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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키운다는 것 外

304호 (2020년 9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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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짜리 도시락 하나로 연 매출 1000억 원을 올리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단일 메뉴의 도시락을 오전 9시부터 주문받아 1만여 곳의 기업체에 12시 정각에 오차 없이 배달한다. 하루 배달하는 도시락 수는 최대 7만 개.

이 책은 매일 단일 메뉴인 도시락을 팔아 일본 대표 강소 기업으로 떠오른 ‘다마고야’의 성공 비결을 다루고 있다. 다마고야는 도시락 하나로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인정받아 스탠퍼드 MBA의 케이스 스터디로 다뤄지기도 했다.

책의 저자이자 이 회사의 사장인 스가하라 유이치로는 1997년에 이 회사에 입사해 2004년 사장이 된다. 그가 입사할 당시 다마고야의 하루 판매량은 2만 개, 연 매출은 136억 원이었다. 저자는 10년 만에 하루 판매량 3배에 달하는 일 6만 개 판매 기록을 세웠고, 20년이 지난 현재 연 매출 1000억 원을 자랑하며 7배 이상의 성장을 달성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간 다마고야는 어떻게 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책은 그 비결을 무분별한 확장을 경계하고 단단한 성장을 추구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매출 증가는 기쁜 일이지만 1.5∼2배에 달하는 급격한 성장은 오히려 회사 경영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봤다. 매출이 급성장하는 만큼 기업 내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질적으로 하락하고, 결국 불만을 품은 고객이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고객 중심의 기업 철학에도 위배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다마고야는 주문량을 늘리는 데 신중을 기했고 회사의 이익률을 5%로 유지했다. 잉여 이익은 설비에 재투자해 주문량을 늘릴 수 있는 시스템을 세우는 데 썼다. 그 결과 다마고야는 전국 체인점보다도 월등한 생산 라인을 갖출 수 있었으며, 이는 매출이 퀀텀 점프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

그렇다면 스탠퍼드 MBA는 다마고야의 어떤 점에 주목했을까? 다마고야의 비즈니스 모델을 스탠퍼드대 MBA의 SCM(공급망 관리) 강의에 소개한 황승진 교수는 자기 효율성, 고객 중심 사고, 사회적 책임을 이 기업의 핵심 가치로 꼽았다. 다마고야의 기업 철학은 ‘산포요시’로 1994년 존 엘킹턴이 제안한 인간, 환경, 이윤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의 성과를 측정하는 ‘트리플 보텀 라인(Triple Bottom Line)’과 일맥상통한다. 다마고야는 기업의 자기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중심 사고로 시스템을 개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고민한다. 이 세 가지를 현실에서 균형 있게 달성하는 건 쉽지 않다.

다마고야는 직원을 뽑을 때 학력이나 경력을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인재는 뽑는 게 아니라 키우는 것’이라는 인재 경영 원칙 덕분이다. 다마고야의 채용 기준은 단 세 가지로 ‘정직함, 감사하는 마음, 남 탓하지 않는 태도’다. 이것만 갖추고 있다면 다마고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직원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

불황 속 오프라인 기업의 약세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현재, 작은 가게로 시작해 강한 기업으로 성장한 다마고야의 경영 스토리는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위기의 시대를 극복할 힌트와 용기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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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고용, 소득, 부동산 관련 경제 지수를 두고 그 근거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통계에 이토록 예민한 이유는 그만큼 일상의 의사결정에 통계적 근거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숫자들을 해석하고 통계적 결론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데이터 문해력(data literacy)이라고 한다. 특히 빅데이터 시대에 데이터의 양이 늘고 복잡도가 심화됨에 따라 어떤 증거가 실제로 얼마나 가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저자는 데이터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한 통계학이 아니라 실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계학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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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의 일본 법인 대표를 맡은 저자는 새로운 마케팅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충성 고객들을 한 명씩 심층 인터뷰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처음 록시땅을 구입한 이유가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라는 걸 알게 됐다. 이후 그는 새 마케팅 포인트를 ‘누구나 기뻐하는 선물’로 정했고 이에 맞춰 마케팅을 펼친 덕에 4년째 계속되던 매출 둔화와 이익 감소를 극복하고 역대 최고 매출과 이익을 달성했다. 일본의 스타 마케터인 저자는 과잉 생산 시대에는 오히려 고객 1인(즉 N1)의 ‘진짜 속마음’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30년간 다양한 상품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낸 마케터의 조언인 만큼 귀담아들을 만 할듯하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