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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Good Bosses Tune into their People

부하 직원들의 마음에 주파수를 맞춰라

로버트 I. 서튼 | 66호 (2010년 10월 Issue 1)

스탠퍼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의 로버트 I. 서튼 교수가 조직의 리더들에게 제시하는 예리하고 구체적인 조언을 통해 리더로서의 파워를 조직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살펴본다. 효과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당신의 리더십에 대한 믿음을 부하 직원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또 조직 내에서 변치 않는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야 한다.
 
조직 생활에서 상사는 매우 중요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직장인의 95%는 누군가의 밑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혹은 누군가의 상관이거나 양쪽 모두에 해당된다. 리더들은 부하 직원들 및 조직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수많은 연구 조사 결과, 직장인들의 75% 이상은 직장 생활의 가장 큰 스트레스로 직속 상관과의 관계를 꼽았다. 나쁜 상사 밑에서 일할 경우 심지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2009년 스웨덴에서 발표된 한 연구는 10년간 직장인 3122명의 심장병 발병률을 추적했다. 연구 결과 나쁜 상관을 둔 직장인들의 심장병 발병률이 좋은 상사를 둔 이들보다 20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관은 수하의 모든 직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위계 상 바로 밑에 있는 직속 부하 직원들이 그 여파를 가장 많이 받는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상사의 장점과 단점은 물론 기벽들까지 끊임없이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천 5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이건 레스토랑의 주방장이건 모든 리더들의 성공은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자주 대하는 이들의 마음을 얼마나 잘 읽고 호흡을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모든 상관이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은 조직의 수장이다. 그들이 인식을 하든 못하든 부하 직원들은 수장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끊임 없이 관찰하고 확대 해석하며 모방한다. 회의 중 혼자서만 이야기를 하고 모든 이들의 발언에 태클을 걸며 반대 의견은 묵살하는 한 대기업의 CEO가 있었다. 고위 임원진들은 모일 때마다 뒤에서 그의 리더십 스타일을 성토하곤 했다. 그러나 막상 CEO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 그 바로 밑의 임원이 어느새 CEO와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또 그가 자리를 비웠을 때는 그 다음 서열의 리더가 차례로 CEO와 똑같이 행동했다.
 
이처럼 CEO의 리더십 스타일이 전 조직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매우 크다. 이는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즉, 고위경영진들의 행동이 끼치는 영향은 전사적으로 확산돼 기업문화와 실적에까지 긍정 혹은 부정적 여파를 미친다. 예를 들어, CEO의 연봉 및 권력 수준이 직속 부하들보다 월등히 크면, 부하 직원들의 실적은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CEO가 잘못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더라도 이를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이 직원들 사이에 팽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년 전 필자가 진행한 워크숍에 참여했던 한 기업의 경영진은 ‘그룹 내 역학관계’ 상의 문제점을 고민하고 있었다. 팀원들은 직속 상사인 부사장이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으며 타인의 의견을 ‘무시’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또 그 부사장은 부하 직원들을 ‘소심한 겁쟁이들’이라고 불렀다. 부사장 및 다섯 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이 팀은 20분간의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통해 신제품 아이디어를 논의한 뒤,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고, 가장 황당하고, 가장 실패 확률이 높은 안들로 범위를 좁혀나갔다.
 
이들의 브레인스토밍 세션이 진행되는 동안 팀원별 총 발언 횟수, 다른 이의 발언을 저지한 횟수, 그리고 발언 중 본인이 제지를 당한 횟수를 각각 집계한 결과, 부사장은 전체의 무려 65%에 해당하는 발언을 했다. 다른 이들의 발언을 저지한 횟수는 최소 20회인 반면, 본인의 발언이 제지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부사장이 잠시 회의실을 비운 사이 팀원들에게 집계 결과를 추측해 보도록 한 결과, 이들의 추측치는 매우 정확했다. 반면, 부사장의 경우 자신이 한 발언 중 약 25%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또 부사장이 다른 이들의 발언을 제지한 것은 3회, 본인의 발언이 제지된 것은 34회 정도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실제 집계된 결과를 그에게 보여주고 직속 부하들의 추측이 훨씬 정확했음을 설명하자 그는 매우 놀라며 불쾌해 했다.
 
이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상사들은 영장류 세계에서 관찰되는 바와 매우 유사한 위치에 처하게 된다. 즉, 리더들은 끊임없이 부하 직원들의 관찰 대상이 되고, 그 결과 부하 직원들은 리더에 대해 매우 많은 것을 알게 되는 반면, 리더들이 부하 직원들에 대해 아는 바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침팬지, 고릴라 및 비비를 연구한 인류학자들 역시 이와 비슷한 관찰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 무리의 일원들은 리더가 자신에게 보이는 관심보다 더 큰 집중력과 관심을 가지고 리더에게 주목한다(비비 집단에 대한 연구 결과, 비비들은 2030초 간격으로 수컷 대장을 쳐다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심리학자인 수전 피스크 교수의 말대로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는 “자신들의 결과에 대한 결정권을 지닌 이에게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BAE
시스템의 CEO인 린다 허드슨은 최초의 여사장이 된 후에야 비로소 이를 깨닫게 됐다. 사장으로 부임한 첫 날, 사무실 내 10여 명의 여직원들이 갑자기 그녀의 스카프 매듭 방식을 따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나의 행동 및 내가 어떻게 조직의 분위기를 조성해 가느냐에 달려있음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나는 줄곧 이 교훈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 리더가 되는 순간부터 이전까지는 상상할 수 없었던 관심이 당신에게 쏟아진다. 이와 같은 끈질긴 관심 및 그에 수반되는 책임감이야말로 리더로서 내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허드슨 사장은 설명했다.
 
최고의 리더는 부하 직원들의 끊임없는 관심에 변함없이 주파수를 맞추고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 그들은 매우 자기 중심적이지만, 이게 결코 이기적인 목적에 따른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최고의 리더는 일거수일투족이 조직 내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있는지를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또 여기에 얼마나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직원과 조직의 성공이 달려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이는 리더로서 가장 먼저 실행에 옮겨야 할 중대 과제, 즉, 자신이 리더임을 조직원들 마음 속에 각인시키는 데 있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여기서 실패하면, 리더로서의 업무 수행은 불가능해지고 직장 생활은 지옥과 같아진다. 임기 역시 단축될 수밖에 없다. 물론 조직원들에게 자신이 리더라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각인시키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최고의 리더들은 부하 직원들이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준다. 즉, 직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위축되지 않고) 정보에 기반한 리스크를 감수하며 시도해 보고 그 과정을 통해 배워갈 수 있는 안전지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 불필요하게 집중력을 분산시키거나 비합리적인 모든 종류의 외부적 요인들이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도록 차단한다. 뿐만 아니라, 작지만 의미 있는 수백 가지의 방안들을 동원해 소규모의 성과들을 하나씩 달성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직원들이 언제나 긍지와 자존감을 지킬 수 있도록 한다.
 
관리와 통제
<리더십의 로맨스>1 라는 제목의 제임스 메인들(James Meindl)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리더들에게는 찬사든 비난이든 관심이 과도하게 쏟아지는 경향이 있다. 리더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거나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편이 인지적으로도 더 편리하고 정서적 만족도도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실적 차이를 결정짓는 요인은 대부분 매우 미묘하게 얽혀 있는 많은 변수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이런 복잡한 요인들 속에서 실적의 주 원인을 규명해내는 것보다는 리더의 공 혹은 리더의 탓으로 돌리는 편이 훨씬 쉽고 명쾌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특히 조직이 침몰해가는 위기에 놓여있다면 아무리 비합리적이더라도 리더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고 싶은 유혹을 억제하기가 쉽지 않다. 리더 개인에게 과도하게 공을 돌리거나 책임을 전가시키는 편향성(그 결과 시스템, 집합적 행동, 경영진의 영향력을 벗어난 외부적 요인들의 기여도는 간과됨)은 특히 미국 및 많은 유럽 국가에서 매우 강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리더들이 조직의 성과 격차에 미치는 기여도는 최대 15%를 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그 기여도가 마치 50% 이상 되는 것처럼 과도한 찬사나 비방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당신이 리더라면 이를 당신의 인생에 주어진 불가피한 몫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활용하라. 그러나 당신의 팀 혹은 회사 내에서 벌어진 특정 사태에 대해 당신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고 주장하면, 부하들은 당신에 대한 신뢰를 버리고, 상사 역시 당신을 경질할 궁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리더로서 리더십 역량을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네 가지 방안을 소개한다(추가적 아이디어는 ‘TIP 당신이 리더임을 각인시켜라’를 참조).
 
1.확신이 들지 않더라도 확신에 찬 표현을 하라
2002년 하버드대학 클레이 크리스텐슨 교수는 인텔의 전설적 CEO인 앤디 그로브(19871998) 회장을 인터뷰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그로브 회장에게 “확신이 없을 때에도 리더로서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로브 회장은 “투자나 인사 관련 의사결정 및 우선순위 책정의 문제는 모든 변수들이 명료해질 때까지 결코 기다릴 수 없는 사안들이다. 의사결정이 필요한 그 순간에 바로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들”이라고 설명했다. ‘현실화될 때까지 가장하기(faking it until you make it)’ 전략이 경영진에게 필수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힘의 일부는 자기훈련에서 기인하며, 또 다른 일부는 가장하는 데서 시작된다. 당장 확신이 없다 하더라도 있는 듯이 이를 가장하다 보면 어느새 현실이 된다. 당초 들었던 감정보다 더 긍정적이고 확신에 찬 표정과 몸짓으로 행동하다 보면, 조금 지나서는 실제로 확신이 더 커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2
믿음은 행동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들 역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부하 직원들의 동기를 유발하고 고무시키는 데 있어 확신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모든 감정이 그렇듯, 확신 역시 강한 전염성을 갖고 있다. 특히 끊임 없는 관찰의 대상이 되는 리더들이 내비치는 확신은 조직 내에서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2.우유부단한 모습은 금물
우유부단, 지연 및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요령 없는 리더의 전형적 특징이다. 반면, 능력 있는 리더들은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의사결정이야말로 리더로서의 이미지와 환상(및 실재)을 더욱 강화시키는 요인임을 잘 알고 있으며, 그렇게 행동한다. 무대감독인 고 프랭크 하우저는’예’, ‘아니오’, ‘알 수 없다’ 라는 세 개의 무기를 명확히 사용하고, 우물쭈물하며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충고한 바 있다. “결정된 사항들은 언제라도 추후에 변경될 수 있는 것이며 사람들은 의외로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지금 일어날까요?’와 같은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2분씩이나 고민하고 있다면 감독으로서 배우들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3.부하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을 돌려라
리더가 되어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부하 직원들이 훌륭한 실적을 달성한 경우, 덩달아 과도한 찬사를 받게 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성공한 이들 밑에서 일하거나 성공한 이들과 함께 일 하고 싶어한다. 현명한 리더들은 이를 잘 파악하고 유리하게 활용한다.
리더로서, 당신은 직원들의 뛰어난 성과를 본인의 공으로 돌리는 미묘한 전술을 이미 사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예를 들어 리더인 당신의 지원이 있었기에 이러한 성취가 가능했음을 강조하며 당신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낼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과 협업을 한다거나(당신 스스로 자랑을 할 필요가 없도록), 자신의 공적을 스스로 언급할 시에는 다른 이들의 기여도를 크게 부각시켜 그들에게 공을 돌리는 식이다. 디자인 회사인 IDEO의 창립자이자 겸손한 리더로 알려진 데이비드 켈리 회장은 이를 매우 훌륭하게 마스터 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의 리더십 덕분에 IDEO는 혁신적 회사로 성장하며 유명해졌다. 그는 우수한 실적을 통해 회장인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이들에게 늘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는다. 또 회사가 큰 성과를 달성할 때마다 자신보다는 직원들이 노력한 결과임을 강조하며 직원들의 노고와 공로를 적극 치하했다. 지난 15년 동안 켈리 회장은 이를 변함없이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훌륭한 리더들은 정기적으로 부하 직원들의 공로를 관대하게 칭찬한다. 이는 모두에게 윈-윈의 결과를 낳는다. 리더십에 대한 로맨스에 힘입어 그를 뒷받침해주었을 리더인 자신까지 주목 받게 됨은 물론, 조직 내에서는 진실한 리더로 인식되면서 존경을 받게 된다. 특히 외부적으로는 겸손과 너그러움을 갖춘 유능하고 덕망 있는 리더라는 이미지가 형성된다.
 
4.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여라
2008년 8월, 메이플 리프 푸즈(Maple Leaf Foods)는 포장육 오염 사태를 겪었다. 이 회사의 CEO인 마이클 매케인 회장은 포장육 오염에 따른 소비자들의 사망 및 발병 사태에 대해 라디오 방송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해당 공장의 폐쇄를 발표하며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죄의 인사를 전한 매케인 회장은 자신을 포함한 Maple Leaf Foods 직원들의 책임임을 겸허히 인정하며, 소비자들의 믿음을 다시 회복시키는 게 그의 남은 임무라고 말했다.
매케인 회장의 대응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리더십에 대한 환상(및 실재)을 강화시키는 방안으로 많은 연구 결과에서 늘 제시되는 내용이기는 하나, 실제로 실행된 사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사한 곤경에 처했던 많은 기업의 리더들과 달리 매케인 회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부하 직원들의 모든 행동에 대한 책임은 CEO인 자신에게 있다는 엄중한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리더라면, 조직 내의 중대한 사태들을 모두 인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매케인 회장은 다른 이들을 비난하기보다는 자신이 모든 비난을 받고 뼈저린 교훈을 얻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외부 요인들만 탓하는 리더는 진정성과 능력이 결여된 리더로 인식된다. 책임성을 회피하는 리더에게는 “고장 낼 힘도 없다면서, 무슨 힘으로 이를 고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중들은 이를 실패 속에서 그 어떤 교훈도 얻지 못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게 된다.
당신의 리더십을 직원들에게 각인시키는 동시에 조직의 실적도 향상시키기 원한다면, 적어도 비난의 일부는 자신의 몫으로 감수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이는 미시간 대학 피오나 리 교수 팀의 실험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연구 결과, 임금 동결 혹은 프로젝트 실패 등의 문제들에 대해 자신의 책임성을 받아들이는 리더들은 그렇지 않은 리더들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능력이 있으며, 호감이 가는 리더로 인식됐다. 리 교수팀의 또 다른 연구에서는 21년간 14개 기업의 주가 등락 추이를 추적했다. 그 결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진이 나서서 책임성을 인정한 경우, 책임을 회피한 경우보다 언제나 더 높은 실적이 뒤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단지 비난을 감수하고 사죄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어떤 방식이든 이를 수습하고 관리할 수 있는 즉각적 조치를 취해서 실패로부터 뼈아픈 교훈을 배웠다는 점을 증명해 보일 수 있어야 한다. 또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고 실행에 돌입하는 한편, 실행 시에는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상황이 개선되고 있음을 모두가 인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매케인 회장은 이러한 차원에서 바람직한 선례를 남겼다. Maple Leaf Foods의 사운이 결국 어떻게 전개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적어도 캐나다 언론들은 매케인 회장이 회사를 대표해 모든 책임을 안고 깨끗이 인정하는 모습 및 위기 관리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2008년 12월 캐나다에서 전국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Maple Leaf Foods 브랜드의 신뢰도는 같은 해 8월의 60%에서 91%로 대폭 상승했다. 회사 실적 역시 2008년에는 손실을 기록했지만, 2009년에는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2010년 2월 매케인 회장은 “포장육 사업은 지속적인 회복세에 있으며 Maple Leaf Foods 브랜드와 평판은 건재하다”3 고 말했으며, 애널리스트와 고객들 역시 이를 수긍하는 분위기다.
실적 신장을 지원하라
 
부하 직원의 인격을 무시하고 짓밟는 상사들이 때로는 단기적 성과를 달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러한 근시안적 행동은 부하 직원들의 창의성과 업무 효율성 및 의욕을 꺾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반면, 최고의 상사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전략을 통해 부하 직원들의 실적을 신장시키는 데 주력한다.
 
1.심리적 안전지대를 제공하라
훌륭한 리더들은 직원들이 비웃음이나 징계 혹은 배척에 대한 두려움 없이 설익은 아이디어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검증하며 심지어 큰 실수도 용납될 수 있는 안전 지대를 구축한다. 이런 방식으로 직원들의 상상력과 성장을 독려한다. 이런 심리적 안전지대의 위력이 유감없이 잘 발휘된 한 거대 미디어 기업의 사례를 들어보자. 이 회사에 새롭게 부임한 CEO는 혁신을 가로막는 두려움을 조직 문화에서 몰아내기로 마음 먹었다. 마침 한 부사장이 새롭게 출간한 신규 잡지가 막대한 투자와 홍보에도 불구하고 큰 실패로 끝난 터였다. 이전과 같았다면 담당 부사장이 강등 혹은 해고(공개적인 비난은 물론) 되고도 남을 사안이었다. 그러나 이 CEO는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오히려 이를 추진했던 부사장의 용기와 역량을 칭찬했다. 또 잡지 창간이라는 의사 결정은 단지 부사장만의 결정이 아니라, 고위 경영진 차원에서 승인한 사안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날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임원들은 CEO의 이 발언을 회사의 역사에 새로운 분수령이 된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심리적 안전지대가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상관에 대한 두려움만 존재하면 이는 매우 위험하거나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한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에이미 에드몬슨 교수 팀의 연구 결과, 간호사들이 실수에 대해 상관의 질책과 징계를 두려워하면, 약물 치료 상에 실수가 발생해도 보고하기를 주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위에 대한 두려움이 낳는 폐해는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일관되게 증명된다. 상용기 조종사들의 비행 시뮬레이션 훈련 중, 기장이 악천후 비행의 말미에 누적된 피로감으로 정상적인 운항을 계속하기 어려운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나타내기 시작해도, 부기장이 이를 미처 제어하지 못해 추락사고로 이어진 경우가 전체의 25%에 달했다. 이러한 사고의 원인은 부기장이 기장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바로 기장의 권위에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권위에 대한 두려움이 역기능적인 복종을 낳으면서 승객 및 승무원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1979년 발생한 한 통근용 항공기의 추락 사고는 무섭고 퉁명스럽기로 소문난 부사장이자 당시 기장이 정상적 운항을 하기 어려운 신체적, 정신적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기장이 이를 제어하지 못한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2.직원들의 방패막이 되라
훌륭한 리더들은 부하 직원들의 정신적 및 정서적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고민하고 수립하며 실행한다. 이를 통해 부하 직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무력감에 빠지거나 다른 이들의 성급한 판단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보호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정신적 안녕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반면, 상관의 든든한 방패막 하에 있는 부하 직원들(그 자신 역시 누군가의 상관일 수도 있는)은 리스크를 무릅쓰고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1990년대 중반 텍사스 항에서 소속 부서의 실적을 ‘혁명적’으로 신장시킨 한 매니저의 사례를 들어보자. 텍사스 항의 한 터미널에서 궤도차로부터 선박 및 트럭으로 화학약품을 선적하는 60명 직원을 관리하던 아네트 카일은 낮은 직급의 직원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며, 성과 지표를 개선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등 많은 문화적 변화를 포함한 일련의 개혁을 추진해 성과 혁명에 성공했다. 아네트는 ‘불평 금지’라는 문구를 직원들의 유니폼에 손수 일일이 바느질해서 불평하는 습관이 있는 지역의 노동자들의 특성에 제동을 걸었다. 또 경매를 통해 자신의 책상을 60달러에 처분했다. 그 이유는 “커다란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팀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 전까지 이 회사는 부두에 선박이 도착해도(상당한 조기 경고와 주의에도 불구하고) 선적 담당자들의 작업 준비 미비로 언제나 막대한 ‘초과정박 요금’을 내곤 했었다. 그러나 일련의 개혁을 추진한 결과 연간 250만 달러에 달하던 ‘초과정박 요금’은 1년 만에 1만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고, 이마저도 점차 사라지게 됐다. 또 이전까지 트럭 한 대 선적에 평균 3시간 이상이 걸렸지만, 개혁 이후 90% 이상의 선적 작업이 선박 도착 후 한 시간 이내에 완료됐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는 물론 성취감과 자긍심 또한 훨씬 높아진 것으로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설문 조사결과 나타났다. 거대 기업에서 어떻게 이러한 급진적 변화 추진이 가능했는지에 대해 묻자 아네트는 자신의 직속 상관이 최고위층의 매니저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었기에 가능했다고 대답했다. 추진에 필요한 자원과 전문가들을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해 주면서도 성공 때까지 이를 섣불리 고위 경영진들과 논의하지 않은 직속 상관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훌륭한 상관들은 불필요한 회의를 생략하는 등 부하 직원들의 시간을 보호하는 데 특히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더 심스(The Sims)와 같은 컴퓨터 게임 디자이너인 윌 라이트는 회의 일정을 자동적으로 잡기보다 정말 필요한 회의인지를 깊이 생각해 보라고 충고한다. 라이트는 매우 현명한 방법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누군가가 회의를 소집할 때마다 소집자에게 1달러씩을 부과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비록 1달러에 불과하지만 과연 꼭 필요한 회의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또 직원 중심의 시각을 통해 회의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도 활용했다. 참석자들의 집중력이 분산되지 않는 적정회의 시간을 가늠하기 위해 창의력은 풍부하지만 인내심은 없는 아티스티 오션 퀴글리를 초대해 일종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게 했다. 즉, 퀴글리가 나가기 위해 손을 드는 순간 “미팅의 성과가 하락하기 시작하는 지점에 이르렀음”을 파악했다.
3.작지만 의미 있는 제스처가 중요하다
에이비스(Avis)의 전 CEO이자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어라(Up the Organi-zation)>라는 명저의 저자인 고 로버트 타운젠드는 ‘감사 인사’야말로 “실질적으로 너무 쉽게 간과되는 보상의 형태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리더들에게 매우 폭넓은 시사점을 제시해 주는 대목이다. 리더들은 위플링 컨설팅(Wiefling Consulting)의 창립자인 킴벌리 위플링이 표현한 것처럼 ‘감사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늘 명심해야 한다. 위플링은 너무도 많은 프로젝트들이 참여자들의 수고에 대한 인정과 완료에 대한 축하없이 끝나고 만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고의 리더들은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났든 실패했든 상관없이 반드시 시간을 내 수고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현한다. 특히 실패와 좌절감이 팀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일수록 이는 더욱 중요하다. 이때야말로 리더의 격려와 인정, 팀원 간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팀원들을 진심으로 격려하고 지원할 수 있는 마음과 역량을 지닌 리더들은 혼돈과 실패 속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너무나 많은 리더들은 팀원들의 잘못을 일일이 들추어 책임을 추궁하고 실패에 대한 모멸감을 주며 관련자를 조직에서 축출하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훌륭한 리더는 부하 직원들로부터 단지 더 많은 것을 산출하는 데에만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보다는 더 나은 인재를 유치하고 보유함으로써 더 나은 방식으로 일을 수행하는 데 주력한다. 당신의 부하 직원들이 게으르고 한심하며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거울 속을 한번 들여다 보라. 최고의 인재들이 당신 밑에서 일하려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입사 시에는 엄청난 가능성이 엿보이던 인재들이 점차 김빠진 무사안일의 직장인이 돼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훌륭한 상사들이 반드시 보유해야 할 모든 능력과 비전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자각이다. 코넬대 데이비드 더닝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저성과자들은 언제나 자신의 지적 및 사회적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는 유능한 인재들은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판단한다. 이는 리더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모든 리더들은 역량 수준과 상관 없이 누구나 어느 정도의 자기 과신과 불안감을 갖고 있고, 모두 자신만의 약점 및 취약점으로 괴로워한다. 이는 인간으로서 불가피하다. 그러나 훌륭한 리더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단점을 예리하게 인지하고 극복함으로써 그 부정적 영향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이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효과적인 리더는 자신의 기분, 습관, 역량 및 행동들이 부하 직원들의 실적 및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어제보다는 더 쓸모 있고 건설적인 내일을 만들어 가기 위해 끊임 없이 자신의 행동과 삶을 개선해 가는 것이다. 따라서 훌륭한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끊임없이 수많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한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내 밑에서 일하는 것은 어떤 기분인가?”이다. 부하 직원들이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을 한다고 가정할 때 그들은 당신의 말과 행동이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당신이 알고 있다고 대답할까. 아니면 당신은 바보의 천국에 혼자 고립돼 살고 있는 인물이라고 대답하게 될까. 이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데서부터 시작해 보라.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 쿼털리> 8월호에 실린 ‘Why Good Bosses Tune into their People’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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