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도깨비 방망이 같은 ‘3D프린팅’ 3가지 중대한 착각을 버려야

225호 (2017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질문
적층가공이 당면한 도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적층가공에서 생산의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 적층가공으로 절감 가능한 비용이 추가 실험으로 사라질 수 있다.
- 적층가공의 이점을 활용하도록 엔지니어들을 교육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2017년 봄 호에 실린 ‘Getting Past the Hype About 3-D Printing’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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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으로도 알려진 적층가공(additive manufacturing)에 거는 우리의 희망은 이 기술이 제조의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1 적층가공이 처음 개발된 시기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관리자들이 생산 효율 및 비용 절감을 개선하는 방법을 다방면으로 모색하면서 최근 이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 GE가 3D프린터로 제작한 새로운 제트엔진 노즐로 고가 재료 및 에너지 사용량을 줄였듯이2 업계 관리자들은 다른 부품들도 3D프린팅 기법을 활용해 광범위한 환경에서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공급망 효율을 더 높일 것으로 희망한다.3

적층가공의 이런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필자들은 이 기술의 단기적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부풀려져 있다고 믿는다. 이런 판단은 관계자들과 80건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재료 기술과 공정 기술 역사에 대한 논문과 업계 회의 및 공장 시찰 자료들을 방대하게 검토한 연구를 기반으로 내린 결론이다.4 (‘연구내용’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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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내용

필자들은 적층가공에 대한 견해를 발전시키기 위해 업계 관계자와의 인터뷰에 크게 의존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필자들은 연구의 핵심 주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총 80건의 인터뷰는 적층가공 기술을 가장 먼저 채택한 분야에 속하는 항공, 의생물 공학, 자동차, 금속가공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진행됐다. 그중에서도 필자들은 항공우주 산업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미국 연방항공청(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관료들과 대화를 하면서 얻은 세부 정보를 통해 인증 절차를 개발하는 작업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으며 복합소재나 분말야금(powder metallurgy, 금속 분말로 금속체 및 금속 제품을 제조하는 기술-역주)에 대한 과거의 경험들이 적층가공에 대한 FAA의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다. 인터뷰를 통해 얻은 통찰은 언론 기사와 업계 보고, 또 항공우주 산업에 속한 기관들이 발표한 공개 문서 및 프레젠테이션 자료들을 통해 더 보강됐다. 이와 더불어 필자들은 연방 적층가공 혁식기관인 아메리카메이크스(America Makes)가 주관하는 여러 회의와 프로젝트 리뷰에도 참석했다.

필자들은 카네기멜런대에 있는 적층가공 연구소와 협력함으로써 적층가공 장비를 사용하는 전문가들과 만나 그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은 서로 다른 공정에 따르는 미묘한 기술적 차이를 이해하고 관련 지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됐다. 이들은 2015년 6월19일에 워싱턴 D.C.에서 정부와 산업계, 학계의 관련 리더 25명과 비공개회의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회의에서 기술 도입과 재료 공정 조건, 기타 기술적이며 규제적인 문제들이 야기하는 도전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를 서로 논의했다. 필자들은 이런 정성조사와 더불어 기존 기술 대비 적층가공 기술의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 공정과 비용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정량적 모델링을 수행했다. 이 밖에 생산 비용 측면에서의 품질관리 같은 영역에서 각기 다른 정책을 선택했을 때 효과에 대한 모델링 작업도 수행했다.



3가지 근거 없는 믿음 검토하기

필자들은 적층가공에 대한 3가지 중대한 착각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여긴다. 첫 번째 착각은 적층가공을 사용하면 생산자가 어떤 복잡한 부품도 전통적 방식으로 제조된 부품만큼 쉽고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복잡성에서 근본적으로 ‘자유로워진다’는) 믿음이다. 두 번째 착각은 적층가공으로 제품 생산을 현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착각은 적층가공으로 대량 생산을 대량 맞춤 생산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세 가지 기대 중 그 어떤 것도 향후 몇십 년 안에는 현실화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금속을 활용한 3D프린팅의 경우에는 말이다.

착각1 적층가공은 생산자로 하여금 복잡한 부품들도 전통적 생산 방식으로 제조된 부품만큼 쉽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게 한다. 적층가공을 사용하면 복잡한 기하학적 구조나 내부에 구멍이 있는 부품을 더 쉽게 디자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산자는 적층가공으로 냉각 채널이 있는 제트 엔진 터빈 팬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냉각 채널은 상당한 고온(냉각 채널이 없다면 팬이 녹아버릴 정도의 고온)에서도 제트 엔진을 작동할 수 있게 해준다. 생산자는 적층가공을 통해 현재 가공법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의 부품들을 생산할 수 있고, 이렇게 하면 더 낮은 비용으로 더 깨끗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엔진 생산의 길을 열 수 있다. 즉 고품질 부품들을 더 빨리 생산할 수 있다.



회사들은 또한 적층가공 기술로 중량이 더 가벼운 엔진 브래킷 같은 부품들도 생산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연료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다. 참고로 GE가 개최한 콘테스트 출품작 중 적층가공 부문에서 우승한 디자인은 기존 방식으로 만든 디자인보다 80%나 더 가벼웠다.5 적층가공을 활용하면 부품 디자인도 더 단순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GE는 연료를 제트엔진의 연소실(combustion chambers)로 분사하는 신규 노즐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20개의 부품들을 하나로 병합할 수 있었다.6 영국의 스포츠카 제조사인 로터스자동차(Lotus Cars)를 설립한 고(故) 콜린 채프먼(Colin Chapman)은 잘 알려진 것처럼 한때 “단순화하라. 그런 다음 경량화를 더하라”는 말로 디자이너들을 자극했다. 적층가공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가능하게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층가공에는 결점들이 존재하며 몇 가지 제한도 있다. 그중 하나는 두께가 아주 얇은 부품은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적절한 지지 구조가 없는 한 돌출부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기술이 가진 가능성의 한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재로는 흔치 않은 기술들이 필요하다. 엔지니어들(필자들을 포함)은 전통적 제조 방식을 따르는 기계 디자인에 맞춘 도구 및 접근법들을 학습해 왔다. 이런 엔지니어들에게 적층가공의 한계점을 이해시키면서 이 기술이 부여하는 자유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교육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사실 적층가공이 가진 한계는 지금도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게다가 엔지니어들이 현재 학습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툴(tool)들이 적층가공 방식에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고, 새로운 툴을 가르칠 수 있는 교수들도 찾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7

이 모든 게 변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적층가공 기술의 선진화를 위해 설립된 민관 합동 컨소시엄으로 연방 적층가공 혁신기관(National Additive Manufacturing Innovation Institute)인 아메리카메이크스(America Makes)는 현재 30여 개의 대학 및 교육기관을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으며8 그중 많은 곳에서 적층가공을 핵심 커리큘럼으로 도입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모든 수준의 교육 과정에서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메이크스 회원 중 2곳은 커뮤니티 칼리지다. 또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플라스틱 3D프린터가 고등학교에도 등장하면서 주위 환경에 한창 예민한 학생들이 이 신기술의 가능성들을 직접 접하게 됐다.9 실제로 일부 3D프린팅 기계들은 교육용으로 특수하게 디자인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적층가공 시스템이나 공정이 모두 똑같은 건 아니다. 원재료 및 열원, 기계 구성에 따라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플라스틱 적층가공의 재료 과학은 금속 적층가공의 재료 과학과 완전히 다르며 한 분야의 전문성을 다른 분야로 쉽게 이전할 수도 없다. 따라서 특정 분야에 맞춘 오랜 학습 과정이 필요하다.

적층가공 공정을 공부한 사람들에 대한 수요는 노동시장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학사 학위 소지자뿐 아니라 3D프린팅 기계를 설치하고, 작동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석사 학위 소지자에게도 기회가 많다.

교육 문제 외에도 안전과 기술적 문제들이 있다. 안전과 관련된 일부 우려 사항은 이 기술이 새롭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부품의 고장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최적 조건보다 더 무거운 부품들을 사용하고 있다. 아주 가벼운 그물망처럼 새롭고 영리한 구조는 견고한 덩어리 구조와는 또 다른 취약성을 갖고 있다. 이런 취약성은 계속해서 회전하거나 반복적인 하역 작업이 필요한 부품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런 잠재적 약점을 이해하고 이를 회피하는 부품 디자인 방법을 배우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무엇보다 가변성을 줄이는 노력을 통해 투입 조건들만 동일하면 적층가공 기계와 공정에서 동일한 부품들이 생산되도록 만들어야 한다.10 3D프린팅과 다른 제조기술들 간의 근본적인 차이를 파악하면 왜 이런 일관성이 중요한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계 가공의 예를 들어보자. 기계 가공은 한 덩어리의 금속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공정이 끝난 후에 남겨진 금속 재료는 처음 금속 덩어리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특성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3D프린팅으로 부품을 제작했을 때에는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금속을 재료로 한 일부 적층가공에는 이전에 적층한 면 위의 미세입자 파우더에 강력한 레이저를 쏴서 녹이고 융합시키는 작업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공정은 부품이 완성될 때까지 (아마 수백, 수천 번) 계속 반복된다. 완성된 부품을 구성하는 각 입자는 빠른 가열과 냉각 과정을 수백 번 거친 꼴이 된다. 따라서 적층가공으로 제작한 결과물은 각 입자가 얼마나 오래 가열됐는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입자가 가열됐는지, 그 입자는 몇 번이나 가열됐는지, 또 얼마나 빨리 냉각됐는지 등 다수의 요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런 과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하지 않다면 그 결과물 또한 동일할 수 없다.

이런 공정이 적절하게 통제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완제품 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필요한 테스트 방법 중 일부는 (예를 들어 속이 빈 부품을 자르거나 깨뜨리지 않고 내부를 검사하는 방법 등) 아직도 개발 중에 있다. 초음파가 금속에 늘 효과적인 것은 아니며 산업용 CT 스캔 같은 다른 기술도 발전이 느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 부품 형태에 따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11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단일 공정으로 부품을 생산하는 데서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이 추가로 요구되는 제품 검사에 다 소요될 수 있다. 제품 안전이 절대적인 분야의 부품들은 특히나 더 그렇다.

부품이 이런 4가지 장벽 안에서 만들어질 경우에는 품질 관리 또한 상당히 어렵다. 그리고 외부 공급업체와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면 상황은 훨씬 더 어려워진다. 적층가공으로 만들어진 부품 중에는 기존 제조 방식으로 생산된 부품을 위해 고안된 검사에서 잘 작동했던 것이 실사용 환경에서는 성능이 떨어질 수 있으며 그 이유 또한 다양하다. 예를 들어 부품의 표면적 특징은 같을지라도 몇 ㎜ 내부의 특징은 다를 수 있기 때문
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ASTM인터내셔널(국제 표준화 기관 중 한 곳-역주)과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는 적층가공을 위한 표준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12 미국에서는 신소재 개발을 위한 공공 정책 및 관련 인프라를 만드는 중개 기관인 소재게놈계획(Material Genome Initiative, MGI)이 강력한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 툴과 공동 소재 데이터베이스 개발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13

일부 기업들은 신소재와 기술 개발을 통해 적층가공의 경계를 넓히려 한다. 일례로 일리노이주 노스브룩(Northbrook)에 있는 임파서블 오브젝트(Impossible Objects)는 일반 플라스틱보다 훨씬 강력한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소재 합성에 적층가공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소재들에는 전통적으로 플라스틱에만 활용돼 왔던 고효율 제조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이스라엘 레호보트(Rehovot)에 있는 신생 회사인 엑스제트(XJet)는 금속성 입자를 잉크에 현탁(suspending)함으로써 금속 부품을 빠르게 인쇄한다.

임파서블 오브젝트나 엑스제트 같은 혁신적인 스타트업도 많지만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분야에서 이를 만족시키는 제품과 기술을 대량으로 생산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최근 GE는 2000년에 독일 리히텐펠스(Lichtenfels)에서 설립된 적층가공 장비 업체인 콘셉트 레이저(Concept Laser)의 대주주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2년에는 GE항공(GE Aviation)이 1994년에 설립된 적층가공 회사인 모리스테크놀로지(Morris Technologies)를 인수하기도 했다. GE는 항공우주 산업에 적층가공을 활용하기 위해 회사의 자체적인 투자와 더불어 다른 회사들이 수십 년간 투자해온 성과들을 결합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좀 더 기초적인 수준에서 적층가공 재료 및 공정들을 마스터하려는 중소기업들은 항공우주 산업보다 안전성과 신뢰성이 덜 엄격한 분야에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착각2 적층가공으로 생산 현지화를 촉구할 수 있다. 적층가공을 통해 생산 활동을 시장과 소비자와 가까운 곳으로 가져올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14 하지만 필자들은 이런 시나리오가 대단히 과장돼 있다고 주장한다. 개념적으로 봤을 때는 완제품 대신 원재료를 사용자와 가까운 생산지에 보냄으로써 주문이 들어오면 이에 맞춰 회사가 제품을 생산한다는 아이디어가 그럴듯하다. 이렇게 되면 회사는 고객들이 있는 도시에 장비와 원재료를 확보해둔 후 주문에 맞춰 제품을 정량으로 생산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수송과 재고 비용, 리드타임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생산 방식과 마찬가지로 적층가공에도 규모의 경제가 적용된다. 적층가공에는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안전하고 내구성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숙련된 작업자들과 정교한 기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10대의 기계를 생산하는 편이 10개 지역에서 각 담당자가 제품을 하나씩 생산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저렴하다. 더군다나 적층가공으로 생산된 부품은 복잡한 후가공 및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야 할 때가 많고, 이 중 대다수에는 부품에 따라 전문화된 기계가 필요하다. 항공우주 장비 부품에 필요한 단순한 티타늄 합금을 만드는 데도 그 부품을 제작하는 전체 비용의 10%에서 15%가 들 수 있다.15 이렇게 볼 때 한곳에서 다수의 다양한 기계에 대한 후반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 그 능력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는 것보다 확실히 더 나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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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제품 생산을 가속화하고 간소화하기 위해 적층가공을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들은 적층가공을 통해 폭넓은 제품 콘셉트에 대한 시제품을 생산하고 테스트할 수 있다. 이런 시제품에는 방대한 후반 작업 및 엄격한 품질 관리가 요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제품으로 초기 피드백을 받으면 나중에 실제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값비싼 비용을 들여 해결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또 적층가공으로 짧게 진행되는 간단한 생산용 도구도 제작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실제 제품을 가지고 베타테스트(beta test)를 할 수 있다. 일례로 포르투갈의 자동차 금형 산업은 부품 샘플을 제작하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용 금형을 사용한다.16 성공적인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고객이 개발 초기부터 자주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런 작업들을 현장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이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부가 ‘제조업을 되살린다’는 명목으로 공적 자금을 대량으로 투입해 적층가공 역량을 광범위한 규모로 개발하는 것은 실수라는 게 필자들의 생각이다.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 유럽연합은 새로운 제조 역량을 개발하거나 기존의 경쟁 우위를 지속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프로그램들에 수억 달러씩을 투자하고 있다.17 이와 관련해 미국은 군대와 우주항공 산업에서 자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데 적층가공이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기타 다른 국가들에는 적층가공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공적 투자의 설득력이 좀 떨어진다. 특히 적층가공 기술은 자본 집약적이므로 현지 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발휘할 만큼 충분히 크지 않다면 투자의 효과는 더욱 떨어진다. 일례로 필자들이 인터뷰했던 포르투갈의 제조업 회사들은 독일에서 제조된 적층가공 부품이 회사들의 탁월한 노하우 덕분에 기계적 특징도 더 우수할 뿐 아니라 가격 면에서도 포르투갈 내에서만 활동하는 현지 제조사들이 생산한 유사 부품보다 더 저렴하다고 밝혔다.

각 정부는 자국이 이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들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그 분야에 맞춘 적층가공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게 필자들의 견해다. 예를 들어 포르투갈의 매우 성공적인 자동차 금형 시장은 빠른 리드타임과 우수한 성능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미 확보한 일련의 역량들에 적층가공 기술을 통합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가능성들은 국가에 따라 다를 것이다.

착각3 적층가공을 통해 대량 생산을 대량 맞춤 생산으로 바꿀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적층가공이 대량 생산에서 대량 맞춤으로의 과감한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해 왔다.18 하지만 이런 변화가 이른 시일 내에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적층가공 분야에 대한 선도적 컨설팅 회사인 홀러스 어소시에이츠(Wohlers Associates Inc.)는 궁극적으로 적층가공이 전 세계 총 제조 활동의 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19 더군다나 적층가공 외에도 대량 맞춤 생산을 촉진하는 요인들은 존재한다. 일례로 스페인 기반의 패션 소매업체인 자라(Zara)는 고작 몇 주 안에 새로운 컬렉션을 출시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자라는 이런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을 각 시장 안에서 적층가공 기법을 활용하기보다는 탁월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달성한다.20 IT 하드웨어 생산업체들은 주문식 맞춤형 제품을 조립하기 위해, 그리고 그 작업을 고객과 긴밀한 관계 안에서 추진하기 위해 모듈화(modularization) 방식을 활용한다.21



적층가공이 유연생산(flexible manufacturing) 수준에 이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론상으로는 훌륭한 3D프린터로 아주 다양한 디자인을 찍어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특히 안전이 매우 중요한 분야에서는 일반적으로 3D프린터와 적층가공 장비의 세팅 방식을 통제하는 규제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계가 이전에 생산했던 것과 다른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다시 세팅될 때마다 생산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환경이 어떤 결과를 수반하고 이런 검사가 어떤 방식으로 수행되느냐에 따라 부품 유형별로 다른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비용과 안전성 면에서 더 나은지 결정할 수 있다.

확실한 사실은 적층가공의 유연성이 웨어러블 기술이나 보석처럼 안전 표준에 덜 민감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데 이용될 수 있고, 또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적층가공 방식을 활용해 그런 제품들을 생산할 때 생산 속도나 비용 절감이 개선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이 기술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점점 더 많이 깨닫게 될 것이다. (‘당신도 적층가공 방식에 뛰어들어야 할까?’ 참고.) 예를 들어 HP는 작년 5월에 처음으로 고분자 적층가공 장비를 시장에 선보였다. HP의 주장에 따르면 이 기계는 기존 모델보다 속도가 10배나 더 빠르고 비용도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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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적층가공 방식에 뛰어들어야 할까?


만약 당신이 3D프린팅 기술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면 여기 고려해야 할 중요한 몇 가지 이슈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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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층가공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당신이 속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 파악하라. 고객들은 그런 제품, 혹은 더 빨라진 속도나 유연성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가?

● 당신 제품의 생산 환경을 평가하라. 만약 한 번에 대량으로 생산하거나 주기적인 생산이 필요한 부품이라면 이에 맞는 전문 역량을 개발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 제품의 생산량과 그만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계의 수 및 자금을 고려하라. 또한 기계를 만드는 회사가 적절한 시간 안에 필요한 수만큼 기계를 공급할 수 있는지 그 역량도 따져보라.

● 당신의 제품을 구성하는 소재에 대한 원재료(파우더나 철사처럼)와 3D프린터가 시중에 존재하는지 확인하라.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제품의 소재를 바꾸는 편이 더 경제적인지 파악하라.

● 티타늄 합금처럼 값비싼 재료를 사용했을 때의 비용과 이런 고성능 부품이 창출하는 추가 가치(중량의 감소나 내식성 개선처럼) 사이의 혜택을 비교해 보라.

● 필요한 원재료나 3D 기계가 존재하지 않는 소재로 된 부품을 생산하기로 결정한다면, 그렇게 했을 때의 이점과 당신의 업종에서 신소재와 새로운 공정을 도입할 때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는 데 드는 비용을 비교하라.

● 규제 기관이 제조 유연성에 대해 정한 안전 관련 지침들을 고려하라. 예를 들어 동일한 기계로 여러 부품을 생산할 때 이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는가? 제품디자인에 많은 안전성 요인들이 적용돼야 하는가?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제품일 경우 기술적 구현은 가능하지만 규제 당국이 즉시 허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라. 따라서 안전성에 덜 민감하거나 운영 조건이 덜 까다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것으로 시작하라.

● 기초 수준의 제품에서 좀 더 복잡한 제품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파악하라. 본격적인 경쟁이 일어나기 전에 연구 협력을 위해 산업체나 민관 컨소시엄을 활용하거나 구축할 가능성은 없는가?

● 적층가공 기술이 더 저렴해지고 속도도 빨라졌을 때는 이제까지 분석한 내용들이 어떻게 달라질지 고려하라. 고객의 니즈가 미래에는 어떻게 변할지 주의를 기울여라. 새로운 고객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지금 시점에서 적층가공 역량을 어느 정도로 개발하기 시작해야 할까? 경쟁자들의 움직임은 어떤가? 적층가공으로 인해 미래에 새로운 경쟁사에 당신의 고객을 뺏길 수도 있을까?


감사의 말

이 연구는 카네기멜런대(CMU)와 CMU 포르투갈 프로그램, 포르투갈과학기술재단(Foundation for Science and Technology)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많은 시간을 들여 우리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애쓴 규제기관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연구내용 중 오류가 있다면 그건 우리의 몫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적층가공에는 엄청난 가능성이 있지만 현실보다 지나치게 기대만 앞선 분야도 많은 것 같다. 관련 기술이 대부분 아직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복합소재나 고성능 주물과 같은 기술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앞서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현재로써 적층가공의 가격 경쟁력은 플라스틱 관련 제품 등 일부 틈새시장에만 국한돼 있다. 적층가공에 뛰어들고 싶어 하는 기업들은 당면 과제부터 먼저 인식해야 한다. 또 적층가공에 투자하는 것이 타당한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실험과 학습이 필요하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제이미 보닌 로카·파스 비슈나브·조안나 멘돈사·M. 그레인저 모건

제이미 보닌 로카(Jaime Bonnín Roca)는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 있는 카네기멜런대와 포르투갈 리스본의 IST(Instituto Superior Técnico)대에서 공학 & 공공정책 분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파스 비슈나브(Parth Vaishnav)는 카네기멜런대의 공학 & 공공정책 분야 연구원이다. 조안나 멘돈사(Joana Mendonça)는 IST대 조교수이며, M. 그레인저 모건(M. Granger Morgan)은 카네기멜런대 공학 분야의 하머슐라그 교수(Hamerschlag University Professor) 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8323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6호 Leadership for the New Era 2019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