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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iz Books

사고 싶게 만드는 것들 외 外

이규열 | 346호 (2022년 06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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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샤넬을 특별한 브랜드로 여기면서 이 브랜드의 립스틱을 구매할까? 입술에 잘 발리고 색감이 뛰어나기 때문일까?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LVMH그룹 북미 회장을 지낸 폴린 브라운 컬럼비아대 경영대학 교수는 단언컨대 ‘아니다’라고 답한다. 그는 품질 때문에 샤넬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15%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샤넬이라고 특별히 엄청난 원료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없는 색감의 빨간색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브라운 교수는 나머지 85%의 소비자가 브랜드의 ‘미학’을 보고 제품을 선택한다고 말한다. 즉, 사람들이 샤넬을 사는 핵심적인 이유는 ‘고상하고 호화스러우며 즐거운 구매 경험’ 때문이며, 샤넬이 우아함과 화려함을 갖추게 된 데는 오감을 통해 전달되는 ‘미학’의 역할이 크다. 금속 테두리의 반짝거림, 제품에 새겨진 브랜드 로고 등 시각적 요소부터 샤넬 립스틱 실린더의 무게감과 같은 촉각적 요소까지 더해지며 소비자들은 샤넬을 구매할 때 복합적인 미적 경험을 하게 된다.

브라운 교수는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최초로 ‘미학의 경영’을 주제로 강의를 펼칠 당시, 본인이 주로 근무했던 럭셔리 패션 브랜드 관련 제품뿐 아니라 애플, 노키아, 스타벅스, 에너자이저 등 다양한 산업군 내 브랜드와 제품 미학 코드를 분석했다. 더불어 그가 ‘또 다른 AI’라 이름 붙인 ‘미적 지능(Aesthetic Intelligence)’을 기르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 책은 그가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전한 ‘개인과 브랜드의 미적 자본 구축 전략’을 바탕으로 펴냈다.

브라운 교수는 먼저 사람들이 경영 전략에 있어 미학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나아가 미적 비전과 리더십은 기업을 넘어 사회의 전 부문을 변화시킬 힘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미학이 없는 기업은 치명적인 위기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모두에게 잠재된 미적 지능은 충분히 ‘개발’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적 지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근육을 기르는 것과 같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주위 환경에서 받는 자극들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각종 감각이 일으키는 감정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미적 이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표현 과정에서 어떤 요소들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큐레이션 과정이 마지막 단계다.

브라운 교수는 사람들이 더 이상 ‘물건’ 자체를 찾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자기 자신과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도구와 ‘영감’을 원한다. 브랜드 전략에 미학이 불가피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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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로 대중의 인기를 얻은 역사학자 임용한 박사가 이번에는 『삼국지』를 선택했다. 중국에는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친구가 되지 말고,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싸우지도 말 것이며, 열 번 이상 읽은 사람은 상대도 하지 마라”는 속설이 있다. 삼국지가 수많은 영웅의 지략을 다루며 삶의 교훈을 전달하는 지침서라는 의미다. 삼국지는 천하를 손에 넣기 위한 영웅들의 경쟁 스토리다. 삼국지 속 영웅들은 실수를 거듭하지만 치열하게 인재를 기용하고,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구별하며 적기에 승부수를 띄운다. 저자는 삼국지의 전쟁 경영과 우리의 자기 경영이 유사하며 삼국지로부터 리더십과 전략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삼국지에서 우리 삶의 무기가 돼줄 만한 전략을 선정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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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술이 등장하고 팬데믹이 덮치면서 몸집이 거대해진 FAANG (Facebook(Meta),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이 공룡 시대의 종말과 같은 생존적 위협에 직면했다는 분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들이 디지털 기업의 전성시대를 이끈 FAANG의 벽을 넘게 될까? 저자는 향후 시장을 이끌 디지털 키워드와 더불어 FAANG의 뒤를 이을 10가지 조건을 분석했다. 먼저, 창업자는 겸손해야 하고 기업은 선한 의도를 가져야 한다. 시드머니가 부족하다면 초기에 회사를 전략적으로 매각할 필요도 있다. 저자는 FAANG의 후계자가 될 만한 기업 50개도 소개했다.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토스, 그랩 등 국내외 혁신 기업들의 행보에 주목해보자.


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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