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시 상호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신뢰를 형성할 만큼 충분한 여유를 갖고 협상에 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최소한의 거래와 양보, 적은 정보 공유를 통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협상은 리스크 회피는 가능할지 몰라도 중요한 기회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어떻게 짧은 시간에 빠르게 신뢰를 형성할 수 있을까.
1) 상대의 언어를 사용하라. 2) 평판을 관리하라. 3) 의존적 요소를 만들라. 4) 조건 없는 양보를 하라. 5) 양보에 이름을 붙여라. 6) 요구를 정확히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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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Trust-Building as a Negotiation Tool’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신뢰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쌓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협상가는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이기를 기대할 만큼 여유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때로는 최소한의 거래(trade-offs)와 양보, 되도록 적은 정보 공유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법이 가장 쉽고 안전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중요한 기회를 잃게 된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신속하게 신뢰를 쌓는 기술은 협상가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신뢰를 키우는 첫 번째 단계는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에서는 협상에서 자신이 믿을 만하다는 점을 각인시키고 싶은 모든 협상가들에게 유용한 여섯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01 상대의 언어를 사용하라.
협상가들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이거나 전문 용어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말에 담긴 뉘앙스나 문화적 해석을 파악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시간을 들여 상대방의 역사와 문화,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상대방에게 당신이 이 협상과 관계 형성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한다. 이것이 바로 신뢰 구축의 필수 단계다.
만일 실수를 저지른 상황이라면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전되기 전의 사전 작업으로 그 타격을 줄일 수 있다. 상대방의 관점과 수요, 이해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런 일들은 협상이 진전되고 관계가 깊어지면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대화 초반에 언급하라. 상대방도 이같이 이해하고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이면 더 좋다. 이런 희망을 표현해두면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실수나 오해가 빚어졌을 때 양측이 배워가는 과정 중에 생긴 해프닝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02 평판을 관리하라.
인생이 그렇듯 협상에서도 상대방은 당신을 실제로 만나기 전에 당신의 평판부터 듣는다. 부정적인 평판은 협상을 초반부터 결렬되게 만들 수 있는 반면 잘 관리된 평판은 협상이 고착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능력 있는 협상가들은 평판을 단순한 배경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도구로 생각한다.
협상에서 평판을 도구로 사용하려면 당신과 상대방이 함께 알며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인물에게 당신의 성격과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들을 일러두는 것이 좋다. 적절한 상황이 왔을 때 제3자가 협상 시작 전이나 중간에라도 상대방에게 해당 내용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03 의존적 요소를 만들라.
당신이 특정 인물에게 의존적일수록 그를 믿는 경향도 강해진다. 이 현상은 스톡홀름증후군이 발생한 상황에서 특히 심해진다. 스톡홀름증후군이란 인질이 자신을 붙잡아 두고 있는 범인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게 되면서 그의 말과 요구를 인질 구출을 위해 애쓰는 협상기관의 말보다 신뢰하게 되는 심리현상이다. 우리는 이러한 의존성이 주는 께름칙한 느낌을 떨쳐버리기 위해 우리가 의지하는 사람들이 본래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협상에서는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양측 모두 상대방이 필요하며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믿는 상황이라야 상호 간 신뢰도가 높아진다. 협상가로서 당신은 당신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이익과 협상이 지연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강조해야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