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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격조정이 9% 이익 늘린다면...

월트 L. 베이커 | 65호 (2010년 9월 Issue 2)

최근 20여 년간 대부분의 기업들은 효과적 가격책정을 통해 매출 신장이 가능함을 깨닫게 됐다. 그러나 이런 인식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가격책정의 위력을 십분 실현하려면 실질적이고도 지속 가능한 성과 달성을 위한 인프라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기반이 구축돼야만 비로소 철저한 의사결정 프로세스, 전담 조직 마련, 성과에 대한 적절한 측정 및 보상, 강력한 지원 시스템을 활용한 가격책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책정 인프라의 구축은 결코 쉽지 않다.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적절한 투자, 최적의 인재 확보 및 충분한 권한 부여, 명확한 타깃 및 목표 수립, 그리고 리스크 관리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그 효과들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 글로벌 1200대 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 평균 가격을 1% 개선하면 영업이익이 8.7% 늘어난다1). 가격책정 개선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영업이익 개선 폭은 더욱 커져 가격을 24% 올리는 일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가격우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면 총 이익의 약 1525%에 기여할 수 있다.
 
최근 20여 년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가격책정 개선을 통한 수익 개선 가능성에 확실하게 눈을 뜨게 됐다. 이에 따라 가격 폭포(Pocket Price Waterfall)에서부터 가격 밴드(Price Band), 가치 지도(Value Map)에 이르기까지 가격책정 기회 발굴을 위한 프레임 워크들이 널리 쓰이고 있다. 월 스트리트도 가격책정을 개선한 기업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여전히 가격전쟁에 매몰돼 있는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가격책정 인프라 투자에 소극적이다. 최소한의 투자로 손쉽게 신속히 달성할 수 있는 매출 차원의 개선에만 안주한 채, 정작 중요한 시간, 에너지 및 인재들은 모두 다른 부분에 집중 투입되고 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프라이싱 인프라 투자의 실질적 효과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성공적 기업들은 탁월한 가격책정 실현 및 유지의 기초가 되는 강력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는 가장 핵심적인 프라이싱 프로세스에 포커스를 둠으로써 시작된다. 그 다음 작업은 조직 내 프라이싱 수익센터의 ‘소유자’이자 운영 주체가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성과 관리에 대한 지속적 강조를 통해 관리자들은 전반적 사업 전략에 맞게 프라이싱 실적을 개선하고, 명확한 책임의식 하에 목표치 달성 혹은 초과달성에 매진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시스템 및 툴은 프라이싱 프로세스를 활성화하는 역할, 즉 프라이싱 인력의 실적 향상 및 관리를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 이와 같이 프로세스, 조직, 성과 관리, 시스템 및 툴이 순차적으로 구축될 때, 가격책정 인프라 투자를 통한 장기적 효과 달성의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가격책정 프로세스의 확립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가격책정 관련 의사결정 프로세스들을 주먹구구식으로, 심지어는 사후약방문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적절한 체계 및 철저함은 물론, 매우 민감한 가격책정 의사결정에 당연히 수반돼야 할 기초적 분석작업조차도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의사결정 및 핵심 가격책정 활동은 반드시 실행 단계, 담당 및 주체, 인풋 및 아웃풋이 모두 명확하게 정의된 프로세스 하에서 실행돼야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야말로 가격책정 인프라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적 가격책정을 위해서는 가장 핵심적인 의사결정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한 후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강력한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가격책정 의사결정은 결국 가장 핵심적인 가격책정 프로세스에 관한 것일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이나 업종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화학 원자재업체는 시장 수준의 가격책정을 위해 언제나 업계 수급 상황을 가장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소비자 가전업체들은 포커스 그룹과 최선의 차선적인 가격책정 정보에 기반한 공시가격 설정 및 조정을 통해 고객가치를 구현하는 데 주력한다. 또 산업재 부품업체는 상품 및 주문량별 차등적 할인율에 관한 원칙 및 정책 수립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 중 주목할 만한 한 가지 핵심 프로세스는 제어 불능 상황에 이르기 쉬운, 특가 요청(special price request)이나 예외 상황(exception)을 관리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예를 들어, 한 유통업체에는 ‘표준 가격’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다. 대신 ‘예외적 가격’ 혹은 ‘비예외적 가격’ 책정이라는 용어로 모든 거래 관계를 설명한다). 이런 통제 불능의 예외적 상황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 및 제어하려면 이를 살펴볼 수 있는 정교한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다시 말해, 모든 예외적 요청을 철저하게 평가하고, 빈도 및 심도 추적, 거래 관계 경제성 분석 등을 통해 판매 기업에 우세한 가격수준을 실질적으로 가이드해줄 수 있는 입찰 부서(bid desk)를 적극 운영하는 것은 입찰 과정의 예외적 상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높은 수준의 조직적 요소
핵심적 가격책정 의사결정을 위한 프로세스는 오너십과 책임성이 명확히 확립되어 해당 프로세스가 원활히 기능할 때에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의 관리 방식은 여전히 임시 방편 혹은 위원회를 통한 방식에 머물고 있다. 오너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음은 물론이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프로세스도 거의 가동되지 않는다. 또 가격책정 업무를 전담할 풀 타임 인력의 필요성을 전면 부인하며 이를 영업, 마케팅 및 상품관리 담당자들에게 분담시킬 수 있다고 여기는 기업도 여전히 많다. 그러나 이런 접근법은 결국 가격책정 개선을 위한 절호의 기회들을 놓치는 결과를 낳는다.
 
기업 실적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조직의 인력을 구성할 때에는 적어도 명확한 채용 전략이 있어야 한다. 또 해당 부서의 중요성에 걸맞은 보상체계는 물론 각 역할별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역량 및 태도가 무엇인지 역시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가격 정책의 사령탑을 맡은 임원은 수립된 가격책정 방안을 조직 내에 확산시켜야 한다. 또 세일즈 매니저 및 영업사원들에게 이를 강조하고 가격책정 지표 및 전략의 효과를 관리하는 동시에 이런 툴이 기업문화에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일상적 가격책정 활동 관리는 물론, 차별화한 고성과 조직 유지를 위해 끊임 없이 적극적으로 개선을 추구하는 마인드를 확산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가격정책 그룹은 가격협상 담당 조직과는 철저히 분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두 조직이 따로 분리되어야 가격 협상자와 가격 관리자 간에 건전한 긴장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관리가 세일즈 그룹 내에 속해있다면 이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일반적으로 고성과 조직들은 조직의 전반적 건전도 및 활력도를 정기적으로 평가한다. 가격책정 조직에도 이를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바람직한 세 가지 관행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무엇보다도 잘 정의된 커리어 경로가 수립돼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가격책정 조직은 탁월한 커리어의 발판이라는 인식이 사내 전반적으로 구축돼 있어야 한다. 둘째, 핵심 보직에 대해서는 다면 평가를 해야 한다. 가격책정 조직은 매우 많은 그룹들과 효과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건전도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 이직률, 직원 만족도 등의 건전도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다.
 
성과관리 시스템
가격책정 성과 관리는 프라이싱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면서, 상벌체계를 통해 바람직한 행동은 독려하고 그렇지 못한 행동은 시정될 수 있게 방향성을 재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가격책정 부문에서 실제로 정확한 성과 측정 및 보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 그 결과, 직원들은 소폭의 가격책정 개선을 위해 굳이 힘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그 결과 막대한 수익 신장의 기회는 사라지고 만다.
 
따라서 업종을 불문하고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가격책정의 재무적, 운영적 건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일련의 성과지표를 구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주요 상품의 평균 판매가, 할인율, 마진 등의 단순한 데이터에서부터 예외적 가격책정 건수 및 승률 등의 운영 관련 데이터, 그리고 프라이싱 관련 특정 추진 과제의 진척도 및 효과 등을 측정하기 위한 특별 지표 등을 모두 포함한다. 선진 기업들은 이를 종합적으로 살필 수 있는 폭포식 게시판(cascading dashboard)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를 활용하면, 하나의 제품 라인만을 담당하는 매니저는 해당 부문에 대한 지표만을 볼 수 있지만, 사업부의 매니저는 사업부 운영 전반에 걸쳐 이러한 개별 지표들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가격책정 실적을 상품 레벨에서 세부적으로 확인하고 가격 발생 원인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이런 성과 지표들은 반드시 금전적 인센티브와 연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지표들은 힘을 잃는다. 매출을 올리면서 건전한 마진 및 낮은 할인율(모두 혹은 한 쪽이라도)까지 달성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인센티브 체계를 설계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와 아울러 비금전적인 인센티브도 유용하다. 이 중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안은 마진 혹은 할인율 실적을 기준으로 영업 사원의 순위를 공개하는 것이다. 물론, 고객 규모 및 상품 구성 등의 변수들을 감안한 정규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영업 사원의 경쟁 심리를 자극함으로써 건전한 경쟁구도를 조성하는 효과적 방안이다. 또 다른 비금전적 인센티브로는 동료 및 매니저들을 통한 실적 인정, 마이너스 수익 사업의 정리를 위해 거래 관계를 철회하는 등 반직관적인 행동에 대한 보상, 승진심사 시 특정 가격책정 스킬 등을 반영해 탁월한 프라이싱 역량 및 실적이 더 이상 옵션이 아닌 필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조직 내에 전달하는 것 등이다.
 
가격책정 성과관리를 위한 마지막 요소는 프라이싱 지표를 실적관리 개선을 위한 논의의 기초로 사용하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꾸준히 실행할 경우, 이런 코칭은 매우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경험 상, 가격책정 실적 관련 논의가 매우 큰 효과를 낳는 경우에는 다음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 논의가 정기적으로(주 혹은 월 단위) 진행된다. 둘째, 가격책정 조직 내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가 전개된다. 셋째, 다른 이슈들의 점검에 앞서 가격책정에 관한 일련의 질문(현황, 이유 및 필요한 조치 등)을 먼저 다룬다.
가격책정 시스템 및 툴
탁월한 가격책정을 달성하려면 정확한 데이터 수집을 위한 시스템 및 이러한 데이터를 정보로 변환시킬 수 있는 툴에 대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중 한 부분의 투자에서 미흡함을 보인다. 이는 이런 투자의 필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가격책정 관련 니즈와 맞지 않는 복잡한 시스템에 과다하게 지출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가격책정 의사 결정에 필요한 핵심 정보 혹은 분석 자료를 확보할 수 없거나, 시스템 복잡성으로 혼란에 빠진 의사 결정자가 최적의 정보를 적시에 용이한 형태로 전달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기업들은 어느 정도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며, 어떠한 유형의 툴 및 시스템을 통해 비즈니스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른 정보에 입각하지 않은 가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많은 기업들은 시스템 및 툴 관련 투자의 효과를 실현하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선진사례 고찰을 통해 도출한 두 가지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필요 정보 및 필요 시점을 정확히 파악하라. 둘째,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진행하라. 시스템 및 툴에 대한 실질적 니즈는 시간이 다소 지나야 제대로 이해될 수 있다.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과 같은 해법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탁월한 가격책정 성과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 보고 역량, 의사결정 툴은 비즈니스별로 매우 다르다. 일반적으로, 가격책정 시스템 및 툴은 네 개 차원의 지원, 즉, 구체적인 프라이싱 의사결정 및 협상 지원, 프라이싱 개선 기회 파악을 위한 분석 수행, 지속적 성과 모니터링 및 프라이싱 활동 트래킹을 지원한다.
 
가격책정 담당자들은 의사 결정 지원 툴로 사무실에 있든 잠재적 고객과 상담하고 있든 언제나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각종 데이터들을 확보할 수 있다. 대규모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 전기장비 업체는 분석 툴을 통해 일부 구 모델 제품의 수요가 줄고 재고 및 재고 유지비용이 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는 모두 가격 대비 현격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이 수요를 분석했는데, 이 수요는 근본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품목에 대한 대체 수요라는 판단을 내리고, 이 품목의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그 결과, 물량 차원에서는 소폭의 손실을 봤으나 총 수익은 대폭 신장되는 성과를 얻었다.
 
지표, 대시보드 및 리포트를 통해 매니저들은 담당 부문에 대한 가격책정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과제는 가격책정 관련 모든 데이터를 중앙화된 저장소에 취합하는 것이다. 영업 및 비용 정보는 대개 서로 다른 부서 내의 많은 정보기술(IT) 시스템 내에 산재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툴들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분산된 데이터를 취합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많은 기업들은 자료 저장고를 활용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 즉, 다수의 IT 시스템에 산재한 데이터들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단일 대용량 데이터베이스에 옮기는 것이다.결국 관건은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신뢰성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있다.
 
가격책정 부문은 비즈니스 내에서 매우 큰 수익센터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단, 그 잠재력을 모두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프로세스, 조직, 성과 관리, 시스템 및 툴로 구성된 기본 인프라가 필수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1)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1,200개 상장 기업을 의미.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 쿼털리> 8월호에 실린 ‘Building a better pricing infrastructure’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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