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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ard Management Update

“안주는 금물” 항상 보편화에 귀 기울이자 外

존 P.코터 | 59호 (2010년 6월 Issue 2)

많은 조직은 대부분 실패한다. 식당중에는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곳이 많다. 지난 1900년대 초 시장에 건재하던 자동차 업체 가운데 1940년대까지 살아 남은 곳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오늘날 승승장구하는 기업 가운데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기업은 얼마나 될까?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부 성공 기업은 규모가 커지고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특권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는 거꾸로 조직의 폐쇄성을 키워 현실 감각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마비 상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안주하는 기업은 위험하다
슈퍼마켓 체인을 보자. 각 지점은 해당 지역 소비자들에게 경쟁자보다 앞서 농산물, 육류와 같은 신선 제품과 공산품을 다양하게 제공했다. 최고의 고객 서비스까지 더하니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 결과, 이 슈퍼마켓 체인은 40년 동안 62개의 점포를 가진 대형 업체로 성장했다. 신규 지점이 늘어가면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높은 마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젊고 혁신적인 경쟁자가 이들의 아성을 공략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경쟁사는 밝고 널찍한 쇼핑 공간 안에 신선 식품의 종류를 늘렸고 계산대 작업을 단순화했다. 하지만 이 대형 슈퍼 체인은 이러한 흐름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슈퍼마켓 체인의 경영진 회의에서 신생 경쟁업체에 대해 말을 꺼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회의 석상에서는 오로지 자사 얘기만 오갔다. 42호 점은 마진이 예산을 벗어났다거나 몇 호 점의 재단장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 일색이었다. 그 자리에서 신생 경쟁업체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답할 수 있는 임원이 있을까. 규모, 경쟁 전략, 현재 성장률과 같은 기초적인 질문에 대해서조차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이런 질문을 던진다 해도 경쟁업체에 대한 자신들의 무지를 발견하고 놀랄 사람도 없어 보였다.
 
조직 외부 환경에 주목하라
폐쇄적인 조직은 외부 환경 즉 경쟁사, 고객, 정부의 규제 변화로 야기되는 새로운 기회와 위험 요인을 간파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을 지금 당장 조직 내부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4가지 조치를 살펴보자.
 
1.고객 서비스 직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자동차 영업사원이나 은행 창구 직원처럼 고객을 응대하는 최전선의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방대한 외부 환경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가들도 고객 응대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고 적극 활용한다. 이들은 일선 영업점이나 현장을 정기 방문해서 시장 분위기나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알아보는 일을 중시한다. 현장 직원들이 해주는 설명에 귀 기울이고 거기에 일정한 공통 유형이 있는지 살펴본다. 관리자들에게는 현장 방문을 독려하거나, 일선 현장의 팀장들에게는 이러한 시장 감시 활동을 기본 업무 활동에 포함시키거나 적극 관여토록 한다.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이 좋은 예다. 덕분에 월마트는 동종 업계에서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허브 켈러허 CEO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 고객 응대 직원을 활용해 외부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시작 단계에서부터 직원을 신뢰한다. 자사의 현장 직원들은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며, 귀중한 고객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이를 뒷받침하는 예를 과거에 찾아 볼 수 없다고 해도 상관없이 믿어준다. 둘째, 믿는 만큼 존중해준다. 뭐라고 설득을 하든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으면, 팔을 걷어붙이고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직원은 없을 것이다. 셋째, 질문을 하고 그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인다. 답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다.
 
2.비디오의 이점을 적극 활용한다
주문형 대형 컨테이너를 제조하는 업체가 있었다. 이들이 만든 컨테이너는 어느 모로 봐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했다. 특히 우수한 강철 재질과 고정못으로 제작해 내구성과 사후 관리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업체는 한 고객회사의 주문 사항을 100% 맞춰 주지 못해 매번 일일이 별도의 조정 작업을 수행했다.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작업은 아니었지만, 주문 제작을 요청한 고객회사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만일 고객사가 이런 불만을 공식 제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제작업체 직원들은 고객들의 불만을 공손하게 경청했지만, 자신들의 작업 방식을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업계 기준을 정하는 일은 자신이고, 제품도 자신들이 더 잘 안다고 생각했다. 제품 변경을 요구하는 고객사가 있다 해도 이는 고객의 문제라고 방어적 자세를 취했을 공산이 크다.
 
컨테이너 업체의 CEO는 고객회사 측에 비디오를 찍도록 권유했다. 카메라 앞에 앉은 고객회사 대표는 문제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이 점이 개선되지 않아 실망이 점점 커졌다고 말했다. 비디오 촬영에는 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았고, 상영을 위해 15분 길이로 편집됐다. 제작 현장의 직원들은 2030명 단위로 회의실에 들어가 단체로 비디오를 시청했다. 현장 직원들 가운데 고객회사측 임직원을 직접 만나 본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들의 충격은 상당했다.
 
불만이 있다는 사실 자체에도 놀랐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충격으로 빠뜨린 건 비디오에 고스란히 담긴 고객회사 대표의 감정 표현이었다. 그래서인지 어떤 사람들은 방어적인 태도로 변했다. 이 고객이 너무 까다로운 것 같다, 우리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 가격을 깎아보자는 수작 아니냐 등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렇지만 이 문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직원들은 빠른 시일 안에 문제를 시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데 익숙했던 현장에 활기가 돌았다. 누구보다 고객들이 변화를 반겼다.
 
솔직하고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비디오의 효과는 강력하다. 조직과 개인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데도 유용하다. 촬영이나 편집 과정을 적절히 활용할 경우에는 누군가 직접 나설 때보다 훨씬 큰 반응을 유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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