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성공하는 기업의 성배 ‘입소문’

권춘오 | 27호 (2009년 2월 Issue 2)
기업에도 얼굴과 이미지, 품격이 있다. 개인이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듯 기업도 마찬가지 활동을 펼친다. ‘책임 있는’ ‘윤리적인’ ‘경쟁력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등 기업이 소비자에게 보여 주고 싶은 모습은 사안에 따라 각기 다르다. 이러한 활동은 대부분 기업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멋지게 잘 만들어진 광고가 기대만큼 홍보에 도움이 되는지, 역효과를 불러들일지는 모든 기업이 심각하게 성찰해 봐야 할 문제다. 소위 반(反)기업 정서는 이러한 홍보 활동과 실제 그 기업에 대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정체성 간의 이질감 탓에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 이질감이 클수록 반기업 정서가 정비례하여 커진다. 그리고 이러한 이질감이 큰 사회는 ‘페이크(fake) 사회’가 된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고 항상 교묘하거나 빤한 거짓말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이러한 문제가 시스템화해 재생산되는 사회가 바로 ‘페이크 사회’다. 페이크 사회에서 소비자는 정글 속에 던져져 아무도 믿지 못하고 스스로가 자신을 책임져야 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소문이 아닌 ‘대화 자산’을 이용하라
개인들 사이에서 추락한 신뢰 문제가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 발생한 신뢰의 문제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회복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 진정성 있는 의지와 행동이 받쳐준다면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대화 자산(conversational capital)을 마련하여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대화 자산은 입소문을 퍼뜨리는 강력한 힘으로, 긍정적인 입소문을 형성하기 위해 하나에서 열까지 필요한 모든 요소를 모으는 기술이다. 대화 자산은 상품이나 서비스뿐 아니라 기업에 대한 홍보까지 포괄적으로 포함되는 고객들이 구입한 것에 대해 친구·가족·동료에게 자발적으로 이야기할 때 만들어진다. 소비자들은 대개 ‘자신의 개인적 가치에 어느 정도 적절하게 부합하는 이유로 마음에 들었거나 만족스러운 경우’와 ‘구입한 것이 정체성과 더불어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할 경우’에만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퍼뜨린다.
 
이러한 대화 자산은 단순한 소문과 전혀 다르다. 소문은 만들어진 것이며,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매스컴의 보도를 필요로 한다. 대화 자산은 경험 자체에 스며든 것이며, 오로지 개인 대 개인의 추천에만 의존한다. 또한 소문은 영향력이 매우 크지만 대개 수명이 짧다. 대화 자산은 소비자의 마음속에 계속 존재한다. 더군다나 소문은 시끄럽게 만들어 관심을 끄는 것이다. 대화 자산은 뭔가를 잘 해내서 완전한 형체와 의미를 갖는 것이다.
 
대화 자산을 만드는 8가지 엔진
대화 자산은 총 8가지 ‘엔진’으로 형성된다. 첫째 엔진은 ‘의식’이다. 이것은 참가자들에게 일종의 의미를 만들고 부여하는 매우 조직적인 행사를 말한다. 둘째 엔진은 ‘특별한 제안’이다. 이것은 기업이 고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이다. 오늘날 고객들은 자신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조합을 발견할 때까지 섞어보고 매치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이러한 고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을 전하여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신화’다. 신화는 경험이 무엇을 의미해야 하는지에 대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넷째 엔진은 ‘감각적 특성’으로, 기억에 남는 주목할 만한 방법을 의미한다.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아이템이 그것이다. 다섯째 엔진은 ‘아이콘’이다. 이것은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는 신호와 상징으로, 코카콜라의 독특한 병 모양에서 아디다스의 트레이드마크인 3개의 평행선에 이르기까지 그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다.

여섯째 엔진은 ‘동질감’으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상호 교류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구매한 아이템에 맞는 사용자 그룹으로 각자 모인다. 그룹에서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상호 교류를 할 수 있다. 일곱째 엔진은 ‘추천’, 즉 누군가가 제품이나 서비스 및 관련 내용에 대해 신뢰할 만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마지막 여덟째 엔진은 ‘연속성’이다. 이는 ‘내적 본질로서의 나’ ‘타인에게 말하는 나’ ‘타인이 말하는 나’의 3가지 요소가 결합된 결과다.
 
태양의 서커스에서 엿보는 대화 자산의 엔진
대화 자산의 8가지 엔진이 각자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좋은 사례가 있다. 바로 매년 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라이브 서커스 엔터테인먼트 회사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이다. 태양의 서커스는 ‘의식’으로 시작한다. 관중이 자리를 잡으면 여러 명의 광대들이 관중과 교류한다. 이들이 쇼에 활기를 더하면서 특별하고 기억에 남을만한 경험의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특별 제안’이 등장한다. 각각의 퍼포먼스는 활기가 넘치고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관객은 연속으로 2개의 쇼에 참여해서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관객들은 등장인물과 플롯에서 자신만의 여흥을 구체화할 수 있다. 연기자들 역시 완벽한 공연을 연출하려 한다.
 
태양의 서커스는 ‘신화’를 지니고 있다. 솔레유(soleil)는 프랑스어로 태양(sun)을 뜻한다. 태양의 서커스는 태양을 젊음·열기·충만함의 상징으로 활용해 관중에게 이를 투영하고자 한다. 동시에 태양의 서커스는 공연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이로 인해 ‘감각적 특성’이 드러난다. 공연은 움직이는 무대, 물 위를 걷는 배우, 신문을 읽으면서 화염에 휩싸이는 남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태양의 서커스 공연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감각적인 한계에 계속해서 도전하기 때문이다.

태양의 서커스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파란색과 노란색 줄무늬 천막이 있다. 이것은 ‘아이콘’이다. 천막을 아이콘으로 활용한 아이디어는 매우 재치가 있다. ‘서커스단에 들어가기 위해 도망간다’는 도시의 속담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태양의 서커스는 공연 계획을 조정해서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사람들을 만나 한데 어울리도록 장려한다. ‘동질성’이다. 사람들이 천막 밖에 모이면,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모임의 구성원이 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태양의 서커스는 이따금 유명인사와 고위 공직자를 무대 뒤에서 맞이하기도 한다. 태양의 서커스는 방문객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돌려보내기보다 이들에게 쇼를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 방법은 특히 효과가 좋고 사회적으로 인맥이 넓은 사람들이 태양의 서커스 팬이 되게 한다. ‘추천’의 엔진이 바로 이것이다.
 
마지막으로 태양의 서커스는 참여도가 높은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경험, 그들의 명성, 사람들의 입소문이 완벽하게 일치한다. ‘연속성’의 수준이 높다는 의미다. 태양의 서커스는 긍정적인 입소문을 누린다. 이는 팬들의 열정과 지속적인 후원 덕분이다. 이들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않으며,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게 만들지도 않는다.
 
이러한 8가지 엔진을 통해 일단 대화 자산이 발생하면 이를 활용하는 데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적절한 팀을 구성하여 조직 전체에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대화 자산 감사를 실시하여 현재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항상 자각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진출하기 위한 해결법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해결법이 도출되면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대화 자산은 본질적으로 기업이 고객에게 ‘원하고 도움이 되는 경험’을 제공할 때 만들어진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고객들은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이야기한다. 대화 자산은 소위 리더를 꿈꾸는 기업에는 성배(聖杯)와도 같다. 대화 자산의 수준이 높은 브랜드는 이러한 경쟁력을 누리지 못하는 타 브랜드에 비해 언제나 뛰어난 성과를 올린다. 소비자들이 제품에 매혹되어 제품을 지속적으로 그들이 하는 이야기의 일부로 만들면 굉장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대중매체의 효력이 줄어들고 있는 미디어 시장에서 대화 자산의 위상은 훨씬 더 높아지고 있다.
 
이 책을 쓴 저자 베르트랑 세스베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체험 디자인 전문 크리에이티브 서비스 회사 SID LEE의 회장이자 최고전략 담당자이다. 토니 바빈스키는 몬트리올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화 제작자다. 에릭 알퍼는 SID LEE의 전략 담당자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