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Watch

벤처캐피털은 ‘새롭거나 친근한 것’에 몰린다

300호 (2020년 7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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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epreneurship

“Sounds novel or familiar? Entrepreneurs’ framing strategy in the venture capital market” by Lingling Pan, Siumei Li, Jianhong Chen, & Tianxu Chen (2020). In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벤처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나 기술을 시장에 내놓는다. 그러나 종종 고객이나 투자자들은 기업이 진정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회의적 태도를 보인다. 이런 회의론을 극복하기 위해 벤처기업들은 회사의 공식 발표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전략적인 언어 소통을 하고자 한다. 특히 이해관계자들은 대기업 혹은 기존 기업과 달리 벤처기업에 대한 내부 정보를 얻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매스미디어에 의존한다. 이에 매스미디어를 통한 벤처기업의 공식적 언어 소통은 벤처기업의 성장과 성공에 더욱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여러 기존 연구도 벤처기업들의 스토리텔링 기반의 언어 소통이 정통성 확보, 신규 시장 구축, 이해관계자들의 신뢰 형성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구체적으로 창업가들은 이해관계자들에게 그들의 비즈니스가 기존 솔루션 대비 얼마나 새로운지, 혹은 독특한지를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존재 이유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한다. 하지만 창업가들의 새롭거나 독특한 솔루션은 생소한 것들이기에 이해관계자들을 납득시키기가 쉽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창업가들은 새로운 솔루션을 기존 솔루션과 비교하고 공통점을 보여줌으로써 이해관계자들에게 새로움보단 친근함을 강조하는 언어 전략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전의 학자들은 이런 언어학적 소통 전략이 벤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획득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연구하지 못했다. 이에 본 연구는 창업가들의 언어 프레이밍 전략에 초점을 맞춰 이전 연구의 공백을 메우고자 했다. 창업가들은 벤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비즈니스의 새로움을 강조할 수도 있고, 아니면 친근함을 강조해 투자자들의 회의론을 낮추고자 할 수도 있다. 어떤 전략이 벤처기업가의 투자를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될까? 이 관계는 산업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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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이 연구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의 총 2883개 기업의 5849건의 투자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진행됐다. 벤처기업이 사용하는 언어 전략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진은 새로움을 나타내는 246가지 키워드와 친근함을 나타내는 213가지 키워드를 추출했다. 예를 들어, 새로움을 나타내는 단어들은 창조, 차별화, 최초, 신규 등이며, 친근함을 나타내는 단어들은 일치, 유지, 입증, 상이, 기존 등이다. 한편 산업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진은 한 산업군에서 신규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의 정도인 산업 자본 집중도도 살펴봤다. 즉, 낮은 산업 자본 집중도는 큰 자본 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 시장 진입 장벽이 낮은 산업군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새로움과 친근함이라는 프레임 모두 투자 자금 확보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새로움과 친근함을 동시에 보여줬을 때 가장 높은 확률로 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편, 자본 집적도가 낮은 산업 분야에서는 새로움을 내세우는 비즈니스가 투자 자금 확보에 도움이 됐지만 친근함을 나타내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위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벤처투자자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크게 1) 투자 기회에 대한 인지 2) 스크리닝 3) 평가라는 세 가지 단계의 프로세스를 거친다. 이 단계에 있어 벤처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사용한다. 그중 하나는 벤처기업이 대중매체나 회사 트위터 등 공식 SNS를 통해 제공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이런 정보들을 제공할 때 어떤 언어 전략을 채택하느냐가 투자 자금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보여줬다. 다시 말해, 이전 연구는 벤처기업 창업에 관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만 역설했다면 본 연구는 벤처기업의 문제 인식 및 솔루션을 설명할 때 어떠한 단어들을 사용하는지도 벤처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산업 자본 집적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친근함을 앞세우는 단어들보다는 새로움을 나타낼 수 있는 단어들을 썼을 때 벤처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 같은 결과는 창업가가 산업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언어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시사점을 준다. 물론 이 연구는 직설적일 수 있는 영어 단어에 기반한 연구이기에 한국의 상황에 직접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종균 제임스메디슨대 경영학과 조교수 lee3ck@jmu.edur
필자는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MBA를,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한국, 미국, 몽골, 키르기스스탄의 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자문 및 여러 국가의 창업 진흥을 위한 정책 수립 자문을 수행했다. 한편 북한 탈주민 대상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정책 및 환경, 사회적 기업형 창업 및 상호 참여형 창업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08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2020년 11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