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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경영자의 그릇만큼 큰다

61호 (2010년 7월 Issue 2)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들은 누구일까? 딱 3명만 뽑는다면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 전기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혼다 기연 창업자), 그리고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다. 이 중에서 씨 없는 수박을 만들어낸 우장춘 박사의 넷째 사위인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현존하는 경영의 신이다.
 
이나모리 회장은 1959년 27세 때 교토세라믹(현 교세라)을 창업해 통신기기와 정보기기의 제품군을 생산하는 159개 자회사에 매출액 4조 엔을 달성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나모리 가즈오에게 경영을 묻다>라는 책에는 이나모리 회장이 세이와주쿠(盛和塾)라는 차세대 경영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현재의 중소기업을 장차 대기업으로 키우려는 2세 경영자들에게 이나모리 회장이 제시한 5가지 핵심 전략은 무엇일까.
 
첫째, 직원을 소중히 여기라는 것이다
중소기업 경영에서 핵심은 단연 직원이다. 뛰어난 인재들은 중소기업으로 잘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재의 직원들에게서 어떻게 기업에 필요한 역량을 뽑아내야 하는가? 답은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중소기업에서는 직원들, 즉 ‘사람의 마음’이 최고의 자산이다. 사장을 중심으로 그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야만 직원들이 “우리 사장님은 멋져. 그를 따르고 싶어”라고 생각한다. 사장이 직원들을 매료시킬 수 없다면 그 기업은 성공하기 힘들다.
 
직원들을 매료시키기 위해선 직원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더 큰 보수를 위해 쉽게 회사를 이동하는 직원들을 보며 실망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을 믿어야 한다. 일단 믿으면 변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가진 직원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나모리 회장은 “사람의 마음만큼 변하기 쉬운 건 없다. 그러나 일단 단단한 인연으로 맺어지면 이만큼 강한 것도 없다”고 강조한다.
 
둘째, 미래에 이루고 싶은 원대한 꿈을 그려야 한다
꿈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힘을 불어넣는다. “우리 회사를 니시노쿄하라초(西の京原町) 최고의 회사로 만들 거야. 그 다음엔 주쿄구(中京區) 최고의 회사, 그 다음엔 교토 최고의 회사, 그 다음엔 일본 최고의 회사. 그리고 종국엔 세계 최고의 회사를 만들고 말겠어.” 당시 교세라는 목조 창고를 빌려 쓰는 처지의 영세한 회사였다. 이나모리의 꿈은 다른 사람들 귀에는 터무니없는 말로 들렸지만 이나모리는 자신의 꿈을 직원들에게 설득하기 위해 계속해서 회사의 꿈과 비전을 알렸다.
 
또 직원들 각자의 일이 회사를 위해 얼마나 필요한지 동기부여를 명확히 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교세라는 나를 포함한 모든 직원의 정신적 물질적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므로 교세라는 고수익을 달성해 어떤 불황이 오더라도 끄떡없는 회사가 돼야만 한다. 이를 위해 나는 앞장서서 필사적으로 일하고 있다. 여러분도 자신의 생활을 지키며 행복을 실현하고 싶다면 나를 따르라. 그것이 싫다면 그만둬라.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서 나와 고락을 함께 할 사람이 필요하다.” 훌륭한 경영자는 직원들이 따르고 싶은 생각이 들게끔 열정적으로, 필사적으로 회사의 꿈과 목표를 직원들에게 호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직원들의 사고방식이 바뀌고, 원대한 꿈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셋째, 경영자가 현장에 있어야 제대로 된 기업문화가 형성된다
더 큰 이익을 내고 싶다면 최고경영자(CEO)가 매일 현장에 나가서 최고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 현장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직원들이 CEO의 잔소리 때문에 못 견디겠다고 푸념할 정도가 돼야 한다. “사장 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쓸데없는 것까지 조사해서 잘 알고 있지 뭐야. 예전에는 사장이 현장에 오지 않아서 좋았는데 요즘엔 일요일까지 현장에 나와서 상자를 열어 보고 뚜껑을 열어 보는 통에 대충 일하던 게 전부 들통나 버렸어. 대체 누구한테 배웠는지 매일 장화를 신고 제조 현장에 들어와서는 ‘나도 도울게요’라며 난리지 뭐야. 정말 당해낼 재간이 없어.” 이 정도는 돼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영자는 간부보다 몇 배 더 일하고, 몇 배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뛰어난 경영자이다.
 
넷째, 회사를 함께 이끌 만한 간부를 키워야 한다
회사가 성장해서 규모가 커지면 경영자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경영자의 분신처럼 책임을 분담해 줄 간부가 절실히 필요해진다. 처음부터 우수한 인재가 있는 건 아니다. 이나모리는 회사에서 본인과 똑같은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른바 ‘아메바 경영’ 방식이다.성실하고 장래성 있는 인재를 선택해 각 소집단(아메바)의 리더로 앉히고 부하직원을 몇 명쯤 둔다. 그리고 “당신은 오늘부터 이 ‘아메바’의 리더로서 수주, 제조, 이윤, 인사 등을 모두 책임지고 조직을 이끌어가며 발전시키십시오”라고 이야기한다. 아주 작은 조직이라도 리더는 자기 부문을 지켜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게 마련이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해 부하직원들이 의욕을 갖도록 격려하거나 지도하는 과정에서 리더로서의 능력을 갈고 닦아 탄탄하게 키우게 된다. 이때 중요한 건 단지 리더에게 권한을 위임한 채 맡겨두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엄격하게 지도하고 깊은 애정을 가지고 만나면서 그들이 리더로 성장하는 걸 지켜봐야 한다.이런 가운데 경영자와 부문 리더 사이에 진정한 연대감과 동지 의식이 싹튼다. 이나모리는 직원들을 리더 위치에 앉혀 단련시킴과 동시에 그들에게 업무의 의의를 설명했다. 리더에 걸맞은 인품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면서 그들이 활약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줌으로써 경영자 의식을 가진 간부를 키울 수 있었다. 경영 간부가 될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가 없는가, 이것은 회사를 크게 키울 수 있는가 없는가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다섯째, 경영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 사업에 대한 확실한 이윤을 보장받는 열쇠는 오직 체계화한 경영 관리에 달려있다. 또한 그러한 관리 체계대로 경영을 할 수 있는가를 검토하는 시스템 또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10일 간격으로 점검해서 10일분의 매출은 얼마, 구입대금은 얼마, 재료는 얼마, 인건비는 얼마, 이익은 얼마인가를 검토한다. 장부에 기입된 수치와 현금이 맞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관리 체계를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한 달이라는 시한을 정했다면 한 달 동안 경영자가 하나하나 지도해야 한다. 즉 경영을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어 당신이 없더라도 다른 직원이 체계에 따라 경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체계만 있으면 아무리 사업의 규모가 커져도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5가지 전략보다 이나모리가 더욱 더 중시하는 게 있다. 이나모리는 이렇게 말한다. “회사는 경영자의 그릇, 즉 역량만큼 성장한다. 경영자의 그릇은 작은데 회사만 성장하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 당신은 한 기업을 책임지는 경영자로서 당신의 기업을 끊임없이 성장시켜 대기업의 반열에 올릴 준비가 돼 있는가? 그렇다면 먼저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워야 한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3호 Future Food Business 2019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