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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함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강영수 | 238호 (2017년 12월 Issue 1)


최근 수년간 수천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창업자 6명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강한 추진력과 결단력’을 갖고 있었는데 눈에 띄는 공통점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그 추진력과 결단력을 뒷받침하는 자기 확신이다. 이러한 자기 확신은 분명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기업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창업 후 오랜 세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창업 당시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자신이 판단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결정을 내리려고 한다는 점이었다. ‘권한 위임’에는 익숙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이런 기업들의 주간 업무보고나 월간 업무보고 회의에 참석해보면 CEO의 카리스마에 눌려 아무도 CEO들에게 충언을 하지 못했다.

필자가 발견한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이 빠져 있는 ‘능숙함의 덫’이다. 이미 자신의 경영에 능숙해져 있고 성공의 경험을 갖고 있다 보니 점점 그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 경향이 보였다.

앞서 말한 ‘과도한 자기 확신’과 ‘능숙함의 덫’은 엄청난 문제를 야기하는데 회사를 일으켜 지금까지 성공으로 이끌어온 CEO가 어느 순간 회사의 문제점과 전망, 장점과 단점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경영자였던 GE의 잭 웰치도 회사 사정을 가장 잘 모르는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CEO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자신도 그랬다고 토로했다. 나무가 크고 높이 자랄수록 그 그림자는 커지고 직급이 높아질수록 자신의 시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많이 갖게 된다고 하는데, 자기 확신 속에 거대하게 커버린 창업자 CEO는 오죽하겠는가.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애써 키워온 비즈니스를 망칠 수는 없는 노릇. 자기 확신과 능숙함의 덫에 빠진 CEO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해본다.

첫째, ‘CEO/창업자의 일’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만약 기술기반 제조업을 이끌어오면서 지금까지 ‘생산 라인 최적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임직원의 공통 가치’ 또는 ‘비즈니스의 미래’에 초점을 맞춰볼 필요가 있다. 세세한 권한은 위임하되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인맥을 바꿔야 한다. 늘 만나던 사람을 만나다 보면 결국 과거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얘기를 들어야 시야가 트인다. 자기 확신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엉뚱한 일’을 저질러야 한다. 능숙함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흔히 ‘엉뚱하다’고 생각하는 건 보통 과거의 관점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인 경우가 많다.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면 더는 엉뚱한 일이 아닐 수 있다. 이를 통해서 더 나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자기 확신과 능숙함의 덫에서 스스로에게 몰입해 ‘인사이트’만을 찾지 말고 권한을 위임하고 밖으로 나가 새로운 사람과 교류하며 ‘엉뚱한 일’을 저질러라. 그게 외부로부터의 통찰 ‘아웃사이트’다.   


강영수 칸전략경영연구원 대표(경영학 박사)

필자는 국민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제민일보 논설위원으로 일했다. 지식경제 기술혁신 평가단 위원,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벤처사회적책임경영인증 평가위원과 경영학 교육 인증기준 실사단 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칸전략경영연구원 대표로 기업들의 전략 수립과 리더십 제고에 도움을 주고 있다.

 

  • 강영수 강영수 | 국민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제민일보 논설위원
    지식경제 기술혁신 평가단 위원,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문위원 활동
    현) 칸경영전략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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