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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데이터가 다 필요한가? 外

론 애시케나스(Ron Ashkenas) | 58호 (2010년 6월 Issue 1)

기업은 데이터를 좋아한다. 수치, 보고서, 시장 동향, 그래프, 스프레드시트 등 어떤 형식이냐에 관계없이 데이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정기적으로 데이터를 양산해내는 상당한 규모의 사내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시적인 조사나 설문 등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 외부 인력까지 동원한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가 과연 비용 대비 효용이 있으며 더 나은 의사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실제로 도움을 주고 있을까? 일부 데이터는 오히려 불필요한 데다 복잡성과 혼란만 가중시키는 건 아닐까?
 
사례 연구를 살펴보자. 한 고급 소비재 회사의 최고 경영자는 수년간에 걸쳐 매월 데이터 집약적 비즈니스 리뷰를 실시하는 일을 방침으로 삼았다. 그 중심에는 사업부문, 유통경로, 지역, 고객 세분시장 등에 따라 분류된 모든 제품의 비용과 매출이 기록된 자료집이 있었다. 온라인 조회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경영 팀은 늘 이 자료집을 인쇄하곤 했다. 그 두께가 거의 몇 인치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었다. 매월 이 자료집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회계, 제품 관리, IT 부서 직원들이 매달려 데이터를 수집, 평가, 분석, 검토, 분류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많은 이들이 이 자료집에 그렇게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데 불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CEO의 경영 방침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이러한 수고가 그 만큼의 가치를 지녔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 년 전 새로 임명된 신임 CEO는 분기별 리뷰와 예외 사항 보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해당 회사의 데이터 양산 조직 규모는 급격히 줄었다. 이를 아쉬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CEO마다 데이터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어떤 CEO는 의사 결정 시 데이터에 최대한 많이 의존하려 한다. 어떤 CEO는 자신의 직관에 확신을 더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데 충분한 정도로만 데이터를 활용한다. 다른 CEO는 수치 중심의 분석적 데이터와 사례 중심의 정성적 데이터를 결합하는 일을 선호한다. 이처럼 최고 경영자의 데이터 활용 성향은 한 기업의 ‘데이터 문화’를 좌우할 때가 많다. 어떤 상황에서건 관리자는 상당한, 그러나 항상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는 투자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 정책에 관한 다음 4가지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1.우리는 꼭 필요한 데이터를 도출하고 있는가 많은 기업들이 의사 결정과 비즈니스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보다는 그저 도출 가능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데이터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데이터를 통해 알아낼 필요가 있는 주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한 후, 도출 가능한 모든 자료보다는 이러한 문제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2.데이터가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대부분의 데이터는 단편적이다.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단편적인 정보들이 일관성 있게 비즈니스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즉, 각각의 데이터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돼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 데이터 시스템’이 일관된 데이터 정의를 통해 데이터 프로세스를 보강하고 비교하는 데 유용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데이터에서 자동적으로 이야기를 뽑아내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관리자들은 데이터를 수집하기에 앞서 회사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이야기 전달에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3.데이터가 미래 지향적인가 기업들이 수집하는 대부분의 데이터는 관리자들에게 과거의 실적에 대해 알려주지만 미래의 실적을 예측하는 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어떠한 기간에 해당하는 어떠한 데이터가 향후 행보에 도움을 줄지 고려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4.정량적, 정성적 데이터의 비율이 적절한가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 어느 한쪽만으로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파악할 수 없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바람직한 가격 정책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품을 누구에게 팔 것인가뿐 아니라 왜 어떤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더 잘 팔리는지를 알아야 한다.
 
분명 비즈니스 데이터와 그 분석은 한 기업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 이는 IBM과 같은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비즈니스 정보 및 분석 시스템을 인수하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관리자가 먼저 위의 4가지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최고의 자동화 시스템도 별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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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론 애시케나스(Ron Ashkenas)

    론 애시케나스(Ron Ashkenas)

    경영컨설팅 업체 로버트 H. 샤퍼 & 어소시에이츠(Robert H. Schaffer & Associates) 경영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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