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트렌드연구소는 지난 10년간 디지털 라이프스타일과 상품에 대한 마이크로 트렌드를 연구해온 곳으로 월간 글로벌 트렌드리포트인 ‘METATREND’를 출간하고 있다. ‘트렌드 싱킹-새로운 미래와 교감하다’는 지난 1년간 발행된 12권의 리포트를 한 권의 책으로 요약한 것이다.
트렌드는 미래를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과거의 자료를 분석함으로써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거나 트렌드의 작은 징후만을 나열하는 시도가 많았다. 메타트렌드연구소는 이러한 데이터 중심의 트렌드 분석 한계에서 벗어나 관계 중심의 컨텍스트 분석을 통해 트렌드를 예측하고 있다. 저자들은 “트렌드는 과거를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영감과 동기화돼 만들어지는 것이다”고 말한다.
책에는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는 다양한 키워드들이 등장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커넥티드 가전, 수용자 중심주의, 인터페이스 디자인, 매시업(Mash-up), 크라우드소싱 등 여러 개념들이 세련된 인포그래픽과 함께 잘 설명돼 있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서비스 디자인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존의 참여형 서비스에 소셜 네트워크의 중요 속성인 실시간 교류, 명예욕, 성취감, 강한 전파력,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적용되면서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로 뉴욕 맨해튼의 패스트푸드점인 4푸드를 소개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모든 주문이 아이패드로 이뤄진다. 햄버거의 구성 재료를 모두 소비자에게 맡기고, 소비자가 직접 햄버거 메뉴를 고안하고 이름을 붙여 SNS에 올린다. 소비자가 생각해낸 스페셜 메뉴가 인기를 얻으면 실제 매장에서 판매가 시작되고 그 메뉴를 만든 소비자에게 판매금의 25%를 준다. 4푸드는 소비자에게 햄버거의 메뉴 선택권에 더해 개발 권한까지 넘겨준 셈이다.
영화 아바타의 인기로 대중들에게 낯익은 용어가 된 3D를 넘어선 3.5D의 개념도 소개하고 있다. 3.5D의 차원은 2, 3차원을 넘어서지만 멀고 먼 4차원까지 가지 않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곳이다. 책에서 든 3.5D의 예는 다음과 같다. 어떤 화가가 그림을 그린다. 그는 정해진 캔버스의 면적 속에서 구도를 잡고 스케치를 해 완성될 그림의 틀을 만들어나간다. 그런데 그가 붓을 들고 색칠을 시작하는 순간 캔버스가 마구 커진다. 캔버스 밖의 허공에도 색칠이 되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 인간이 그려 넣는 대로 계속 확장되는 광대한 정보 공간이 넓어질수록 그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새로운 가치들은 늘어난다. 3.5D는 현실에 정보의 차원을 더한 새로운 차원의 등장이다.
특히 책에는 최근 급변하고 있는 모바일 단말기를 중심으로 한 트렌드가 상세히 설명돼 있다. 저자들은 모바일을 통해 항상 연결돼 있는 환경은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 자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항상 연결돼 있기에 소유보다는 경험에 초점을 맞춘 무수히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연결을 통해 사람들의 삶이 온라인에 동기화됨에 따라 더 강화되고 확장된 개인화된 경험이 등장한다. 또 모바일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상과 현실이 서로 교차하고 만나게 됨에 따라 사람들의 경험은 기존의 직선적이고 평면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화되고 입체적으로 바뀐다.
저자들은 “상품 트렌드를 연구하는 일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분석력 외에 예술가적인 상상력, 인문학적인 소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다이내믹하게 변화하는 디지털 라이프스타일과 상품에 관한 트렌드를 주요 키워드로 분류해 다가올 미래를 더 현실적이면서도 통찰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무일푼으로 상경해 제약회사 말단 영업사원으로 출발, 입사 6개월 만에 매출 실적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의약품 유통회사 CEO가 된 ㈜지오영 이희구 회장의 경영 철학을 소개한 책이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6개월간 미친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는 귀찮은 영업사원이 아닌 기다려지는 영업사원이 되기 위해 날마다 타월을 들고 약국을 돌며 청소를 해줬다. 학벌이나 스펙보다는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만드는 일에 몰두하라는 이 회장의 조언이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흥미롭게 전개된다.
저자들은 그동안 막연히 꿈꿔왔지만 손에 잡히지 않았던 행복에 대한 구체적 대안으로 ‘곡선’을 제시했다. 속도전, 성과주의, 효율로 상징되는 키워드인 직선을 벗어날 수 있는 가치로 곡선을 내세웠다. 단 ‘무조건 느리게’가 아닌 ‘자기만의 속도를 회복하라’고 조언한다. 세상이 정해놓은 트랙 속에서 달리는 것이 아닌 나만의 길을 걷고, 실패에도 유연하게 다시 일어서고, 내일 행복할 것이 아니라 지금 행복하기가 바로 곡선적 삶의 자세라고 말하며 삶의 가치를 재정비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