크다. 전체 미국 가구 가운데 여성이 주 소득원인 가구가 40%에 이른다. 현재 미국 노동 시장에서는 총 4세대에 이르는 근로자가 함께 일하고 있다. 노련한 근로자들은 그 동안 고수해 왔던 ‘내가 원하는 일을 하겠다’는 보수적인 태도를 버리고 있다. 그와 동시에 젊은 세대들은 직장에 좀 더 현대적인 기술 중심의 기대를 불어넣고 있다.
 
기업 격자란 결국 선택과 변화다. 기업 격자와 관련된 3개의 주요 모형에 대해 살펴보자.
 
경력: 수직상승에서 지그재그로
격자 조직은 직선 모양의 경력 진로가 아닌 성장을 위한 좀 더 유연한 대안 및 개발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성인/경험 학습 위원회(Council for Adult and Experiential Learning)는 현재의 간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성인/경험 학습 위원회는 더 많은 인력(이와 같은 ‘관문 위치’가 다양한 미래 기회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공인 간호조무사로 양성하기 위해 고안된 경력 진로를 만들어냈다.
 
업무: ‘어디에서 일을 하는가’에서 ‘무엇을 하는가’로
격자 조직은 직원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서 일을 할 거라고 기대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근무 시간, 장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예를 들어, 캐피털 원(Capital One)은 직원들이 일을 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사무실 공간을 변경하는 한편 자사 직원들이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을 지원한다.
 
참여: 하향식 전달에서 모든 사람의 참여로
격자 조직은 고정적인 상명하달 방식의 의사소통을 지양한다. 대신, 직원들이 생각과 아이디어,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는 등 투명한 문화를 장려한다. 대표적 사례로 미국 유통업체 베스트바이(Best Buy)의 블루 셔츠 네이션(Blue Shirt Nation)을 들 수 있다. 블루 셔츠 네이션은 직원들이 있는 그대로의 고객 서비스 경험 및 개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모두 변화하고 있는 직장 세계에 관한 대표적 사례다. 이런 변화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재 다능한 근로자들은 조직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갈고 닦을 수 있으며 최첨단 기업들은 좀 더 민첩하게 혁신을 추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이 조직의 전략적 목적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때 따라오는 금전적 보상도 얻을 수 있다.
 
편집자주DBR은 세계 최고 경영대학원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Harvard Management Update>의 주요 아티클들을 게재합니다. <Harvard Management Update>는 경영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도 실천적 조언들을 제공합니다. 이 코너를 통해 기업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관점의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2010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출판(NYT 신디케이션 제공).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