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Editor`s letter

Z세대에 대한 두려움부터 벗어던져야

김남국 | 269호 (2019년 3월 Issue 2)
한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선물을 사주기 위해 화려하고 분주한 상점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이는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는군요. 부모는 아이가 왜 기쁘고 들뜬 마음을 갖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울면 선물을 사주지 않겠다”며 질책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울음을 터뜨리자 부모는 그 이유를 물었고 아이는 발이 아프다고 했답니다. 아이의 발을 살피기 위해 무릎을 꿇고 나서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눈높이로 바라보니 쇼핑몰의 화려한 조명과 장식, 장난감은 전혀 볼 수 없었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의 다리만 보였습니다.

상대의 감정과 상황에 공감하는 것은 이처럼 부모와 자녀 간에도 무척 어려운 과제입니다. 저도 한 후배에게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는 말을 했다가 지인들에게 비판을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냉장고에 항상 음식이 채워져 있는 상황에서 자란 직원들이 어떻게 헝그리 정신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었습니다. 헝그리 정신이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사건이었습니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면 많은 기성세대는 이와 비슷한 우를 범합니다. 불편하고 불안한 시선으로 새 세대를 바라보고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비난을 퍼붓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에서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 새로운 세대와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미래 소비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이런 노력은 필수입니다.

1990년대 중후반 이후 태어난 소위 Z세대는 유례없는 불황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기회가 좁아지는 걸 온몸으로 체험했기에 불공정한 관행 때문에 기회가 사라지는 것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늦게 오거나 일찍 자리를 뜨는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수업 시간에 출석을 3번은 불러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자연스럽게 이들은 보수적이고 실용적인 성향을 갖게 됐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에 대한 생각도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릅니다. Z세대에게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구별되는 그 무엇이 아니고 원래부터 존재했던 세계의 구성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밀레니얼세대보다 Z세대가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을 더 자주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양성에 대한 생각은 이전 세대와 완전히 구별되는 특징입니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동성애자이고, 주요 국가의 리더로 유색인종이나 여성들이 맹활약하는 것을 보며 자라났기 때문에 차별과 같은 관행을 이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극한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미디어인 유튜브를 소비하면서 자랐다는 점도 다양성에 대한 수용도를 높였습니다.

DBR은 소비 시장의 미래를 조망하고, 조직 내 새로운 세대의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로 Z세대를 집중 탐구했습니다. 이번 리포트를 토대로 새로운 세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고 소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