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무인양품의 ‘무인(無印)’은 ‘특징(브랜드)이 없다’는 뜻으로 특정한 정체성이 없다는 의미다. 특징 없는 상품이 어떻게 좋은 상품(양품)이 될 수 있을까? 그 답은 노장사상에서 비롯된 없음의 철학과 비움의 효용에서 찾을 수 있다. 특징이 없기 때문에 특징 있는 것과 어우러질 수 있고 비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 하라 켄야는 이런 없음의 철학을 텅 빈 그릇으로 시각화하고, 절제와 생략으로 디자인했다. 무인양품은 단순한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없음의 철학을 비움의 디자인으로 구현한 문화디자인이자, 인문디자인이다.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일본 기업 무인양품11 무인양품(無印良品, MUJI)은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기업으로 유명하다. 1980년에 창립한 이래로 전 세계 700여 매장에서 7000여 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는 2003년 처음 진출해 현재 2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닫기 의 가장 큰 특징은 브랜드명에 기업의 철학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무인양품(無印良品)은 의미상으로 ‘무인’과 ‘양품’으로 나뉘는데 무인에 이 기업의 철학이 담겨 있다. 양품은 무인의 철학을 구현한 좋은(良) 상품(品)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무인양품의 상품에는 무인이라는 사상(sign)이 부여돼(de) 있는 셈이다. 이 사상이 무인양품의 모든 상품에 스며들어 있다. 그래서 무인양품의 디자인 철학자인 하라 켄야 22 하라 켄야(原研哉, 1958∼)는 일본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무사시노미술대 교수이자 무인양품의 두 번째 아트디렉터다.
닫기는 “무인양품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사상” 33 Kenya Hara, “Visualize the philosophy of MUJI”
닫기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무인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