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를 위한 성과관리 코칭(5)

“가족 포기할 수 없어 회사 떠난다고? 일•생활 균형 훈련한 뒤 결정하죠”

86호 (2011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팀장은 리더이자 팔로어입니다. 고위경영진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해 성과를 높여야 합니다. 팀장의 리더십 역량은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리더십 연구는 주로 고위경영진에게 국한돼 있었습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가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팀장 리더십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실전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5
년, 10년 후 사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고 있는가?
많은 분들이 비즈니스에서 코칭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질문한다. 그때마다 그분들에게 되묻는다. “이 회사의 5년, 10년 후를 이끌어 갈 분들이 있습니까? 있다면 그 인재들을 어떻게 육성하고 계십니까?”
 
이 질문에 “우리는 10년 후 회사를 이끌어 갈 인재를 선발해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회사라면 그 회사에 투자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당장 한달, 일년의 사업도 전망하기 어려운 판에 5년, 10년은 먼 미래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많은 경영자들이 밤잠을 설치는 이유 중 하나는 5년, 10년 후의 먹을거리다. 결국 그 먹을거리를 발굴하고 생산해내는 것은 인재들에게 달려 있다.
 
올해 초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각 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 500명 키운다’(동아일보 2011년 1월17일자)라는 야심 찬 계획을 LG그룹 CEO전략회의에서 제안했다. 또한 각 사의 차세대 리더육성 결과를 직접 보고받겠다고 공언했다. 이제 핵심인재의 육성은 CEO의 주요 과제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선발된 핵심인재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에 있다. 많은 회사가 ‘Succession Plan’으로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플랜은 플랜대로 있고 현실은 따로 노는 경우가 많다. 또는 선발만 해놓고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이 방치된 경우도 허다하다. 차세대를 이끌어 갈 인재를 육성하는 책임은 바로 조직에 있다. 핵심인재풀을 어떻게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할지에 대한 해답을 코칭에서 찾아봤다.
 
코칭의 핵심 원리는 ‘문제의 해답은 자기 안에 있으며 사람들은 그 문제를 해결할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코칭은 개인이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핵심인재 코칭을 통해 그들의 잠재능력을 발굴하고 강화해 인재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울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은 핵심인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MBA 프로그램이나 교육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 역시 핵심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강의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아쉬운 것은 ‘이 교육이 그들의 역량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이다. 물론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사업에 필요한 지식이나 스킬을 배우려면 교육이 필요하다. 다만 교육의 일회성과 무차별성은 수강자들을 객체화시키고 동일시하는 경향을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교육방식으로는 사업을 이끌어 갈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코칭은 사업의 특성을 반영하고 개인의 성향과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장기간에 걸쳐 운영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핵심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이끌어 갈 능력과 스킬을 교육을 통해 제공하며 코칭을 통해 지속적인 개인 맞춤형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최적의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일도 재미있게 하고 가족과도
즐기면서 살고 싶습니다.”
A사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이다. 한국의 중소기업이 그렇듯이 A사 역시 우수 인재확보와 유지가 큰 이슈였다. A사는 전사 차원의 차세대 리더 20명을 선발해 리더십 역량 강화와 인재 유지관리 차원에서 6개월간 1대1 코칭을 도입하기로 했다.
 
최씨는 경영혁신팀 과장으로 입사 8년차 되는 경영지원 부문의 차세대 리더로 두 번째 코칭 세션을 진행하게 됐다.
 
“코치님께서 지난번 세션에서 코칭의 주제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물으셨는데 솔직하게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는 요즘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핵심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코칭에서 이직을 말씀하시니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좀 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지난 8년 동안 줄곧 경영혁신팀에서 일해왔습니다. 5년 전 경영위기 때는 전사혁신 활동을 계획하고 극복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 다녔고요. 그 덕택에 승진과 보상의 혜택도 많이 받았습니다. 작년부터 수행한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평일에는 밤 10시 이전에 집에 들어간 날이 거의 없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런 생활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자’라는 인생철학에서 ‘즐기면서 재미있게 살자’라는 사고의 전환이라고 할까요?”
 
“그렇죠. 우리나라 기업에 다니면서 그렇게 일하지 않으면 핵심인재로 선정되기 힘든 것이 현실이죠. 모두들 열심히 일하십니다. 밤낮 없이, 휴일 없이 일하지요. 더구나 스피드 경영시대가 되면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더 빨라지고 이제는 유행에 따라가기도 벅찬 시대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갑작스럽게 인생의 철학이 바뀐 어떤 계기가 있으신지요?”
 
“한 달 전 존경하던 생산관리팀장이셨던 박 부장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사인은 심장마비였습니다. 주무시다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죠. 그분은 작년부터 저와 함께 ERP시스템 구축 태스크를 같이 해왔습니다. 실질적인 리더이셨죠. 그 전날도 저와 함께 전사 ERP 시스템 이슈에 대해 12시까지 문제해결을 위해 일했습니다. 그날 밤 귀가 후 새벽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죠. 저는 이틀 동안 빈소를 지키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기업과 개인, 삶과 일에 대해 그동안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왔던 것이 새롭게 와 닿았습니다. 박 부장님은 슬하에 두 딸을 두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입니다.”
 
“그러셨군요.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습니다. 더구나 같이 일했고 존경하고 따르던 분이 돌아가시면 정신적 충격이 더욱 크지요. 미망인과 어린 자녀분들을 생각하면 더없이 안 되셨고요.”
 
 
 
“코치님, 사는 게 무엇일까요? 저도 처음에는 핵심인재가 되고 조직에서 인정받고 그러면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속에서 제 인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회사와 일밖에는 없었죠. 어느 사이인가 저의 아내와 아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졌습니다. 이제 늦게 귀가해도 아내는 아무 말도 안 하죠. 포기한 것이죠. 서로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대화도 많이 줄었습니다. 사실 아내가 어떻게 지내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죠. 아이와도 주말 약간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밤에 잠자는 얼굴만 봅니다. 제가 너무 무관심해왔음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지내다가는 가정파탄 아니면 하숙생으로 전락해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해결의 방법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해결의 방법이 쉽지 않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요?”
 
“이 회사에서 저의 평판은 열심히 일하는 탱크, 최 과장으로 인식돼 있습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하던 일을 멈추고 집에 일찍 가는 것도 이상하고요. 전체 조직의 입장을 생각해서 그렇게 할 수도 없고요. 여기서는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회사로 옮겨서 일도 여유 있게 하고 가족과의 생활도 즐기면서 살고 싶습니다.”
 
“지금 최 과장님이 조직을 떠나려고 하는 이유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으면서 인생을 살고 싶다는 것이 맞는지요?”
 
“예. 먼저 가족과의 생활을 단란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신혼 같지는 않지만 쉼과 여유를 즐기면서 살고 싶어요. 아이와도 이야기하고 놀고 싶고요.”
 
“그러기 위해서 조직을 떠나는 것밖에 없을까요? 조직에 있으면서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는 없을까요?”
 
“여기서는 평일에 일찍 가는 것을 용인하지 않습니다. 팀장님 눈치도 그렇고 윗사람들에게 굉장하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1년, 2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됐죠. 어느 사이엔가 습관으로 굳어졌고 회사에서도 늦게까지 일하는 것을 권장하는 문화죠.”
 
“혹시 이 문제에 대해 팀장님이나 선배들과 이야기해 보지는 않으셨는지요?”
 
“이야기하면 뭐 합니까?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라는 분위기죠. 사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나갑니다. 일은 일대로 많지요. 회사에서 인정이나 보상도 부족하니 사람들이 견딜 제간이 없죠. 여기는 나이든 고참 사원 아니면 신입 사원들뿐입니다. 경력이 5년 넘는 중간 간부는 정말 얼마 되지 않죠. 그래서 회사에서도 중간층을 키우고 유지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 같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고요. 여기 ‘개인 성과 균형 진단지’<표 1>가 있습니다. 이것을 다음 모임 때까지 작성해주시고요. 그것을 보면서 같이 이야기를 좀 더 나누죠. 필요하다면 주변의 다른 분들과도 이 문제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알겠습니다. 그래도 코치님께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니 마음은 후련해지네요. 저도 다른 길은 없는지 좀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 있는 성과를
추구하는 코칭
일과 생활의 균형 있는 코칭이란 조직 내에서 개인이 일과 생활의 균형, 회사와 개인 생활에서 자신의 가치와 행동에서의 균형을 추구하는 코칭이다. 기존 비즈니스 코칭은 사업의 성과 향상이나 리더십 개발에 초점을 뒀고 라이프 코칭은 개인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코칭이나 대인관계 개선에 대한 코칭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기업의 리더를 만나보면 생활에 대한 이슈와 비즈니스의 이슈, 리더십 행동의 이슈가 혼재된 경우가 많다. 이처럼 분리된 입장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 생활과 일을 한 방향으로 정렬하면서 비즈니스 성과까지 같이 고려할 수 있는 코칭 모델은 없을까? 그 예로 휴버트 램퍼새드(Hubert K. Rampersad)가 <Personal Balanced Scorecard>에서 기술한 ‘Personal Balanced Score Card (PBSC)’가 있다.
 
램퍼새드는 그의 책에서 “PBSC란 관리자들이 부하 직원들을 코칭해 온전성(Integrity)을 갖추고 일과 생활 사이의 정렬(Alignment)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램퍼새드의 PBSC 개념에 균형 있는 성과 창출과 코칭을 접목한 ‘성과 리더십 코칭’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성과 리더십 코칭이란 개인이 자신(또는 타인)을 코칭해 스스로 온전성을 찾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칭이다. 성과 리더십 코칭은 개인의 가치체계와 BSC의 4가지 관점을 통합한 개인성과균형(Personal Performance Balance, PPB)을 코칭 모델<그림 1>로 한다.
 
먼저 개인 가치체계의 핵심 내용은 개인의 사명과 비전, 개인의 핵심 역할, 개인의 목표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가치(신념)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가치체계는 비즈니스나 일상 생활의 의사결정이나 행동으로 나타난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행위, 사람을 만나고 정치적 표현을 하는 행위 등 모든 행동은 개인의 가치체계를 반영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체계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혹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이러한 가치체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 예가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이다. 유명한 13가지의 덕목은 가치체계의 표본으로 추앙받고 있다. 성과 리더십 코칭에서는 개인의 사명과 비전, 핵심역할, 목표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Balanced Score Card의 4가지 관점이다. 이것은 Kaplan & Norton의 균형성과지표(BSC)의 4가지 관점, 즉 재무, 학습과 성장, 내부 프로세스, 고객 관점을 개인차원으로 전환한 것이다. 개인성과균형(PPB)의 4가지 관점의 의미를 정리하면 다음 <그림 2> Personal Performance Balance 코칭 모델의 4가지 관점과 같다.
 
PPB 코칭 모델을 4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째, 개인 관점은 개인의 정신과 육체적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특히 오늘날의 스피디한 경영환경과 성과중심의 챌린지가 극심한 조직 상황에서 많은 리더들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낀다. 실적 압박은 많은 경영인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다. 더 늦기 전에 경영진이나 임원/팀장들에게 코치가 필요한 것은 개인과 조직을 위한 최선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둘째, 대인관계 관점은 리더의 가족이나 동료, 친구 및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여기서 리더들이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것은 조직에서의 행동과 가정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의 차이다. 조직에서 강압적 지시나 호통 중심의 리더십 행태가 가정에서 동일하게 나타날 수도 있고 전혀 반대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집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유달리 회사에만 가면 달라지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유형의 리더가 종종 있다. 이러한 행태의 차이는 자신의 정신적 혼동을 가져올 수 있다. 여기서 어느 것이 좋고 나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개인의 불일치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정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 때 본인의 본 모습이 일치되게 나타날 수 있다.
셋째, 학습과 성장 관점이다. 학습과 성장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역량이나 스킬 강화를 위해 필요한 자기계발 이외에 개인이 정말로 하고 싶은, 삶에서 꼭 하고자 하는 개인 비전의 성취를 위한 학습과 성장에 대한 도움이다. 이를 위해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 박사의 강점 진단을 추가로 실시하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재무 관점이다. 재무 관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리더일수록 조직에 헌신하다 보면 개인의 삶과 노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여기서는 현재의 재무상태에 대한 진단과 향후 준비에 대한 점들을 점검하고 대비책을 세운다. 생활과 일에서 균형 있는 삶이 조직에서도 지속적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러한 PPB 코칭 모델의 4가지 관점은 코칭 대화를 통해 구체화하거나 또는 진단을 통해서 스스로 살펴보고 셀프 코칭의 형태로 진행할 수도 있다. <표1> Personal Performance Balance 진단은 PPB 코칭 모델의 4가지 관점을 진단 문항으로 개발한 것으로 개인이나 코칭 세션에서 활용하면 유용할 것이다.
 
최과장의
개인 성과 균형 개선
 
최 과장의 <개인 성과 균형 진단 (PPB) > 결과는 대인관계 관점과 재무 관점에서 낮게 나왔다. 특히 대인관계 측면에서 자녀들과의 대화는 가장 낮게 나왔다. 또한 부부관계에서도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최 과장과 3번째 코칭 세션이 진행됐다.
 
“보내주신 <개인 성과 균형 진단> 결과를 잘 받아 봤습니다. 최 과장님께서 스스로 진단하고 결과를 보시니까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회사에서는 핵심인재니 뭐니 인정을 받는다고 우쭐대지만 정작 집안 생활은 엉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 가정파탄이 나지 않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동시에 몇 가지를 잘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가족들을 잘 부양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뭐해요. 아들 녀석은 ‘아빠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말은 안 하지만 요즘은 저를 찾지도 않습니다. 아내와 한 침대에서 자본 지도 오래 됐습니다. 집사람이 밤에 깨우는 것을 싫어해서요. 저는 늦으면 서재에 이부자리를 펴고 잡니다.”
 
“아내와 아이가 많이 그립고 이야기 나눠보고 싶으실 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수 인재가 이직을 고려할 때의 코칭
1.먼저 우수 인재의 현재 상황을 파악한다.
 
2.본인과 이직 원인에 대해 진심 어린 대화를 한다.
 
3.당사자가 스스로 이직의 원인과 대안에 대해 재검토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
 
4.이직의 원인이 일에 관한 것인지, 조직 내 사람들과의 문제인지, 개인적인 차원인지를 구분한다.
 
5.개인의 경력 개발이나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면 현재의 조직에서 할 수 있는 여지를 함께 검토한다.
 
6.조직 내 사람들과의 문제라면 갈등의 원인과 처방에 대해 대화하고 필요하다면 부서이동이나 업무 조정도 검토한다.
 
7.가족과의 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면 개인 차원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회사나 업무 차원에서 지원할 사항이 없는지 확인한다. 업무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면 업무 조정 등으로 여유를 주는 방안도 제안한다.
 
8.우수 인재가 이직을 생각하지 않도록 사전에 정기적인 대화와 만남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조치하는 것이 최선의 대비책이다.
 
9.우수 인재는 개인 능력이 탁월하므로 그 탁월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기회를 부여하고 결과에 대해 인정과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그래서 지난번에 말씀 드린 것처럼 퇴사하고 다른 회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회사에는 미안한 일이지만요.”
 
“혹시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퇴사를 잠시 접어두시고 이번 6개월 동안의 코칭 세션을 통해 아내와 아이들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나서 판단하셔도 늦지 않을 듯합니다.”
 
“글쎄요. 일단은 퇴사하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여기서의 생활이 조금은 지겨워지기도 하구요.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회사에서는 내색을 하지 않지만요.”
 
“누구나 생활이 오래되고 익숙해지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볼 때 최 과장님은 열심히 활동하고 계셔서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지면 행동이 달라지고 성과가 눈에 띄게 떨어지거든요.”
 
“그런가요. 어쩌면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죠.”
 
“그러면 결정은 좀 더 시간을 두면서 하기로 하고요. 오늘은 진단 결과의 내용을 갖고 코칭이 필요한 주제를 잡아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시죠. 저도 한두 달은 좀 더 준비하면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코칭의 주제로 가족관계의 개선에 초점을 두고 싶습니다. 먼저 7살짜리 아들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고 관계를 개선했으면 합니다.”
 
“그럼 코칭의 주제는 ‘아들과의 관계 개선하기’라고 정해도 될까요?”
 
“좋습니다. 아들과의 관계만 개선하면 아내는 저절로 오겠죠. 아내도 아들을 무척 소중히 생각하거든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아들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까요?”
 
“일단 일찍 귀가를 해야죠. 9시에는 들어가야 아들 녀석 깨어 있는 얼굴을 볼 수가 있는데….”
 
“아침에는 어떠세요?”
 
“아침에 일찍 회사로 나옵니다. 집과 회사의 거리가 멀어서 1시간30분 정도가 걸립니다. 보통 7시에는 집에서 나오죠. 물론 아침은 간편한 빵이나 우유로 때우거나 건너 뛰지요.”
 
“결국 퇴근 시간과 주말 시간을 조절하셔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평일에 한 번, 주말 토요일 오후는 가족과 함께 보내겠습니다.”
 
“예전에 그렇게 하신 적이 없으셨는지요?”
 
“네, 없습니다. 회사를 집처럼 생각해왔죠. 남들보다 모범이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저를 너무 일로만 몰아세운 것 같습니다. 일찍 들어갔을 때는 피곤하다고 일찍 자거나 TV를 보는 경우가 많았네요.”
 
“중요한 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집에 일찍 귀가한다고 모든 아빠들이 집안과 자녀들에게 충실한 것은 아닙니다. 리모컨을 끼고 살거나 다른 개인적인 일로 가족을 소홀히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족과 함께 대화하고 놀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죠.”
 
“평일 하루 저녁과 주말 오후를 가족과 보내기가 어떠실 것 같으세요?”
 
“쉽다고 보면 쉬운 일이지만 한동안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가족들이 이상하게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그렇죠. 제가 한 가지 제안을 하면 금연선언을 하듯이 가족 분들에게 ‘가족관계 개선’을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아내와 아드님의 동의와 지지가 변화 활동에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좀 쑥스러울 것 같지만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최 과장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 bizpartner@dreamwiz.com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와 LG인화원 등에서 인사 조직 관리에 대한 강의를 했으며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에서 리더십과 경력개발, 조직 개발에 대해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코칭을 하고 있으며,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십 천재가 된 김 팀장: 팀을 하나로 만드는 마음매니지먼트>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