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의 시대는 정녕 끝난 걸까. 론다 번의 『시크릿』,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자기계발서가 서점가를 강타하던 시절이 있었다. 마음가짐만 바꾸면, 습관만 고치면 인생이 바뀐다는 긍정의 최면은 실의에 빠진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고 계속해서 목표를 향해 뛰게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노력이 조롱의 대상이 되고 수저론이 공감을 얻는 시대에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 도와준다’는 순진무구한 이야기는 세간의 비웃음을 살 뿐이다. 보이지 않는 계급 사이의 ‘선(線)’을 이야기하는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인의 보편적 정서를 건드린 것도 현실이 이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과 코치인 브렌드 버처드의 신간 『식스해빗』은 시대의 맥을 한참 잘못 짚은 것처럼 보인다. ‘지속적 성공’ ‘뛰어난 성과’ ‘발전’을 가져오는 습관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이 방대한 ‘빅데이터 분석’의 결과라며 해묵은 자기계발서와 결이 다르다고 말한다. 20년간 195개국의 160만 명을 지도하면서 만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습관을 도출했다는 그의 설명은 책 어딘가에 더 과학적인 메시지가 숨어 있으리란 기대감을 자아낸다.
또한 이 책은 시류를 굳이 거스르거나 헛된 공상가가 되라고 주문하지도 않는다. 과거의 성공 방법론이 더는 통하지 않고, 이제는 사람들이 SNS에 ‘자기계발 안 하는 것’을 과시하는 시대라는 것쯤은 쿨하게 인정한다. 인스타그램에 여행 사진을 올리는 것을 인생의 낭비라 비웃지도 않는다. 다만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라. SNS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진들을 올리라”면서 동시에 “실제로는 열심히 일해라”고 당부할 뿐이다.
데이터가 뒷받침된다 해서 메시지가 참신하란 법은 없다. 흔한 꼰대의 잔소리라는 비아냥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나 진리는 뻔한 이야기 속에 있다. ‘1만 시간을 훈련해도’ 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겠지만 운명론과 현 세태에 대한 냉소로 일관한다 해도 달라지는 게 없긴 마찬가지다. 이 책은 ‘우주가 도와줄 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전하는 사람들, 오늘보다 내일 한 뼘 더 성장하길 바라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삶에 남겨야 할 가장 중요한 습관 중 첫 번째는 ‘원하는 것을 명확히 그리는 것’이다.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상을 설명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보통 사람들보다 7~9초 정도 빠르게 말문을 뗀다고 한다.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을 그만큼 자주, 구체적으로 떠올려봤다는 방증이다. 반대로 이런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다면, 이는 곧 그 모습에 도달하기 위해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습관이 인생의 모든 숙제를 풀어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삶에 불만족하고 있다면, 속는 셈 치고 전문가의 성공 비책을 열어보면 어떨까.
“내 뜻은 이미 정해졌다. 천 명의 정승이 말한다고 해도 들어줄 수 없다.” 이 말을 했던 임금은 누구일까. 놀랍게도 ‘세종대왕’이다. 성군으로 일컬어지는 세종이라고 해서 늘 신하들의 말에 귀 기울였던 것은 아니다. 여론을 억누르고 다수가 반대하는 결정을 강행한 적도 있다. 이는 지위가 높은 사람이 자기 확신에 빠지기가 얼마나 쉬운지 보여준다. 공자는 ‘임금이 잘못된 말을 하는데도 거스르는 이가 없다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고 경고했다. 조선의 왕들도 때때로 쓴소리를 내는 신하들을 무시하거나 역정을 내다가도 『논어』 구절을 인용하며 타이르는 간언에 스스로 행실을 다잡았을 것이다. 조선의 왕들이 공자의 가르침을 곱씹으며 어떻게 현실 정치에 적용했는지 들여다보자.
혁신적인 비즈니스는 주로 일상의 불편을 해결하는 데서 온다. 장 볼 시간도 없이 바쁜 워킹맘이 떠올린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비롯해 토스, 쏘카 등 최근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서비스 대부분이 그렇다.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법한 아이디어들이 파괴적 혁신의 단초가 된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렇듯 세상의 문제에 불만을 품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을 실제 반짝이는 비즈니스 기회로 전환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미 불편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무뎌진 감각을 날카롭게 벼리고 기회를 낚아챌 수 있을까. 이 책은 일상에서 소비자들이 진짜 원하는 비즈니스 솔루션을 찾는 ‘혁신 훈련법’을 소개한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