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존 위계적 조직 문화를 혁신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로 바꾸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은 기존 관행이나 관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만든 관료적 위계 구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오히려 리스크를 더 키울 수 있다. 일하는 방식과 인사 체계 모두에 변화가 요구된다. 일하는 방식과 인사관리 체계, 리더십 등 모든 분야에서 유연성과 적응성을 강조하는 애자일 구조로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리더는 지시자가 아닌 조율자로서, 또 조직문화의 설계자로서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은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기업이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과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비판 등 악재로 다소 줄어들기는 했으나 2018년 4월 초 기준 4개사의 시가총액은 총 1조9650억 달러(알파벳 7000억 달러, 페이스북 4600억 달러, 아마존 6800억 달러, 넷플릭스 1250억 달러)에 달한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회사들 대부분이 20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통계를 보자. 미국 워싱턴대 올린경영대학원(Olin Business School)의 연구에 따르면, 2025년까지 포춘 500대 기업 중 40%가 디지털화(digitalization)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10년 동안 40%의 기업이 사라진다니 현재의 포춘 500대 기업에는 공포에 가까운 예언이 아닐 수 없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20년 전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기업들이 미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며 그 영향력을 막대하게 키우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연구 결과가 터무니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2017년 초만 해도 한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실체가 없다’ ‘한국만 호들갑이 심하다’ 등의 비판적 시각이 존재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영 환경의 변화 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섰다. 위에서 언급한 회사들의 시가총액은 미국 경기 호황세를 타고 최근 1∼2년간 4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그들의 성장은 어디서 오는가? 바로 인재와 데이터를 독점하는 압도적인 사업기반, 즉 ‘플랫폼’에 있다. 이들 기업은 초연결, 초지능, 초경쟁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독점하고 닥치는 대로 회사를 사들이며 그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 여전히 전통적 사업을 영위하는 몇몇 대기업에 국가 경제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만한 현상일지 모른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의 성장을 가능케 한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 많은 기업이 위기의식을 갖고 디지털 변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위계적 조직문화라는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직문화와 관련한 담론이 최근 자주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논의는 피상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체로 자유로운 조직문화와 분위기, 또는 인재 정책이나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 등에 국한돼 있다. 많은 기업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서 생존하기 위한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 방안을 고민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찾지 못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이번 기고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시야를 가져야 할지 구조화하고, 영역별로 대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