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 ‘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정원영 DBR 제13기 독자패널(LG전자)DBR 224호에 실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 비즈니스 생태계 뒤흔들 자율주행차 ‘네트워크 효과’에 올라탈 준비를 하라’를 읽고 질문한다. 자율주행차가 보급되면 자동차 사용 방식이 변화,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는 우버와 같은 운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이 더욱 일반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자율주행이 일반화하지 않은 현시점에도 택시나 우버와 같은 서비스로 인해 사용자가 운전을 할 필요가 없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된 것은 아닌가. 게다가 개인의 개성 표현이라든지 공유에 대한 불편함으로 인해 자동차 소유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존재한다. 자율주행차를 자동차 공유 서비스 시장을 더 성장시켜줄 배경으로 판단하는 근거를 조금 더 듣고 싶다.
한 가지 질문을 추가하자면 자율주행으로 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자동차 대수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판매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회사가 가져가야 할 비즈니스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임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기존 우버와 같은 서비스로 사람들이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자율주행차로 인한 운송 서비스도 이런 형태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우버와 같은 서비스와 자율주행차를 사용한 서비스에는 두 가지 큰 차이가 존재한다. 첫째는 서비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다. 현재 우버의 경우는 여전히 사람이 운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우버 드라이버로서 자신의 운전 서비스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무한한 것도 아니고, 지역이나(도시가 아무래도 우버 드라이버를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시간에 따라(심야나 명절, 연휴 때에는 우버 드라이버들도 쉬려고 할 것이다) 서비스 공급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종종 생긴다. 다시 말해 경우에 따라 차가 없어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우버를 매일 사용하는 사람도 이러한 불편 때문에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차를 소유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이에 비해 자율주행차는 시간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서비스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할 확률을 낮추고, 사람들이 차를 소유해야 할 니즈를 크게 줄여줄 것이다. 따라서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에서 운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의 전환이 더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이다.
둘째는 비용의 차이다. 현재 우버 서비스가 택시보다도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요금에는 운전자의 인건비가 포함돼 있다. 자율주행차를 사용한 운송 서비스는 인건비 부담이 없기 때문에 사람이 운전하는 우버보다 더욱 저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사람들이 자기 차를 이용할 유인이 더욱 줄어들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율주행차를 사용한 운송 서비스는 우버와 같은 서비스의 연장선에 있고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이를 이용해서 제일 먼저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회사는 우버와 같은 회사가 될 것이다.
물론 이런 서비스가 일반화돼도 자율주행차가 됐든 일반 자동차가 됐든 여전히 자기 차를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자율주행차를 사용한 운송 서비스가 정착되면 차를 보유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운송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기 차를 소유하는 것은 정말로 여유가 있는 계층이나 자동차를 좋아해서 컬렉션 개념으로 보유하는 극소수의 사람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자동차 제조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줄어드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위에서 설명한 운송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회사는 자동차를 직접 생산할 뿐 아니라 정비나 운행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법적, 제도적 규제만 해결된다면 이런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두 번째는 자율주행차 운행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사용해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와 자율자동차 운행시스템을 만드는 구글과 같은 회사 모두 자율주행차를 통해 데이터를 얻게 된다. 그러나 구글과 같은 회사는 자동차 운행 데이터 외에 이미 다양한 사용자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맞춤형 서비스를 더 잘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제조회사가 구글과 같은 운행 시스템 제공회사와 경쟁을 할 수 있으려면 자신들만의 독특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예컨대 자동차 각 부품의 작동 데이터는 자동차 제조회사만 가질 수 있다. 이런 데이터를 사용해서 고객(승객이 될 수도 있고 우버와 같은 운송서비스 제공회사가 될 수도 있음)에게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가 될지는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구글과 같은 운행시스템 제공회사가 가지지 못한 이런 데이터를 사용해서 차별화하는 것이 유력한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 외에도 ‘자동차라는 물리적인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쪽에서 데이터를 사용해서 다른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쪽으로 전환한다’는 큰 원칙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보면 전략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박세현 DBR 제13기 독자패널(㈜이수)DBR 227호의 케이스 스터디 ‘웹툰 비즈니스 모델로 미국 시장 안착한 타파스 미디어’를 읽고 질문드린다. 타파스미디어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창업 초기 실력 있는 작가들을 모은 것을 꼽았는데 양질의 콘텐츠 확보도 물론 중요했겠지만 플랫폼에 독자를 모으는 것 역시 중요했을 것 같다. 타파스미디어의 경우 초기에 어떻게 고객(독자)를 모았는지 궁금하다.
한 가지 질문을 더 하자면 초기 무료로 시작해 후원 등의 방법으로 과금에 익숙해지도록 한 후 유료화하는 수익모델의 변화가 흥미로웠다. 하지만 후원 기능이 있어도 쓰지 않던 독자 입장에선 ‘전면 유료화’에 다름없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반발은 없었는가. 그런 독자층은 타깃 층에서 배제하고 갔는지, 아니면 추가적인 유인책이 있었는지 알려 달라. 다른 회사 예를 들어보면 예컨대 카카오톡 같은 경우 이벤트(광고)에 참여하면 이모티콘 구입을 위한 초코(카카오톡 내 화폐)를 무료로 부여하기도 한다.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대표작가들의 공유(sharing)에 의해 독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작가들이 자기 작품을 올리고 나서 자기 팬들에게 페이스북(Facebook) 등을 통해서 작품 업데이트를 공유했고 그것을 통해서 들어온 유저들이 트래픽의 대부분을 담당했다.
‘양면시장(two sided marketplace, 서로 다른 두 이용자 집단이 플랫폼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이때 창출되는 가치는 간접적 네트워크 외부성의 영향을 받는 시장)’의 경우 우선적으로 한쪽을 확실히 잡을 필요가 있는데 타파스미디어는 그것을 콘텐츠를 공급하는 작가라고 본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에어비앤비의 경우에는 멋진 사진이 포함된 좋은 방들을 먼저 확보하는 방식을 쓰기도 했다. 물론 독자 사이드도 더욱 붐업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타파스미디어에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올해부터는 유료로 마케팅을 시도할까 생각 중이다.
과금 구조와 관련해 답하자면 저희도 가끔 캠페인을 통해서 무료 코인을 배포하고 있다. 또한 ‘기다리면 무료’인 방식을 통해 사용자들의 콘텐츠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일정시간을 기다리면 무료로 챕터를 볼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 번 무료로 챕터를 보고 나면 그다음에 무료로 챕터를 보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구조다. 즉, 처음에는 하루 만에 볼 수 있지만 그다음에는 3일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5일, 또 그다음에는 7일을 기다려야 하는 식이다. 재미있는 스토리를 경험하면 경험할수록 보고 싶은 열망이 강해지기 때문에 결국 콘텐츠 몰입도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동영상 광고를 보면 코인을 얻을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