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3. X세대 임원의 생존법

‘MZ들은 왜 이래?’ 편견은 버리고
‘내가 틀렸을 수도’ 겸손함 갖추고

347호 (2022년 0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조직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X세대 직장인은 밀레니얼 팀장들을 거느린 상위 리더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리더들의 리더’ X세대가 실천해야 할 리더십은 일반 리더십과 사뭇 다르다. ‘꼰대짓’을 멀리하며 밀레니얼 팀장과 Z세대 주니어의 업무 몰입을 이끌고 이들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 20, 30대 때 숱하게 겪었던 권위적•지시적 리더십을 나도 모르게 학습하고 실천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부하 직원과 갈등이 발생했을 때 ‘세대 탓’을 하는 오류에 빠져선 안 된다. ‘내가 틀렸을 수 있다’고 말하는 X세대 대표 리더, 일론 머스크를 참고하되 머스크 리더십에는 없는 겸손함을 갖춤으로써 조직을 맨 앞에서 이끌어가는 경영자 리더십을 완성해야 한다.



‘리더들의 리더’가 된 X세대

우리보다 앞서 X세대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한 서구권에서는 X세대를 1965년에서 198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한국에서는 몇 년생을 X세대로 볼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데 일반적으로는 1970년에서 1979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X세대로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1

그렇다면 1970년대생 X세대 직장인의 현재 조직 내 위치는 어디일까? 직급 등 조직 내 자리는 근속 연수나 개개인의 승진 여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가 쉽지 않다. X세대의 맏형인 1970년생의 경우 현재 나이(만 52세)를 고려했을 때 어림잡아 25년에서 30년 사이의 직장 경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X세대의 허리인 1975년생도 대략 20년 혹은 그 이상의 경력을 보유했을 것이다.

한국 직장인의 평균 근속 연수가 매우 짧다는 점을 고려하면2 현재 조직에 남아 있는 X세대는 고(高)경력자로 상위 리더 직급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X세대가 한창 경력을 쌓던 2000년대는 많은 기업이 성과주의, 능력주의 인사 체계를 도입하던 시기였다. 남들보다 빠르게 능력을 인정받은 이들 중에는 스카우트나 발탁 승진을 통해 조기에 임원이나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또 조직원의 평균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은 IT 대기업 임원진 리스트에서는 40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3 중견 기업이나 전통 대기업의 X세대들도 상위 직급 리더로 올라서 중간 관리자급인 밀레니얼세대의 상위 리더이자 조직의 막내 격인 Z세대 직원들의 차상위 리더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오늘날 X세대 직장인의 조직 내 위치를 그저 ‘리더(Leader)’로 뭉뚱그리는 것은 뭔가 부족하다. 그보다는 X세대를 ‘리더들의 리더(Leader of Leaders)’로 구체화해 바람직한 역할 및 이들이 가진 고민과 해결 방안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유능한 관리자’에서 ‘효과적 리더’로

우선 경영학 분야의 스테디셀러인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 소개된 ‘레벨 5 리더십 피라미드’를 살펴보자.(그림 1)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이 책의 저자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과 위대한 기업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리더십을 꼽았다. 그리고 위대한 기업들은 레벨 5 리더십을 내재화한 리더들을 보유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레벨 1에서 시작해 각각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쳐야만 최종 단계인 레벨 5의 리더십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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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 직장인 대부분은 이미 레벨 3의 ‘유능한 관리자’ 단계를 마스터하고 상위 직급의 리더로서, 또 관리자들의 리더로서 레벨 4의 ‘효과적인 리더’ 혹은 레벨 5의 ‘경영자’ 단계에 도달해 있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Does things right)’ 단계를 넘어 ‘올바른 일을 수행하는(Does the right things)’ 단계에 이른 것이다. 각각의 레벨이 어떻게 다른지 좀 더 자세히 구분해보자.

레벨 3은 자기한테 부여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여기 자원에는 부하 직원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들은 조직 내에서 ‘장(長)’ 타이틀을 달고 리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레벨 4나 5와 같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다.

반면 피라미드의 맨 위 두 단계에 위치한 리더들은 강력한 리더십의 기본 속성인 ‘목표 달성을 위한 타인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적극 수행해야 한다. 다시 말해, 조직원들이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게끔 고무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겸손하면서 동시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조직원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의 역할은 더 이상 자신이 맡고 있는 단위 그룹의 손익에 대한 수동적 책임에 국한되지 않는다. 회사 내 광범위한 기능과 사람들 사이의 연결자(Connector)로서 여러 그룹 사이를 잇는 연결자이자 때로는 자동차 범퍼 같은 역할까지도 수행해야 한다.

오랜 조직 생활을 통해 레벨 1에서 시작해 레벨 4 혹은 레벨 5까지 피라미드를 차곡차곡 쌓아온 X세대는 이제 그 경험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부하 직원들은 물론 주변 조직원들에게도 긍정적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미칠 때가 됐다.

가장 중요하고 또 신경 써야 할 대상은 자신의 직속 부하 직원들이다. 예를 들어 레벨 5에 위치한 X세대에게는 레벨 4 단계에 있는 X세대 부하 직원이, 레벨 4의 X세대에게는 레벨 3의 밀레니얼 부하 직원이 있다. 대개 레벨 3부터는 리더 혹은 관리자 포지션에 있기 때문에 이제 X세대 리더가 집중해야 할 주요 과제는 ‘어떻게 내 아래의 리더들을 더 몰입시키고 성과를 내게 만들 것인가’다. 이게 바로 조직 내 X세대를 리더들의 리더, 혹은 매니저들의 리더(Leader of other people managers)로 재정의한 후 이들의 역할과 책임을 살펴봐야 할 이유가 된다.

베이비붐세대와 묶여버린 X세대 상사

하지만 X세대가 마주한 현실은 가혹하다. 이미 적잖은 경험과 경력을 가진 부하 리더들과 함께 일해야 하고, 그 리더들의 부하 직원인 젊은 주니어 구성원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부하 직원들 대부분이 MZ세대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들을 잘 리드해 성과를 내고, 또 이들이 회사에 좀 더 몰입하게 만들 것인가가 고민이다. X세대는 베이비붐세대의 아래 세대로 XYZ세대 시리즈의 시작이기 때문에4 자신이 베이비붐세대보다는 MZ세대 쪽에 더 가깝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작 MZ들은 X세대를 베이비붐세대와 함께 묶어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조직 내에서 리더 혹은 상사의 리더십을 객관적으로 온전하게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부하 직원밖에 없다. MZ세대의 평가가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 이들에게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더들의 리더인 X세대가 가진 수많은 현실적 갈등 가운데 리더십 관점에서 MZ세대 부하 직원과 연관된 두 가지 고민에 대해 살펴보자.

첫 번째 고민

어떻게 하면 꼰대로 취급되지 않을까?

‘젊은 꼰대’라는 말이 있다. X세대보다 훨씬 어린 젊은 사람이 한참 윗세대가 가질 법한 고리타분한 사고를 남에게 강요할 때 쓰는 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단어가 유행한 현상은 꼰대가 아닐 것 같고 꼰대가 아니어야 하는 사람이 꼰대같이 굴 때 부정적 인식이 크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회사원들 사이에서 꼰대란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게 2010년 전후라는 점을 감안하면5 당시 꼰대로 치부되던 사람들은 X세대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 시절 X세대 대부분은 아직 리더의 위치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당시는 베이비붐세대 혹은 전통 세대(Traditionalist) 중 젊은 세대가 납득하기 어려운 언행을 보이는 이들이 꼰대 낙인의 타깃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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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은 그 주요 타깃이 X세대인 경우가 많다. X세대라면 누구나 “요즘 MZ들은 60년대생 꼰대보다 70년대생 꼰대를 더 싫어한대”라는 말이나 분위기를 경험해봤을 것이다. X세대가 리더 집단으로 성장한 탓도 있지만 X세대가 왜 윗세대와 같이 묶여 꼰대 취급을 당하게 됐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신분석학에는 ‘공격자와의 동일시(Identification with the Aggressor)’라는 게 있다. 1932년 헝가리의 정신의학자 페렌치 샨도르(Sándor Ferenczi)가 처음 주장하고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딸 아나 프로이트(Anna Freud)가 정리한 개념이다. 동일시(Identification)는 개인이 자기 주변의 중요한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을 닮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격자와의 동일시’는 자신을 괴롭히거나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자기도 모르게 닮아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사람의 특징을 닮아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미성숙한 방어 기제다. 심한 가정 폭력에 시달린 아이가 성인이 돼 자신의 자녀에게 똑같이 행동하는 경우가 그 예다.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에서도 공격자와의 동일시, 즉 ‘극복하지 못하면 닮는다’는 룰이 적용된다. 한마디로 부하 직원이 상사의 리더십 스타일을 그대로 배울 수 있다는 말이다. 조직 경험이 상사보다 적은 부하 직원은 상사의 언행을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알게 모르게 학습한다.

상사가 긍정적 성격에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행운이다. 하지만 X세대가 부하 직원이었던 시절의 리더는 요즘 세상에 꼰대 딱지를 붙인 스타일의 리더, 즉 권위적이고 지시적인 상사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모두가 믿고 추앙하던 시대다. 상사의 권위적 태도를 싫어했던 X세대가 다른 리더십을 보고 배우려고 해도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조직이 정한 바람직한 리더상이 톱다운(Top-down) 리더십이고, 가장 많이 보고 듣는 게 이러한 스타일의 상사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 리더십을 닮아갔다.

옛 상사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게 첫걸음

이를 극복해야 한다. X세대 리더들은 과거 상사들에게 배웠거나 옳다고 학습된 리더십이 과연 지금에도 맞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한 나만의 리더십 가치, 다시 말해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리더십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될 수 있다. 리더십은 행동이다. 바람직한 리더상에 자신을 부합시켜 나가기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실천해야 한다.

자신만의 리더십 잣대를 세운다면 타인의 리더십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배울 것과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윗세대 리더의 부족한 행동을 ‘그에게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합리화하지 않을 것이다. 윗세대와 ‘꼰대 패키지’에 묶여 MZ세대와 더 멀어지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리더들의 리더로서 후배 리더들에게 극복의 대상이 아닌 훗날 닮고 싶은 리더로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조직 차원에서 시대와 상황에 맞는 바람직한 리더십을 재정의하고 리더십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업데이트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많은 기업이 리더십 역량 모델링을 통해 자기 조직에서 바람직한 리더십 행동 양식을 정의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역량 모델을 꾸준하게 업데이트하는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에도 조직 내부에 만연한 권위적 리더십은 아주 오래전부터 계승에 계승을 거듭한 것일지도 모른다. 설사 꾸준한 각성과 노력으로 자신의 옛 상사보다 더 나은 리더십을 발휘하게 됐더라도 현재 그 리더십이 이미 구식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X세대가 상사와 부모에게 자주 들었던 말,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다” 혹은 “해 봤어?”가 요즘 MZ세대에게 먹히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리더십에서 공격자와의 동일시를 극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현재의 위치와 상황을 고려해 자신만의 리더십 잣대를 세우는 것이다. 조직은 현재가 요구하는 리더십의 방향을 꾸준하게 알려줘 리더들의 자기 각성과 변화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두 번째 고민

밀레니얼 팀장을 어떻게 몰입시킬 것인가

리더들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X세대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일반 리더나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과 달라야 한다. X세대는 조직과 동료에 대해, 무엇보다도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하 리더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 그 주요 대상은 X세대의 직속 부하로 일하고 있는 밀레니얼세대 팀장들이다.

한국에서 밀레니얼세대는 통상 전기 밀레니얼(1981∼1988년생)과 후기 밀레니얼(1989∼1996년생)세대로 구분된다.6 이 구분에 따르면 전기 밀레니얼세대의 현재 연령은 30대 후반으로, 이들의 직장 경력은 대략 10년 혹은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앞서 설명한 레벨 5 리더십 피라미드에 따르면 이미 레벨 3의 유능한 관리자 단계에 도달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들은 후기 밀레니얼세대나 Z세대를 부하 직원으로 둔, 초급 혹은 중급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는 나이 차이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MZ세대로 한데 묶여 간주된다. 두 세대 모두 삶의 질과 업무의 유연성을 중요시하는 등 공통점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밀레니얼세대는 2000년대 후반 경제 침체기(Great Recession)를 취업준비생이나 사회초년생 때 겪었기 때문에 고용안정성에 대해서는 Z세대보다 더 민감하다. 한편 Z세대는 사회초년생 때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를 계기로 재택근무(remote work) 등 업무나 근무 형태가 얼마든지 유연하게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사회초년생 때 경험했다. 이는 Z세대가 밀레니얼세대보다 변화를 더 과감하게 요구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 두 세대를 한데 묶거나 ‘MZ들은 어떻다’고 일반화해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7

세대 탓 말고 개인 탓을 하자

X세대는 확실한 경험이나 근거 없이 “밀레니얼들은 어떻다” “MZ들은 우리와 다르다”는 식으로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부하 직원과 갈등을 겪었거나 특별한 사건이 일어난 경우라도 그건 둘 사이의 개인적 문제이지 해당 부하 직원이 속한 특정 세대 전체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갈등 상황에서 “아, MZ들은 대체 왜 이러는 거지?”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스스로 어떤 편견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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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대 탓’을 하는 것은 특정 개인에게 화살을 돌리고 책임을 묻는 것보다 세대 집단의 문화 혹은 특성을 비난하는 게 더 손쉽기 때문이다. 개인에겐 내가 모르는 속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걸 고려하지 않고 개인을 비난하거나, 혹은 속사정을 알려고 애쓰고 수용하고자 노력하는 데는 매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반면 집단을 비난하면 특정되는 개인이 없으니 좀 더 냉혹하게 비판해도 죄책감이 덜하다. 그러나 특정 집단에 대한 비난이 결국 심각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도대체 쟤네는 왜 그래”는 편견일 수 있다. 그러나 한 발짝 더 나아가 “쟤들은 원래 그래” “저들은 우리한테 하등 도움이 안 돼” “저들과 이런 식으로 같이 일할 순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차별이고 혐오다.

MZ세대 부하 직원들과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올바른 리더라면 자신의 잘못은 아닌지, 혹은 그럴 만한 사정이 있거나 상황이었던 것은 아닌지 우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도 정말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 개인을 탓해야지 개인의 출신 배경이나 속한 집단의 문제로 비약하지 말아야 한다. 즉, X세대 리더는 MZ세대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이들 세대 전체를 탓하는 습관으로부터 먼저 벗어나야 한다.

공유 리더십에 익숙해지자

물론 특정 세대가 가진 일반적 특징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부분도 있다. 밀레니얼 팀장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그게 ‘먹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면 조직은 더욱 건강하고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다.

밀레니얼세대가 선호하는 리더십 스타일을 하나로 규정하긴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X세대 이상에게 익숙한 위계 기반의 지시적 리더십을 좋게 보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이들은 지시보다는 공유, 명령보다는 쌍방향 의사소통에 더 익숙하고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리더십에 대한 보다 민주적인 접근 방식인 ‘공유 리더십(Shared Leadership)’이 밀레니얼 팀장들을 이끄는 데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8

공유 리더십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수의 개인이 함께 리더십 역할을 공유하는 역동적인 상호 작용 프로세스’라고 정의된다. 리더십 영향력은 물론이고 의사결정의 기회와 권한이 조직 내 위계가 높은 사람에게만 집중돼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업무/조직과 관련 있는 모든 이에게 동등하게 주어져 있는 것이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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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리더십은 팀 내에서 존재해야 마땅하지만 한편으로는 리더들로만 구성된 리더 그룹에서 더 잘 적용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과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함께 공유 리더십을 발휘할 때 그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공유 리더십 관점에서 보면 관리자 혹은 리더 직급에 있는 밀레니얼은 이미 X세대 상사와 함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 리더들의 리더 X세대가 밀레니얼 팀장들과 수평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더 나은 성과는 물론 더 좋은 관계 역시 기대할 수 있다.

공유 리더십의 큰 효과 중 하나는 미래 경영자 육성 및 승계 계획(Succession planning)이다. 리더십이 공유되는 과정 속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에 대한 효과적 학습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초급 혹은 중급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밀레니얼을 훗날 ‘리더들의 리더’로 키우기 위한 실용적이면서도 확실한 방법인 것이다. “리더십의 주요 기능은 더 많은 팔로워(follower)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리더를 만들어 내는 것”9 이라는 미국의 유명 시민운동가 랠프 네이더(Ralph Nader)의 명언을 기억하자.

일론 머스크 리더십 들여다보기

테슬라(Tesla, Inc.)의 CEO 일론 머스크는 1971년생으로 대표적인 X세대 경영자다. 2022년 5월 기준 일론 머스크의 순자산은 2190억 달러(약 278조 원)로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다.10 최근 트위터 인수 제안을 비롯해 숱한 독특한 발언과 행동으로 늘 주목받는 그는 스페이스X, 보링컴퍼니, 뉴럴링크, 오픈AI 등을 단독 혹은 공동으로 창업한 인물이다. 미국 언론은 종종 그를 ‘비즈니스의 큰손(Business magnet)’이라고 표현하는데 실제 머스크는 2018년 ‘나는 재계의 거물이다(I am a business magnet)’라고 트윗을 날린 적도 있다.11

머스크의 독특한 언행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다 보니 그의 사업가적 면모와 CEO로서의 리더십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다. 우리는 그가 이십대 후반에 페이팔을 공동 창업했고 만 31세였던 2002년에 민간 항공우주회사인 스페이스X를 창업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머스크는 마이크로매니지먼트(Micromanage-ment)를 넘어 나노매니지먼트(Nanomanage-ment), 즉 세세한 부분까지 통제하거나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회사의 규칙에 대한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늘 강조하고 있다. 그는 2018년 테슬라 전체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사내 회의 빈도를 줄이고 회의 시간을 짧게 하라고 요청했다. 직원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전문 용어(Jargon) 사용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필요하다면 위계에 따른 명령 체계(Chain of command)를 건너뛰라고도 했다. 머스크는 무엇보다도 규칙은 언제나 바뀔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한다. 2021년 10월 전 직원에게 보낸 ‘공장에서의 음악(Music In the Factory)’이란 제목의 e메일에서도 “공장에서 음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일을 더 즐겁게 하는 그 어떤 작은 변화도 모두 지지한다”고 썼다.

그러나 머스크는 리더 및 관리자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그가 ‘공장에서의 음악’ e메일을 보낸 다음날 발송한 e메일을 원문 그대로 살펴보자. (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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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내용은 짧지만 머스크의 리더십 스타일과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e메일이다. 그는 먼저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리더급 부하 직원들에게 자신이 틀렸음을 지적할 수 있는 옵션을 가장 먼저 제시했다. “가끔은 내가 완전히 틀릴 수 있다!(Sometimes, I’m just plain wrong!)”는 모두에게 해당하는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를 CEO나 리더들이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머스크는 여기에 더해 기꺼이 추가 설명을 하겠다고 말한다. 세 번째 옵션과 e메일의 마무리는 다소 거칠긴 하지만 리더가 자신의 명확한 지시 사항이 응당 실행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시 말해 머스크는 ‘당신은 내가 틀렸음을 증명할 수 있고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선택 사항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있는 셈이다.

리더들의 리더는 겸손함으로 완성된다

그러나 머스크는 자신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은 성과를 보이는 스타 경영자들에 비해 훌륭한 리더십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이는 주로 그의 기행 탓이지만 리더십 관점에서 보면 그가 겸손의 리더십(Humble leadership)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여러 논문과 미디어 정보를 바탕으로 오만한 CEO와 겸손한 CEO를 나눠 분석한 연구도 머스크를 오만한 CEO 그룹으로 분류한다.12 평소 머스크의 언행을 보면 그는 지나친 자신감, 즉 자기 과신(Overconfidence)에 빠졌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리더십 피라미드의 가장 꼭대기인 레벨 5의 경영자 단계의 두 가지 키워드는 의지력(Willpower)과 겸손함(Humility)이다. 짐 콜린스에 따르면 위대한 기업들은 의지력과 겸손함을 모두 겸비한 CEO에 의해 경영된다. 이들은 엄청나게 강한 의지와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야망은 조직 전체의 목적과 비전 달성을 위한 것이지 그들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한편으로 최고경영자 위치에 오른 이들의 강한 의지력은 이미 승진 과정을 통해 증명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의지력보다는 겸손의 미덕을 가졌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 결국 겸손함이 피라미드 정점에 오른 레벨 5 리더의 진정한 핵심 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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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하다는 것은 조직에 대한 자신의 공헌을 현실적으로 평가하고, 타인의 공헌을 인정하고, 행운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자신의 성공을 가능했음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더의 겸손함에 대해 연구해 온 브래들리 오언스 미국 브리검영대(Brigham Young University) 교수는 겸손의 리더십을 가진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구체적인 행동 양식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13 그중 일부를 언급하자면 늘 적극적으로 타인에게 피드백을 구하고 그들의 비판과 충고를 잘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부하 직원을 포함해 다른 이들이 자신보다 더 많은 지식과 스킬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사실을 흔쾌히 인정한다. 부하 직원이 가진 단점보다 장점에 더 주목하고, 이들에 대한 칭찬에 결코 인색하지 않다. 자신에게 지식이 부족하거나 뭔가를 할 줄 모를 때 이를 온전히 인정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 무엇보다 리더의 겸손함을 평가하는 몫이 팔로워들에게 있음을 잘 알고 있다.

MZ세대의 성과와 공헌을 인정해야

오만한 리더를 겸손한 리더보다 선호할 사람은 없다. 조직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직원들은 더욱 그렇다. 여기에 X세대가 더 나은 리더가 되기 위해 자신에게 물어야 할 마지막 질문이 놓여 있다. 리더들의 리더가 된 X세대는 자신이 마음속부터 겸손한 사람인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 오만한 경영자와 리더들은 자신이 오만하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지나친 자만심을 강한 자신감으로, 독단적 의사결정을 카리스마로 오해한다. 자신이 직급상으로만 리더십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자.

레벨 4의 효과적인 리더 단계에 있는 X세대라면 다음 단계로 올라서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 겸손의 리더십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그리고 어떻게 하면 겸손함을 실천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물론 각자 자리에서 겸손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방법은 다를 것이다.

이에 더해 상위 직급 리더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리더 자신이 회사나 업무에 더 큰 동기(motivation)를 가지고 몰입(engagement)할 때 경영의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조직 내 광범위한 기능과 조직원 사이의 더욱 긴밀한 협력을 끌어낼 수 있음도 물론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리더가 주변의 다른 리더나 부하 직원들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영감과 동기 부여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는 점이다. 리더가 스스로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가 그 중요한 일을 대신해 줄 수 있을까?

X세대 리더라면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치부했을지도 모를, ‘나는 왜 이 조직에서 이 일을 하는가’ ‘내가 왜 조직 전체의 성과에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하는가’ 등 일의 이유와 정당성에 대해 스스로 반복적으로 답을 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박종규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알투나칼리지 경영학과 조교수 pvj5055@psu.edu
필자는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LG 인화원에서 근무했으며 타워스왓슨과 딜로이트에서 HR 및 전략 컨설팅을 수행한 바 있다. 현재 미국 로스웰앤드어소시에이츠(Rothwell & Associates)의 파트너로도 일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리더십과 조직 개발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