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to Do Against Disruptive Business Models

파괴적 침략자가 오면 2개의 게임 벌여라

67호 (2010년 10월 Issue 2)

항공, 미디어, 은행 등 다양한 산업에서 오랫동안 입지를 다져온 기성 업체들이 새롭게 등장한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침략을 받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이지젯(easyJet), 넷플릭스(Netflix), ING 다이렉트(ING Direct) 등 침략자(invaders)로 간주할 수 있는 업체들이 성공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 나가자 기성 업체들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시장의 판도 변화에 대응을 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좋은 의도를 갖고 엄청난 양의 자원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2개의 비즈니스 모델 모두를 활용해 성공을 거머쥐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를 비롯한 전략 이론가들은 같은 산업 내에서 서로 다른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2개의 비즈니스 모델과 기저에 깔려 있는 가치사슬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이다.1  예를 들어, 저가 항공사와 경쟁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비행기 티켓을 팔면 기존의 유통업자(여행사)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위험이 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업체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이미 신문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둔 신문사가 ‘무료’ 신문을 배포하면 기존의 고객층을 무료 신문으로 돌아서게 할 수도 있다. 포터 교수는 기업들이 자기 자신과의 경쟁을 시도하면 양다리 걸치기에 따라 상당한 비용(straddling cost)을 치를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즉, 기존의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자사 조직이 갖고 있는 혁신과 차별화 문화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2
 
포터 교수의 주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저가 전략과 차별화 전략 둘 다를 이용해 경쟁을 하려다 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stuck in the middle)’에 빠질 수도 있다.3
 
사업부 분리를 지지하는 논거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제안된 기본적인 해결 방안은 2개의 비즈니스 모델(그리고, 각각의 비즈니스 모델을 떠받치는 가치사슬)이 서로 다른 2개의 조직에서 별도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교수가 제안하고 다른 학자들도 지지한 ‘혁신기업의 해결 방안(innovator’s solution)’이다.4  심지어 포터 교수도 이 방안을 받아들였다.5  이 접근 방법의 논거는 매우 단순하다. 기성업체의 관리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성장하는 만큼 자사가 손해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한하거나 심지어 없애버리고픈 욕구를 느낀다.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별도로 분리해 두면 회사의 기존 프로세스 및 문화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새로운 사업부가 모기업으로부터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전략과 문화, 프로세스를 개발시켜 나갈 수 있다.
 
이 주장이 합리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두 사업부를 분리하는 방법에도 문제와 위험이 따른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 기업과 분리된 사업부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6   몇몇 학자들은 시너지 효과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통합 방법에 의해 연결돼 있는 별도의 사업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를 통해 성공적인 기업들이 시너지 창출을 위해 활용하는 여러 개의 통합 방법이 밝혀졌다.(‘분리된 사업부를 통합하는 방법’ 참조.)7
 

분리하는 방법만으로 충분치 않은 이유
기업의 모체와 분리된 사업부를 만드는 방법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접근방법을 사용한다고 해서 성공을 장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실, 고 플라이(Go Fly)를 운영한 영국 항공(British Airways), 저가 항공 서비스 버즈(Buzz)를 운영한 KLM처럼 이 방법을 사용했다가 실패한 기업도 많다. 닌텐도(Nintendo)와 메르세데스(Mercedes)처럼 별도의 사업부를 만들지 않고 동시에 서로 다른 2개의 전략을 추진하는 데 성공한 기업도 있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서로 다르며 모순되는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운영해 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별도의 분리된 사업부를 꾸리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몇 해 전, 필자들은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운영하는 도전에 직면한 68개 기업의 경험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8  연구 결과, 별도의 사업부를 구성한 기업 중 2개의 비즈니스 모델 모두를 성공으로 이끈 기업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많은 기업들이 별도의 사업부를 설립하고도 실패를 면치 못했다. 이러한 점을 미뤄볼 때, 분리 전략 자체만으로는 성공을 장담하기에 충분치 않다.
 
분리 전략만으로 충분치 않다면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걸까? 필자들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자사가 활동하고 있는 기존의 시장 내에서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이용해 경쟁을 시도한 65개 기업을 살펴보았다.(‘연구 내용’ 참조.) 연구 기간 중 필자들은 성공적으로 전략을 수행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이 각각 어떤 경험을 했는지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같은 업계 내에서 서로 다른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때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고려해야 할 5개의 중요한 질문을 찾아냈다.
질문 1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생겨난 시장 공간에 진출해야 할까?
통념과는 달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형성된 시장이 반드시 기존 시장보다 더욱 매력적인 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매력을 느끼는 신규 고객들을 기성업체들이 반드시 확보해야만 하는 부류의 고객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일례로, 미국 내에서 인터넷 중개업으로 인해 생겨난 엄청난 규모의 시장을 생각해 보자. 인터넷 중개업이 규모가 크고 점차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인터넷 중개업이 기존의 중개업체들이 반드시 진출해야만 하는 시장일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미국 위탁매매 업계의 선두업체 중 하나인 에드워드 D. 존스(Edward D. Jones & Co. L.P.)를 생각해 보자. 이 회사 파트너를 역임한 존 바흐만(John Bachmann)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에드워드 존스를 통해 주식을 사면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은 없다. 적어도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미래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중략) 관계를 맺는데 아무런 관심도 없고 그저 단순한 거래만을 원하는 사람이나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사람은 이트레이드 파이낸셜(E*Trade Financial Corp.)을 이용하면 된다. 한 마디로, 에드워드 존스는 인터넷 중개업을 하지 않는다.”9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생겨난 시장에 진입할지에 관한 결정은 자동적으로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물론, 그래서도 안 된다.) 기성업체는 무작정 시장에 뛰어들기 전 신규 시장의 ‘매력도’를 평가하고 경쟁에 참여할 가치가 있는 시장인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 신규 시장이 매력적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때에는 비단 시장의 규모와 성장률뿐 아니라 자사의 역량과 신규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습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업계 내에서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는 기성업체들이 신규 시장 진출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또 다른 시장으로의 다각화 여부를 결정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신규 시장의 전반적인 매력도와 더불어 자사의 핵심 역량을 고려했을 때 신규 시장이 자사에 매력적인 대상인지 판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규 시장에서 자사의 핵심 역량을 독특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10  매력적으로 보이는 겉모습에 반해 신규 시장에 진출했다가 뒤늦게야 시장이 지뢰로 가득 차 있는 걸 발견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기성업체들은 신규 시장이 이미 예전부터 존재해 왔던 시장을 확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어, ‘항공 시장 내 저가 부문과 기존의 항공 시장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서 ‘동일한 시장을 구성하는 2개의 부문에 불과한 게 아닐까?’라고 되묻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한 마디로 틀린 것이다. 사실, 신규 시장은 기존의 시장과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다. 신규 시장은 다른 가치 속성을 추구하는 다른 고객들로 구성돼 있다. 결국, 신규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에서와는 다른 핵심 성공 요인을 갖추고 지금까지 사용해 온 것과는 다른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기성업체의 입장에서 새롭게 생겨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위험한 다각화 전략이나 다름 없다. 따라서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평가를 내려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성업체가 침략적인 비즈니스 모델(invading business model)을 무시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그럴 수도 없다. 하지만 반드시 침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필요는 없다. 신규 비즈니스 모델과 비교했을 때 전통적인 비즈니스 전략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기존업체에 투자하는 것도 한 가지 대응책이 될 수 있다. 혹은, 자체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나온 경쟁업체에 맞서 싸울 수도 있다. 이런 전략을 ‘파괴자를 파괴(disrupt the disrupter)’하는 전략이라 부른다. 침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수많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11  (‘비즈니스 모델 파괴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 참조.)
 
TIP분리된 사업부를 통합하는 방법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는 기업은 서로 다른 두 모델 간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다양한 통합 방법을 활용한다.
1.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 둘 다를 감독할 총괄 관리자를 임명한다.
2.서로 다른 문화의 등장을 용인하는 동시에 강력한 공유 비전을 통해 모기업과 분리 사업부를 통합시킨다.
3.정확한 목표를 염두에 두고 제한적인 통합 방법을 마련해둔다.
4.두 사업부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강력한 공유 가치를 육성한다.
5.적극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통합 책임자를 임명한다.
6.굳건한 방향성, 강력한 가치관, ‘우리는 하나’라는 느낌 등 ‘연성(soft)’ 요소를 강조한다.
7.서로 다른 두 사업부 간의 협력을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개발한다.
8.서로 독립적으로 진행될 경우 제 성과를 낼 수 없는 활동들을 통합한다.
9.분리돼 있는 사업부가 기존의 브랜드, 물리적 자산, 전문성, 유용한 공정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10.해당 사업부에 속하지 않는 독립 이사가 내부 지지자의 도움을 받아 해당 사업부를 관리하고 감독할 수 있도록 한다.
11.분리돼 있는 사업부에 운영 자율권을 주는 동시에 강력한 중앙 전략 통제 권한을 행사한다.
12.분리돼 있는 사업부가 자체적인 가치사슬 활동을 도입해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동시에 모기업과 일부 가치사슬 활동을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한다.
질문 2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다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야 할까, 아니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할까?
 
기성업체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생겨난 신규 시장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로 신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주관적이다. 또한, 동일한 업계에 속하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동일한 파괴 현상에 서로 전혀 다른 대응책을 내어놓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질문을 던지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행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는 기성업체는 엄청난 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인터넷 뱅킹과 그로 인해 소매 은행업계에서 새롭게 생겨난 신규 시장에 대해 생각해 보자. 기성은행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온라인 유통방식을 추가해 신규 시장에 진출해야 할까? 혹은, 인터넷 뱅킹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할까? 대부분의 기성은행들은 인터넷 뱅킹이 또 다른 유통 방식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금융업체 ING는 다른 은행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택했다. ING는 ING 다이렉트라는 별개의 사업부를 신설한 다음 ING 다이렉트에 자체적인 비즈니스 모델 및 문화를 육성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런 결정을 통해 ING는 인터넷 뱅킹이 단순히 또 다른 유통 경로 이상을 의미하며,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필요로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업계에서도 기업들은 비슷한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 받는다. 자동차 시장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을 생각해 보자. 기성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 시장 내 저가 부문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해 저가 자동차를 원하는 고객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판매할 것인지, 혹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것인지 고심한다. 인도의 타타 자동차(Tata Motors Ltd.)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는 쪽을 택했다. 항공사들도 비슷한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과 이지젯(easyJet)처럼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응대하기 위해 별도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할까? 그렇지 않으면, 기존 비행기를 활용하되 좌석 가격을 낮추고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방법으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콘티넨탈 항공(Continental), 영국항공, KLM, 유나이티드(United) 등 많은 항공사들이 첫 번째 방법을 택했다가 지금은 두 번째 방법으로 돌아서고 있는 추세다.
 
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또 다시 던져봐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새로운 고객들은 다른 가치사슬 활동을 요구하는 전혀 다른 시장을 대표하는 존재인가? 혹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해 얼마든지 응대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문에 불과한가?’ 인터넷 뱅킹을 대하는 대부분 은행들의 접근 방식은 신규 고객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도 얼마든지 응대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문에 불과하다는 사고 방식을 보여준다. 반면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을 또 다른 부문에 불과한 존재로 여기지 않고 독립된 비즈니스 모델을 필요로 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장으로 여기는 곳도 있다. ING(ING 다이렉트), HSBC(퍼스트 다이렉트·First Direct) 같은 은행, 싱가포르 항공(실크에어·SilkAir), 콴타스 항공(젯스타·Jetstar) 등 항공사, 그리고 타타자동차(나노·Nano), 다우코닝(자이어미터·Xiameter) 등 다양한 회사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물론, 신규 고객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정답’은 없다. 결국, 신규 고객에 대한 접근방식은 얼마나 공격적인 행보를 취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네슬레를 살펴보자. 네슬레는 형편이 넉넉한 커피 애호가들을 공략하기 위해 네스프레소(Nespresso)라는 새로운 사업부를 신설한 다음 자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네스프레소는 대량의 소비재를 생산하는 업체라기보다 고가의 사치품을 생산하는 업체처럼 운영되고 있다. 네슬레는 또한 저가 커피를 원하면서도 커피에 대한 안목이 뛰어난 고객을 위해 새로운 커피 메이커(돌체 구스토·Dolce Gusto)를 개발했다. 하지만 네슬레는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로 개발하지 않고 돌체 구스토를 기존 네스카페(Nescafe) 사업부의 일부로 관리하고 있다. 한 회사에서 내놓은 유사 제품들이지만, 동일한 도전에 대해 내놓은 조직 결정은 서로 달랐다.
 
새로운 고객이 동일 시장 내의 또 다른 부문(another segment)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시장(a different market)인지에 관한 문제는 매우 주관적이다. 일부 기업들은 두 가지 방식 모두를 활용한다. 영국의 고품격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즈(Waitrose Ltd.)는 식료품 가정 배달 서비스를 새로운 부문으로 취급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으로 취급하고 있다. 기존 슈퍼마켓을 통해 가정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오카도(Ocado Ltd.)라는 새로운 사업부를 설립하고 가정 배달 서비스를 겨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온라인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신규 고객을 기존 시장을 구성하는 또 다른 하나의 부문으로 간주하는 대신 전혀 다른 시장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두 가지 중요한 고려사항은 바로 시장의 규모와 성장 잠재력이다. 신규 시장의 규모가 클수록 기업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해 신규 시장을 별도의 시장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 신규 시장이 기존 시장과 전략적인 면에서 너무나 커다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도 신규 고객을 시장 내의 또 다른 부문이 아닌 전혀 다른 시장으로 여기게 된다.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모두 상대하기가 힘들어 또 다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것도 신규 고객을 시장으로 받아들이는 이유가 된다.12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새롭게 창출된 시장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태도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를 통해 신규 시장이 두 부류의 고객으로 구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첫 번째 부류는 기성업체의 고객으로 새로운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받아들이기 위해 기존 가치 제안을 버리는 고객이며, 두 번째 부류는 처음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고객이다.13  따라서 모든 기성업체들은 다음 질문에 답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 회사의 목표가 기존 시장에서의 자기잠식현상(cannibalization)을 제한(limit)하는 것인가, 아니면 신규 시장을 개척(exploit)하는 것인가?’ 만약 (위협에 맞서 싸우기보다) 새로운 기회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기업이라면 새롭게 생겨난 시장 공간을 자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필요로 하는 신규 시장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14
 
TIP 연구내용
 
필자들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2년 동안 ‘같은 산업 내에서 서로 다른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섰다. 먼저, 지난 15년 동안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한 산업에 속하는 80개의 기업을 찾아냈다. 그 중 15개 업체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생겨난 시장을 외면하는 쪽을 택했다. 반면 나머지 65개 업체는 신규 시장에 진출했다. 신규 시장에 진출한 65개 업체가 이번 연구 분석의 기반이 됐다. 각 기업에 관한 기록 데이터, 업계 간행물, 기타 출처를 통해 자료를 확보한 다음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준비했다. 각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기성업체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침범해 들어온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 간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기성업체가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 도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으며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두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기업들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신규 시장에 진출한 반면 또 다른 업체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쪽을 택했다.
초기 분석을 통해 23개 업체가 성공적으로 신규 시장에 진출한 반면 42개 업체가 신규 시장 진출 후 실패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후, 필자들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일관된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초기 ‘결과’에 관한 자료를 확보한 후, 필자들은 현장 답사 및 9개 기업, 즉 네슬레(Nestle),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 에디프레스(Edipresse), 서클 헬스(Circle Health), 웨이트로즈(Waitrose), 가디언 미디어(Guardian Media), 샤이어(Shire Pharma), 로이터(Reuters), 테스코(Tesco)와의 심층 인터뷰를 준비했다. 현장 답사 및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목적은 필자들이 초기 분석을 통해 발견한 내용을 알려주고 각 기업의 고위 경영진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것이었다.
2009년 한 해 동안 응용, 검사, 개조의 과정을 반복하며 연구 내용을 다듬을 수 있었다. 학계 동료들, 수업 시간에 진행된 토론, 필자들이 선정한 표본 기업 경영진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서 얻은 피드백을 활용해 본 논문에서 제시한 5개의 주요 질문을 선정할 수 있었다.
 

질문 3
새로운 시장을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경우,
우리 회사가 기존에 진출해 있는 시장에 지장을 주는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야만 하는 걸까?
 
일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해 신규 시장에 진입하기로 결정했다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만한 문제에 직면한다. 바로 정확하게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지의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파괴자(disrupters)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파괴자의 성공에 도움이 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면 파괴자와 마찬가지로 성공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필자들은 파괴자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고자 하는 욕구는 덫과 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침략자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면 결국 파괴자와 정면으로 경쟁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다시 말해, 상대가 시작한 게임에서 상대보다 우수한 전력을 발휘해 상대를 이기려고 드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전략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신규 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기성업체들은 급진적이라 할 만큼 남과 다른 비즈니스 모델, 즉 파괴자가 사용하는 모델과도 다르고 기존 시장에서 자신들이 사용하는 모델과도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한다. 신규 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기성업체들은 파괴자가 시장 공략을 위해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논리를 따른다. 파괴자들이 주요 시장 공략에 성공한 까닭은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기성업체들이 파괴자들과 동일한 성공을 원한다면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생겨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또 다른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한 마디로,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략에 대응하기 위해 닌텐도가 그랬던 것처럼 ‘파괴자를 파괴’하는 전략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닌텐도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랬던 것처럼 십대와 젊은 남성 게임 애호가들을 공략하는 대신 가족 고객을 목표로 위(Wii)를 선보였다. 닌텐도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가 그랬던 것처럼 우수한 기능성과 속도, 뛰어난 그래픽을 강조하는 대신 사용의 편리성과 단순한 조작법을 앞세웠다. 이 전략은 게임 시장의 파괴자(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깜짝 놀라게 했다. 뿐만 아니라, 닌텐도는 이 전략 덕에 업계 선두업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
 
기성업체가 파괴자들이 사용한 것과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텐슨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시장을 침략해 들어오는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생겨난 신규 시장이 기존 시장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15 이러한 사실은 기성업체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즉,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새롭게 창조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한 기본적인 원칙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시장에서 게임의 법칙을 깨뜨리는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16  복사기 시장 진출에 성공한 캐논(Canon), 가구 소매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이케아(IKEA), 저가 항공 시장에 진입한 사우스웨스트 항공, 렌터카 사업에 진출한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등 수많은 유명 사례를 통해 이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는 50여 년 전 헤르츠(Hertz)와 에이비스(Avis)가 장악하고 있던 신생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이그제큐티브 리싱(Executive Leasing)을 출범시켰다. 엔터프라이즈는 출장을 다니는 고객을 상대하는 헤르츠 및 에이비스와 경쟁하는 대신 교체 시장(예: 자가용을 수리하고 있는 고객 등)을 공략했다. 엔터프라이즈는 공항 근처에서 영업을 하지 않고 도심에서 사무실을 운영했다. 뿐만 아니라, 엔터프라이즈는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보험회사 및 자동차 정비소를 활용했으며 사무실로 찾아오는 고객에게 렌터카를 내어주는 방식 대신 직접 렌터카를 고객에게 가져다 주는 방식을 택했다. 한마디로, 엔터프라이즈는 렌터카 시장에 자리를 잡고 있는 기성업체들이 사용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이런 사실로 미뤄볼 때, 기성업체가 (1)시장에 침략해 들어오는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주요 시장 주변에 생겨난 시장 공간에 진입하기로 결정을 했으며, (2)자사가 기존의 시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면, 파괴자가 사용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물론, 이 같은 원칙을 따른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성업체가 파괴자와의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질문 4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면, 조직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얼마나 분리시켜야 할까?
기성업체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파괴적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해 새롭게 생겨난 시장 공간에 진출하기로 결정을 내렸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존 비즈니스 모델 간에 얼마나 커다란 차이를 둘 건지 결정해야 한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분리해야 할까, 혹은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묶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건 잘못된 접근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활동은 분리하고 어떤 활동은 공동으로 운영할까?’라는 질문이 한층 더 유용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접근 방법의 논거는 매우 단순하다.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 방법에 많은 장점이 따른다고 설명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리할 경우 신규 사업부가 본사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전략과 문화, 프로세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부가 자기시장 잠식 위협 및 유통 경로 충돌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다. 물론, 이런 장점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2개의 비즈니스 전략을 분리하는 전략에 아무런 비용도 따르지 않는 건 아니다. 가장 커다란 비용은 두 사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들은 두 전략 간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충돌을 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분리하되 시너지 창출을 방해할 만큼 분리하지는 않아야 한다. 어떤 활동을 분리하고 어떤 활동을 분리하지 않을지 창의적인 사고를 해야만 이 같은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17
 
적정한 분리 수준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5개의 분야를 고려해야 한다.
입지: 분리된 사업부를 모기업과 가까운 위치에 둬야 할까, 혹은 다른 곳에 둬도 괜찮을까?
 
이름: 네슬레가 네스프레소라는 이름을 지은 것처럼 분리된 사업부가 모기업과 비슷한 이름을 선택해야 할까, 혹은 영국 항공이 고 플라이라는 이름을 생각해낸 것처럼 전혀 다른 이름을 지어야 할까?
 
지분: 분리된 사업부가 모기업에서 완전한 소유권을 갖고 있는 자회사의 형태로 유지돼야 할까, 혹은 모기업이 자회사의 전체 지분 중 일부만 보유해야 할까?
 
가치사슬 활동: 분리된 사업부가 어떤 가치사슬 활동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하며 어떤 가치사슬 활동을 모기업과 공유해야 할까? 신규 사업부가 고객 응대 활동은 자체적으로 개발하면서 백오피스 기능은 모기업과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방법이 항상 최고의 방법은 아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 문제를 각각의 사례별로 살펴봐야 한다.
 
조직 환경: 분리된 사업부가 자체적으로 문화, 가치관, 프로세스, 인센티브를 개발하고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할까? 혹은, 이러한 요소 중 일부를 모기업과 공유하도록 해야 할까? 많은 조직들은 신규 사업부가 자체적인 문화를 개발하는 동시에 일부 공통된 가치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하지만 이 문제 또한 각각의 사례별로 살펴봐야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정답’이 없다는 점이다.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달리, 분리된 신규 사업부가 반드시 별도의 이름과 자체적인 가치사슬 활동을 보유해야 하는 건 아니다. 연구를 통해, 그렇게 하지 않고서도 서로 다르고 상반되는 2개의 전략을 동시에 운영하는 데 성공한 기업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요한 것은 각 기업이 사업부를 분리하되 고립시키지 않는 나름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분리된 사업부가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모기업의 기술, 지식,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질문 5
모기업과 분리된 별도의 사업부를 신설할 때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운영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게 될까?
 
기성업체는 어떤 활동을 분리하고 어떤 활동을 공유할 것인지에 관해 결정을 내리는 동시에 분리된 사업부가 잠재적인 시너지 효과를 활용하고 진정한 양손잡이의 특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고심해야 한다. 그 동안 많은 학자들이 이 문제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필자들은 기업에 요구되는 활동에 관한 수많은 아이디어와 제언을 확보할 수 있었다.18
필자들도 초기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고민했다.19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필자들은 신규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분리된 사업부를 신설한 기업 42개를 살펴보았다. 그 중 10개의 기업은 성공했고 32개 기업은 실패를 맛봤다. 필자들은 3가지 면에서 두 그룹을 비교해 보았다. 첫 번째로 분리된 사업부에 주어진 전략, 금융, 운영상의 자율성을 관찰했다. (분리된 사업부에 주어진 자율성의 정도에 따라 1점에서 5점의 점수를 부여했다. 점수가 높다는 것은 의사결정의 자율성이 주어졌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모기업과 비교했을 때 문화, 예산 정책, 투자 정책, 평가 시스템, 보상 체계 등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정책의 차별성 정도에 따라 1점에서 6점의 점수를 부여했다. 둘 간의 차이가 클수록 높은 점수를 줬다.) 세 번째로 신임 CEO가 분리된 사업부의 관리를 맡았는지, 그럴 경우 신임 CEO가 회사 외부에서 영입됐는지, 혹은 사내에서 뽑힌 인물인지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성공적인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분리된 사업부에 더 많은 운영 자율성 및 재무 자율성을 안겨 주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분리된 사업부가 자체적인 문화 및 예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별도의 CEO를 둘 수 있도록 허락했다. 성공적인 기업들이 도입한 이 모든 정책의 기저에는 각 조직의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분리된 신규 사업부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율성을 준다고 해서 반드시 시너지 효과가 그만큼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리된 사업부에 자율성을 준 이후에도 모기업이 해당 부서의 전략을 면밀히 감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공통의 인센티브 및 보상 시스템을 도입해 분리된 사업부와 모기업 간의 협력을 장려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좀 더 긴밀한 협력 및 적극적인 시너지 효과 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모기업에서 분리 사업부의 CEO를 선임하기도 했다.
 
필자들의 연구 결과 및 다른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통해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필자들은 기업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순서대로 나열해 제시하기보다 관리자들이 자사의 특수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제안하려고 한다.
 
가장 근본적인 경영 원칙 중 하나는 ‘조직 환경의 기저에 깔린 근본적인 요인들이 기업 내 행동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20 여기서 ‘조직 환경’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은 4개의 요소를 의미한다. (1)규범, 가치관, 의심할 수 없는 가정 등을 포함한 기업의 문화, (2)공식적인 계층, 물리적인 구성, 시스템(정보, 채용, 시장 조사 등)으로 구성된 기업의 구조, (3)금전적인 인센티브 및 비금전적인 인센티브, (4)사람(직원들이 갖고 있는 기술, 마음가짐, 태도 포함). 이와 같은 4개의 요인들로 인해 필자들이 기업 내부에서 널리 퍼져 나가기를 기대하는 행동을 지지하고 장려하는 조직 환경이 탄생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해 경쟁을 할 수 있는 조직(필자들은 이러한 조직을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이라 부른다)을 육성하려면 먼저 다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직원들의 양손잡이식 행동을 장려하고 퍼뜨리려면 조직 차원에서 어떤 문화, 조직,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어떤 인재를 확보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동시에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관리하기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자사의 특수한 환경에 어울리는 답을 찾아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0년 여름호에 실린 콘스탄티노스 C. 마르키데스, 다니엘 오이온의 글 ‘What to Do Against Disruptive Business Models (When and How to Play Two Games at Once)’를 번역한 것입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