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Management
세상을 돌아보면 참 뻔뻔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지하철에서 남을 밀치고도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지 않는 사람부터 고객의 돈을 수백억 원씩 빼돌려 달아나려고 한 저축은행 대표에 이르기까지 자기의 조그만 불편까지 남에게 미루거나 돌리고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남이야 어찌 되건 말건 도무지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더 넘쳐나는 듯하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뻔뻔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을 하고도 염치없이 태연스러운 태도”를 말한다. 염치를 안다는 것은 사회생활의 기본적인 자세다. 남에게 해를 입히거나 사회의 미풍양속에 반하는 일을 하게 되면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어야 정상이다. 그래야 함께 사는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기에 우리 사회는 어린 아이들부터 염치를 가르친다. 그러나 뻔뻔한 사람들은 줄지 않고 늘어만 간다. 심지어는 염치를 버리고 뻔뻔해지라고 권고하는 <이기려면 뻔뻔하라>나 뻔뻔함과 음흉함이 성공을 위한 처세의 비밀이라고 설파하는 중국서적을 번역한 <후흑학(厚黑學)>과 같은 책도 사람들에게 많이 읽힌다. 남들이야 어떻게 되건 말건 자신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사람들로 세상이 가득 차면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그런데 이런 책을 읽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얘기만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상당히 그럴 듯한 얘기들이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왜 그럴까?
당당함과 뻔뻔함
경제학 박사인 조관일 씨는 그의 책 <이기려면 뻔뻔하라>에서 “주위의 비난이 신경 쓰이고 남의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게 싫다면 아무 일도 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것은 곧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패배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식의 패배 대신에 ‘뻔뻔하다’는 비난을 긍정의 시각에서 즐길 줄 알아야 승리의 쾌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뻔뻔하다’는 것은 후안무치, 안면몰수, 무한이기주의와는 달리 당당하게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꼭 갖춰야 할 덕목이라는 것이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 경쟁자나 비판자들이 쓰는 표현이 ‘뻔뻔하다’는 것이며 같은 편이나 옹호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당당하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한다. ‘뻔뻔함’이란 목표에 대한 집념과 용기 있는 태도, 처신에 있어서 탈권위적인 소박함이나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않는 대범함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이기려면 당당하라’고 주장하면서 <이기려면 뻔뻔하라>는 남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제목을 내걸어서 스스로 하나의 사례를 만들어 보여준 셈이다. 그게 아니라면 부끄러움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터이다. 그가 말하는 것이 당당할 것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이 세상에 부끄러운 일은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가운데 부끄럽지 않은 범위 내에서 뚜렷한 소신과 목표를 가질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 뻔뻔한 것과 당당한 것이 진정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세상에 부끄러운 일이란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은 단지 입장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반대파나 적군은 어떤 경우에도 나를 비난할 것이므로 그것에 아랑곳해야 할 이유가 없고 오로지 나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당당하고 떳떳한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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