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tion cycles and organizations: How politics shapes the performance of state owned enterprises over time”, by Carlos Inoue, 2019,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online edition, pp.1-3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늘어만 가는 적자에 대한 내용이 신문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2019년 9월4일자 기사에서 ‘올해 우리나라 공기업 중 한전 등 비금융 공기업 적자가 약 10조 원에 달해 2017년 4000억 원에 비해 그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기업의 비효율적인 경영과 고질적인 수익성 악화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공기업의 미진한 경영 성과를 극복할 경쟁력 강화 역시 학계의 주요 연구 주제 중 하나다. 대체로 학계는 공기업으로부터는 사기업보다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시각과 공기업만의 정보 독점과 확실한 내수 시장 등으로 공기업이 사기업보다 비교 우위가 크다는 시각으로 나뉜다. 그러나 대체로 공기업이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가 크지 않고, 수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는 핵심 요소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대의 카를로스 교수는 한 걸음 더 나가 공기업이 왜 부실해 지는지를 조직 및 경쟁 전략 측면이 아닌 정치경제학적으로 설명했다. 외부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략도 상황에 따라 혁신적으로 수정을 거듭하는 사기업과 달리 공기업은 외부의 변화와는 무관하게 전략적 선택과 활동이 예측 가능할 정도로 일정 수준 패턴화돼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그 근거로 공기업의 전략적 행동과 선거 주기와의 상관관계를 제시했다. 예를 들면, 공기업은 선거가 가까워지거나 선거가 있는 해는 필요 이상으로 고용을 확대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로 인해 경영 성과가 특히 더 나빠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패턴은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늘 반복됐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이 정치집단에 고용 창출만큼 단기적으로 확실한 전략은 없으며 정치적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공기업을 통해 이를 상대적으로 손쉽게 실현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현상은 선거구 지역의 경제 수준이 낮을수록 더 심하게 나타나며 공기업에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이 높을수록 이런 악순환을 그나마 어느 정도 경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추론 가능한 가설이나 일찍이 실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었다. 카를로스 교수는 2004년부터 2014년 동안 브라질 전 지자체에 정수를 공급하고 있는 약 5000여 개의 수도 공급 업체를 대상으로 그의 주장을 검증했다. 공기업, 사기업 등이 혼재돼 있는 브라질의 정수업체를 대상으로 4년마다 열리는 지방선거가 이들 업체의 전략과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류주한jhryoo@hanyang.ac.kr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