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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Planning

'김열심 과장' 10년의 경력 관리, 과연 몇 점짜리 일까?

최효진 | 55호 (2010년 4월 Issue 2)

경력 관리는 개인은 물론이고 조직에도 매우 중요하다. 경력 관리는 개인에게 자기계발을 위한 성취 동기를 유발한다. 또한 조직의 인사 관리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기업 및 연구 기관들은 경력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경력 관리는 단순히 개인의 발전 수단을 뛰어넘어 조직의 발전을 가져오는 핵심 요소로 여겨진다. 개인은 정기적인 ‘경력 관리 진단’을 통해 문제점을 찾고 효과적인 경력 관리를 위한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조직 역시 임직원들의 경력 관리 현황을 점검함으로써 조직이 당면한 인사 관리 현안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실제로 HR코리아에서 경력 관리 진단을 받은 ‘김열심(가명) 과장’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경력 관리 현황을 진단하고 개선점을 찾는 방법을 살펴보자.
 
경력 10년차 김열심 과장은?
국내 대기업 L사에 근무하고 있는 김열심 과장은 생활 가전 제조 기업에서 해외 마케팅 경력 4년, 휴대폰 제조 기업에서 브랜드 마케팅 경력 3년을 쌓았다. 이후 2년 전 동종 업계인 휴대폰 서비스기업의 전략 마케팅팀으로 이직해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우연한 기회에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게 됐고, 전공과 다른 일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신입 사원 시절, 종종 ‘이 일이 과연 나의 천직일까’ 하는 고민을 했다. 그때 직장 선배의 조언으로 마케팅 분야의 세미나와 커뮤니티에 참석했고, 이런 활동으로 지식과 네트워크를 쌓아가면서 마케팅 업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키워나갔다. 직장 생활 4년차가 되었을 때, 보다 본격적인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브랜드 매니지먼트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0년간 직장 생활을 돌이켜볼 때 김 과장은 누구보다 바쁘게 일해왔다고 자부한다. 처음 전공과 다른 직무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도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서 이겨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주어진 일은 물불 가리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도 받았다. 10년간 실무 경험을 쌓고 대학원 과정을 밟아 이론적 토대를 갖췄기에 이제 마케팅 분야에서 한 획을 긋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하지만 김 과장은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늘 일에 쫓겨 다니지만 정작 이렇게 일하는 것이 경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도 부족했다. 마케팅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구체적인 그림은 잘 그려지지 않았다.
 
김 과장은 지금까지 해온 직장 생활과 경력 관리 과정에 대해 객관적인 점검을 받고 싶었다. 이는 지난 10년간을 정리할 뿐 아니라 앞으로의 경력 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도 꼭 필요하다.
 
경력 관리 체크리스트와 진단 결과
김열심 과장은 지난 10년 동안 해외 마케팅, 브랜드 마케팅, 전략 마케팅 직무로 경력을 쌓아왔다. 직무 측면에서 보면 ‘마케팅’이라는 틀 안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아왔기에 일관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이 정도 경력이면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자기 점검 없이 무조건 열심히 한다면 자칫 경력 관리에 있어 발목을 잡힐 우려가 있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경력 관리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경력 관리 상태는 직무, 리더십, 소프트 스킬(커뮤니케이션 능력, 협상력 등), 인맥(인적 네트워킹 능력), 기타 역량 등 5가지 측면에서 점검할 수 있다.
 
직무 개발 측면: 18점(20점 만점)
김 과장은 마케팅 분야에서 해외 마케팅을 첫 직무로 시작해 제조 업종의 브랜드 마케팅을 거쳤으며, 브랜드 관리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L사에서 전략 마케팅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직무 면에서 일관되게 경력을 잘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리더십 개발 측면: 11점
김열심 과장은 L사의 전략 마케팅팀에서 과장으로 일하며 5명의 팀원을 이끌고 있는 중간관리자다. 그런데 자신의 성과 창출 때문에 팀원들의 업무에 대한 방향 제시나 건설적인 피드백 제공, 직무 성장을 위한 동기부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지 못했다. 따라서 중간관리자인 과장으로서의 역할과 책임 중에 하나인 리더십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무자에서 중간관리자 이상의 직급으로 승진해서 일을 할 때는 관리 업무와 실무 업무의 적절한 비율을 정해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일을 진행해야 한다.
소프트 스킬(커뮤니케이션 능력, 협상력 등) 개발 측면: 12점
김열심 과장은 10년 동안 마케팅 직무에서 일하며 대내외적으로 많은 유관 부서 및 대행사 담당자와 업무를 조율해왔기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팀원들에게 업무 지시나 피드백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상사와 업무 범위 및 역할 등을 결정하는 단계에서의 협상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인맥(인적 네트워킹 능력) 개발 측면: 18점
김열심 과장은 직무와 관련된 세미나와 커뮤니티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며 직무적 지식, 경험, 통찰력을 쌓아나갔다. 다양한 업종의 마케팅 담당자, 컨설턴트, 디자이너들과 인맥을 넓혀가며 정보와 자료, 업무적 도움을 주고받고 있으므로 인맥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기타 역량 개발 측면: 14점
김열심 과장은 경력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지 않아 전체적인 점수가 낮으나, 경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교육과 경험을 쌓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경력 비전에 따른 구체적인 직무 향상 목표와 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나간다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코칭 결과 종합
김열심 과장의 경력 관리 현황을 다섯 가지 측면에서 진단해본 결과, 100점 만점에서 총점 73점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리더십 능력과 소프트 스킬 중 협상력 부분이다. 부족한 항목의 향상을 위해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적용한다면 1년 후에는 더욱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경력 관리 실전 전략
많은 직장인들이 열심히 일을 한다. 아니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을 하는 것만으로 경력 관리가 되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경력상 어떤 전환의 계기를 맞이하게 되면 ‘직장 생활=경력 관리’, ‘열심히 일하는 것=좋은 경력 관리’라는 생각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예상치 못하게 직무가 바뀌거나, 회사를 옮기거나,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과 삶이 무엇인가 되돌아봤을 때, 그제서야 과연 지금까지의 직장 생활이 내 경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깊이 있는 성찰을 하게 된다.

이러한 착각은 개인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또는 조직 내에서 승진 대상자를 선정할 때, 새로운 자리에 적임자를 찾을 때 기업 역시 똑같은 착각에 빠지곤 한다. 즉 어떤 후보자가 해당 업무에 대한 경력이 길다는 것만으로 이 일을 잘할 사람으로 속단하거나, 한 직장에 오래 근무했다는 것만으로 성실하다고 믿는 것이다. 물론 경력이 긴 것은 해당 업무 및 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전문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해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개인은 물론 조직 차원에서도 직원이나 지원자가 지금까지 어떻게 경력을 관리해왔고,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조직 차원에서 구성원들의 경력 관리에 대해 파악하고 점검하는 것은 다음 몇 가지 측면에서 유익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첫째, 조직 관리에 있어 전략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조직 구성원들의 경력 관리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우리 조직이 전반적으로 어떤 측면에 강점이 있고 취약점이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다. 예컨대 직무 개발 측면에서는 대체로 높은 점수 분포를 보이는 반면 소프트 스킬이 부족한 조직이라면, 이후의 조직 관리 전략을 소프트 스킬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조직의 성격에 따라 강점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를 이용해 직무를 재설계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참고로 직무의 특성에 따라 경력 관리가 한 방향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연구 개발 직군은 대개 직무 개발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보이는 반면, 소프트 스킬이나 리더십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 분포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반면 영업직 등 대인 관련 직군 종사자들은 인맥이나 소프트 스킬 측면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는다. 조직의 관리자들은 업무의 특성을 적절히 고려해야 한다.
 
둘째,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경력 개발 프로그램(CDP)’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경력 관리 진단을 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자신의 경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심도 있게 통찰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경력 비전이나 목표와 현재의 직무와 상황을 어떻게 일치시킬 것인가 하는 점을 다시 한 번 고찰할 수 있다. 이때 조직 내 경력 개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면 자신의 경력 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직무를 개발하거나 전환해나갈 수 있다. 이는 곧 직원을 유지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해 시너지를 얻는 일과 직결된다.
 
셋째, 구성원의 경력 관리 상황을 살펴보는 일 그 자체로도 구성원들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조직이 구성원을 하나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만족감은 경력 관리 진단 이후 취해지는 프로그램이나 활용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직이 구성원의 경력 관리에 관여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경력 관리를 직원 평가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경력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구성원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역량 강화로 연결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한편, 개인 역시 자신의 경력 관리 점검을 통해 다음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경력 개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자신의 경력 관리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점검하고,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는데, 개인 역시 자신의 목표와 상황에 따라 어떤 측면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둘째, 경력 목표를 보다 구체화할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경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한다면 막연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커질 것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왜 이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한다면 일에서 얻는 성취감 또한 커진다.
 
셋째,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 흔히 전문성이라고 하면 특정업계 사람들에게만 요구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문직 못지않게 일반 회사원에게도 전문성 확보는 중요한 요소다. 자신이 속한 분야의 최신 기술과 정보를 수시로 습득하는 것은 물론, 현재의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분석해 자신을 트렌드 일선에 위치시키는 것이 곧 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현재 상황에 안주하다 보면 이러한 활동을 잊어버리기 쉽다. 때문에 학원을 다니거나 동종 업계 사람들의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등 방법으로 의도적으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경력 관리를 통해 수시로 자신을 계발하는 사람만이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더 많은 선택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경력 관리 진단은 스스로 하나의 경력 관리 틀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활동이다. 경력 관리에 있어 유일한 정답은 없다. 스스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더욱 구체화시킬 수 있다.
 
편집자 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직장인들이 ‘과연 내가 경력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인재 채용 및 경력 계발 전문 업체인 HR코리아는 실제 현장에서 체험한 일대일 코칭 사례를 토대로 경력 관리 수준 측정 및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합니다. 직장인 및 전문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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