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의 시대… 더 중요해진 오프라인 매장

246호 (2018년 4월 Issue 1)

장사의 기본은 무엇일까? 기업마다, 경영자마다 나름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필자가 일하는 무인양품(無印良品)에서는 ‘생활자(生活者)’, 즉 일상을 사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것을 통해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장사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영리 추구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윤이 없다면 장사를 계속할 수 없다. 그러나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이고, 그것을 위해 이윤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일하는 자체가 즐겁고 보람 있게 느껴진다.

‘생활자에게 도움을 준다’는 장사의 기본은 매우 보편적이고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는 철학이다. 그러나 앞으로 상거래를 둘러싼 환경은 극적으로 변화해 갈 것이므로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단순히 물건만 판매하는 장사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게 점점 더 편리해지고 있고, 가격과 상품 구성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쇼핑몰을 능가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러 매장에 갈 필요성마저 없어져 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결론적으로 과거의 시장이 가졌던 역할, 즉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가 재검토될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거창하게 말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고민하는 것은 기업이 당연히 가져야 할 책임이다. 필자도 2017년 2월 한국으로 부임한 이후 ‘한국 소비자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것에 대해 줄곧 생각하며 답을 찾고 있다. 실험도 진행 중이다. 최근 무인양품은 ‘연결되다. 연결하다’를 테마로 하는 지점을 서울 신촌에 열었다. 과거 우리 회사의 매장을 찾는 사람은 평균 월 1∼2회 정도 방문해 물건을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새 매장은 지역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인근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의 소통 공간, 이벤트나 전시회를 열 수 있는 다목적 홀, 커피 스탠드, 서점을 마련했다. 지역주민의 생활 바로 옆에서, 생활의 일부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점포가 되고자 한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완전히 철수하고 온라인으로만 장사를 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연결과 소통, 물건들을 만지고 보면서 얻게 되는 영감과 상상력은 오프라인 매장이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은 꼭 필요하다. 한국 기업인들, 특히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돼 가는 현재에 여전히 ‘사람 냄새 나는 장사’를 고민하는 이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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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카와 다쿠야(成川卓也) 무지코리아 대표이사

1996년 일본 무인양품에 입사. 판매 부문에서 점장, 지역 매니저를 거쳐 2006년에는 상품 부문에서 문구 및 하우스웨어 개발 매니저를 지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 현지법인(MUJI상하이)에서 업무 개혁 담당으로 영업 전반의 업무를 담당했고, 이후 일본 본사로 돌아와 의복잡화부 MD 업무를 진행한 후 2017년 2월 무지코리아 대표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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