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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리더 역량 갖춰야 초임 관리자 안착 가능

양진영 | 16호 (2008년 9월 Issue 1)
K씨는 얼마 전 팀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탁월한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입사 동기들보다 몇 년이나 빨리 팀장 자리에 올랐다.
 
자신이 꿈꾸던 ‘최고의 팀’을 꾸려갈 기대감과 실제로 뛰어난 팀원들을 배속 받았다는 점은 K팀장의 가슴을 부풀게 했다. 그는 지난날 여러 상사를 겪으면서 자신이 팀장이라면 꼭 해야 할 일과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나름대로 정리해 온 터였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일이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기 시작했다. 불만을 토로하는 팀원이 늘어났고, 업무 실적도 마음먹은 대로 오르지 않았다. 특히 화장실에서 우연히 엿듣거나, 다른 팀의 지인들이 귀띔해 준 직원들의 불만은 충격 그 자체였다.
 
“팀장이 너무 독선적이야. 자기 방식으로만 일을 하도록 강요하잖아.”
 
“기대치만 높고, 정작 아랫사람들이 어떤 점을 어려워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우리 팀장은 팀원들 사이에 갈등이 있는 걸 알면서도 제대로 해결을 못하고 있어.”
 
“열심히 일을 하면 뭘 해? 팀장이 인정을 안 해 주잖아.”
 
K팀장은 불만이 있는 팀원들과 개별적으로 오해를 풀기 위한 미팅을 가졌다. 그러나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특정 팀원만 편애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팀의 성과도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K팀장은 자신이 관리자로서 무능한 것이 아닌가 자책하기 시작했다.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일하던 예전 실무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실무자에서 리더로의 전환 시 필요한 역량
이 사례처럼 유능한 실무자가 팀장 승진 후 좌절하는 일은 무척 흔하다. 가장 큰 이유는 초임 관리자 중에 ‘리더’라는 새로운 역할이 요구하는 역량을 미처 갖추지 못했거나, 미리 준비하지 못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실무자로 일할 때는 자신에게 부과된 과제와 업무만 수행하면 된다. 그러나 리더에게는 그 이상의 역할이 요구된다. 초임 리더가 새롭게 떠맡는 일은 수십 가지나 된다. 팀을 끌어갈 목표를 정하고, 팀원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며, 내부 조직에서 필요한 자원을 적시에 확보하는 것 등이 리더의 임무다.
 
초임 관리자가 리더로서 성공하려면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
 
헤이그룹은 수많은 조직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관리자들의 역량에 대한 데이터를 30년간 축적해 표준화한 ‘관리자 역량 모델’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물론 고성과를 내는 관리자의 역량은 조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역량과 원칙은 반드시 존재한다. 관리자 역량 모델은 4개 범주와 이에 속하는 11개 역량 요소로 구성돼 있다.(표1) 

1. 성공적인 리더는 스스로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자신을 닦은 후 남을 다스리라는 유학의 수기치인(修己治人)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리더는 조직원들의 신뢰와 존경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자기관리 역량에는 구체적으로 공감, 자기통제, 자기 확신의 세 가지 역량이 포함된다.
 
공감(empathy)은 타인의 감정과 관심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하는 능력이다. 리더는 부하직원들이 표현하는 감정뿐 아니라 표현하지 않은 감정과 생각과 의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부하직원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그들의 속마음을 읽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거나, 자신의 심정을 알아준다는 사실로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상황이나 화가 치미는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잘 관리하는 자기통제력(self-control)도 탁월한 리더들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특징이다. 사실 우리는 주변에서 스트레스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감정 컨트롤을 잘 하지 못하는 상사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건설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결국 조직의 성과는 물론 부하직원들의 업무 동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급박한 업무 처리가 필요할 때 상사가 제때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해 업무가 지연되는 것을 경험해 본 부하직원들은 ‘상사의 자신감 부족’을 문제의 원인으로 많이 지적한다.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바람직한 결정을 내리는 자기 확신(self-confidence)도 리더가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다. 자기 확신이 높은 리더는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으며, 새롭고 도전적인 상황을 추구하고 기꺼이 받아들인다. 반면에 자신의 판단이나 능력에 대한 믿음이 낮은 리더는 스스로 확신이 들 때까지 의사결정을 미뤄 일이 성사되는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이 높고, 가능한 한 검증된 기존의 방식대로만 일을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다.
 
2. 성공적인 리더는 자신의 팀을 제대로 관리할 역량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팀 관리는 팀원들을 육성해 업무 역량을 높이고, 팀원이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책임을 다하도록 하며, 팀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뜻한다.
 
육성(developing others)은 리더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부하직원들이 업무를 통해 자신이 성장할 수 있음을 알고 자발적으로 업무에 참여하게 하는 것과도 관련된다. 리더는 부하 직원의 잠재력이나 능력에 대한 자신의 긍정적 기대를 자주 표현해 주고,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도움과 지원을 계속 제공해야 한다. 다만 무조건적인 칭찬은 자제하는 편이 좋다. 성과를 저해하는 행동이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것도 리더가 육성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다.
 
팀이 제대로 굴러가게 하려면 리더는 팀원 개개인이 자신의 성과를 위해 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성과책임(holding people accountable) 역량이다. 이 역량의 핵심은 무엇보다 명확한 지시와 전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팀원 시절에 지나치게 지시적인 상사와 일하며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은 자신이 리더가 된 다음 직접적이거나 강한 지시를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업무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부하 직원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기 어려우며, 원하는 성과의 수준을 달성하기도 쉽지 않게 된다.
 
따라서 리더는 강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피하면서도 부하 직원에게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수준의 성과를 기대하는지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부하 직원은 상사가 요구하는 성과에 대한 요구 기준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완수하기 위해 책임을 다하게 된다.
 
팀 리더십(team leadership)은 조직원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것은 팀의 생산성과 효과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매우 직접적인 역량이다. 성공하는 리더는 팀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확보해 주는 것을 넘어 외부의 부정적인 평가로부터 팀이나 팀원들의 평판을 보호하거나 그 팀만의 미션이나 비전을 제시해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3. 성공적인 리더는 업무를 통해 결과물을 산출해 내는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업무관련 역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 달성과 결과 창출에 집중하는 결과지향성(result orientation)이다. 조직구성원으로서 리더 역시 맡은 업무에서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성과 창출이야말로 조직과 리더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리더는 항상 성과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개선해 비용을 절감하거나 효율성을 높인다. 또 단순한 개선에 만족하지 않고 이전의 성과 및 목표와 비교해 스스로 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애쓴다.
 
이렇게 높은 수준의 결과지향성을 지니고 있는 리더는 항상 미래를 내다보며 성과 달성에 문제가 되거나, 반대로 기회가 될 것들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비한다. 이런 능력이 바로 주도성(initiative)이다. 성공적인 리더는 당연히 문제가 벌어진 상황에서는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해결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불확실하더라도 단호하게 행동하며,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사전에 준비하는 차원에서 여러 조치를 실행에 옮긴다.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최선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대안을 검증해 보는 문제해결(problem solving) 능력도 업무를 관리하는 데 필수적인 역량이다. 뛰어난 리더는 △문제가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 문제가 다른 상황이나 이전 경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의 패턴을 찾아내며 △복잡한 문제를 세부 이슈로 분해해 원인을 분석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많은 대안을 만들어 내고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이다.
 
4. 성공적인 리더는 사람들이 협력해서 일하도록 만든다.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각자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리더는 이런 사람들이 조직의 목표를 위해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하거나, 자신의 관점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그들을 설득하거나 하는 등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
 
높은 수준의 영향력(influencing others)을 발휘하는 리더는 여러 방법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 그는 이때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지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설득에 임한다. 자신의 말에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계산에 넣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 정도의 영향을 받게 되면 부하직원은 자연스레 리더의 의도대로 행동하게 된다.
 
한편 리더는 팀원들이 서로 자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리더가 높은 수준의 팀워크 구축력(fostering teamwork)을 발휘하려면 팀원들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표현한 것은 기본이며, 팀원들의 노력과 의견과 전문성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팀원들과 리더가 진정으로 상호 신뢰하게 되고, 한 팀이란 일체감 속에서 서로 자발적으로 협력해 팀에 대한 몰입감이 높아지게 된다.

어떻게 리더 역량을 개발해야 하나
역량을 습득하거나 개발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거나 익숙하지 않은 것을 강화하기는 매우 어렵다. 관련 교육 과정에 참여했다고 해서 갑자기 역량이 습득되거나 개발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리더로서의 역량을 개발하려면 체계적이며 집중적인 접근법을 이용해야 한다.(표2) 

리더 역량 개발의 첫걸음은 자신의 직무에서 어떤 역량과 지식, 행동, 기술이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그 역량이 왜 필요한지를 전략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역량이 어떻게 성과와 연계되고, 업무 상황과 연관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다음으로는 현재 나의 역량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야 한다. 나의 현재 수준과 이상적인 역량의 수준을 비교하면 어떤 점을 더 강화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알아낸 뒤에는 역량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때는 자신이 가진 기존을 틀을 깨기 위해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계획을 세운 다음에는 실제 업무 상황이나 개인 생활에서 새로 개발할 역량을 자주 사용해 몸에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특히 개인의 신중한 노력이 집중적으로 투여되는 과정이다. 수년 동안 습관화된 것을 바꾸고 자신에게 익숙지 않은 것을 익힐 때 생기는 불편을 감소해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성공적인 리더로 거듭나기 위한 ‘항해’를 시작하기 위해 충분히 감내할 가치가 있는 불편이다.
 
[DBR TIP] 겉으로 보기에 능력이 비슷한 두 팀장이 관리 능력 차이를 보이는 이유
 
역량은 높은 수준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개인의 내적인 특성(underlying characteristics)을 의미한다. 헤이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역량은 빙산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빙산은 수면 위의 눈에 보이는 부분과 수면 아래의 보이지 않는 부분으로 구분된다. (그림1) 

중요한 것은 사회적 역할/가치, 자기 이미지, 특질, 동기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빙산 아래 부분이 기술, 지식 등 눈에 보이는 부분보다 개인의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빙산 아래 부분의 차원들이다.
 
10년의 HR 경력이 있으며 노무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는 두 명의 인사팀장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A팀장은 자신의 역할을 ‘HR 전문가’로 본다. 그는 매사에 꼼꼼하고 분석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의 과업을 누구보다 뛰어나게 수행해 내는 것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반면에 B팀장은 자신의 역할을 ‘사내에서 HR 업무와 관련해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조력자’로 본다. 그는 유연하고 외향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그들의 변화를 보는 것을 즐겁게 여긴다.
 
이 두 사람이 표면적으로 지니고 있는 지식과 기술은 거의 같다. 그러나 두 팀장의 조직 관리 능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 A팀장은 탁월한 결과를 내려는 높은 성취지향성을 발휘하면서 세밀한 사고를 바탕으로 사사건건 업무를 확인해 부하 직원들의 창의성과 업무 발전 기회를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B팀장은 팀원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높은 영향력을 미치면서 자연스럽게 팀원들을 육성한다.
 
다시 말해서 A팀장은 여전히 실무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관리자, B팀장은 관리 역량이 뛰어난 리더로 각각 분류할 수 있다.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여성인력개발연구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현재 글로벌 HR 전문 컨설팅사 헤이 그룹의 선임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역량모델링과 리더십 평가(assessment) 및 개발 등이다.
  • 양진영 | - (현) 헤이그룹 선임 컨설턴트 : 역량모델링과 리더십 평가(assessment) 및 개발 등 전문
    - 연세대 여성인력개발연구원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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