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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소비자,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않는가 外

장재웅 | 212호 (2016년 11월 l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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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상점은 진열대의 공간적 제약으로 기저귀를 여섯 종류만 비치하지만 유아용품 판매 사이트에는 무려 50여 종 이상의 기저귀가 있다. 대형마트에는 아침식사용 시리얼이 100여 종 정도 있지만 아마존(Amazon)에는 1800종이 넘는 시리얼이 있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 어느 때보다 많은 대안을 놓고 고민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을까.

분명 구매하려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인간의 두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을 넘어선 정보가 쏟아질 때 인간은 심각한 주의력 결핍으로 인해 선택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두뇌 속 정보의 흐름이 처리 능력을 넘어설 때 일어나는 ‘부주의 맹(Inattentive Blindness)’ 때문이다. 실제 한 조사 결과 ‘인지적 부담’을 진 소비자들은 평소의 취향과는 관계없이 쉽게 인식되는 음식을 고르는 경향이 있었다.

책은 온라인 소비가 확산되면서 어떤 홈페이지 혹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선택 장애에 빠진 소비자를 사로잡고 만족도 높은 구매로 연결하는지에 대한 분석과 사례를 소개한다.

미국 최초의 가격 비교 쇼핑 웹사이트 ‘프라이스그래버닷컴’은 소비자의 선택을 돕지 않아 인기를 잃은 대표적인 사례로 등장한다. 1999년 등장한 이 웹사이트는 오픈 초기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 웹사이트는 단순히 웹사이트에서 비교할 수 있는 상품의 수를 늘리는 것에만 집중했다. 선택 가능성의 범위와 원하는 것을 찾는 인간 능력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때문에 프라이스그래버는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인기 사이트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마존은 프라이스그래버닷컴과는 다른 전략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도운 사례로 소개된다. 현재 아마존은 8000종 이상의 커피 원두를 100개 이상의 브랜드로 판매하는데 수많은 목록을 살펴보게 하는 대신 소비자의 과거 구매, 검색 이력을 바탕으로 자동 생성되는 몇 개 카테고리를 먼저 보여준다. 또 이 선택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검색 과정을 단순화함과 동시에 고객의 기호에 최대한 맞춰진 결과를 얻어내도록 한 것이다.

이 밖에도 아름다움이라는 미적 요소를 추구해 사용자의 무의식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치거나, 보기에 낯선 폰트를 사용해 중요한 정보를 주의 깊게 살펴보도록 만드는 방법은 화면 디자인이 소비자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선택 이후에 발생하는 고객의 후회 감정을 관리하는 노하우 역시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처럼 저자는 실제적이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기업과 정부가 소비자의 온라인 행동을 개선할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행동경제학의 이론을 활용한다면 디지털 화면 앞에서 이뤄지는 우리의 의사결정은 대폭 나아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더 잘 보고, 더 잘 배우며, 덜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슐로모 베나치는 UCLA 앤더슨경영대학원 ‘행동의사결정그룹’의 교수이자 공동대표다. 행동경제학을 실제 생활에 적용한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수많은 정부 기관 및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모든 기업에게 디지털 영역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은 비즈니스 전략을 변화시켜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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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은 현재 보유한 자원에 구애받지 않고 기회를 추구하는 것이다.’

저소득층에 소액 대출을 해주는 미국 비영리단체 ‘키사(KIVA)’를 설립한 제시카 재클리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책을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저자가 15년간 만난 기업가 수백 명의 실제 사례를 소개했다. 흙을 손으로 파서 벽돌을 만들어 팔아 벽돌 제조업체를 일으킨 우간다의 패트릭을 비롯해 중증 장애를 지닌 딸을 위해 보완대체 의사소통 기구 전문 업체를 일군 인물 등 다양한 사례가 나온다. 책은 절대 빈곤에서 기적 같은 성공을 이룬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업가정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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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트는 구글의 수석 디자이너 제이크 냅이 소개하는 구글식 프로젝트 수행법이다. 스프린트를 활용하면 단 5일 만에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프로토타입(시제품) 테스트까지 가능하다. 월요일에는 전체적인 지도를 만들고, 화요일에는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 수요일에는 가장 좋은 솔루션을 결정하고, 목요일에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금요일에는 고객을 인터뷰해 피드백까지 확인하는 식이다. 제이크 냅은 스프린트를 바탕으로 e메일 중심의 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의 시작을 알린 지메일, 전 세계에서 7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통합 브라우저 크롬, 월드 와이드 웹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검색 엔진 구글 서치 등을 개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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