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류는 화석연료 시대의 마지막 정점에 서 있다. 데드라인만 다를 뿐 대부분의 권위 있는 연구 기관들은 조만간 화석연료의 시대가 종언을 고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구 산업 국가들이 기존에 소비하는 에너지 총량과 새로이 부상하는 국가들이 소비하고 있는 (또는 앞으로 소비할) 에너지 총량을 분석하면, 인류는 새로운 에너지 시대로 가능한 한 빨리 진입해야 한다.
기존 화석연료 시대는 두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하나는 심각한 환경 파괴 문제이고, 또 하나는 비용 문제다.
미국에서 매년 차량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무려 13
억 톤 이상이다. 기름을 태우고 남은 찌꺼기가 이 정도라면 매년 자동차가 사용하는 연료의 총량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여기에는 비용 문제도 수반된다. 미국에서 도시 전역으로 기름을 공급하는 데 드는 비용만 해도 약 8억 2000만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유통 효율성을 담보하지 않는다면 모든 국가가 단순히 국제 유가 상승뿐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으로 인해 재정 파탄을 맞이할 수도 있다.
여기에 전 세계 곳곳에서 화석연료가 태워질 때 발생하는 오염 물질 배출을 환경 비용으로 계산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 정도다. 이 문제는 국가를 넘어 지구촌 전체의 문제가 된지 오래됐고, 국제적으로도 오염 물질 배출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이미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화석연료 고갈, 고갈로 인한 희귀성 비용(연료비 상승), 환경 비용을 감안하면 ‘심각한 위협’이 인류에게 닥친 셈이다. 이 위협은 완만하게 상승하여 정점을 찍고 급속히 국가·사회·개인을 벼락처럼 내려칠 것이다.
이 위협에서 벗어나는 출구는 두 가지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 첫째는 화석연료 사용을 지구가 버틸만한 수준으로 규제하는 것, 둘째는 대체 연료 개발이다.
규제를 시장 원리에 맡겨라
국제적 규모의 규제는 이미 발동됐다. 탄소배출상한거래제 도입이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까지 어느 국가도 환경오염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던 탓에 규제의 강제력이 약하다는 데 있다. 심하면 국가간 분쟁 요인으로 확대될 수 있는 문제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이열치열에 있다. 환경오염이 대두된 것은 대량생산·대량소비 사회인 자본주의 체제에 있다. 이 자본주의 체제를 이용하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다. 간단하다.
탄소배출상한거래제에 시장 원리를 도입하는 것이다. 오염 물질을 줄이고 지구 온난화 가스를 덜 배출하는 기업에 큰 경쟁력, 그렇지 못한 기업에는 강력한 세금을 각각 안기는 정책을 펴는 것이다. 여기에 세수입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현재 오염 배출 기업에 배출량을 할당하거나 경매를 통해 판매한다면 할당된 몫보다 더 많은 오염을 배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특별 배출권을 얻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해야 할 것이며, 배출가스를 줄이는 기업은 자유 시장에서 자신의 배출권을 판매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이 거래제를 도입했다.
자본주의는 이익을 두고 경쟁하는 체제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이산화탄소 방출을 없애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이익이라는 당근은 (과거에 이런 방식이 언제나 성과를 거뒀듯) 엄청난 기지와 혁신을 쏟아져 나오게 할 것이다.
대체 연료 기술을 개발하라
이미 앞선 기업들은 이 일에 착수해 가시적 성과를 올리고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출신의 두 학생이 만든 아미리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Amyris Biotechnologies)가 그 중 하나다. 이 기업은 당을 발효시킨 이스트 물질대사를 가솔린처럼 에너지로 밀집시켜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생물자원과 살아있는 미생물을 사용해서 적절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들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소스를 이용한 신 에너지 기술이 전개되고 있다. 태양에서 생산되는 전력으로 태양광을 곧바로 전기로 변환하는 고효율 광전지 개발도 그중 하나다. 태양전지의 장점은 태양이 빛나고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켜야 할 정도로 더운,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바로 그때 전력을 가장 많이 생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력 공급 중단 같은 비상사태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