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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chain in Business

페이팔이 비트코인을 선택한 이유

김지윤 | 313호 (2021년 0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연초부터 비트코인 상승세가 무섭다. 그리고 그 도화선이 된 사건은 미국 온라인 결제 기업 ‘페이팔’이 미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가상 자산 매매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페이팔이 과감하게 가상 자산 거래 플랫폼 비즈니스에 뛰어든 것은 과거 인터넷 태동기 전자상거래에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페이팔의 DNA를 활용해 가상 자산 거래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페이팔이 그리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유추하면 크게 4가지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
2.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발행 대비
3. 종합 금융 서비스 제공 앱으로의 확장
4. ‘코인 결제 선배’ 스퀘어의 장기 투자법



2020년 11월, 전 세계 약 3억5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온라인 결제 기업 ‘페이팔’이 미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가상 자산 매매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페이팔 어플리케이션(앱)에서 비트코인을 살 수 있게 된 것.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치솟았다. 페이팔의 소식이 전해진 10월 중순 1만1000달러에서 11월 중순 1만6000달러를 넘겼다. 11월 말에는 1만9000달러 이상 올랐다. (연말에는 3만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페이팔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비트코인 열풍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페이팔의 가상 자산 행보를 단지 비트코인에 한정해서 봐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디지털 금융’이라는 큰 그림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베이에서 분사한 후 제2의 전성기를 시작한 페이팔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페이팔의 가상 자산 정책은 기존 암호 화폐 업체들과 다르다. 기존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나 핀테크 플랫폼에 가깝다. 구글페이, 토스와 같이 결제를 넘어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테크핀1 분야 선두 자리를 노리는 것이다. 2017년 코인 열풍을 재현하고 있는 2021년, 페이팔이 바라보는 미래 디지털 금융 서비스는 무엇일까? 인터넷 결제 서비스에서 시작한 페이팔이 ‘뉴골드’로 불리는 비트코인을 통해 나아갈 방향을 4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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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의 가상 자산 거래 플랫폼 구조

페이팔의 행보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먼저 페이팔이 현재 제공하는 가상 자산 서비스를 찬찬히 뜯어봐야 한다. 기존 블록체인 업계와는 분명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페이팔의 서비스는 탈중앙화가 핵심인 기존 블록체인 서비스들과 다르게 중앙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서비스를 표방한다.

페이팔 가상 자산 서비스에는 몇 가지 제약이 있다. 먼저, 페이팔에서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 캐시를 사서 외부 코인거래소로 옮길 수 있을까? 아니다. 페이팔 내에서 거래되는 가상 자산은 페이팔 플랫폼 내에서만 취급할 수 있다. 외부 가상 자산을 페이팔 계정으로 옮길 수도 없다.

그렇다면 앱 내에서 가상 자산을 팔아 현금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저는 페이팔 캐시, 페이팔 캐시 플러스로 적립받을 수 있다. 이 포인트는 다시 페이팔 연동 직불카드나 은행 계좌로 옮길 수 있다. 가상 자산 거래 수수료가 없더라도 페이팔이나 은행이 현금화 과정에서 수수료를 가져간다.

또 페이팔 유저는 애초에 본인 가상 자산 계정의 개인 키를 소유하지 않는다. 가상 자산 계정을 만들면 누구도 바꿀 수 없는 고유한 비밀번호(개인 키)가 주어지는데 이 비밀번호를 관리하는 주체는 유저 본인이 아니다. 사실상 페이팔의 장부 안에서 가상 자산을 거래하는 것이다.

페이팔을 통해 암호 화폐(가상 자산) 매장 결제가 가능하더라도 실제로 유저와 매장이 암호 화폐를 주고받는 형태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페이팔이 가상 자산 플랫폼 제공사 팍소스트러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상 자산을 관리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정리하면, 페이팔의 행보는 익히 알려진 코인 투자나 코인 공개(ICO)와는 거리가 멀다. 페이팔이 중심이 돼 가상 자산을 활용하는 서비스에 가깝다. 블록체인이라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되 비즈니스로는 비교적 익숙한, 중앙 집중화된 모델이다.

페이팔의 가상 자산 비즈니스 모델

1. 결제 인프라

페이팔이 비트코인 등의 가상 자산으로 어떤 수익모델을 얻을 수 있을까. 크게 4가지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 결제 인프라, 디지털 화폐 서비스, 모바일 금융 앱, 투자 수익이다.

1998년도에 설립된 페이팔은 당시 움트기 시작하던 ‘인터넷 상거래’에 주목했다. 인터넷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가 막 등장하는 시기에 ‘인터넷으로 사람들이 물건을 살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종이 돈, 은행 창구가 아닌 인터넷으로 돈 보내는 법을 연구했다. 페이팔은 당시 널리 쓰이게 된 e메일을 통해 송금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그 덕분에 아직 금융 서비스가 대중화하지 않은 국가에서 인터넷뱅킹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것은 페이팔이 온라인 결제 시장의 1인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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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이 가상 자산 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난해 10월 시장은 “인터넷 태동기에 전자상거래에 뛰어들었던 페이팔의 DNA가 가상 자산에서 사업 기회를 노린다”고 평가했다. 페이팔 역시 가상 자산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가맹점을 연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같은 사실들로부터 미뤄볼 때 페이팔은 가상 자산에 대해서도 인프라 및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제공해 가상 자산이 폭넓게 쓰이게 될 때를 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판을 짜고 있다. 개인 대 개인, 혹은 유저와 매장이 암호 화폐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페이팔이 가상 자산을 쥔 채 가상 자산 인프라를 제공한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기존 네트워크에 의존도가 낮은 새로운 결제 인프라 위에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가상 자산을 축적하고 플랫폼 내에서 유저끼리 거래가 이뤄진다면 일부 송금 및 결제에 관해 트래픽이 페이팔로 록인(Lock-in)되는 효과도 있다. 국제 은행 간 금융통신망(SWIFT)을 거쳐야만 했던 유저들을 페이팔이 가진 가상 자산으로 일부 옮겨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발행 대비

페이팔은 비트코인을 통해 모바일 결제 시장을 넘어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시대를 바라본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CBDC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디지털 화폐 사업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가상 자산 도입도 그 방향의 일환으로 읽힌다.

2020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페이팔의 댄 슐만 CEO는 디지털 화폐 사업을 강조했다. “디지털 화폐 분야 수요가 당초 예상의 2∼3배”라며 “향후 더 많은 형태의 디지털 화폐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서비스, 인프라를 빠르게 제공해 효용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CBDC에 관해 언급한 대목이 인상 깊다. 이날 슐만 CEO는 “CBDC는 또 다른 기회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화폐를 적극 받아들이고 규제 당국과의 공조에도 나설 것”이라고 짚었다. CBDC는 이제 가설이 아니라 코앞에 다가온 미래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CBDC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10월, 12월에 각각 선전, 쑤저우에서 디지털 위안화 테스트를 진행했다. 예를 들어, 일부 공무원의 보너스를 현금이 아닌 CBDC로 지급하거나 쑤저우 시민에게 추첨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나눠주는 실험이다. 또한 미국, 일본, 유럽권 국가도 CBDC 발행을 논의 중이다. 한국은행도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실제로 디지털 화폐 서비스에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인데 그 수요의 주인공이라 볼 수 있는 각 국가가 CBDC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디지털 화폐의 경우 화폐 관리가 편해진다. 국가 입장에선 결제 및 송금이 간편해지면서도 세수 확보나 자금 추적이 용이해진다. 둘째, 디지털 화폐를 국내외 금융 거래에 적용하며 무대를 넓힐 수 있다. 셋째, 특히 중국의 경우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모바일 결제 시장의 파이를 점진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로 옮겨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포브스는 “중국 정부가 상업은행이나 모바일 앱 등을 통해 디지털 화폐를 유통하기 시작한 것으로 미뤄볼 때 페이팔이 미국 정부의 디지털 화폐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페이팔의 비트코인 실험은 비트코인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QR코드 간편 결제 등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CBDC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승부하는 페이팔 입장에선 관련 노하우를 쌓아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가상 자산 서비스를 통해 페이팔은 디지털, 화폐 시대에 맞는 경험치와 ‘우리가 제일 잘한다’는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3. 간편 결제 넘어 종합 금융 서비스 제공 앱으로 확장

페이팔은 최근 다양한 간편 결제 앱과 경쟁 중이다. 이들 모바일 간편 결제 앱은 ‘간편 결제’에 머무르지 않는다. 은행이나 증권사와 연계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앱으로 제공한다. 유저가 모이는 금융 앱이 되면 시도할 수 있는 서비스도 다양해진다. 서비스 고도화는 인프라 구축과 함께 포기할 수 없는 도전 과제가 됐다. 예를 들어, 2020년 11월 구글은 구글 페이 앱에 지출 관리, 쇼핑 혜택 등 기능을 추가했다. 매장 결제를 넘어 송금 및 더치페이(각출) 등을 지원하는 변화다. 업계에선 구글 페이가 핀테크, 모바일 금융 서비스와 유사해졌다고 본다. 비대면, 온라인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활약하는 토스, 카카오페이도 비슷하다. 처음에는 수수료 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모바일 앱으로 시작해 유저를 늘린 후 신용등급 조회, 대출상품•보험•카드 추천, 해외주식 투자, 용돈 모으기 등등 유저를 금융에 연결하는 다양한 기능을 선보인다. 기존 간편 결제와는 또 다른 문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단적으로 간편 결제 페이지에선 ‘유저가 앱에 체류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긍정적이지만 유저가 해당 페이지를 벗어나 앱 내 금융 서비스가 나열된 페이지로 넘어올 경우 지표 기준은 반대가 된다.

일차적으로 이용자를 만족시키는 기능을 구비하는 방향으로 앱이 진화하는 것이다. 2017년 코인 투자 열풍이 불었을 때 토스에서 발빠르게 ‘비트코인 투자’ 서비스를 제공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가상 자산 개인 투자 규모는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4월 한국금융투자보호재단 발표에 따르면 2019년 암호 화폐 평균 투자 금액은 871만 원으로 2018년(약 693만 원)보다 약 178만 원 늘어났다. 10월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비트코인은 금의 경쟁 상대”이며 “밀레니얼세대 덕분에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 여력이 크다”고 전망한 바 있다.

즉, 가상 자산 투자에 대한 이용자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페이팔의 가상 자산 거래 서비스는 현재로선 단순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B2C 서비스가 될 잠재력을 품고 있다. 페이팔 입장에서 뒤로는 디지털 화폐 사업과 결제 인프라를 준비하면서 앞에서는 모바일 앱으로 ‘회춘’을 시도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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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코인 결제 선배’ 스퀘어의 장기 투자법

페이팔의 경쟁사인 스퀘어는 2018년부터 자사의 캐시 앱을 통해 비트코인 거래를 허용했다. 또한 회사 자산의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스퀘어는 2020년 11월 한 달 만에 3400만 달러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뒀다. 10월에 5000만 달러 규모로 4709개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한 후였다. 1만618달러에 산 비트코인 가격이 70% 넘게 오르면서 차익을 벌었다.

헤지펀드 판테라캐피털에 따르면 스퀘어 앱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이뤄진 이래 2년간 시장에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40%를 스퀘어 이용자가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스퀘어가 가상 자산 수요를 포착해 관련 서비스 규모를 늘리면서 투자 수익과 고객,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스퀘어의 약진은 페이팔이 가상 자산을 통해 어떤 수익 모델까지 시도할 수 있는지 단서를 제공해 준다. 실제 페이팔 역시 지난해 11월 가상 자산 플랫폼 제공사인 팍소스트러스트와의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가상 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페이팔은 미국 가상 자산 수탁 기업 빗고(Bitgo)의 인수도 추진 중이다. 가상 자산 서비스 기반을 다지기 위함일뿐더러 해당 자산을 맡아주는 역할을 페이팔에 내재화하는 과정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온라인 결제, 인터넷 은행,
가상 자산 서비스까지

온라인 결제, 송금 서비스로 브랜드를 알린 페이팔은 발빠르게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한때 ‘혁신 없는 페이팔’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페이팔은 이베이에 인수된 2002년 이후 10년 넘게 간편 결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차츰 잃어왔다. 특히 아이폰 등장 이후 급성장한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페이팔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15년 이베이로부터 독립한 페이팔은 다시 혁신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가상 자산 시장에서의 행보가 놀랍다. 온라인 상거래가 없던 시절에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던 것처럼 쉽사리 가상 자산 서비스를 내놓기 어려운 시점에 다시금 혁신적인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고자 이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페이팔의 승부수를 지켜보며 우리는 무엇을 대비할 수 있을까. 디지털 화폐와 금융 서비스라는 큰 그림을 보고 가상 자산을 취급해서 경험치를 쌓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수 있지만 국내에선 관련 산업 규제가 아직 만들어지는 단계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런 경우 CBDC 추이를 지켜보며 모바일 포인트 제도를 재정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인다. 혹은 가상 자산이 아닌 블록체인을 활용한다고 강조하면서 사실상 가상 자산 거래에 필요한 기술적 인프라를 미리 구축해두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아직 국내 가상 자산 규제가 완전히 정립돼 있진 않다. 다만 가상 자산 규제를 포함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이 3월 시행을 앞둔 만큼 국내 업체들 역시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미래에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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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이 취득한 가상 자산 관련 자격증,
비트라이선스

이번 가상 자산 거래 서비스를 개시하며 페이팔은 미국 뉴욕시로부터 비트라이선스(BitLicense)를 받았다. 비트라이선스는 뉴욕시에서 가상 자산 비즈니스에 요구되는 자격 조건이다. 가상 자산 규제 소식에 자주 등장하는 일종의 허가증이다. 미국에서 큰 규모로 가상 자산 사업을 하려면 비트라이선스가 필요하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모회사 인터콘티넨털거래소가 운영하는 가상 자산 거래소 백트(Bakkt), 넥슨 창립자 김정주 대표가 2019년 투자했던 가상 자산 위탁 매매 업체 타고미가 이에 해당한다.

5년 전 비트라이선스가 적용되기 시작했을 때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라이선스 인증 절차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시각이었다. 실제로 비트라이선스는 2014년 무렵 비트코인 85만 개를 도난당한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 해킹 피해 이후 마련된 것이라 투자자 보호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

다만 5년이 흐른 2020년 비트라이선스에도 변화의 기미가 보인다. 2020년 6월 뉴욕주 금융감독청(NYDFS)이 비트라이선스 발급을 원하는 가상 자산 기업에 조건부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비트라이선스를 보유한 업체와 협력할 경우 설령 비트라이선스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도 일단 뉴욕에서 사업을 영위하도록 조건부 허용을 하겠다는 뜻이다.

페이팔은 이 조건부 비트라이선스를 취득한 첫 사례가 됐다. 비트라이선스를 가진 팍소스 트러스트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다. NYDFS는 “조건부 라이선스를 획득한 기업은 결국 비트라이선스를 온전히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윤 뉴즈(NEWZ) 최고운영책임자 kimjy827@gmail.com
필자는 서울대 생명과학부를 졸업하고 YTN 디지털국 콘텐츠 제작자(CP), IT 매체 아웃스탠딩 기자,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블록인프레스 기자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테크 전문 미디어 ‘뉴즈’에서 데이터, 분산경제, 블록체인 등을 취재,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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